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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 주인공이 겁쟁이라 더 무서운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조회수 16163 | 루리웹 |
입력 2025.08.21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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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출시 예정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최신작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전투, 탐색, 퍼즐, 아이템 관리 등 시리즈 특유의 서바이벌 호러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시점 전환을 통해 액션을 중심으로 플레이할 것인지, 공포를 중심으로 플레이할 것인지 선택지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게임스컴 2025에서 그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시연 빌드는 주인공 '그레이스 애쉬크로프트'가 거꾸로 매달려 구속된 채 피를 뽑히고 있는 상태에서 깨어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그레이스는 겁에 질려 당황하며 소리 지르지만, 이윽고 심호흡 하며 진정하더니 피를 모으는 유리병을 잡아당겨 깨뜨려 날카로운 부분으로 구속구를 자르고 탈출한다.
주인공이 거꾸로 매달려 구속된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공포 게임의 단골 이벤트
어딘가 숨어 있는 퓨즈 찾기
플레이어는 자유의 몸이 된 그레이스를 조종해 건물 안을 탐색하며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붉은 조명으로 물들어 있는 복도에서 느껴지는 기괴함을 애써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잠겨있는 철문이 등장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퓨즈가 하나 빠져 있어서 문이 열리지 않는다. 대신 열쇠를 하나 던져주는데, 근처 잠긴 방 하나를 열고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방 안에서는 조금이나마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라이터' 하나와 던질 수 있는 '빈 병'을 얻을 수 있는데,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라이터가 나온다는 말은
제한된 시야로 어둠을 가로질러야 한다는 뜻
던질 수 있는 물체가 있다는 것은
물건을 던져야 할 사건이 일어난다는 뜻
총 없이 총알만 던져주는 게임이 야속할 뿐
라이터 불빛에 의지하며 들어선 새로운 공간에서는 감염된 시체 하나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저 움직이지 않는 시체라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는 찰나, 거대한 손이 나타나 시체를 낚아 챈다. 거대한 손의 주인은 기괴하게 생긴 노파로, 눈 앞에서 감염된 시체를 먹어 치우더니 플레이어도 한 입 거리 식사로 만들기 위해 쫓아오기 시작한다. 제대로 도망치지 못하면 시체와 같이 노파의 한 끼 식사가 돼 버리기 때문에 열심히 도망쳐야 한다.
소리 한 번 질러주고
두 번 질러주고
아 꺼지라고 (실제로 한 말)
으아아아아
노파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뒤를 쫓아오지만, 벽을 부수고 나타나거나, 천장의 구멍을 타고 내려오는 식으로 도망 경로를 앞지르기도 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노파의 행동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고, 진행 과정에서 은근히 힌트도 주지만 알 게 뭐야, 도망치는 일에 급급해 처음에는 알아차리기 힘들다. 노파를 이리저리 피하며 아이템을 파밍 하다보면 퓨즈를 획득할 수 있고,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열리면서 시연이 끝이 난다.
까꿍
주인공이 흐느끼는 만큼 나도 서럽고 무섭다. 시연 당시 내 표정도 딱 저랬다.
이번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을 시연하며 가장 크게 와 닿은 점은, 이번 작품은 확실하게 액션보다는 공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주인공이 겁쟁이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주인공들을 떠올려 보면 상당히 강인한 인물들이 많은데,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그레이스는 FBI 요원임에도 불구하고 겁이 상당히 많고, 여러 행동을 통해 그 감정이 고스란히 플레이어에게 전달되서 공포가 배가 된다.
특히 1인칭 시점과 리얼한 사운드가 결합될 때 그 공포는 절정에 이른다. 그레이스는 두려움에 신음하면서도, FBI 요원으로서 두려운 감정을 억누르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결국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흐느낌이 새어 나오고 만다.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더욱 몰입하게 되는데, 너무 몰입한 나머지 한 번은 깜짝 놀라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게임이 너무 무섭다면 3인칭으로 진행하면 조금 낫다. 3인칭은 캐릭터의 전신을 볼 수 있어서 보다 액션 게임을 즐기는 감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시야도 넓어지기에 덜 공포스럽다. 3인칭으로 플레이 할 때 1인칭으로는 알아 차리기 힘든 부분(달리는 자세 등)도 확인할 수 있어서 새로웠다.
1인칭이 기본값이고, 필요하다면 3인칭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같은 복도라도 1인칭과 3인칭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1인칭은 사건에 휘말린 당사자가 된 느낌이지만, 3인칭은 구경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3인칭은 시야가 넓고, 주인공의 겁쟁이 무브먼트를 제3자의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그런지 덜 무섭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