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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40주년이 목전, 호리이 유지에게 직접 듣는 ‘드래곤 퀘스트’ 개발 비화

조회수 2408 | 루리웹 | 입력 2025.11.14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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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KPOP처럼 하나의 장르 문법이자 형식으로서 두터운 입지를 쌓은 JRPG. 그 가운데 가장 뛰어난, 혹은 재미있는 작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의견이 분분할 터다. 하지만 질문을 가장 상징적인 JRPG로 바꾼다면 대개 ‘드래곤 퀘스트’로 중지를 모으지 않을까. 약 40년 전 호리이 유지, 나카무라 코이치, 토리야마 아키라가 의기투합해 탄생시킨 ‘드래곤 퀘스트’는 그때까지 ‘울티마’와 ‘위저드리’가 주도하던 RPG 장르에 새 바람을 몰고왔다.


특히 ‘드래곤 퀘스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호리이 유지의 경우,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란 직군이 그로부터 나왔다고 할 정도다. 명문 와세다대 제1문학부를 졸업한 기재로 소싯적 소년 점프에 독설 어린 게임 비평을 실기도 했으며, 에닉스가 주최한 공모전이 인연이 돼 그 후 40년 넘도록 현역 개발자로 살아왔다. JRPG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만한 바로 그 호리이 유지가 ’2025 지스타 컨퍼런스(G-CON)’을 맞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 무대에 섰다.


※ 본 강연은 주간 패미통 편집장을 지낸 하야시 카츠히코가 묻고 호리이 유지가 답하는 좌담회로 진행됐습니다. 따라서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QnA 기사로 재구성해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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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퀘스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설적인 게임 디자이너, 호리이 유지

 

● 오늘은’ 드래곤 퀘스트’의 창시자이자, 지금도 여전히 정력적으로 게임 개발을 이어가고 계시는, 정말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디자이너 호리이 유지 님을 모시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 호리이 님이 한국에서 이런 강연을 하시는 건 처음이시죠


: 처음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약 20년 전인가 한 번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그 이후로는 처음이네요.

 

● 최근 호리이 님께서 욱일소수장(旭日小綬章)을 받으셨어요. 일본의 산업, 문화,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공적을 세운 분께 수여되는 훈장이죠. 게임 디자이너로서는 처음으로 호리이 님이 최초입니다만, 소감을 들려주시겠어요


: 예전에는 게임을 하면 좋지 않다는 등, 여러 가지로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는데요. 그런 게임이 이렇게 국가로부터 표창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감회가 무량하네요.


● 하나의 어엿한 산업으로서 확실히 인정받았다는 거죠


: 물론 그것은 저뿐 아니라 여러 업계인들의 공헌과 노력이 쌓인 결과입니다만, 어쨌든 이렇게 게임 크리에이터가 표창을 받을 시대가 왔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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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로선 최초로 일본 욱일소수장(旭日小綬章) 및 표창을 받았다


● 먼저 ‘드래곤 퀘스트’의 원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최초의 ‘드래곤 퀘스트’가 발매된 것이 1986년이었죠. 당시에는 RPG라는 것이 거의 없고, PC에나 있을 정도였던 시대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가운데 호리이 님께서 당시 ‘드래곤 퀘스트’를 만들려고 생각하신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을 되살려 말씀해 주시겠어요


: 당시 롤플레잉 게임은 아직 굉장히 마니악한 게임으로, PC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었고, 게임 마니아인 어른들이 조금 하는 정도의 게임이었어요. 그러다 일본에서 패미컴이 유행하면서 여러 게임기가 아이들 앞에 보급되었죠. 그런데 액션 게임밖에 없는 패미컴에 롤플레잉 게임을 낸다면 분명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적은 용량으로요. 당시에는 64KB밖에 없었어요. 이 정도였죠. 정말 지금의 스마트폰 사진의 몇 만 분의 1 정도의 메모리에 프로그램이나 그래픽, 음악을 넣어서 만들어냈죠.


● 역시 당시 패미컴은 액션 게임이나 스포츠 게임 정도밖에 없던 시대였군요


: 그렇죠. 그래서 문자로 플레이하는 게임은 처음이었다고 생각해요.


