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도 즐거움도 차원을 뛰어넘어,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소닉 더 헤지혹’하면 얼른 빨간 런닝화를 신고 질주하는 고슴도치가 떠오르지만 의외로 그는 스피드 스타라는 애마까지 지닌 베스트 드라이버다. 최초로 카 레이싱에 뛰어든 ‘소닉 드리프트’가 1994년작이니 어느덧 운전 경력 30년을 넘긴 셈. 그렇게 소닉과 테일즈, 너클즈는 물론 새도우와 닥터 에그맨 등 본편 주역들이 총출동한 ‘소닉 레이싱’ 시리즈는 매번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웃의 모 카트 게임에 버금가는 큰 인기를 누렸다. 아쉽게도 2019년 ‘팀 소닉 레이싱’을 끝으로 한동안 소식이 뜸했는데 마침내 올해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소닉하면 달리기지만 의외로 운전 경력도 30년 넘는다
그 신작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CNT(링크)가 22일 개시
실력과 취향껏, 한층 더 세밀해진 커스터마이즈
금번 시연은 다가올 네트워크 테스트에 맞춰 일부 콘텐츠만 한정적으로 경험했음을 미리 밝힌다. 따라서 후술할 모든 사양은 정식 발매 시 크든 작든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메인 로비는 자신이 현재 선택한 캐릭터와 머신을 중심으로 깔끔히 꾸며졌다. 주요 UI로 화면 상단에 모드 선택, 좌측에 캐릭터 & 머신과 개러지(Garage, 차고)가 눈에 띈다. 매치 메이킹을 돌리기 앞서 여기서 경주에 나설 모든 준비를 마쳐두자. 여느 레이싱 게임처럼 매칭 후 선수 대기방에서도 어느 정도 수정이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하니 미리미리 준비하는 편이 좋다.
차량 즉 머신은 프론트/리어/타이어 파트로 구성되며 각각 어느 부품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스피드/핸들링/파워/부스트/엑셀레이션 수치가 달라진다. 스피드는 최고 속도, 핸들링은 조향이 얼마나 부드러운가, 파워는 몸싸움 시 버티는 힘, 부스트는 문자 그대로 부스트 총량, 엑셀레이션은 순간 가속에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캐릭터도 저마다 능력치가 다르므로 머신과의 궁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령 프론트/리어/타이어 파트를 모조리 파워 부품으로 채우고 운전석에 너클즈를 앉히면 최강의 몸싸움꾼이 탄생한다. 혹은 머신과 반대 성향의 캐릭터를 골라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괜찮다.
고슴도치 소닉과 그의 애마 스피드 스타가 가장 먼저 보이고
그 밖에도 여러 개성적인 캐릭터 & 머신을 취향껏 선택 가능하다
상술했듯 세 부품 및 캐릭터가 머신 성능을 직접 좌우한다면 여기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젯이란 요소도 있다. 육각형 모양의 아이콘으로 표시되는 가젯은 특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높여주는 것부터 다른 레이서와 충돌 시 링을 빼앗는 것까지 다양한 효과를 지녔다. 게임 진행에 따라 가젯을 끼울 스톡이 총 여섯 칸 해금되는데 그렇다고 마냥 여섯 개를 다 장착할 순 없다. 그 효과가 강력할수록 차지하는 칸 수가 늘어나기 때문. 즉 현재 해금된 스톡이 세 칸이라면 다소 애매한 소형 가젯을 셋 끼울지, 중형 가젯 하나와 소형 가젯 하나로 양보다 질을 택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구조다.
이외에 파트별 도색과 스티커, 클락션, 아우라처럼 카 레이싱 장르서 기대할 법한 커스터마이즈 옵션은 빠짐없이 구현됐다. 특히 도색의 경우 캐릭터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카 시트조차 두 부위 이상 할애할 만치 놀라운 자유도를 자랑한다. 머신의 표면 역시 주변 풍광이 훤히 비치는 유광이나 깔끔하니 군더더기 없는 무광 등 여러가지 질감을 선택 가능하다. 이쯤 되면 웬만한 인연이 아니고서야 완전히 똑같은 모습 및 성능의 머신과 마주치기가 더 힘들지 않을까. 물론 이런 장르가 대저 그렇듯 원하는 꾸미기 요소를 얻으려면 먼저 얼마간 게임을 플레이하며 재화를 모아야 한다.
레이싱 게임에 익숙지 않다면 다루기 쉬운 핸들링 타입을 추천
혹은 파워 타입으로 적극적인 몸싸움을 벌이는 전략도 괜찮다
여러 세계를 가로지르는 경쾌한 아케이드 레이싱
머신 커스터마이즈가 어느 정도 완료됐다면 이제 본격적인 경주로 뛰어들 때다. 이 시리즈의 또 다른 매력은 ‘소닉 더 헤지혹’ 세계관 속 멋진 풍광이 트랙으로 구현돼 직접 달려볼 수 있다는 것. 워터 팰리스, E-스타디움, 원더 뮤지엄, 레인보우 가든, 메탈 하버, 오션 뷰 같은 여러 트랙 가운데 세 곳이 후보로 주어지고 거기서 투표를 통해 어딜 달릴지 최종 결정된다. 확실히 저마다 자신 있는 트랙이 다를 테니 다수결이 합리적이다. 직선로가 길수록 스피드 수치가 중요하고 커브가 잦을 경우 핸들링 수치가 승패를 좌우할 테니 최대한 자신의 머신과 궁합이 좋은 트랙에 투표하자.
