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변화의 핵심, 특화 시스템은 과연 무슨 맛? ‘디비전 2’ 시연기

디비전 2 플레이
시연에 쓰인 미션은 다소 그 길이가 짧았는데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 포스 원을 확보하기 위한 미션의 중간 부분을 싹뚝 잘라내어 플레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플레이한 분량은 10분에서 15분 남짓이었고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것을 살펴볼 수는 없었습니다.
실제 플레이에 대한 사전 숙지 없이 패드를 잡았지만 적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약간의 키배치를 제외하면 전작과 완전히 동일한 인터페이스와 조작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술 사용은 양 범퍼에, 엄폐는 A, 점프는 B, 달리기는 스틱 클릭 등, 아주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였습니다.


일단 플레이 면에서 변한 것을 몇가지 짚어보자면, 가장 큰 변화는 특화 구분의 도입일 것입니다. 샤프슈터, 데몰리셔니스트, 서바이벌리스트의 3개 특화는 특수 무기부터 수류탄까지 모든 장비가 다르게 지급이 되었는데, 이게 장비 선택이 강제되는지, 아니면 유비소프트가 각 역할에 최적화된 장비를 세팅해놓은 것 뿐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이 덕분에 각 특화 클래스의 특징과 역할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죠.
먼저 샤프슈터는 특수 장비로 대물 저격총을 사용하며, 주 무기로는 배율 조준경이 달린 반자동 DMR을, 보조 무기로는 벡터 SMG 를 사용했습니다. 투척 무기로는 연막탄이 주어졌죠. 데몰리셔니스트는 리볼버식 유탄발사기를 특수 무기로, M4 돌격 소총을 주 무기로, 반자동 산탄총을 보조 무기로, 소이 수류탄을 투척 무기로 받았습니다. 서바이벌리스트는 특수 무기는 석궁, 주 무기는 돌격 소총, 보조 무기로 반자동 산탄총, 투척 무기로 연막탄을 사용했습니다.


이런 장비 제한은 사실 어찌보면 달갑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마냥 좋다 나쁘다 판단하기는 어려웠는데요. 그래도 협동을 중심으로 하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에서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역할을 맡아 파티의 중핵이 되는 일종의 클래스 판타지는 플레이어의 만족감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합니다.
때문에 그런 나는 이런 역할이 좋고 이런 무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특화를 선택하고 플레이한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것이 실제로 게임에 어떻게 구현되는가가 중요할 것입니다. 사소한 디테일 때문에 불편함이나 제한되는 느낌을 받는다면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요.


아무튼, 각 특화별 플레이 느낌은 꽤 좋았습니다. 데몰리셔니스트를 할 때에는 보다 전방에서 아군에게 몰려드는 적들을 일선에서 막아내면서 전선을 전진시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샤프슈터는 두자루나 되는 저격총과 어썰트 드론을 활용해 그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정확한 데미지 딜링을 꽂아넣는 기분이었죠. 서바이벌리스트는 그런 팀원들 사이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꿔주고 급한 불을 끄는 전천후 소방수 같은 역할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클래스들을 모두 플레이해 본 후 종합적인 소감은 제법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역할 분배가 이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1편에서도 각자 주 무기에 다라, 스킬 트리에 따라, 아이템 수치 세팅에 따라 몇가지 역할 분배가 이루어졌지만 그보다 좀더 가시적이고 직관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너는 이렇게 플레이 하면 돼’ 하고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직접적인 플레이 감 외의 부분을 보자면, 우선 전작의 암울하고 음습하고 추운 겨울의 뉴욕이 세기말 아포칼립스의 분위기를 직접 폴폴 풍겼다면, 이번에는 무대도 보다 작은 규모의 도시인 워싱턴 D.C. 로, 계절도 여름으로 바뀌었다보니 그런 염세적인 분위기는 훨씬 덜 했습니다. 그보다는 어느정도 사태가 진정되고 다시 안정을 찾은 이후의 폐허를 탐방하는 느낌이 강했고, 이것은 이것 나름대로 매력적이고 흡인력이 있었습니다.
전작으로부터 약 7개월이 흐른 만큼 사태 직후 혼란은 어느정도 수습이 되었고, 플레이어를 돕는 정착민 세력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큰 전투 직전 X키를 눌러 이런 정착민 민병대에게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데 어그로 분산 등에는 충분히 제 역할을 했습니다.


인터페이스도 개선이 되었는데, 특히 보다 직관적인 아이템 창은 크게 환영할 일이었습니다. 이외에 기술창 등은 데모 버전에서는 기능이 막혀있어 확인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인 UI 의 개선을 기대해 볼만 합니다. 그래픽이나 디비전 시리즈가 주는 특유의 택티컬하고 SF적인 느낌은 여전히 너무나 좋았습니다.
일단 E3 2018 데모의 감상을 종합하자면, 특화 시스템은 이 특화가 지속적으로 더 다양해지고 제약 보다는 장점을 부각 시키는 부분이 더 크다면 매우 긍정적이고 재미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이전에는 결국 방어구 세트에 의존하여 각자의 개성적인 플레이를 구현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특화가 3종 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해지고 여기에 세트 아이템도 적용 된다면 상당한 수의 플레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쉬웠던 것은 이번 디비전 2 발표에서 핵심이었던 부분이 바로 8인 레이드의 추가인 만큼, 이에 대한 체험을 기대했는데 전통적인 4인 파티 미션을 짧게 해볼 수 밖에 없었던 점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까지 보여준 것으로는 아직 특화 외에는 크게 변화했다고 볼만한 부분이 적었던 것도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전작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것이 엔드 콘텐츠의 파편화와 그로 인한 유저들이 빨리 질려버리고 이탈하는 현상이었죠. 그리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대표적으로 레이드이고, 특화 시스템 역시 게임에 보다 파고들 구석이 많은 깊이를 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긴 시간 좀 더 많은 콘텐츠를 체험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였던 디비전 2. 여러분도 지금 모집중인 오픈 베타를 통해 직접 체험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