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마인크·스펀지밥·록맨 등등 온갖 세계가 교차한다,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바로 오늘(25일),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가 올 하반기 신작 경주에 돌입했다. 벌써부터 해외 주요 평가 지표인 메타 및 오픈크리틱이 80점을 넘겨 오프닝 랩이 퍽 순조롭다. 주된 호평 요소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머신 트랜스폼, 자유도 높은 가젯 시스템, 그리고 제목이 말해주듯 온갖 세계가 교차하는 트랙 구성 등이다. ‘이니셜D’ AC팀이 개발을 담당해 주행감 역시 시원스럽고 ‘하츠네 미쿠’, ‘페르소나’, ‘용과 같이’ 등 세가 식구들과 ‘록맨’ 등 타사 캐릭터까지 총출동했으니. 본지는 TGS 2025서 바쁜 출시 첫날을 보내고 있는 세가 이이즈카 타카시 프로듀서, 코하야카와 마사루 디렉터와 잠시나마 얘기를 나눴다.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총괄 프로듀서 이이즈카 타카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코하야카와 마사루
● ‘팀 소닉 레이싱’으로부터 6년 만에 신작, 어떻게 출발한 기획인가요
이이즈카 타카시 총괄 프로듀서(이하 이이즈카P): ‘소닉 레이싱’은 2D, 3D ‘소닉’과 함께 오랫동안 이어진 인기 시리즈입니다. 당연히 ‘팀 소닉 레이싱’을 출시한 후 어떤 형태로든 시리즈를 확장시키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러다 이번에 이렇게 세가 내부 아케이드 레이싱과 함께 시리즈 역대 최고의 작품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한 것이죠.
● ‘팀 소닉 레이싱’보다 그 전작 ‘소닉 & 올스타 레이싱 트랜스폼드’가 떠오릅니다
이이즈카P: 앞서 말했듯 시리즈 역대 최고의 작품을 만들자는 기획입니다만, 여태껏 정말 많은 타이틀이 있었거든요. ‘팀 소닉 레이싱’과 ‘소닉 & 올스타 레이싱 트랜스폼드’는 물론 ‘소닉 라이더즈’도 좋아해준 분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각각의 장점을 전부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소닉 & 올스타 레이싱’의 육해공을 넘나드는 트랜스폼드, ‘팀 소닉 레이싱’의 레이스 중 캐릭터들이 대화하는 요소, ‘소닉 라이더즈’의 호버보드 등등. 그 모든 게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에 담겼습니다.
● 다양한 가젯을 활용해 스스로 강력한 조합을 찾아내는 게 승리의 열쇠로 보입니다
코하야카와 마사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코하야카와D):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점점 더 새로운 가젯이 해금되는 구조입니다만, 그 순서부터 게이머의 학습 곡선을 의식하며 짰습니다. 따라서 매번 새롭게 얻는 가젯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에 익숙해질 겁니다. 그 외에 적과 맞부딪혀 링을 뜯거나 가속하는 등 독특한 가젯이 많아요. 더 좋은 조합을 찾기 쉽도록 크고 작은 힌트도 넣었고요. 그럼에도 가젯 조합이 힘들다면 종반부터 다양한 능력이 동봉된 세트 가젯이란 게 추가되니, 그걸 두 개 정도 장착하면 충분히 즐겁게 달릴 수 있습니다.
이이즈카P: 한국에는 인플루언서가 굉장히 많으니까 그 분들이 자신의 베스트 조합을 선보이고 시청자들에게 많이 퍼뜨려주면 좋겠습니다.
코하야카와D: 혹은 온라인 대전 로비서 다른 사람의 가젯을 살펴보거나 타임 트라이얼 랭킹에 오른 베스트 조합을 확인하는 기능도 지원합니다.
● 그러한 힌트들이 되려 가젯 조합의 소위 ‘교복화’를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코하야카와D: 저희는 레이싱뿐 아니라 카드 대전 게임도 만들어왔습니다. 실제로 팀에 TCG 톱 랭커가 많아서 이러한 조합 시스템을 다루는 데 스페셜리스트라 자부합니다. 바로 그들이 특정 조합이 너무 좋거나 나쁘지 않도록 면밀히 시뮬레이션 중이니까요. 혹여 진짜 최강의 조합이란 게 나오더라도 옵션을 조정하거나 신규 가젯을 추가해 상쇄할 계획입니다.
