DK도 실패한 RTS의 부활… ‘배틀 에이스’ 개발 중단됐다
한때 RTS 붐을 선도했던 ‘스타크래프트 2’ 개발자들의 최근 행보가 아쉽다. 지난해 8월 스팀 얼리 액세스를 개시한 팀 모튼, 캠벨, 케빈 동 ‘스톰게이트’가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데이비드 킴 ‘배틀 에이스’는 아예 개발이 중단되고 말았다.
데이비드 킴이 속한 언캡드 게임즈는 최근 ‘배틀 에이스’ 스팀 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각종 창구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그들은 “안타깝게도 초기 테스트 결과가 지속적인 개발을 뒷받침할 만큼 충분하지 못했다”라면서도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배틀 에이스’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의 연결, 발상 그리고 추억은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언캡드 게임즈는 2021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데이비드 킴이 텐센트의 지원을 받아 설립한 스튜디오다. DK라는 닉네임으로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그는 렐릭서 ‘워해머 40K: 던 오브 워’ 밸런스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블리자드로 자리를 옮긴 후 ‘스타크래프트 2’ 개발의 중핵으로 활약했다. 다만 본편 및 두 개의 확장팩이 나오는 과정에서 밸런스가 망가질 때마다 원성을 산 터라 꼭 좋은 의미로 유명세를 얻은 인물은 아니다.
그런 그가 선보인 신작 ‘배틀 에이스’는 기존 RTS의 장르 문법 가운데 핵심만을 남겨 빠르고도 밀도 높은 한 판 승부를 추구했다. 미리 설정한 유닛 덱 내에서 기민하게 다음 생산물을 결정하고 적과 수싸움을 벌여 10분 내외로 결판 짓는 흐름. 이는 ‘스타크래프트 2’ 유즈맵으로 인기를 끈 ‘신전 부수기(일명 신뿌)’와 어느 정도 유사하다. 게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본지가 발행한 데이비드 킴 인터뷰서 확인 가능하다.
보다 전통적인 판매 방식을 택한 ‘스톰게이트’와 달리 ‘배틀 에이스’는 라이브 서비스를 추구했으나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게 됐다. 이 경우 최대한 많은 F2P 플레이어를 모객한 뒤 치장품과 패스형 상품으로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데, 지난 4월부터 진행된 BETA 성적이 그만큼 나와주지 못한 것. 결국 또 하나의 탈(脫) 블리자드 실패 사례로 남게 됐으나, 이것이 언캡드 게임즈의 해산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