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액션의 강화 하지만 어려워진, '패스 오브 엑자일 2' 게임스컴 시연
ONL에서의 얼리 액세스 일정 공개 이후 진행된 이번 게임스컴 2024에서의 패스 오브 엑자일 2 시연은 그간 플레이할 수 없었던 극 초반부. 즉,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이루어지는 30분의 체험을 통해서 패스 오브 엑자일 2가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고자 하는지를 느껴보고자 했다.
※ 이번 시연은 현장 화면 촬영이 불가능하여 기존 공개된 스크린샷으로 대체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패스 오브 엑자일 2의 초반부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된다. 우선, 플레이어는 최초 공개 당시의 영상과 마찬가지로 교수대에서 도망치는 것으로 플레이를 시작한다. 교수형을 앞두고 있는 신규 직업 중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한 직업은 교수대 아래 문이 열리면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 구조다.
이후 플레이어는 강둑(Riverbank)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안전한 장소를 찾기 위해서 마을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는 전작의 흐름과 대동소이하다. 플레이어가 깨어난 해변가가 강둑으로 바뀌었을 뿐이며, 대략적인 흐름도 비슷하게 진행된다. 즉, 몬스터를 잡으며 게임 플레이를 익히고. 이후에 마을에 도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패스 오브 엑자일 2에서 변화한 시스템을 마을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모두 알려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단독으로 봤을 때에는 기초가 되는 시스템을 알려주는 방식이 바뀌었다고 보면 되겠다. 일단 전작인 패스 오브 엑자일 2를 떠올려보자. 마을 도달 즈음에서 플레이어는 패스 오브 엑자일이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구조였다.
스킬 젬을 장비에 장착하고. 여기에 보조 젬을 넣는 방식이 좁은 지역을 진행하면서 모두 설명된 바 있다. 하지만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조금 다르다. 플레이어가 최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스킬 젬 분이다. 보조젬을 통한 능력 변화를 초반부터 알려주지는 않는다. 초반부의 플레이는 오직 하나의 스킬. 보조 젬의 영향이 없는 통짜 스킬로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전 시연기 등에서도 언급했지만, 패스 오브 엑자일 2의 난이도 측면이 꽤 타이트하게 구성되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건 꽤 중요한 기준이 된다. 생각보다 강하게 설정된 적들의 공격력 / 방어력과 함께, 플레이어가 대응할 수 있는 스킬의 변주도 줄어들었다. 그렇기에 전작의 힐록 포지션인 보스 몬스터는 생각보다 아주 강력하게 다가온다.
개발사가 여기에 대응하도록 회피를 넣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즉, 플레이어는 극초반부터 구르고. 피하고. 틈을 노려서 공격하는 스타일로 진행을 해야만 한다. 이건 기자가 선택한 직업이 워리어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밀리 클래스는 전투 진행에 있어 까다로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플레이어의 두 번째 스킬은 마을에 입성하는 순간 제공된다. 두 번째 스킬의 경우 완성된 젬이 아니라 원석의 형태로 제공되며, 여기서 젬 커팅 시스템이 등장한다. 거창하기는 하지만, 메커닉 측면에서 있어서는 정해진 보상을 얻는 것이 아니라 원석 젬 레벨에 따라서 플레이어가 사용할 스킬을 선택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젬 커팅 UI의 경우 이전에 공개된 것과는 조금 달라졌다. 젬의 레벨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스킬이 명확하게 표시되며, 제작할 수 없는 스킬은 회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더불어 젬에 커서를 올리면 어떤 스킬인지 영상으로 예시를 보여주고, 조금 더 있으면 음성을 통해서 이를 설명하기도 한다. 무기나 보조장비(방패 등)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탭이 달라지기는 하는데, 탭 표시가 조금 작아서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다.
이렇게 마을에 도착한 시점에서 플레이어는 두 개의 스킬과 기본적인 무기 / 갑옷 / 보조장비 정도를 가지고 본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한다. 이후 첫 지역부터 패스 오브 엑자일 2가 얼마나 치열해 졌는가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장비를 다 갖추지 못해서 오는 어려움이 아니다. 적의 패턴이나 공격력 / 방어력이 꽤 강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이 죽고. 쓰러지고. 다시 시작한다.