● 평범하게 레이싱을 잘하는 쪽과 가젯 조합에 능한 쪽, 누가 더 승산이 높을까요
코하야카와D: 기본적으로 레이싱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이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다만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맞붙는다면 가젯 시스템으로 역전도 가능하죠. 그러니까 항상 강한 쪽이 이기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변수를 창출하는 장치인 셈입니다.
● ‘이니셜 D’ AC팀의 노하우가 본작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좀 더 듣고 싶습니다
코하야카와D: 차량을 기분 좋게 기동하는 조작성은 역시 그간 ‘이니셜 D’을 다루며 쌓은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기동만으로도 몇 백 시간이고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점은 꼭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로 계승하고 싶었어요. 다만 ‘이니셜D’는 아이템이 없고 그 대신 러버 밴딩(Rubber Banding)이란 뒤차에게 유리한 사양이 존재합니다. 반대로 이번에는 러버 밴딩 없이 아이템으로 납득할 만한 역전의 순간을 만들어야 하니까. 이것만큼은 새로운 경험이라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 실제 사람보단 쉽고 통상 CPU보다 어려운 라이벌 시스템의 기획 의도가 궁금합니다
코하야카와D: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는 기획 단계부터 크로스 플레이를 통한 온라인 대전의 재미가 극대화되도록 설계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콘솔 타이틀이므로 오프라인 환경에서 홀로 즐기는 시간도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통상 CPU보다 실제 사람과 대전하는 듯한 감각을 느끼길 바라며 라이벌 시스템을 도입했죠. 물론 본인 실력에 따라 라이벌의 난이도 역시 자유롭게 조정 가능합니다. 게이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경쟁심이 동하는 CPU 레이서를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 심(Sim)과 아케이드(Arcade), 두 기준 사이에서 어떻게 난이도를 설정했나요
코하야카와D: 심 레이싱은 현실에서의 다양한 물리 계산을 수행함으로써 차량 기동을 제어합니다. 때문에 경우에 따라 똑바로 나아가는 것조차 제대로 해내기 힘든 게 심 레이싱이죠. 반면 우리가 만드는 아케이드 레이싱은 컨트롤러를 잡는 그 순간부터 즐길 수 있어야 해요. 코스에 보이는 그대로 차를 움직인다는 것. 요컨대 심과 아케이드는 같은 레이싱 게임이라도 설계 사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드라이빙 어시스트, 오토 액셀 등 초심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준비하고 드리프트 조작 하나에도 튜토리얼을 꼼꼼히 넣습니다. 적에게 아이템으로 공격받기 앞서 경고 표시가 뜨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여러 세계를 가로지르는 변화무쌍한 트랙이 돋보이는데, 개발이 쉽지 않았을 듯합니다
코하야카와D: 우선 변화무쌍하다고 느꼈다니 무척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코스의 변화가 풍부하다고 느껴지려면 각 코스마다 유니크 기믹을 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또 매번 오리지널 디자인,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작업해야 하고요. 그럴수록 디버깅까지 엄청난 일이 되어버려, 솔직히 정말 고생했습니다.
● 최근 언리얼 5 엔진을 쓴 게임들이 거진 최적화로 말썽입니다만, 본작은 어떻습니까
코하야카와D: 언리얼을 선택한 이유는 그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엔진이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몇 번이나 언리얼로 게임을 만들었거든요. 따라서 자연스레 더 많은 기능이 포함된 최신 버전의 언리얼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설령 처리해야 할 부하가 커지더라도 그 이상으로 신기능의 메리트가 크다고 판단한 거죠. 또한 세가는 오랫동안 다양한 하드웨어를 만들고 다루며 수많은 노하우가 축적된 곳입니다. 아시다시피 과거에는, 오늘날 최적화라 부르는 작업이 아주 당연하던 때가 있었죠. 그 시절을 거쳐온 개발자가 여전히 다수 재적하니 만큼 언리얼 5 엔진의 최적화 역시 충분히 해냈다고 봅니다.
● ‘페르소나’, ‘하츠네 미쿠’, ‘용과 같이’까지 마치 ‘세가 올스타 레이싱’의 재림이군요
이이즈카P: 사내 콜라보레이션의 경우 ‘페르소나’와 ‘용과 같이’ 양팀과 활발히 소통하며 작업했습니다. 다들 ‘소닝 레이싱’에 참가한다는 데 굉장히 기뻐해줬어요. ‘하츠네 미쿠’는 구체적으로 크립톤 퓨처 미디어의 캐릭터입니다만 그쪽도 다행히 적극적으로 응해왔습니다. 마침 프로젝트 ‘ONSOKU(音速, 음속)’란 콜라보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 이인삼각 같은 느낌으로 음악 방향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요. 콜라보 캐릭터들의 레이서 타입은 당연히 그 개성이 가장 잘 살아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모션 역시 이치반이라면 이러 포즈, 하츠네 미쿠라면 저런 포즈겠지 같은 느낌으로 면밀히 협의한 결과입니다.