● 호리이 님은 원래 어드벤처 게임도 만드셨잖아요. 역시 당시부터 그런 이야기, 즉 문장과 세트로, 시나리오와 함께 즐거움을 주는 것을 원래 좋아하셨던 건가요


: 저는 사실 만화가 지망생이었어요. 만화가 지망생으로, 그 후에 만화 원작을 하면서 작가 활동을 했죠. 그러다 컴퓨터를 접했는데, 컴퓨터의 인터랙티브성에 굉장히 매료되어서, 이 인터랙티브성을 활용해 만화를 그린다면 어떨까 생각한 것도 ‘드래곤 퀘스트’ 제작의 계기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 만화 자체는 어쩔 수 없이 일방통행이죠. 그런데 게임이라면 인터랙티브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이 있었군요


: 그런데 만화 원작을 하다 보니 대사로 스토리가 진행되더라고요. 그래서 ‘드래곤 퀘스트’도 지문은 거의 없고 대사만으로 진행되는 거예요. 대사는 역시 읽기 쉽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러니까 당시 1980년대 초기의 RPG, 예를 들면 ‘위저드리’나 ‘울티마’ 같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어느 쪽이냐면 하드코어라고 할까,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었죠. 그런데 ‘드래곤 퀘스트’는 정말 알기 쉽게, 접근하기 쉽게 만드셨는데, 그것도 역시 만화의 발상 같은 게 있었나요


: 그렇죠. ‘위저드리’는 꽤 자유도가 높았는데요. 자유도가 높다는 것은 역으로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스토리라는 레일을 깔아서, 이 레일대로 플레이하면 일단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거죠. 물론 레일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것이 역시 컴퓨터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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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당시 'DQI'은 '울티마'나 위저드리'에 비해 획기적으로 쉬운 RPG였다

 

● 제일 처음 ‘드래곤 퀘스트’는 용사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처음에 용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성장해 가는 그런 목적과 이야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설정이나 그런 것들은 호리이 님이 당시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 롤플레잉 게임의 재미 중 하나는 역시 싸우면서 자신이 강해진다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경험치로 강해지고, 돈도 벌어서 강한 무기를 사가는 거죠. 그 이유로, 최종적으로 강해진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냐면 마왕을 쓰러뜨린다는 게 굉장히 직선적이고 알기 쉬운 설정이라고 생각해요.


● 거기서부터 적을 쓰러뜨리면 경험치를 얻고, 경험치가 쌓이면 레벨업하고, 그것으로 플레이어를 기쁘게 한다는 걸 생각하셨던 건가요


: 게다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하는 것도 꽤 고민했어요. 최초의 마을에서 마왕의 성이 보이거든요. 그것도 고민해서, 저기에 가면 되는구나, 저기에 마왕이 있구나 하는 게 있으면, 목표를 가지고 그럼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 하는 관심을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 최근 리메이크가 발매되었는데, 역시 저기에 보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갈 수 없고, 그래도 저기를 목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노력하는 게 동기 부여가 되죠


: 맞아요. 그렇게 생각했어요.


●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계셨군요. 당시 호리이 님은 지금이야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혼자서 그 기획을 만드셨던 건가요


: 당시 ‘드래곤 퀘스트’는 10명 정도의 동료들과 함께 생각하고 만들었지만, 모두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이렇게 하고 싶다는 식으로 디자인을 담당했고요. 프로그래밍도 해달라고 부탁하거나 했죠.


● 당시 실제로 플레이하는 게임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 여기서 막히지 않을까, 여기서 좋아하지 않을까 같은 것도 종합적으로 생각하셨나요


: 처음에 게임을 시작하면 이름을 입력하잖아요. 그러면 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거예요. TV에서요. 당시 TV는 보기만 하는 것이었죠. 보기만 하는 시대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TV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으로 감정이입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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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름을 직접 짓고, 자주 불러주는 JRPG 특유의 연출도 'DQ'가 원조

 

● 아, 그거 ‘드래곤 퀘스트’가 처음 한 거였죠. 플레이어, 즉 인공의 이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고, 그것이 제대로 불러주고 화면에 표시됐습니다


: 그게 요컨대 인터랙티브성이었어요, 당시에는. 아이들이 '이건 나다'라고 생각하고, 싸우면 강해지니까 더욱 '나'라고 느끼게 했던 거죠.


● 확실히 롤플레잉을 더욱 깊게 하고, 몰입을 즐겁게 한다는 거죠. 그런 형태로 유저분들을 인터랙티브성을 가지고 기쁘게 하고 싶다거나 설레게 하고 싶다는, 그런 당시의 마음은 역시 지금도 변함없나요


: 물론 변함없습니다. 역시 뭐랄까,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자신과 다른 인생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게임이나 소설, 영화도 그렇지만, 감정이입을 통해 다른 자신을 체험한다는 게, 게임에서는 더욱 그것을 표현하기 쉽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몰입한다고 할까요.


● ‘드래곤 퀘스트’가 처음 1986년에 발매되고, 그 후 2, 3, 4편으로 시리즈의 역사가 이어져 왔잖아요. 그 가운데 ‘드래곤 퀘스트’에 영향을 받은 업계 이웃들이 새로운 RPG를, 이른바 ‘드래곤 퀘스트 팔로워’들이 RPG를 세상에 내놓았잖아요. 그것을 JRPG의 원조 ‘드래곤 퀘스트’를 만든 호리이 님 입장에선 어떻게 보였나요


: 당연히 라이벌이기도 했지만 즐거웠어요. ‘파이널 판타지’도 즐겨 했고, 다른 여러 게임도 즐겼죠.


