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용과 같이 8 외전’까지가 야쿠자의 끝을 다룬 삼부작
과연 신속, 정확한 개발로 정평이 난 용과 같이 스튜디오답다. 올해 초 발매된 ‘용과 같이 8’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 외전 ‘파이리츠 인 하와이’가 전격 공개됐다. 심지어 다름아닌 시마노의 광견 마지마 고로가 삼각모 쓰고 나팔총 쏘는 해적 활극이라니. 그야말로 야쿠자 대해산으로 소재의 제약이 사라진 ‘용과 같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작의 팔레카나 사태는 어떻게 수습됐고, 배의 무덤 매드란티스는 또 뭐고, 무엇보다 마지마 형님은 대체 어쩌다 하와이까지 표류했는지. 갖은 의문을 품고 TGS 2024 현장서 용과 같이 스튜디오 요코야마 대표, 사카모토 프로듀서, 호리이 디렉터와 만났다.
용과 같이 스튜디오 사카모토 히로유키 프로듀서, 요코야마 마사요시 대표, 호리이 료스케 디렉터
● 갑자기 해적 활극이라니 여러모로 충격이 컸다
요코야마: 우선 전작서 벌어진 팔레카나 사건의 여파, 즉 넬레 섬에 쌓인 핵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 다뤄야 했다. 그 관련하여 마지마 고로가 하와이로 왔는데, 거기서부터 과연 어떤 전개가 펼쳐질까 생각해봤다. 역시 마지마 고로라면 해적과 무척 어울리지 않나. 그래서 자연스레 마지마 + 하와이 + 해적 = 용8 외전이란 느낌이 됐다.
● 기존의 느와르보다 개그 성격이 너무 강해진 게 아닌지
요코야마: 전혀. ‘용과 같이 8 외전’은 개그물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면만 그럴 뿐이다.
● 마지마 고로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시리즈 최초다
요코야마: 본래 마지마 고로는 키류와 매우 상반된 인물상이라 주인공 역할에 알맞지 않다. 아무래도 괴상하고 파격적인 행보 일색이니까. 다만 이번에는 기억을 상실한 채 등장하므로 어떻게 보면 순수하달까, 나름대로 주인공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용7 외전’서 키류에 대해 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마의 차례인가
요코야마: 서로 약간 시각차가 있는 듯하다. 우리가 외전을 만드는 건 특정 캐릭터를 집중 조명하려는 게 아니라 본편서 못다한 이야기들, 혹은 이면의 사건을 다루기 위함이다. 마지마 고로가 ‘용과 같이 8 외전’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도 그러한 조건에 가장 부합해서다.
● 아무래도 ‘용7’부터 입문한 신규 팬은 마지마가 그리 익숙지 않을 텐데
요코야마: 앞서 말했듯 기억상실로 시작하니까. 마지마 고로 스스로 자신이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팬들에게도 그 인물상을 재차 소개할 기회가 되리라 본다.
● 기억 상실로도 흔들리지 않는 마지마 고로의 아이덴티티가 있다면
요코야마: 아이덴티티라든지 그런 건 너무 심오한 이야기다. 게임을 만들다 보면 그 캐릭터의 성격은 자연스레 드러나기 마련이다. 가령 ‘용과 같이 0’나 ‘용과 같이 유신!’을 만들 때 어떤 확고한 신념을 드러내야지, 하고 일일이 계획하지 않았다. 본작에서도 기억만 없다 뿐이지 타고난 성격은 그대로라 알아서 마지마 고로스러운 행동거지가 나오게 될 것이다.
● 마지마 고로 외에 반가운 얼굴을 좀 더 많이 기대해도 좋을지
사카모토: ‘용과 같이 8 외전’은 이제 막 공개된 참이니 그 부분은 좀 더 기다려주기 바란다. 지금 여기서 등장인물을 다 밝혔다간 스포일러가 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용과 같이’ 시리즈 팬 여러분이 충분히 납득하고 좋아할 만한 구성을 갖췄다는 거다.
● 다시금 실시간 액션으로 회귀했는데, 이 장르를 고르는 기준은 뭔가
요코야마: 그 작품의 스토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용과 같이 7’서 턴제 커맨드 배틀을 채용한 건 카스가 이치반과 동료들이 함께 싸워가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반면 키류나 마지마 고로는 단독으로 움직이는 편이 자연스러워 실시간 액션을 고수했다.
● 기억 상실은 그저 스토리 장치인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나
호리이: 처음에는 본인이 마지마 고로인지조차 모를 정도라 전투술도 잊어버려 상당히 약화된 채다. 그러다 스토리가 전개되며 점차 과거의 힘을 되찾는 흐름으로 만들어졌다.
● 해상전이 있다고 들었는데, TGS 2024 시연서 해상전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카모토: 그 부분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 팬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즐길 거리가 여전히 많이 남았다는 것만 알아달라.
