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카렌…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 디자드 손 떠날까
비련의 주인공 카렌이 또 한 번 안타까운 운명을 맞을까. 디자드 주식회사는 최근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 프로젝트 이관 소식을 전했다.
당초 디자드는 일본 요나고 가이낙스와 협약을 통해 옛 명작 IP ‘프린세스 메이커’의 신작 개발 권한을 확보했다. 우연히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 TGS 2023서 양사 협약식이 있었다. 그 후 오래 전 제작이 중단된 구(舊) 4편의 주인공 카렌을 재차 내세우고, 레트로 감성 가득한 일러스트 및 그래픽을 선보임으로써 시리즈 팬덤의 지지를 확보했다.
그렇게 국내 게임사 손에 의해 ‘프린세스 메이커’가 부활하려던 찰나, 이변은 디자드 내부에서부터 시작됐다. 사운을 건 또다른 신작 ‘아수라장’의 초라한 성적, 출시 일정을 연기하면서 대신 열린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 스팀 얼리 액세스 빌드의 조악함, 최근 불거진 대규모 감원 소식까지. 모든 정황이 디자드의 어려운 상황을 짐작케 했다.
결국 디자드는 24일 공지를 통해 “현재 저희 프로젝트는 텀블벅을 포함하여 외부 타 회사로의 이관을 통해 개발을 이어가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저희는 어떻게든 프로젝트를 완성해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 속에서도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다만 ‘이관을 통해 개발을 이어가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란 애매한 표현으로는 이관사가 정확히 어디인지, 이관을 위한 협약 자체는 완료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일단 사전에 약속된 스팀 얼리 액세스 9, 10월 업데이트는 모두 불투명해졌으며 프로젝트의 존속 여부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고 디자드가 함부로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도 없다. 신생 스튜디오로서 별다른 캐시 카우가 없던 디자드는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 개발 자금 일부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았다. 이에 호응한 후원자가 4,837명으로 목표액의 351%인 3억 5,152만 4천 원이 채워졌다. 따라서 다자드에 믿고 후원해준 팬들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