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다P, 정신을 차리니 30년… '슈로대'는 내 인생의 일부
“마징가랑 건담이 싸우면 누가 이겨?”라는 유치하지만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한 SRPG ‘슈퍼로봇대전’이 어느덧 30주년을 맞았다. 시리즈의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셀 수 없이 많은 로봇물이 본작을 거쳐갔고, 마침내 지난 7월에는 ‘IP 라이선스 최다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그 가운데는 ‘슈퍼로봇대전’ 덕분에 재발굴되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린 작품이 적잖을 정도로 로봇물 마니아층에게 있어 그 영향력은 절대적이라 하겠다.
그리고 오는 28일, 시리즈 30주년 기념작 ‘슈퍼로봇대전 30’이 한국어화 정식 발매된다.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출시된 ‘V, X, T’와 달리 근 2년 반만에 신작이다. 오랜 기다림에 부응하듯 ‘용자경찰 제이데커’부터 ‘패계왕 ~가이가이가 대 베터맨~’까지 파격적인 참전작이 눈길을 끌고 ‘택티컬 에어리어 셀렉트’, ‘오토 배틀’ 등 시스템 측면에서도 과감한 시도가 많다. 과연 ‘슈퍼로봇대전 30’이 시리즈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세울 수 있을지, 반다이남코 테라다 타카노부·모가미 쇼헤이P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슈퍼로봇대전’ 30주년을 축하한다.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허심탄회한 소감이 듣고 싶다
: 정신을 차리고 보니 30년… 나 자신도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슈퍼로봇대전'을 만들게 될 줄은 몰랐다. 게이머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기에 매우 감사히 여기고 있다. 이 시리즈는 내 인생의 일부이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 2017년부터 ‘V, X, T’를 1년 단위로 냈는데, ‘슈퍼로봇대전 30’은 무려 2년 7개월 만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 모쪼록 양해를 부탁한다.
●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나 ‘나이츠&매직’ 같은 신규 참전작은 물론 ‘기동전사 V건담’과 ‘중전기 엘가임’처럼 오랜만에 돌아온 작품도 눈길을 끈다. 물론 최고 화제작은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이다
: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스태프 사이의 협의와 게이머 여러분의 설문 결과 등을 참고하여 참전 작품을 결정했다.
● 한국 게이머의 요청이 많아 ‘용자경찰 제이데커’ 참전을 결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마동왕 그랑조트’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한데, 이에 대해 알고 있나
: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 모쪼록 양해를 부탁한다.
● 참전작이 파격적인 만큼 스토리 크로스오버가 쉽지 않았을 듯하다. 저마다 다른 차원에서 왔다고 적당히 넘어가지 말고, 힘들더라도 이리저리 설정을 엮어 마치 원래부터 하나의 세계관이었던 것처럼 꾸며내는 게 ‘슈퍼로봇대전’의 매력 아닌가
: '슈퍼로봇대전 30'의 스토리에 대한 평가는 게이머 여러들에게 맡기겠다. 재미있는 이야기인지 아닌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다.
● ‘기동전사 건담’이 정말 반갑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도 벌써 30주년이다. 팬덤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고 본다면, 좀 더 아저씨 취향의 옛 작품들을 많이 넣어줄 수는 없나
: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초기 시리즈 팬들을 위하여 반가운 로봇 애니메이션이 참전하는 '슈퍼로봇대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건담 계열의 경우 참전작에 ‘Z-MSV’와 ‘M-MSV’가 들어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과거 작품에서도 MSV 기체가 여러 번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슈퍼로봇대전 30'에도 등장시켰다.
● ‘슈퍼로봇대전 30’ 주년 기념작의 주인공 기체로 다름아닌 휘케바인을 선택한 건 어떤 의미인가
: '휘케바인'은 시리즈 초기의 오리지널 주인공 기체이며 예전부터 카토키 하지메 씨와 함께 진행하던 피규어화 기획도 있었기 때문에, '슈퍼로봇대전 30'에 디자인을 어레인지한 '휘케바인 30'를 등장시켰다.
● 언제부턴가 주인공 시작 기체 및 후속기의 선택지가 적거나 없어졌다. 휘케바인 30은 어떤가. 후속기에 대해 귀뜸해달라
: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 모쪼록 양해를 부탁한다.
● 오랜만에 오리지널 전함이 나온다. 공개된 설정에 따르면 전고가 2km가 넘는데, 이러면 마크로스를 넘어서는 초거대함이다
: "'슈퍼로봇대전 30'에 등장하는 모든 아군 로봇을 탑재할 수 있는 전함을…" 이라는 생각으로 전장 2021m짜리 초초대형 전함으로 설정했다. 2021m인 이유는 올해가 2021년이기 때문이다.
● 전투 연출 시 원작을 재현한 대형 컷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장점도 있는 반면, 기체 인게임 모델이 직접 움직이는 건 보기 힘들어져 아쉽다
: 설문 결과에서는 '컷인을 더 늘려 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
● ‘슈퍼로봇대전’에서 개발력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부분은 단연 전투 연출일 터이다. 3D 기술 도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 모쪼록 양해를 부탁한다.
● ‘택티컬 에어리어 셀렉트’는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스테이지 진행 순서와 기체 참전 순서가 바뀐다. 즉 특정 캐릭터간 상호작용이나 대사가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다는 건가
: 각 게이머의 미션(시나리오) 진행 방식에 따라 특정 캐릭터간의 대화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 ‘오토 배틀’의 AI는 어느정도 수준인가. 그냥 무작정 전진하며 가장 강한 무기로 공격할 뿐인지, 아니면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정신기를 구사하며 전략적으로 싸우는지
: 'AUTO 타입'이라는 항목을 통해 '오토 배틀' 시에 각 유닛이 취하는 행동 방침을 공격형, 일반형, 방어형 중 하나로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일부러 만능으로 제작하지 않았으므로 효율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적을 격파하고 싶을 때는 수동 조작을 추천한다.
● 이런 굵직한 신규 요소 외에 소소한 변화상은 없나. 그간 서포트 시스템이나 슛다운!, EX 액션 & 오더처럼 꾸준히 개선이 이루어졌는데
: 신규 정보는 이후의 발표를 기다려주면 감사하겠다.
● 끝으로 ‘슈퍼로봇대전 30’을 기대하는 한국 팬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슈퍼로봇대전'을 플레이해주는 많은 한국 게이머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추후 이벤트 등을 통해 한국에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