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새 옷을 입은 시리즈가 보여주는 검극의 맛,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 시연
20년 만에 부활한 귀무자 시리즈의 최신작 ‘귀무자 : 검의 길’은 리부트를 언급했던 만큼, 시리즈의 정체성을 따라가면서 어느 정도 현대적인 플레이에 접점이 이루어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시연 버전의 경우 교토 청수사를 배경으로 약 20분 가량 진행할 수 있는 분량이었으며, ‘귀무자 : 검의 길’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들의 변화와 새로운 플레이를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우선, 본격적인 시연기에 앞서서 귀무자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개인마다 귀무자 시리즈를 상징하는 것이 조금씩 다를테지만, 그럼에도 이견이 없는 것은 ‘일섬’의 존재다. 적의 공격이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서 반격하는 일섬이라는 개념은 현 세대 액션 게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기도 하며, 그 당시 기준으로는 아주 독특한 매력을 가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귀무자 : 검의 길’은 바로 이 일섬에 많은 변화를 가미했다. 일섬 시스템은 이제 시리즈의 이전과 같은 형태가 아니다. 적들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스태미나인 ‘역동’이라는 게이지가 존재하고 이를 전부 소진시켰을 때 발동하는 것이 ‘붕괴일섬’이라고 표시된다. 일반적인 설명을 하자면, 체간을 깎고 일격을 날리는 처형 시스템처럼 다뤄진다.
역동은 공격 및 방어와 패링 그리고 흘리기 등의 메커닉을 통해서 줄여나갈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보자면 ‘귀무자 : 검의 길’이 보여주는 액션 메커닉 전반은 플레이어들에게는 조금 익숙한 형태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귀무자 시리즈의 연장선에 자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일섬의 형태가 달라졌다고 할지라도 검을 들고 싸우는 검극이라는 형태 자체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검극이란, 칼과 칼이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효과와 청각적인 효과는 물론이고 거기서 나오는 ‘베는 맛’ 에 가까운 경험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이 합쳐졌을 때, 귀무자 시리즈가 보여줬던 검극 액션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기준에서 현재 ‘귀무자 : 검의 길’을 바라보자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처럼 다가온다.
‘귀무자 : 검의 길’은 크게 한 손 공격과 양손 공격으로 두 개의 공격 방식을 택했다. 일반적인 약공격 / 강공격의 형태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공격방식을 섞어가면서 적을 베어 나가는 것이 기본적인 공격 측면의 기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공격의 형태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느냐다.
이번 작품에서는 지금까지 그 어떤 시리즈 작품보다 -물론, 20년 전 타이틀이니 당연히 차이가 크지만- 뛰어난 모션을 보여주고 있다. 검을 베는 궤적이나 애니메이션 뿐만이 아니라 플레이어 캐릭터인 미야모토 무사시가 지어내는 표정이나 동작 모두가 몰입감 있는 동작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일면은 비단 공격 측면만이 아니라 방어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구성된다.
방어 측면은 두 가지로 구성된 공격방식과 달리, 조금 복잡한 형태를 가진다. 일섬의 존재가 사라지면서 그 자리는 패링이 대체하고 있다. 누르고 있으면 발동되는 방어에서 시작하여 타이밍에 맞춰 방어 버튼을 눌렀을 때에는 받아넘기기(패링)가 발동되는 구조다. 그리고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Xbox 패드 기준 LB+A를 입력했을 때에는 ‘흘리기’가 발동된다.
세 개는 모두 능동적인 형태로 다뤄진다. 적과 마찬가지로 미야모토 무사시 또한 역동 수치를 가지고 있기에 그러하다. 방어를 하면 감소하는 역동 게이지는 플레이어가 공격적인 행동이나 패링 등을 하도록 만든다. 패링과 공격을 성공적으로 달성했을 때에는 적들의 역동 게이지가 줄어들며 앞서 설명한 붕괴 일섬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달성할 수 있다.
