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아직도 90일을 더 기다려야 하는가 - '몬스터헌터 와일즈' 시연
이번 시연은 미디어 쇼케이스에 앞서, 국내 미디어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오픈 베타 스토리 모드에서 제공했던 플레이 이후. 즉, 본편의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빌드가 구성됐다.
미디어 쇼케이스 시연에서 진행한 초반부의 흐름은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보여준 캐릭터 생성부터 차타카브라를 잡는 데 까지의 극초반부. 그리고 그 너머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꾸려졌다. 시연 시간은 2시간으로 설정되어 있었고 신규 몬스터인 발라하라까지 진행할 수 있는 빌드다. 시연 빌드의 대략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다.
캐릭터 생성 - 차타카브라 수렵 - 마을 방문 - 스토리 - 케마트리스 수렵 - 스토리 - 경계의 모래 평원 파밍 (자유시간) - 스토리 - 주홍빛 숲 방문 - 라바라바리나 수렵 - 바바콩가 수렵 - 발라하라 수렵 - 도샤구마 수렵 - 우트 투나 수렵
다만, 시연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던 데다가 시연대 또한 부족하여 매체들이 패드를 돌려가며 플레이 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개인적 플레이 기준으로는 쭉 진행을 했을 때를 기준으로 라바라바리나 까지만을 수렵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체험기는 오픈 베타 이후의 플레이 경험. 그리고 스토리를 곁들여가며 플레이를 했을 때 어떤 경험을 마주할 수 있는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베타에서 볼 수 없었던 무기 및 방어구 생성과 새로운 필드 모습 등이 속한다.
● 오픈 베타, 그 이후의 진행에 대해서
차타카브라까지 잡아내는 과정은 이미 오픈 베타를 진행했다고 가정하고 생략하고자 한다. 이후 플레이어들은 NPC와의 대화를 통해서 마을 내부에 있는 각 기능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바로 개방되지 않고 퀘스트 진행 정도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개방된다.
초기 개방되는 시설에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은 플레이어가 연습을 해볼 수 있는 장소의 개방이다. 수련장에는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별도로 연습을 해볼 수 있는 오브젝트가 배치되어 있다.
세부적인 설정도 가능한데, 육질 설정 (부드러움 / 단단함) / 상처 설정 / 행동 모드 선택 / 내려치기 패턴 (강도 설정 가능) / 오브젝트가 바라보는 방향 / 자연회복 설정 / 특정 스킬 효과 발동 여부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보다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 보이는 구조다.
이후에는 차타카브라 소재를 이용해 방어구 제작을 해보라는 튜토리얼이 진행되며, 그 다음으로는 차타카브라와의 전투에서 구출한 원주민 캐릭터들과 세크레트를 쿠나파 마을로 옮기는 이벤트가 진행되며, 이후에 마을로 돌아와 케마트리스 수렵으로 이어진다.
케마트리스 수렵은 캠프에 보급 물자를 옮기는 부대를 돕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이루 보급 부대가 늦어진다는 메시지가 뜨고 현장을 찾아 이동한다. 앞서 쿠나파 마을에 세크레트를 옮겨둔 상태였기에, 이동 과정에서 세크레트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케마트리스가 보급 부대의 고기를 노리고 습격한 것을 확인한 이후에는 이벤트 컷신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세크레트를 다시 탑승할 수 있게 되며,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케마트리스와의 전투가 진행되는 흐름이다.
● 신규 몬스터 - 케마트리스 수렵
수룡종 몬스터인 케마트리스는 조금 느리지만, 둔중한 공격을 시도하는 몬스터로 설계되어 있다. 수룡종이 두 번째 수렵 몬스터로 제공되는 점은 조금 놀라운 것이기도 한데, 차타카브라 이후 바로 거대한 덩치의 몬스터와 전투를 진행하는 데에서 이전 작품과는 조금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케마트리스는 이전 영상 등에서 공개된 것처럼, 꼬리를 사용한 화염 공격을 위협적으로 선보인다. 꼬리를 이용해서 바닥을 쓸고. 거기에 불을 붙이는 것이 특징이다. 화염 공격을 시도하면서 주기적인 피해를 입히고 이를 해제하는 과정을 습득하기 위한 발판과 같다.