● 그건 RPG가 널리 퍼지는 게 즐거웠다는 건가요


: 아, 자신과는 다른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요. 역으로 말하면, 자신이 만든 게임은 자신이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요.


● 나아가 여러 RPG가 나오는 가운데, 역으로 호리이 님이 자극을 받은 타이틀이랄까 ‘이건 좀 신경 쓰이네’ 같은 게임이 있었나요


: 글쎄요, 역시 ‘젤다의 전설’을 꽤 좋아해서 푹 빠졌어요. 여러 가지 했는데, 무척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물론 ‘파이널 판타지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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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극찬하여, 한때 오픈월드 'DQ' 루머가 돌기도

 

● 호리이 님은 현역 게임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역 게이머기도 하다는 거군요. 역시 그건 연구라기보다 그냥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까요


: 바로 그렇습니다.


● ‘드래곤 퀘스트’는 여러 파생 타이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역시 호리시 님은 내러티브가 강한 게임을 만드시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혹시 액션이나 다른 장르를 본격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나요


: 역시 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했어요. 원래 이야기를 좋아해서, 예를 들어 TV 드라마도 꽤 보는 편인데요. 한국 드라마를 예로 들자면 '펜트하우스'나 '내 남편과 결혼해줘 '에 한동안 빠져 살기도 했습니다.


● 호리이 님이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서 매번 ‘드래곤 퀘스트다움’이랄까, 그런 기준을 지키면서도 한편으로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인상이 있는데요. 매번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단초를 얻거나 착상을 받으시나요


: 어느 의미로는 마왕을 쓰러뜨린다는 건 진즉 정해진 거죠. 그래서 목표는 있는데, 그 중간에 예를 들어 어떤 일이 일어나면 재미있을까 고민합니다. 요컨대 이벤트라고 하는데요. 그 이벤트로, 예를 들면 ‘DQIII’ 같은 경우는 여러 곳에서 성별이 바뀐다거나, 아침에 일어났더니 아무도 없다거나, 인간에서 몬스터가 된다거나 등등 이쪽에서 플레이어를 놀래키는 거죠. 장난기가 있어서, 장난을 치고 그것을 쌓아서 큰 스토리로 만들어가는 그런 느낌이에요.


● 좀 더 깊이 들어가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만드는 방법으로서 처음에 엔딩 같은 걸 만들고, 목표가 있어서 거기서부터 역산해서 만드는 건가요, 아니면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만드시는 건가요


: 시리즈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여러 가지로 바뀌곤 해요. 앞서 말했듯 이벤트부터 만드는 경우도 있고요. 가령 이번에는 부모 자식 3대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해서 거기서부터 발상하기도 하고요. 또는 게임에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주길 바래서 이벤트를 만들기도 하고요. 매번 어떤 플레이를 제공할까 하는 것을 생각했어요.


● 역시 매번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하시는 걸까요


: 예를 들면 ‘DQIII’는 중반쯤 새로운 맵이 열리는 게 꽤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해요. 그걸 역으로 발상하여 처음부터 여러 맵을 오가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해서‘DQV’의 꿈과 현실이란 컨셉을 떠올리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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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자이너로서 전매특허라면 역시, 뭇 플레이어의 의표를 찌르는 전개

 

● 그런 아이디어에 골몰하는 시간과 그 후 실제 게임 개발이 진행되는 과정 중 호리이 님은 어느 쪽이 더 즐거운가요


: 그야 생각하는 시간이 더 즐겁고, 형태로 만드는 건 아무래도 힘들죠. 여러 가지 고민해야 하고, 방대한 대사를 쓴다거나, 몬스터 데이터를 만든다거나, 다만 하나하나 형태가 되어가서 완성됐을 때의 기쁨은 역시 남다릅니다.


● 마치 높은 산에 올랐을 때처럼 성취감이 든다는 거군요. ‘드래곤 퀘스트’는 지금까지도 여러 도전을 해왔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큰 도전이나, 혹은 이건 정말 힘들었다 싶은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 ‘DQIII’는 뭐랄까, 당시 사회 현상 급이었어요. 무척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주거나, 품절되거나, 여러 화제를 몰고와 그만큼 ‘DQIV’를 만들 때의 기대치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정말 엄청난 부담감 탓에 다음에 뭘 해야 할까 너무 너무 고민했어요. 그러다 떠올린 게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동료들의 인생을 그려가는 거였어요. 요컨대 군상극이랄까, 거기서부터 ‘드래곤 퀘스트’는 매번 여러 캐릭터를 내세우게 됐죠. 이벤트도 그렇고요.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그 스토리를 생각하거나 하는 발상이 커졌어요.


