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용과 같이 8 외전: 파이리츠 인 하와이, 슬슬 가지러 갈까 ‘용피스’
언제나처럼 올해 TGS도 굵직한 발표로 가득하지만 그 가운데 필자의 두 눈을 의심케 한 소식을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용과 같이 8 외전: 파이리츠 인 하와이’다. 시마노의 광견, 마지마 고로가 단독 주연이라는 것도 놀라운데 야쿠자 때려치우고 해적질을…. 이 형님, 전작서 타타라 채널의 음해로 경비 회사 문 닫고 은거하더니 어느 틈인가 하와이까지 표류했다. 자신이 누군지조차 잊어버린 채. 이래서야 ‘용과 같이 8’ 첫 공개 당시 벌거벗고 알로하 해변에 버려졌던 이치반보다 더 맥락을 모르겠다.
금번 TGS 2024 시연은 해적 선장이 된 마지마가 키스라는 인물을 찾으러 매드란티스로 떠나는 길에 호놀룰루 시티서 잠시 정박하며 시작된다. 아직 와이키키 타운 동편만 개방된 상태인데, 본편과 같은 감각으로 OKA 서퍼를 몰아 가게나 들르거나 각종 액티비티에 참여할 수 있다. 리볼러 바 역시 그대로라 잠시 들러 노래 한 곡조 뽑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지정된 시연 분량은 가라오케, 크레이지 딜리버리, 드래곤 카트, 코디네이트, 매드란티스 방문이며 길거리 싸움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유로웠다.
[인터뷰] ‘용과 같이 8 외전’까지가 야쿠자의 끝을 다룬 삼부작
21세기에 범선이 떠다니는데 대체 왜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 거야
이제 야쿠자 아닌 해적이다, '용과 같이 8 외전: 파이리츠 인 하와이'
전통의 광견, 용피스 컨셉 확실한 파이리츠
그러면 ‘용과 같이 8 외전’ 액션 시스템부터 살펴보자. ‘저지 아이즈’나 ‘용과 같이 7 외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전투 중 두 가지 스타일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 먼저 광견은 여태껏 자주 보아온 마지마 특유의 민첩한 싸움 방식으로 주먹과 단도, 스웨이를 통한 치고 빠지기가 특징이다. 듀얼센스 기준 R1+X 스웨이로 상체를 기울이며 짧게 피한 후 □ 연타로 공중 콤보, △ 연타로 단도 찌르기가 가능하다. 본작서 마침내 도입된 X 점프 덕분에 정말 마지마스러운 혼을 쏙 빼놓는 현란한 칼부림이 펼쳐진다.
‘용과 같이 7 외전’ 키류의 응룡이 그랬듯 전작서 축적된 모든 무브셋을 스타일 하나에 집어넣긴 무리가 따른다. 비교적 최근인 ‘용과 같이 극 2’와 비교해도 손맛이 꽤 다른데,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무척 가벼워 미쳐 날뛴다는 인상이 강해졌다. 히트 액션 발동 시 광기 게이지-HP바 옆에 한냐가 그려진 원형 UI-가 점차 상승하여 가득차면 R2로 분신을 불러낸다. 분신들은 알아서 싸우다 ○를 길게 누르면 마지마에게 모여 함께 회전 공격을 펼친다. 이때 광기 게이지는 꾸준히 감소하여 0이 되면 분신도 사라진다.
손맛이 '용과 같이 극 2'과 상당히 다르다, 훨씬 빠르게 날뛰는 느낌
히트 액션으로 광기 게이지를 모은 후 분신들과 함께 적을 일망타진하자
다음으로 파이리츠 스타일은 두 자루 커틀러스로 넓은 범위를 쓸어버리고 세 가지 해적 도구까지 사용한다-하나는 손에 쥔 커틀러스를 던질 뿐이지만-. 모든 해적 도구는 버튼을 길게 눌러야 발동하며 □ 누르기가 커틀러스 부메랑, △ 누르기가 차지 건, ○ 누르기가 와이어 훅이다. 단독으로 써도 괜찮긴 하나 커틀러스 평타 와중에 섞어주는 편이 공세가 매끄럽고 위력적이다. 파이리츠 역시 광기 게이지 위치에 황금빛 원형 UI 존재하는데 용도를 모르겠다. 아직 뭔가 배우기 전이거나 시연이라 일부러 막아둔 모양.
‘용과 같이 7 외전’은 두 스타일의 장단점이 명확했던 반면 이번에는 쓰임새를 딱 잘라 구분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커틀러스가 다수를 상대하기 좋으나 광견 역시 분신술이 있지 않나. 그렇다고 다른 해적 도구가 에이전트의 거미나 뱀처럼 상대가 많을 때 유리한 것도 아니다. 특히 와이어 훅은 거미와 형태만 비슷할 뿐 활용법이 전혀 다르다. 포착한 상대에게 재빨리 접근해 뒤를 잡는 용도이기 때문. 아마도 전작의 아쉬움을 교훈삼아 광견과 파이리치를 보다 유기적으로 섞어 쓰라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키류의 에이전트처럼 용도가 확실히 나뉜다기보다 해적 컨셉에 충실한 편
와이어 훅 역시 에이전트 가젯 거미와 외형만 비슷할 뿐 활용법이 전혀 다르다
멀끔히 차려입고 용트라이더 한 바퀴 달리자
이번에 시연 가능한 액티비티 중 가라오케, 크레이지 딜리버리는 ‘용과 같이 8’과 동일하니 짧게 줄이겠다. 참고로 수록곡은 ‘36.5°C의 태양’, ‘24시간 신데렐라’, ‘행복하면 됐어’까지 셋이었다. 마지마 형님의 팬이라면 ‘24시간 신데렐라’를 오매불망 기다렸을 텐데, 신곡 ‘36.5°C의 태양’도 그에 못지 않은 열정적인 사랑 노래다. 벌써 50곡 이상을 직접 작사한 호리이 료스케 디렉터가 스스로 최고작이라 자부한다고. 마지마를 연기한 우가키 히데나리 성우 역시 이 곡을 부르다 눈물까지 흘렸다는 후문이다.
