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송 소령님은 샷건을 쓰고 날아다닌다, 산나비 외전 '귀신 씌인 날' 시연기
지난 2022년 최초 출시된 산나비는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독특한 세계관과 사슬팔을 사용해서 진행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산나비를 강렬하게 만든 것은 플레이어의 심금을 자극하는 스토리였다. 게임 내의 대사에서 가져와 ‘매우 우는 부엉이요. 질질 짜는 범이다’라는 표현까지 만들어질 정도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현재. 개발사인 원더포션은 펀딩 당시의 약속을 달성하고자 했다. 당초 기획 했던 것과는 여러 제반사정에 의해서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산나비 본편에서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DLC, ‘귀신 씌인 날’을 공개한 것이다. 해당 DLC는 산나비 본편에서도 등장한 송 소령을 주인공을 삼았으며, 원작의 13년 전 사건을 배경으로 새로운 요소를 선보이고자 했다.
지스타 2025 네오위즈 부스에서 만난 산나비의 DLC ‘귀신 씌인 날’의 시연은 15분 시간 제한을 가지고 진행되었으며, 전체 플레이 구조 상 별도의 시연 빌드 느낌보다는 아예 DLC 본편을 플레이하고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오늘 오전에 트레일러와 함께 오는 11월 27일로 출시일을 확정한 만큼, 이번 시연기는 약 2주가 남은 현재 시점에서 귀신 씌인 날이 어떤 플레이를 가지고 있는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여러 이유가 있었기에 귀신 씌인 날은 결과적으로 본편과 완전히 다른 플레이 양상과 전투 스타일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여기에는 본편 제작에 사용한 게임 엔진이 조금 노후와 되었다는 점과 처음 게임 개발을 하면서 원더 포션이 고민했던 요소들로 인한 결과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본편과 같은 게임 스타일을 사용하는 것이 DLC에서 얼마나 효과적인가? 와 같은 고민들이 존재했다.
그 결과, 귀신 씌인 날은 사슬팔이라는 특유의 메커닉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근접 공격과 샷건이라는 새로운 메커닉을 중심으로 액션을 풀어낸다. 본편에서도 꽤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송 소령을 플레이하도록 하면서 준장과는 다른 느낌으로 액션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다. 귀신 씌인 날의 기본적인 플레이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근접 공격 - 송 소령은 기본적으로 연속적인 근접 공격을 통해 적을 제압한다.
2. 샷건 공격 - 플레이어는 원거리에 있는 적을 샷건을 발사해 공격할 수 있다.
3. 점프 액션 - 플레이어는 2단 점프를 활용할 수 있으며, 공중에서 적을 공격할 때 1회 점프를 더 얻는다.
4. 액션 응용 - 다수의 적을 상대하면서 점프하고 근접하며 동시에 샷건 등으로 지속적인 점프를 한다
네 가지의 규칙은 처음부터 끝까지 귀신 씌인 날의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근접 공격은 PC기준 좌클릭으로 발동을 하게 된다. 공격 속도는 꽤 빠른 편이며, 공중에서도 적에게 근접했을 때 이를 발동할 수 있다. 상당히 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는 한편, 연속적인 액션을 수행하도록 만든다. 대부분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근접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우클릭으로 발동하는 샷건 공격은 게임 플레이 도중 추가되며, 원거리 적들을 상대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샷건이기에 방사형으로 공격이 퍼져나가고 다가오는 적들을 요격하기에 이점이 부여되어 있다. 초기에는 근접 공격이 가능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각각의 요소들이 개방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더불어 조금 더 진행하면 근접 공격과 원거리 공격의 연계 요소도 추가된다. 근접 공격을 하다 보면 캐릭터 우상단에 있는 별도의 게이지가 채워지고 전부 채워졌을 때 샷건 공격이 적을 관통하는 효과를 받게 된다. 이 구조에서 근접 - 샷건의 연계가 이루어지고 귀신 씌인 날 특유의 공격 리듬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빠른 근접 공격과 점차 강력해지는 샷건의 공격. 여기서 나오는 흐름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세 번째 메커닉인 점프 액션 전반은 귀신 씌인 날의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사슬 액션이 걸고 - 이동하는 일종의 플랫포밍과 같은 형태였다면, 근접과 샷건의 조합은 메트로바니아 장르에서 볼 수 있었던 플레이 양상을 떠올리게 만든다.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적이나 오브젝트 방향으로 근접 공격을 해서 이동하는 형태의 플레이를 떠올리면 되지 않을까 한다.