●: 확실히 초기 ‘DQ I ~ III’ 이상으로 ‘DQIV’부터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파고들었죠


: 역시 드라마도 그렇지만 캐릭터가 이야기의 생명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DQIV’는아리나, 미네아, 마냐 등 캐릭터를 많이 선보였는데요. 모두가 어떤 이야기였는지는 기억 못해도 캐릭터는 기억해 주더군요. 일단 재미있는 캐릭터가 만들어지면 모두가 이 캐릭터가 어떻게 할까, 어떻게 움직일까 보고 싶거든요. 그게 실제 플레이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FF7’의 세피로스 같은 캐릭터가 얼마나 인기가 많습니까.


● 그런데 ‘드래곤 퀘스트’는 한편으로는 MMORPG로의 도전도 하셨잖아요. 당시 호리이 님이 어떤 판단으로 결정을 내리셨는지도 궁금한 부분인데요


: ‘DQX’가 온라인이죠. 정말 고민했어요. 그걸 넘버링으로 할 것인지, 그냥 ‘DQ 온라인’으로 낼 것인지 하는 부분에서요. 개발진이 꼭 넘버링으로 내고 싶어했어요. 확실히 넘버링으로 내는 편이 더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주실 거라고 생각했고요. 결국 그쪽을 선택했죠. 솔직히 모험이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더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주고, 더 많이 온라인 게임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좋은 일이라고.


● 그러니까 기왕이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분들께 ‘드래곤 퀘스트’를 플레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넘버링으로 제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군요


: 어쨌든 컨트롤러를 손에 들어줘야 뭐든 시작이 되니까요.


● 지금은 물론 시대가 다르긴 하지만, 예전에는 역시 가장 보급된 게임기로 ‘드래곤 퀘스트’를 내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던 것 같은데요. 그것도 역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이유였죠


: 맞습니다. 이제는 정말 여러 플랫폼에서 전부 출시하는 게 당연해졌지만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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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이들이 즐기길 바라며, 고민 끝에 넘버링을 부여한 온라인 게임 'DQX'

 

● 작년 ‘DQIII’가 HD-2D로 리메이크되었고, 최근 10월 말에는 ‘DQI&II’역시 뒤를 이었는데요. 아마 지금 플레이하고 계신 분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하는데, 정말 신작을 플레이하는 기분이에요. 당시 패미컴 버전의 기억이 굉장히 부풀어 오르고, 내용이 더욱더 충실해져서 훨씬 새로운 작품으로 플레이하는 느낌이 듭니다


: 이번에는 ‘DQIII’를 먼저 낸 후에 ‘DQI&II’을 냈어요. 사실 ‘DQI’은 제일 처음 패미컴으로 만든 거라 굉장히 심플한 게임이에요. 이벤트도 적고, 대사도 적고,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게 전부였죠. 따라서 ‘DQIII’을 먼저 접하고 ‘DQI’ 리메이크를 즐기면 여러모로 부족함을 느끼리라 생각했어요. 과거 플레이했을 때의 기억이랄, 추억은 아름답게 미화되니까요. 그렇다면 그걸 역으로 재현해주는 거죠. 모두가 이런 걸 생각하면서 ‘DQI’을 플레이했을 거라는 생각을 형태로 만든 결과입니다. ‘DQI HD-2D 리메이크’는 말이죠.


● 이어서 ‘DQII’ 리메이크에 대해 개발 실무진과 여기를 이렇게 하자, 고 논의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 무엇보다 원작의 경우, ‘DQIII’에서 조금 떡밥 같은 게 있었어요. 이번에 순서가 뒤바뀌어 3 → 1 → 2순으로 플레이하니까 좀 더 삼부작을 묶어줄 요소를 안배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거기에 힘을 쏟았습니다.


● 확실히 원래 시계열대로 흐른다면 ‘DQIII’로 시작해서 ‘DQI&II’로 이어지는 게 맞으니까요


: 그래서 ‘DQII’ 진엔딩을 직접 썼어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 역시 지금도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편이 즐거우신가요


: 추억이 떠오르거든요. 지금은 정말 게임 개발이란 게 커져서요. 스태프가 늘어나 곁에서 보기만 하거나 검토만 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0부터 만드는 일은 좀처럼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이란 느낌입니다. ‘DQVII’까진 직접 맵을 그리고 NPC를 배치하고 그 대사를 썼거든요. 정말 당시를 다시 살아가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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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라 소개할 수 없으나 'DQII'에 호리이P가 직접 쓴 진엔딩이 존재

 