흔히 ‘용트라이더’라 부르는 드래곤 카트의 경우, UI를 비롯한 각종 도구와 장애물까지 모든 걸 ‘용과 같이 7’서 그대로 가져왔지만 여전히 신난다. 레이싱 게임은 트랙도 중요한 콘텐츠이므로 하와이를 질주하는 경험 자체가 본작의 추가 요소인 셈이다. 비치&마켓이란 1,093M짜리 트랙을 달렸는데 알로하 해변을 가로지르다 쇼핑 센터로 들어간 후 와이키키 타운 사잇길로 빠지는 꽤 난이도 높은 코스였다. 하와이가 시리즈 최대 오픈월드인만큼 정식 발매되면 훨씬 다양한 풍광의 트랙을 기대해도 좋겠다.
호리이 료스케 디렉터가 스스로 최고작이라 자부한 신곡 '36.5°C의 태양'
드래곤 카트 자체는 '용과 같이 7'과 동일하나 하와이를 질주할 수 있으니까
마지마의 코디네이트는 리볼버 바 2층 옷장서 진행한다-이 형님도 여기서 신세를 지나-. 벌써 ‘용과 같이 7 외전’서 선보였던 기능이지만 본작은 배틀 스타일에 따라 겉모습까 바뀌므로 설정 항목도 2배다. 평상복과 해적 의상을 각 다섯 세트씩 저장해두고 간편히 환복할 수 있다. 푸근한 털모자에 뿔테안경, 후드티, 슬랙스, 로퍼, 수염 없는 매끈한 턱 등 마지마스럽지 않은 별별 코디네이트가 가능하니 취향껏 입히자. 더불어 고로란 이름의 귀여운 새끼 호랑…고양이 역시 단출하게나마 꾸며줄 수 있다.
호놀룰루 시티의 콘텐츠 확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끝으로 매드란티스행 뱃머리에 올랐다. 이때 ‘제품판은 해적선 고로마루를 조종해 동료들과 항해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최초로 바다를 무대로 한 뜨거운 모험 드라마를 기대해주세요’란 출력 문구로 보아 정말 외전 때문에 항해 기능이라도 만든 모양. 시연에선 매드란티스 입항으로 곧장 넘어가 고로마루를 의미심장하게 내려보는 퀸 미셸을 비춘다. 아쉽지만 파이리츠 콜로세움도 잠가놓아 술집서 키스를 찾아내 패주면서 짧은 시연이 종료됐다.
더는 야쿠자도 아닌데 언제까지 '나 야쿠자요~'하고 다닙니까, 마지마 형님!
아쉽지만 매드란티스의 핵심 콘텐츠 '파이리츠 콜로세움'은 시연 범위 밖이었다
내년 2월 28일에슬슬 가지러 갈까…, 용피스
금번 TGS 2024 시연은 두 배틀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은 전혀 풀 수 없었다. 그나마 본지 인터뷰서 단서가 좀 나왔는데, 요코야마 대표가 말하길 ‘용과 같이 8 외전’은 본편의 못다한 이야기를 수습하는 작품이라고. 이치반 일행 덕분에 팔레카나 교단 사태는 일단락됐을지언정 넬레 섬에 쌓인 핵폐기물과 이미 끌려온 야쿠자들의 처리 문제가 남았으니까. 따라서 넬레 섬과 관련하여 하와이를 찾은 마지마가 자연재해든 적에게 털렸든 어떤 사고로 표류했으리라 추측된다.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사카모토 히로유키P가 빠른 개발에 대해 지스타서 강연한 적이 있을 정도로 게임 출시 주기를 촘촘히 관리하는 편이다. ‘용과 같이 8’이 대략 1,000일간 만든 작품이므로 또 비슷하게 걸린다면 다름 넘버링은 거의 3년 후가 된다. 어쩌면 그 공백을 ‘용과 같이 7 외전’이나 ‘용과 같이 8 외전’처럼 좀 더 소규모되 강렬한 액션이 특징인 외전으로 채우려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마 고로 선장의 해적 활극이라니, 과연 야쿠자 너머로 나아간 ‘용과 같이’가 성공적일지 내년 2월이 기다려진다.
진짜 '용8 외전'을 위해 항해 기능을 만들었다는 모양이다, 한번 기대해보자
내년 2월 28일 한국어화 정식 발매가 확정된다, 슬슬 가지러 가자 '용피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