흘리기(Deflect)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패링과 잘 구분이 되지는 않았다. 모션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는 별도의 도움말이 출력되지 않았기 때문에 파악이 불가능했다. 형태를 보자면 성공 이후에 공격으로 연계되기 쉽다는 특징 정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격과 패링이 중심적인 메커닉에 있지만, 회피 또한 유용하게 사용된다. 적의 공격을 회피할 경우에는 순간적으로 잔상이 남게 되며, 이후에 적에게 몇 차례 피해를 줄 수 있도록 설정하기도 했다. 판정 자체는 흘리기보다
그리고 공격과 방어에 이어서 일종의 필살기인 ‘귀신의 무구 : 쌍도 [이천]’이라 명명된 기술도 존재한다. 해당 기술은 RB/R1에 배정되어 있으며, 귀력 게이지를 소비해서 특수한 공격을 발동하는 형태다. 무사시이기 때문에 이천으로 명명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쌍검을 이용해 적을 연속으로 베어 내는 형태다. 여기에 적중한 적은 노란혼을 대량으로 방출하여 무사시가 체력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외에도 ‘귀무자 : 검의 길’은 검극 외적인 측면에서 오브젝트를 활용한 전투의 도움이나 탐험 측면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뒀다. 시연 빌드의 경우 오브젝트는 하나가 있었다. 수레를 밀어서 몰려있는 적들에게 피해를 주는 형태였으며, 이를 이용해서 적의 수를 줄이고 전투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앉아서 접근 - 암살이라는 형태도 플레이에 도움을 준다.
탐험 측면에서는 LT+RT로 발동하는 ‘눈각성 [탐지]’ 라는 기능도 존재한다. 이는 진행 과정에서 막혀있는 길을 뚫기 위해 사용된다. 근처에 숨겨진 것이 있다면 완갑이 빛나게 되며, 이를 확인한 다음 눈각성을 발동해 나아갈 길을 확보하는 기능이다.
시연 빌드는 이렇게 지금까지 설명했던 것들을 차근차근 제공하면서 전투 측면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대일 전투로 진행되는 ‘귀무자 : 검의 길’이기에 검극 액션이라는 특징이 더 잘 드러나는 지점들이 여럿 존재한다. 적에게 접근해 칼과 칼이 부딪히고 때로는 받아넘기기로 적의 화살을 되돌려 공격하는 등 검을 중심으로 구성된 메커닉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응축한 것이 시연 빌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간류와의 전투다. 간류와의 전투는 ‘귀무자 : 검의 길’이 보여주는 시스템 전반을 아주 멋들어지게 장식한다. 해당 전투에서는 광기에 절여진 간류를 마주하게 되며, 간류 또한 무사시와 마찬가지로 완갑을 착용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서는 말 그대로 검과 검이 마주하면서 생기는 불꽃과 치열한 동작의 흐름이 그대로 표현된다. 공격을 패링하거나 흘리기를 성공할 때에 순간적으로 연출이 더해지기도 하고 (조건은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QTE 입력이 발동하는 등 전투의 상황을 긴박하게 연출한다.
보스인 간류 또한 적들과 마찬가지로 역동 게이지를 가지고 있다. 보스의 역동 게이지를 전부 소진시키면 붕괴일섬이 발동한다는 메커닉 자체는 동일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플레이어의 선택이 가미된다. 강적을 상대로 붕괴일섬을 발동할 때에는 붕괴일섬을 맞힐 부위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이 가능한 부위는 붉은 색이나 보라색으로 표시된다.
붉은색 표시는 보스의 체력을 더 많이 소진시키며, 보라색을 혼을 더 많이 방출하는 선택지다. 플레이어의 상황에 따라서 어떤 이점을 얻을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의미다. 체력이 더 필요하다면 혼이 더 많이 드랍되는 보라색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며, 여유가 있다면 체력을 더 많이 줄이는 붉은색이 정답이 된다.
긴장감 있는 보스전은 중간중간 연출을 통해서 완성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받아넘기기와 흘리기 등을 입력할 때, 적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서 모션이 달라지기도 하며, 플레이어의 조작과 연출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전투의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귀무자 시리즈가 보여줬던 전투의 쾌감이나 정체성들이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약 20분의 시연 정도였지만, ‘귀무자 : 검의 길’이 보여준 것은 명확했다.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요즘 액션 장르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액션의 밀도와 함께 치열한 전투 그리고 화려한 연출들이 더 큰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컷신에서 주인공 무사시가 보여주는 모션이나 표정 변화 등은 개발진이 캐릭터 구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시리즈 팬들에게는 새로운 귀무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 될 것이며,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원래의 귀무자 시리즈가 보여줬던 검극 액션이란 무엇인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귀무자 : 검의 길’은 현재 개발 중인 상태로 오는 2026년 발매를 예정하고 있다. 발매 플랫폼은 PC / PS5 / Xbox Series X|S이며, 이외 구체적인 정보는 추후 더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