● 바로 그 ‘DQVII’ 관련입니다만. 내년 2월에 ‘DQVII 리이매진드’가 발매 예정입니다


: 그것도 꽤 추억이 깊은 작품이에요. 당시 패미컴에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플랫폼을 옮겼거든요. 그때까지는 카트리지였는데, 메모리와의 싸움이 많았어요. 용량과도요. 그런데 CD-ROM이 되니까 메모리가 단숨에 늘어난 거예요. 몇 배, 몇십 배로요. 그래서 욕심을 내서 좀 너무 많이 만든 면이 있어요. 이야기도 지나치게 많고, 게다가 그때 3D 맵을 만들 수 있게 됐거든요. 빙글빙글 돌릴 수도 있고요. 내용상 석판을 모으는 게임이었는데, 그 맵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과 석판의 각도 때문에 꽤 찾기 힘들어서 고생한 사람도 많았죠. ‘DQVII 리이매진드’는 그 문제를 확실히 개선했습니다.


● 어느 의미로는 덜어낸다고 할까요. 좀 더 게임 본연에 집중하기 쉽게, 플레이하기 쉽도록 페이스를  조절한 리메이크로군요


: 맞습니다. 캐릭터도 먼저 인형을 만들어서 그걸 캡처해 구현한 거라 꽤 좋은 느낌이에요. 그에 맞춰서 마을의 맵도 꽤 로맨틱하게 만들어서 걷고 있으면 무척 즐거운 기분이 들 겁니다.


● 정말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은데요. 거의 완성됐다고 기대해도 될까요


: 네, 이미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어요.


● 호리이 님은 1980년대 초반부터 쭉 게임 디자이너로서 여러 게임을 만들어 오셨죠. 뭐랄까, 게임 개발에 대한 의욕 같은 것은 계속 유지되어 온 건가요? 호리이 님 안에서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은 없었는지 궁긍합니다


: 역시 여러분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게 첫째고요. 스스로도 아직 게임을 하는 게 즐겁습니다. 하다 보면 다음에는 이런 플레이를 제공하고 싶다는 등 여러 가지가 떠오르거든요. 그걸 계속 형태로 만들어가는 느낌이죠.


● 지난 40여 년간 게임 개발을 그만둘까 생각한 적은 기본적으로 없었다는 건가요


: 솔직히 그런 때도 있었죠. 그런데 여기까지 이어왔다면 이제 계속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웃음).


● 호리이 님에게 있어 게임 개발은 혼자만의 즐거움인가요, 아니면 팀 동료와 만드는 것도 포함한 즐거움인가요, 아니면 여러분께 기뻐해주시는 게 무엇보다 기쁜가요


: 모두 다 즐겁습니다. 내가 먼저 떠올리고 동료들과 협업하며 만드는 즐거움도 있고, 또 역시 발매하고 나서 여러분이 플레이해주시고 그 피드백을 받는 게 즐겁기도 하죠.


● 예전에는 이른바 앙케이트 엽서로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전해졌잖아요. 지금은 인터넷 환경이 갖춰져 SNS라든가 여러 곳에서 유저분들의 목소리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만


: X(舊 트위터) 계정이 있어요. 또 의외로 게임 실황을 자주 봅니다. 나 자신이 만든 게임을 누가 플레이하는 걸요. 인기 실황자는 나름의 캐릭터성이 강해서 즐겁고 굉장히 많은 팔로워가 따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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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을 넘긴 업계 어른이지만, 의외로 SNS나 게임 실황 방송을 좋아한다고

 

● 실제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역시 남의 실황을 보기보다 자신이 직접 플레이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크지 않나요


: 물론 실황을 본 사람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플레이해주는 게 베스트죠. 그래서 실황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 제한을 두고 있어요. 일정 선 이상의 네타바레(ネタバレ, 스포일러)는 하지 말아달라고요.


● X 계정이 있다고 하셨는데 ‘드래곤 퀘스트’ 키워드로 검색해서 플레이어의 목소리를 확인할 때가 있나요


: 봐요. 봅니다. 그래서 ‘드래곤 퀘스트’ 재미있었다, 덕분에 즐거웠다 같은 글을 보면 그게 원동력이 되죠.


● ‘드래곤 퀘스트’는 물론 심각한 내용도 있고 무거운 장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곳곳에 유머라고 할까, 웃음기가 어려 있잖아요. 그건 호리이 님의 장난기가 드러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 역시 스스로 장난을 좋아하는 건 맞다고 생각해요. 되돌아보면 어렸을 때부터 장난을 좋아했어요. 관서 지방에서는 치비(ちび)라고 하는데, 이해하실까요? 모르시는군요. 그런 장난꾸러기 같은 면이 있었죠.


