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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주방은 전쟁터, 요리 디펜스 게임 '키친 크라이시스' 인터뷰
조회수 6920 | 루리웹 |
입력 2023.08.2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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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을 개발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알아서 하는 것'일 것이다. 보통 개발 인력이 적고 투입 자본도 적은 인디 게임 개발사에겐 개발에 집중해도 모자른 판국에, 유통과 홍보 등 게임을 출시하기 위한 다양한 과정을 알아서 챙기라는 것은 상당한 과부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알아서 잘하는' 형제 개발자가 있다. 바로 '팀파이트 매니저'를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팀 사모예드다. 팀 사모예드는 형인 남현빈 대표와 동생인 남현욱 개발자가 함께하는 2인 인디 게임 개발팀이다. 나름 콘솔 출시와 글로벌 진출까지 이룬 성공한 인디 게임 개발팀이지만, 놀랍게도 그 모든 것을 둘이서 알아서 챙겼다고 한다.
과연 팀 사모예드가 선보이는 신작 게임 '키친 크라이시스'는 어떤 게임일까? BIC 2023 오프라인 현장에서 남현빈 대표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좌측부터 팀 사모예드 남현욱 개발자, 남현빈 대표
● 팀 사모예드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는 게이머를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남현빈 = 안녕하세요. 저희는 팀 사모예드라고 합니다. 저랑 제 친동생(남현욱)으로 구성된 2인 인디 게임 개발팀이고요. 대표작으로는 '팀파이트 매니저'가 있습니다. 이번에 신작으로 '키친 크라이시스'라는 게임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반갑습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키친 크라이시스는 어떤 게임일까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남현빈 = 키친 크라이시스는 요리를 디펜스 게임에 접목시키고, 거기에 로그라이크 요소를 더해 매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설계한 게임입니다. 개발은 한 절반 정도 진행된 것 같고, 빨리 완성한다면 내년 초 쯤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친 크라이시스 트레일러
요리 디펜스 게임, 키친 크라이시스
요리로 몰려 오는 외계인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 형제 두 분이서 시작한 개발팀이라고 하셨는데, 전작의 경우 대응 언어도 되게 폭 넓었고, PC 뿐만 아니라 콘솔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꽤 본격적이었습니다. 개발부터 유통까지 직접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남현빈 = 네. 전부 둘이서 다 맡이서 하고 있고, 워낙 동생이 유능한 개발자다 보니까 콘솔 대응 같은 경우에도 큰 어려움 없이 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번역 같은 경우에는 업체를 통하거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현빈 대표가 칭찬한 유능한 동생, 남현욱 개발자
● 이번 작품은 팀 사모예드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팀파이트 매니저와는 꽤나 분위기가 다릅니다. 요리 디펜스라는 소재로 시선을 옮기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남현빈 =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고, 저희가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까 뭔가 더 재미있는 새로운 매커니즘은 없을까 고민하면서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합니다. 사실 이전에 진행하던 개발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별로라는 결론이 나와서 한 번 갈아 엎었거든요.
남현빈 = 그걸 엎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다 보니까 요리 콘셉트가 재밌어 보였고, 그것을 좀 더 자동화하는 요소로 사용해보면 어떨까해서 여러 기획 회의 끝에 개발하게 됐습니다.
● 특히 주방을 전쟁터처럼 묘사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 대형 레스토랑 주방은 전쟁터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거든요. 그런 현실적인 부분도 참고했을까요?
남현빈 = 사실 저희가 그런 현실적인 부분을 크게 의식하고 만든 것은 아닙니다. 요리라는 것 자체가 워낙 과정이 힘들고 복잡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점이 게임에서도 보이게 되는 것 같아요. 요리할 때 과정들을 게임에 녹여내다 보니까 그걸 보는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전쟁터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쟁터 같은 주방
● 요리마다 포만감, 서빙 간격 등 별도 스탯이 정해져 있던데, 이건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는지 궁금합니다. 게임에 등장할 요리를 선정하기 위해 직접 먹어보기도 했을까요? 또 샐러드나 닭가슴살 같이 일반적으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진 재료들이 포만감이 높게 설정돼 있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궁금합니다.
남현빈 = 그 음식들이 포만감이 높다고 생각하신 것은 우연인 것 같습니다. 사실 요리별로 특성에 맞게 능력치가 설정돼 있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식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워낙 들어가는 재료들도 많고 레시피가 복잡하다 보니까 요리마다 수치를 개성 있게 만들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너무 외울게 많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현빈 = 그래서 다 획일화해서 요리 재료 자체에 뭔가 특성이 있는 것이 아닌, 그냥 요리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 지에 따라 스탯이 결정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남현빈 = 요리별 특성을 살려보기 위해 따로 먹어보거나 하진 않았고, 그냥 레시피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이 요리를 만드는데 이런 재료가 들어가는 것이 적절한가 정도만 고려했습니다.
요리별 특성에 맞게 치밀한 설정을 짜넣은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 별도의 캐릭터 조작이 필요없어 간편하면서도, 레시피와 요리 동선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빌드를 최적화할 수 있는 등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의 실력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구조인데요.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는데 플레이어의 실력을 반영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역시 전작인 팀파이트 매니저의 개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남현빈 = 팀파이트 매니저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갈아엎었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조작하지 않으면서도 플레이어의 실력을 반영하는 과정은 저희가 직접 조작하는 것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다 보니 직접 플레이하는 게 아니더라도 뭔가 메카닉적인 독특한 요소들을 활용해서, 머리를 써서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전작인 팀파이트 매니저가 게이머들에게 꽤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만큼 신작을 개발하면서 기대와 부담이 공존했을 것 같은데, 관련해서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현빈 = 그 동안 저희 대표작인 '팀파이트 매니저'를 사랑해 주신 분들과 저희 팀의 신작을 기대해 주시는 분들의 기대를 부응할 수 있도록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어서 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팀 사모예드가 생각하기에 인디 게임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남현빈 = 인디 게임이 뭔지 정의하는 것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인디 게임인지 아닌지는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게 되는 것 같고, 저희는 저희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게임을 만드는 팀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