● 앞서 공개된 액티비티 외에도 ‘용8’ 미니 게임은 전부 즐길 수 있는지
호리이: 똑같이 하와이가 무대인 만큼 웬만한 미니 게임은 그대로다. 일부 제외된 콘텐츠도 있는데, 어디까지나 외전은 외전임을 감안해주기 바란다. 대신 아직 선뵈지 않은 콘텐츠 가운데 상당히 오랜 시간 즐길만한 플레이스팟이 있긴 하다.
● ‘용8’서 이어진 미니 게임도 좋지만 좀 더 마지마 고로스러운 요소는 없을까
호리이: 금번 TGS 2024 시연 빌드는 마지마 고로의 두 가지 전투 스타일을 충분히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준비했다. 실제 본편에선 마지마 고로 특유의 화려함과 특별함이 잘 느껴지는 플레이 스팟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사루 러브 저니, 마이 드림 미나토 걸은 어떤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길
호리이: 지난 ‘RGG 서밋 2024’서 살짝 공개했듯 선상 요리사인 마사루의 사랑을 이뤄주고자 마지마 고로가 발벗고 나선다는 내용이다. 먼저 마사루가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진 다음에 마사루와 다리를 놔주는 흐름으로 되어있다.
요코야마: 공개된 PV서 마사루를 연기한 아키야마 류지 씨가 샤워하고 샴페인 마시는 장면만 나와서 아예 실사 콘텐츠로 오해하는 분도 있더라. 그건 공략이 완료됐을 때 나오는 일종의 특전 영상이고 그 전까지는 미나토구 여성들의 3D 모델이 제대로 등장한다.
● 왜 꼭 미나토 걸인가, 외국인 입장에선 다른 일본 여성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요코야마: 미나토는 신주쿠, 시나가와처럼 도쿄 23구 가운데 하나다. 서울에도 그런 곳이 있겠지만 일본서 미나토구는 사회 부유층이 사는 고급 주거지로 통한다. 그래서 미나토구 여자(港区女子)라면 그 미나토에 살법한 높으신 분과 어울리는 예쁜 여성을 가리킨다. 이 비슷한 이야기를 마지마 고로에게 들은 마사루가 자기도 그런 예쁜 여성과 사귀는 게 소원이라 말하면서 해당 콘텐츠가 시작된다.
● 액티비티가 워낙 많은 만큼 그 보상이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지도 중요하다
호리이: ‘용과 같이’ 시리즈의 모토 중 하나가 ‘뭘 어떻게 즐겨도 좋다’라 매번 다양한 액티비티를 넣어왔다. 본인이 마작이 재미있으면 마작을, 크레이지 딜리버리가 흥분되면 크레이지 딜리버리만 줄곧 플레이해도 괜찮다. 다만 그렇더라도 게임인 만큼 거기에 어떤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물론 그게 없으면 메인 스토리가 힘들어질 정도로 크게 의식될 만한 보상은 아니다. 액티비티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자 흥밋거리로 남겨두고 싶다.
● 외전이니 어쩔 수 없지만 하와이 외에 장소를 보고픈 바람도 있다
요코야마: 당장은 하와이가 크게 부각되어 보일 수 있는데, 그 외에도 매드란티스라는 상당히 큰 지역을 비롯해 다양 섬이 존재한다. 또 하와이서 돌고 도는 내용은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다.
● ‘용7 외전’은 본편의 절반 정도 분량이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구성인가
사카모토: ‘용과 같이’ 본편의 경우 100~200시간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지만 외전은 그보다 압축된 구성으로 부담 없는 게임을 추구한다. 그래도 무대가 하와이인 만큼 ‘용7 외전’에 비하면 1.3배가량 많은 분량이긴 하다.
요코야마: 외전은 서브 스토리로 넣기는 너무 큰데 그렇다고 넘버링 타이틀로 만들기는 좀 부족한 이야기다. 따라서 ‘용과 같이’ 본편처럼 12, 13장씩 이어지는 게 아니라 4, 5장 정도가 적당한 분량이라 본다.
● 끝으로 한국의 ‘용과 같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호리이: “’용과 같이’ 신작이 해적 컨셉이라니까 다들 많이 놀라셨을 듯합니다. 그래도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해적이기 이전에 ‘용과 같이’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시리즈 역대 최고의 액션이라 자부하므로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사카모토: “외전인 만큼 본편서 이어지는 내용도, 외전만의 독특한 내용도 많습니다. 저희로서도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라 어떤 내용은 상당히 파격적일지 모르겠네요. 이런 식으로도 ‘용과 같이’를 즐길 수 있구나, 이래도 ‘용과 같이’구나, 하는 느낌으로 즐겨주기 바랍니다”
요코야마: “‘용과 같이 7 외전’, ‘용과 같이 8’, ‘용과 같이 8 외전’은 야쿠자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삼부작입니다. ‘용과 같이’ 시리즈는 2005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도지마의 용을 주인공 삼아 일본 암흑가를 다뤄왔죠. 그러다 7, 8편부터 더 이상 설 곳이 없어진 현대 야쿠자는 대해산을 택했습니다만. 바로 그 테마가 ‘용과 같이 8 외잔’까지 이어집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발자의 생각이 그렇다는 거고 게임은 그냥 즐겁게 플레이하는 게 최고라 봅니다(웃음)”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