● 전체 시나리오나 대사를 구상하는 와중에, 역시 여기서 좀 재미있는 걸 넣어두자 같은 걸 호리이 님이 떠올리는 식인가요


: 그때그때 그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면 플레이어가 웃을까 하는 식이죠. 예를 들 ‘DQI’ 때 용왕을 만나면 갑자기 “동료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하면서 “세계의 절반을 주겠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무척 놀랄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는 ‘DQII’ 초반에 사말토리아의 왕자를 열심히 찾잖아요. 겨우 찾았더니 저쪽이 먼저 “한참 찾았어”라는 거예요. 그러면 찾은 건 이쪽인데! 하고 츳코미(ツッコミ)를 넣기 마련이죠.


● 확실히 당시만해도 겨우 마주선 용왕이 세계의 절반을 주겠다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죠


: 곧장 결전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느낌이랄까요.


●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호리이 님이 만화가 지망생이었던 것이라든가, 또 작가를 계속 하셨잖아요. 글을 쓰는 거요. 역시 그런 경험이 어떻게 도움이 됐나요


: 가령 대사만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든가, 그것도 있고, 스토리를 짜는 방법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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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이게 뭐? 싶지만, 당시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선택지로 충격을 줬다

 

● ‘드래곤 퀘스트’도 소중한 사람이 죽는다든가 그런 장면이 어쩔 수 없이 나오잖아요. 그러다 다시 유머러스한 장면을 써야 할 때 기분 전환은 어떻게 하시나요


: 계속 분위기가 무거우면 역시 지치잖아요. 밝은 나날이 있기 때문에 무거운 순간도 돋보이는 면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일종의 갭을 준다고 할까. 반대로 숨막히게 힘겹다가 재미있는 장면이 딱 나오면 훨씬 더 즐거울 테죠. 그렇게 시나리오에 굴곡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 참고로 호리이 님은 시나리오를 쓰실 때 밤에 집중한다든지, 아니면 제대로 하루 중 시간을 정해서 쓰신든지. 사람마다 쓰는 방법이 다르잖아요


: 한창 때는 밤에 썼어요. 한밤 중에. 그 편이 집중하기 쉽거든요. 솔직히 뭐, TV 보거나 다른 일을 하다가 너무 늦어지면 “이제 정말 해야겠다” 싶어 엔진이 달아오르는 식이죠.


● 요컨대 여유롭게 마감을 쳐놓기 보다 납기에 쫓기면서 실력 발휘하는 타입이군요


: 정말 아슬아슬할 때까지 말이죠(웃음). 어릴 적 여름방학 숙제도 휴일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나 하는 타입이었으니까요. 좀 더 진지하게 답하자면, 창작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 사이에 궁리해서 막상 해야 할 때가 되면 거침없이 쓰는 거죠.


● 앞서 드라마를 즐겨본다고 하셨는데, 거기서 게임 시나리오의 단초를 얻기도 하나요. 또는 책이나 다른 엔터테인먼트를 통해서요


호리이: 아마도 그렇겠죠. 아주 직접적이진 않지만요. 꽤 드라마를 많이 봐서, 이런저런 전개가 이미 내 안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 이 장면은 이렇게 풀어내면 재미있다든가 떠오르지 싶어요.


● 게임 개발자들과 이야기할 때 종종 인풋(Input)에 대해 듣습니다. 단지 게임만 플레이해선 안 되고 다른 여러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인풋을 해야 한다고요.


: 정말 맞는 말입니다. 계속 퍼내기만 하면 곧 바닥이 드러나요. 역시 즐거운 것을 느끼고 그걸 다시 내보내는 순환이 좋다고 봅니다. 가끔은 게임 이외에 TV나 영화를 본다든가 쉰다든가 해야죠. 그것 역시 필요해요. 예를 들면 굉장히 재미있는 드라마가 있었다고 칩시다. 그걸 게임화한다면 어떻게 풀어내야 좋을까 고민하는 거예요. 일방적인 미디어의 것을 쌍방향인 게임으로 변환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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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자이너라고 게임만 하지 말고 다양한 인풋을 언급하며, 갑자기 K-드라마를

 

● 늘상 앞으로도 계속 게임을 만드실 거라 말씀하시는데요. ‘드래곤 퀘스트’에 얽매이지 않고 호리이 님이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들려주시길


: 사실 있어요. 최근에 AI가 대단하다고 줄곧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데다 잡담 상대로도 쓰는 사람이 꽤 많다고 봅니다. 이걸 어떻게 잘 활용해서 일종의 미스터리 게임을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 속 -AI가 적용된-인물들을 탐문하며 사건의 진상을 찾아가는 거죠. 가령 용의자가 있어서 물어보면 이런저런 대답을 한다든지.


● 아니, 장래의 게임 기획을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버려도 괜찮나요


: 괜찮아요, 괜찮아요. 그리고 VR 같은 것도 있군요. 다만 VR은 기기를 쓰고 벗는 게 꽤 힘들잖아요. 그걸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가 중요하겠죠.