규칙은 명확하다. 공중에서 근접 공격을 적중시키면 1회의 점프를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적 뿐만이 아니라 오브젝트에도 이 규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송 소령은 2회의 점프 + 공격을 통한 1회 점프까지 총 3회의 점프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추가 점프가 한 번의 공격마다 기능한다는 점이다. 즉, 공격을 연속으로 적중한다면 별도의 1회 점프를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구조다.
샷건 또한 추가 점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샷건의 경우 반동으로 약간의 이동 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를 응용하면 1회 점프 - 샷건으로 반대 방향으로 소폭 이동 - 2단 점프 수행이라는 액션 체계가 가능해진다.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이라면 이러한 구조가 쉽게 적응이 되는 편이지만, 반대로 패드 조작 기준으로는 꽤나 빠듯할 것 같은 구성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귀신 씌인 날의 점프 액션 구조는 게임 전반을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테이지의 레벨 디자인 또한 여기에 맞춰져 있다. 실제 시연을 보면, 일부 구간은 2단 점프로는 애매하게 닿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샷건을 이용한 반동 이동을 활용해야만 한다. 적의 배치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어가 적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2단 점프와 샷건 반동을 이용해야 함은 물론이고 공격 이후 점프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 구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적들의 공격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다. 일부 적들의 경우 공격을 하는 탄약이 벽을 뚫고 송 소령에게 직격된다. 주로 작은 탄환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박격포와 같이 거대한 탄약의 경우에는 벽에 부딪혔을 때에는 거기서 폭발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판정을 가지고 있는 적들의 공격은 궁극적으로는 플레이어의 동선을 유도하는 장치와 같이 작동한다.
복합적으로 적들이 등장할 경우에는 벽을 뚫고 공격을 해오는 적들에게 먼저 접근을 하는 것이 좋으며, 느리고 강력한 박격포 타입의 탄환은 플랫폼 구조가 가능하다면 차순위로 미뤄두어도 좋은 구조로 자리를 잡는다. 그렇기에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는 앞에 있는 적들을 먼저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 구간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전투하는 플레이에 가까워지게 된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이 지점에서 상황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느껴졌다. 앞서 언급했던 점프 액션 전반과 근접 공격 - 샷건의 플레이 양상까지 생각하면 위아래로. 그리고 수평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전투하는 플레이를 추구하지 않았을까라는 판단을 내리게 한다. 또한 공중에서 가하는 근접 공격이 지상과는 다른 발동 타이밍과 연속성을 가진다는 것도 중요하다.
지상에서 빠르게 공격을 하는 것과 달리 공중에서 시전하는 근접 공격은 한 번 사용 이후 약간의 프레임이 요구된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비는 타이밍에 샷건을 발사하는 식으로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어디까지나 감각적인 부분이라서 조금 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적응이 되는 순간부터는 공중에서 계속 공격을 하며 이동하다가 필요한 순간에 적에게 접근해 근접 공격을 쏟아붓는 형태로 귀신 씌인 날의 액션이 흘러가게 된다.
이러한 지점에서 비추어보면, 귀신 씌인 날의 액션은 사슬 액션과 어느 정도 결을 같이 한다. 사슬 액션의 플레이 중에서 공중에 떠서 이동하는 요소가 어느 정도 같은 결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이를 송 소령이라는 캐릭터에 맞춰 새로운 액션으로 재탄생한 결과물로 판단할 수 있다. 본편과는 감각적으로 어느 정도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공격 리듬과 플레이 양상을 만들어낸 셈이다.
게다가 플랫폼의 구조 또한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이동과 고민을 제공한다. 일부 구간은 바닥을 밟으면 안 되는 구조로 만들어 두었기에 공중에서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물론, 바닥에 떨어지더라도 원래 가고자 했던 플랫폼으로 복귀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공중 공격으로 발판을 때려서 이동시키며 계속 점프를 보충해야 하는 오브젝트도 있기에 전반적으로 난이도 조정을 위한 배려도 들어가 있다.
게임 플레이 시작 시 난이도는 총 네 개가 제공된다. 무한 체력 모드인 ‘병아리’ / 체력이 늘어난 보통 모드인 ‘신참내기’ / 플랫포밍에 익숙한 사람을 위한 어려움 난이도인 ‘다크호스’ / 한 번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하드코어 난이도인 ‘국가공인 인간흉기’까지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서 선택지를 마련해둔 상태다.
산나비의 DLC인 외전 ‘귀신 씌인 날’은 오는 11월 27일로 발매일을 예정한 상태이며 무료로 제공된다. 최연소 무관시험 합격자인 송 소령은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는가. 그리고 상사의 지시를 대놓고 무시하며 욕설을 날리는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모든 이야기는 귀신 씌인 날의 발매일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