● ‘마인크래프트’, ‘스펀지밥’, ‘록맨’ 등 앞으로의 콜라보 라인업은 더욱 놀랍습니다
이이즈카P: 앞서 말했듯 세가 캐릭터가 총출동한다는 게 ‘소닉 & 세가 올스타 레이싱’의 컨셉인데, 이번에는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는 트래블 링을 통해 세컨트 랩부터 새로운 세계로 날아가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죠. 그렇다면 단순히 사내 콜라보만 할 게 아니라 ‘마인크래프트’든 ‘스펀지밥’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온갖 세계가 연결된다면 더 좋겠더라고요. 이번에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신다면 앞으로 시즌 2, 3 등등 계속해서 멋진 콜라보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 레이서와 머신뿐 아니라 코스에도 콜라보 테마가 적용됩니다. 어떻게 꾸몄나요
이이즈카P: 물론 콜라보하는 작품의 매력이 돋보이도록 디자인한다는 게 대전제입니다. 가령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그 게임이 지닌 다양한 환경 요소가 특징이므로 하나의 트랙에서 여러 풍광을 맛볼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스펀지밥’은 역시 파도타기가 굉장히 인상적이므로 그 부분을 트랙 기믹에 넣었고요. 모쪼록 게이머 여러분이 콜라보 작품 속으로 직접 뛰어든 것처럼 느껴지길 바랍니다.
● 정말 멋진 콜라보 라인업입니다만, 음성 미지원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적잖습니다
이이즈카P: ‘소닉’ 시리즈에 소속된 캐릭터 23명은 소소한 대화까지 풀 보이스를 지원합니다. 마찬가지로 콜라보 캐릭터도 그렇게 넣고 싶었습니다만 애초부터 음성을 갖고 있지 않다든지, 영어 외 언어로 한번도 더빙된 적이 없다든지 정말 사정이 제각각입니다. 모두 같은 조건으로 수록해야 한다면 유일한 답은 음성 자체를 없애는 것뿐이죠. 때문에 팀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가 오가다 결국 지금의 사양으로 결정했습니다. 어떤 IP나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인데 음성 문제로 넣지 못 하느니 그냥 풀 보이스 지원을 포기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 라이브 서비스를 표방하는 만큼 앞으로의 꾸준한 업데이트가 관건이겠습니다
코하야카와D: 그 점은 세가 USA서 공개한 업데이트 로드맵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앞으로 1년간 총 12명의 무료 DLC 캐릭터와, 오늘 아침 공개된 록맨을 포함해 6명의 유료 DLC 캐릭터가 더 등장할 겁니다. 또한 그와 함께 네 명이 협력해 즐기는 페스타 이벤트는 물론 신규 가젯도 추가될 테니 기대해주기 바랍니다.
● 딴소리지만 ‘카트라이더’ 콜라보 때 소닉은 뛰라이더라고, 두 발로 직접 달리더군요
이이즈카P: 아, 알아요(웃음). 확실히 ‘카트라이더’ 콜라보 때 소닉은 그랬던 것 같네요. 하지만 역시 소닉이 직접 두 발로 뛰기 시작하면 섀도우 외에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시시한 승부가 되어버립니다. 소닉은 공정한 조건으로 경쟁하길 즐기는 캐릭터이니까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서도 머신에 탑승합니다.
● 끝으로 한국의 ‘소닉’ 시리즈 및 ‘소닉 레이싱’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합니다
코하야카와D: 이번에는 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만 일단 주인공 소닉은 굉장히 건전한 캐릭터이므로(웃음), 아이와 부모님이 안심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자부합니다. 모쪼록 한국의 아이들도 즐겁고 건전하게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를 즐겨주기 바랍니다.
이이즈카P: 한국은 ‘소닉’ 팬미팅에 방문했습니다만 굉장히 좋은 의미로 뜨거운 커뮤니티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금번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는 온라인 대전에 힘을 실었으므로 한국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 안에서 가장 주목하는 아시아 국가는 역시 한국이니까요. 부디 이 작품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주변 친구들에게도 많이 추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