● 말씀을 듣고 보니 호리이 님은 지금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트렌드에 반응하며 게임으로 풀어낼 방법을 모색하고 계시군요


: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젠가 게임이 모니터 밖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가상이 현실을 침식할 겁니다. 어쩌면 이미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온라인 게임을 함으로써 또다른 인생이 펼쳐지기도 하죠. 그곳에서 지인이 생기고요. 거기서 결혼 상대를 찾았다는 미담도 있잖아요 게임을 함으로써 인생을 바꿀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 다시 ‘드래곤 퀘스트’ 이야기를 꺼내자면 첫 작품의 발매가 1986년이니 내년에 어느덧 40주년이 됩니다. 그 40년, 이제와 돌이켜 보면 길었나요 짧았나요


: 그렇습니다. 40년이라. 게임을 만들 당시에는 정말 좀처럼 일이 끝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는데요. 이제와 돌이켜보면 꽤 순식간이었네요.


● 그처럼 오랜 세월 ‘드래곤 퀘스트’가 일본 국내를 넘어 전세계 플레이어들에게 사랑받은 비결이 무엇이라 자평하시는지


: 게임은 역시 커뮤니케이션 툴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레벨업을 했다든가, 수수께끼를 풀었다든가, 그럴 때면 친구에게 자랑하거나 했죠. 여동생에게 부탁받아서 지팡이를 찾아줬다든가, 먼저 뭔가를 찾아서 반에서 영웅이 됐다든가, 그런 추억을 품은 분들이 있잖아요. 요컨대 ‘드래곤 퀘스트’는 게임 자체만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으로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그걸 즐긴 환경도 함께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어머니한테 혼났던 일도, 여러 추억이 많으니까. 그 모든 그리움과 함께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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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 자체가 그 시절과 함께 추억으로 승화돼 이처럼 사랑받는 것 같다고

 

● 호리이 님의 명언이라고 할까, 자주 “인생은 RPG다”라고 말씀하시잖아요. 그건 어떤 생각을 담아서 처음 말씀하셨는지를 다시 듣고 싶습니다


: 인생 가운데 자신의 역할을 연기한다는 거죠. 요컨대 내 캐릭터를요. 여러 힘든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힘든 것도 클리어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난 게임에서 이걸 쓰러뜨렸어, 게임에서 한 번 정말 힘든 일이 있었지만 그걸 해냈어!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도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여러모로 나아갈 바를 궁리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행복이라는 것도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 저마다 마음가짐이라는 게 있다고 봅니다.


●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 한국 게임 업계 관계자나 지망생도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분들께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기 바랍니다


: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분들은 이미 누구나 머릿속에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뭐랄까, 머릿속에 있을 때는 다 걸작이잖아요. 그걸 어떻게 형태로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한 거죠. 여기가 역시 어렵고요. 형태로 만들 때의 힘듦이라든가 곤란함이라든가 여러 것이 있지만, 그럼에도 머릿속에 있는 걸작을 형태로 만드는 것을 꼭 해보세요. 어쨌든 만드는 것으로 여러 실패가 있거나, 상처받는 일이 있거나, 뭔가 안 좋았다고 생각하며 실패하기도 해요. 그래서 어쨌든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밖으로 꺼낼 각오를 갖기 바랍니다.


● 정말 좋은 이야기네요. 머릿속에 있는 걸 형태로 만든다는 건, 그걸 기획서로 만든다든가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본다든가 하는 식이겠죠


: 제 경우 처음 만든 게임은 어드벤처 장르였는데,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도 써서 보여줬어요.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는 작업이었네요. 그러다 이제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죠. 다만 BASIC 언어를 네 개밖에 배우지 않았어요. INPUT문, PRINT문, GOTO문, RETURN문이 전부였죠. 그래서 입력하고 뭔가 답하고, 뭔가 반복하고, 입력한 것으로 답한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진행한 게 ‘포토피아 연속살인사건’이에요. 그렇게 뭔가 만들면서 이런 걸 하고 싶다, 는 게 생기면 그걸 위해 필요한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하는 식이었죠.


● 그러니까 처음에는 기초적인 프로그래밍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해서 점차 경험과 지식을 쌓아갔군요


: 내가 만든 게임들도 똑같아요. 절대 처음부터 모든 시스템을 가르치려 들지 않아요. 그랬다간 역으로 귀찮다고 여기기 십상이죠. 그래서 뭐든 조금만 익히고, 그리고 정말 알면 알았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됐습니다. 플레이어가 알고 있는 만큼 일단 즐기다가, 그럼 이번에는 이렇게 하면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하면서 점점 깨닫게 되는 게 자연스러워요. 그 편이 만드는 쪽도 하는 쪽도 쉽고 편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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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있을 때는 다 걸작이죠. 그걸 형태로 만드는 데 도전해야 합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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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18.223.***.***