게임 플레이 자체는 기존 ‘소닉 레이싱’ 시리즈나 이웃의 모 카트 게임을 해봤다면 어렵잖게 익숙해질 터다. 지면에 가속 패널과 점프대, 아이템 박스를 신경 쓰며 가볍고 경쾌히 질주하는 전형적인 아케이드 레이싱. 특기할 점은 본작 또한 ‘소닉 더 헤지혹’답게 링을 줍거나 상대와 부딪혀 떨구기도 하는데 이것이 머신 스피드로 직결된다. 링을 획득할 때 살짝 가속 효과가 있고 최대 수량을 채우면 스피드가 대폭 상승한다. 바꿔 말해서 파워 타입 머신은 열심히 몸싸움만 벌여도 해도 얼마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셈. 이러한 전략을 지원하는 링 스틸 같은 가젯 역시 존재한다.
아케이드 레이싱 특유의 빠르고 경쾌한 감각이 십분 느껴진다
링을 챙겨야 속도가 상승하는 등 ‘소닉’으로서 정체성도 충실
이외에 주요 테크닉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일단 에어 트릭이 꽤 중요하다. 트랙 끝자락서 경사가 급격히 치솟는 점프대를 넘어 활공할 때 아날로그 스틱을 좌우로 마구 움직이자. 그에 맞춰 머신이 들썩이며 멋진 에어 트릭을 선보인다. 여타 레이싱 게임도 비슷한 방식으로 보너스 점수를 주곤 하는데 여기선 착지와 함께 가속이 붙는다. 그리고 드리프트 시 최대 3단까지 게이지를 쌓아 버튼을 놓았을 때 폭발적으로 튀어나갈 수 있다. 즉 미리부터 드리프트를 걸며 코너 깊숙이 들어갔다 3단 채우고 칼같이 빠져나오는 원숙한 코너링이 요구된다. 그야말로 본작의 가장 중요한 테크닉.
엎치락뒤치락 첫 바퀴를 돌면 본작의 부제가 왜 ‘크로스월드’인지 진면모가 드러난다. 포털 너머로 완전히 새로운 풍광과 트랙이 펼쳐지기 때문. 비교적 깔끔히 정돈된 메인 트랙과 달리 크로스월드는 하나같이 위험천만하며 전작 ‘소닉 & 올스타 레이싱 트랜스폼드’처럼 육해공을 넘나든다. 스카이 로드가 비행, 크라켄 베이가 수상 트랙이며 다이노소어 정글, 마그나 플래닛, 룰렛 로드 역시 저마다 고유한 기믹을 지녔다. 비행, 수상 운항 시 조작법이 달라지는 통에 여기서 순위가 뒤집히기도. 참고로 어떤 크로스월드와 연결될지는 첫 바퀴를 선두로 통과한 플레이어가 결정한다.
첫 바퀴를 선두로 돈 플레이어에게 크로스월드의 선택권을 준다
그 너머로 하늘을 날고 물 위를 달리는 역동적인 트랙이 펼쳐진다
접하기 쉽되 숙련은 어려워, 기본기가 탄탄하다
워낙 짧은 시연이라 전체적인 만듦새가 어떻다 평가하긴 이르지만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의 첫인상은 퍽 괜찮다. 눈이 즐거운 그래픽과 끊김 없는 플레이, 강화된 커스터마이즈, 시리즈의 정수를 충실히 계승한 시스템 및 콘텐츠가 돋보인다. 직관적인 조작 체계를 기반으로 에어 트릭, 드리프트 게이지 등으로 파고들 깊이까지 안배한 점도 훌륭하다. 최근 영화 ‘슈퍼 소닉’ 흥행에 힘입어 시리즈가 중흥기를 맞이한 가운데 누구나 쉽게, 그러나 최상위 경쟁은 더없이 치열하도록 균형을 잘 맞췄다. 요컨대 캐주얼 장르서 이상적인 ‘Easy to learn, Hard to master’ 전략에 부합하는 작품이다.
물론 아직 개발 단계인 만큼 감춰진 요소가 적잖고 캐릭터, 머신, 트랙 모두 출시 시점이든 향후 업데이트든 어느 정도 보강이 필요하다. 모드 역시 오롯이 카 레이싱만 전력할 게 아니라 트렌드에 발맞춰 다변화하기 바란다. 이웃의 모 카트 게임이 벌써 수년째 감감무소식인 만큼 ‘소닉 & 올스타 레이싱 트랜스폼드’, ‘팀 소닉 레이싱’의 아쉬웠던 점만 잘 보완한다면 뭇 아케이드 레이싱 팬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터다.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네트워크 테스트는 이달 22일 오전 9부터 24일 오전 9시까지 딱 이틀간 PS5로 진행된다. 소닉과 레이싱 게임의 팬이라면 놓치지 마시라.
기본기는 갖췄으니 앞으로 풍성한 콘텐츠를 채워주기 바랄 뿐
영화에 이어 게임까지 ‘소닉 더 헤지혹’의 질주는 계속된다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