이를 반영하듯 필드 곳곳에는 체크 포인트가 마련되어 있다. 죽더라도 마을이나 맵 시작 지점이 아니라, 보스나 던전의 입구 근처에서 시작을 하게 되는 구조다. 즉, 플레이어는 앞으로도 꽤 많은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증명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이 마을 바로 앞에 있는 보스는 꽤나 강력한 패턴을 보여준다.
멀리서 흐느낌이 들려오는 것을 듣고, 해당 장소로 이동하면 바로 보스와의 전투가 이루어진다. 일종의 얼음 마법사 형태이며, 당장 확인한 패턴은 다음과 같다. 일반 공격 / 달려들어서 공격 / 전방위 얼음 화살 발사 (200도 즈음) / 직선 얼음 화살 연사 / 자신 주위에 얼음 장판 터뜨리기 / 바닥에 얼음 바위 소환해서 피해 (총 2곳) / 늑대 6마리 정도 소환 (조금 약하긴 하다) 이다.
극초반부 보스임을 고려하면 분명히 대처하기가 어려운 구조임은 틀림없다.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스킬은 2~3종밖에 없고 그나마 공격력도 낮은 장비와 방어력 낮은 방어구 정도에 그친다. 이게 레벨 1 지역이다. 해당 보스를 파훼하기 위해서는 맵을 돌아다니며 모든 몬스터를 잡아야 했다. 레벨 3에 도달하고 방어 관련 패시브 스킬을 몇 개 찍은 다음에야 간신히 잡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다음 지역도 비슷한 경향을 보여준다. 일반 몬스터 네다섯 마리가 한 번에 나를 공격하면 금세 사망에 이르며, 전작과 비교해서는 분명 ‘빡세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구르고. 방어하고. 적의 패턴을 피하는. 전작과 다른 플레이에 이르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일종의 스테거 게이지를 도입해 전투의 양상을 조금 다르게 가져간다는 점이다. 이 스테거 게이지는 보스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플레이어의 공격이 누적되면 발동하는 일종의 기절 게이지다. 보스가 뒤로 밀리면서 패턴이 취소되거나 일정 시간 무방비에 빠지는 것이라 보면 된다. 스킬 공격으로 스테거 게이지를 발동시키고. 그 사이에 피해를 누적하는 플레이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이는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플레이어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방패를 들고 있으면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데, 너무 많이 막으면 방패 막기가 깨지는 장면을 마주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 2는 전작과 비슷하지만. 하지만 조금 어디인가 다른 초반부의 플레이 경험을 주기 시작한다.
단 30분의 경험이지만 느낀 바는 그러헀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초반부에 한정해서는 액션 측면이 강화되었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캐릭터의 모션도 개발진이 이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보다 섬세해졌고 종합적으로 덜 딱딱한 플레이를 추구한다. 앞에 있는 적을 공격한 다음 이동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는 이전까지 상대한 몬스터가 있던 방향을 쳐다보다가,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됐다.
스킬 또한 키를 누르고 있으면 추가 공격 애니메이션이 있다거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스태프를 다른 장비칸에 착용한 상태에서는 자원 소모 없이 해당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거나 (이건 지난 GGG Live에서도 보여준 바 있다) 하는 요소들이 게임 플레이의 복잡도와 새로운 플레이 양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외에도 WASD 이동과 같은 새로운 요소들도 마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꽤 빡빡해진 플레이가 전작과는 다른 플레이 양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태다. 이전 게임쇼에서 시연한 빌드들이 어느 정도 완성된 세팅임에도 까다로운 면이 있었다면, 아무 것도 없는 초반부는 그 어려움이 조금 더 뾰족하게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플레이어가 성장하면서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그리고 개발진이 설정하고 강조한 액션 강화라는 흐름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는 현재 시점에서는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오는 11월 16일 (한국시각 기준) 진행되는 얼리 액세스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 2를 기대하는 플레이어라면, 이 시기까지 새로운 정보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