BEST

1989년 '게임월드' 라는 비디오게임&PC게임 전문(해적판) 월간 잡지가 국내에 발매되었는데 1991년 5월 경. 패미콤용 드래곤퀘스트 4 공략이 연재됩니다. 한국에서 일본어로 된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힘들었던 그 당시, 게임을 즐기던 학생들은 게임월드 공략에 의존해 JRPG를 엔딩까지 볼 수 있게 됩니다. ( 하지만 마지막 보스 사진을 게제하고 끝까지 공략을 하지 않는 만행을... ) 게임월드의 영향때문인지 국내 각 대도시마다 비디오게임을 유통하는 전문매장들이 있었는데(거의 대만제 복사팩을 유통) 게임샵에서는 게임월드에서 공략이 된 JRPG들이 인기게임 판매 순위에 오르게 됩니다. 대표적인 게임이 드래곤퀘스트 4(게임월드 공략)와 파이날 판타지3 (게임월드 공략) 그런데 정작 드래곤 퀘스트 1,2,3 의 경우 복사팩들이 유통은 되었지만 게임공략이 안되어 인기는 없었던 ;; 또한 1993년쯤 KBS방송국에서는 '아벨탐험대' 라고 하는 드래곤 퀘스트 애니메이션도 방영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암흑기를 시작으로 지금의 드래곤 퀘스트 국내 팬들이 생길 수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25.11.15 07:45

(IP보기클릭)2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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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퀘12 질문이 없다니...
25.11.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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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퀘12 질문이 없다니...
25.11.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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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0주년… 대단하네요. 드퀘보다 오래된 rpg들은 대부분? 명맥이 끊긴지 오랜데.. 이번 드퀘2는 거의 새게임이라 봐도 무방할정도로 추가된게 엄청 많더군요. 7도 정말 기대되네요.
25.11.14 23:08

(IP보기클릭)106.101.***.***

은근 재밌는 센스의 대사들도 인상깊었습니다 그걸 버리다니 당치도 않다! 같은거
25.11.14 23:12

(IP보기클릭)1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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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게임월드' 라는 비디오게임&PC게임 전문(해적판) 월간 잡지가 국내에 발매되었는데 1991년 5월 경. 패미콤용 드래곤퀘스트 4 공략이 연재됩니다. 한국에서 일본어로 된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힘들었던 그 당시, 게임을 즐기던 학생들은 게임월드 공략에 의존해 JRPG를 엔딩까지 볼 수 있게 됩니다. ( 하지만 마지막 보스 사진을 게제하고 끝까지 공략을 하지 않는 만행을... ) 게임월드의 영향때문인지 국내 각 대도시마다 비디오게임을 유통하는 전문매장들이 있었는데(거의 대만제 복사팩을 유통) 게임샵에서는 게임월드에서 공략이 된 JRPG들이 인기게임 판매 순위에 오르게 됩니다. 대표적인 게임이 드래곤퀘스트 4(게임월드 공략)와 파이날 판타지3 (게임월드 공략) 그런데 정작 드래곤 퀘스트 1,2,3 의 경우 복사팩들이 유통은 되었지만 게임공략이 안되어 인기는 없었던 ;; 또한 1993년쯤 KBS방송국에서는 '아벨탐험대' 라고 하는 드래곤 퀘스트 애니메이션도 방영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암흑기를 시작으로 지금의 드래곤 퀘스트 국내 팬들이 생길 수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25.11.15 07:45

(IP보기클릭)118.176.***.***

Ruliweb 파이양

확실히 게임공략이 없으면, 게임을 즐길 수 없던 시기가 있었죠. 알아먹을 수가 없으니..ㅎ 드퀘 4는 구입해놓고도 도저히 즐길 수가 없었던.. 전투에 들어가면 검은 화면에 쾅쾅거리다 끝; 당연히 호리이 유지 특유의 소소한 대사빨(?) 넘치는 시나리오도 즐길 수 없었고.. 그래서 국내에서는 파판이 더 인기가 좋았던 듯. 진행도 전투도 직관적이라 이해하기 쉬웠기에, 공략집이 없어도 엔딩까지 가는 게 가능했어서.. 결국 드퀘가 한국에서 대중적으로도 보편화 됐던 건 21세기 드퀘 8 정도에 와서야.. 최신 정식 넘버링이 한국어화 된건 11에 와서야 가능했죠.. 이런 사정에도 국내에서 엄청난 인지도를 자랑할 수 있었던 건 역시 '토리야마 아키라'님의 작화 덕분이었죠. 게다가, 게임을 알리는 역할 뿐 아니라, 슬라임의 디자인처럼 귀여운 캐릭터성은 게임 정체성에도 엄청난 영향을 줬구요, | 25.11.15 11:07 | | |

(IP보기클릭)211.234.***.***

드퀘12...ㅜㅜ 드퀘 오픈월드 가능성도 궁금하군요
25.11.1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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