타차카브라 대비 큰 덩치는 공격 시에 화면을 한껏 가린다. 다만, 초기에 등장하는 몬스터인 만큼 전반적인 패턴이 위협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수룡종 특유의 전투 경험을 만들어 내는 스텝은 특별히 느끼기 어렵다. 덩치 큰 조룡종에 가까운 수룡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그간 수룡종 몬스터가 전반적으로 덩치가 큰 것과 비교해서 아담한 사이즈처럼 느껴졌다. 소형 수룡종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특유의 사이드 스텝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져서 상대하기가 편했다. 어디까지나 큰 덩치로 인해서 피격 범위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뿐. 전반적인 패턴은 정직하고 둔중해 상대하는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동을 하더라도 오픈 베타의 도샤구마와 다르게 그리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반적인 수렵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화염 상태 이상을 일으키는 일부 패턴에만 주의하면 무난하게 수렵이 되는 편이었으며, 개인 기준 대략적인 수렵 시간은 6분 정도에 클리어가 됐다.
● 케마트리스 이후 - 주홍빛 숲과 이후 진행
이후 플레이어들은 세크레트 탑승을 허가 받고 보다 자유로운 탐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은 이후 주홍빛 숲으로 여정을 떠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이 시기에는 바로 주홍빛 숲으로 이동할 것인지 / 파밍을 더 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케마트리스 수렵 이후 무기 강화가 개방이 되는 한편, 방어구를 정비하고 나머지 장비를 점검하는 시간이다.
준비가 되었다면, 플레이어는 주홍빛 숲에 따로 거점을 꾸린 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출발한다. 주홍빛 숲은 경계의 모래 평원과 다르게 숲 지형으로 꾸려져 있으며, 황폐기 기준으로 독성 오브젝트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어둑어둑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추적 과정에서는 약간의 튜토리얼도 함께 진행된다. 간이 캠프를 설치하는 과정을 스토리 진행을 통해 설명하는 형태다. 상당히 넓은 필드를 활용하고 있는 몬스터 헌터 와일즈에서 캠프가 어떤 식으로 설치되는지. 그리고 어떤 지점들에 설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형태다.
이벤트 컷신을 통해서 라바라바리나와의 전투 이전에 어떤 과정이 있었는가를 스토리 측면에서 전달하고. 이후에는 라바라바리나 둥지 근처에서 플레이어와 라바라바리나와의 전투가 진행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는 주홍빛 숲을 탐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사가 출력되며 정해진 루트로만 가도록 강제하고 있고. 이후에는 라바라바리나와의 전투로 플레이어를 인도하고 있어서다.
● 신규 몬스터 2 - 라바라 바리나 수렵
세 번째 대형 몬스터인 라바라 바리나는 협각종 특유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즉, 날렵하고. 순간적으로 앞다리를 이용해 헌터를 공격하는 플레이다. 여기에 라바라 바리나 특유의 털을 흩뿌리는 패턴 / 공중으로 올라가 공격하는 패턴 등, 움직임을 쫓기 어려운 무기로는 상대하기가 조금 까다로운 편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스토리 상 처음으로 라바라 바리나를 만날 때에는 라바라 바리나 이동 과정에서 100% 확률로 도샤구마와의 영역 다툼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플레이를 했을 때. 그리고 다른 미디어가 플레이 하는 것을 봤을 때 모두 동일했다. 스토리 기준으로 동일한 이동 경로를 가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같은 장소에서 무조건 도샤구마를 만나 영역 다툼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는 튜토리얼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렵 도중 아직 확인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주홍빛 숲 곳곳에는 ‘뾰족가시 나무’라 명명된 오브젝트들이 지형 벽쪽에 자리한 장소도 있다. 이 뾰족가시 나무의 경우 툴팁에 ‘머리에 올라탄 채 몬스터를 충돌시키면 가시가 박혀 상처가 나기 쉬워진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상태다.
시연에서는 이 ‘머리에 올라탄 채 충돌시키면’ 이라는 문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베타 때와 다르게 탑승 이후 머리로 이동하면 몬스터 방향 조작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머리로 이동한 다음 발버둥칠 때에 발동하는 것인지 파악할 수는 없었다. 이것도 다 아니라면, 현지화가 잘못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어떻게 충돌을 시킬 것인가? 이 부분은 정식판 이후에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꽤 많이 늘어난 스토리 분량과 컷신 - 2시간이 부족한 이유
앞서 언급한 수렵 시간을 보면, 케마트리스와 라바라 바리나는 각각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관련해서 추가적인 수렵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전체 2시간 중에서 혼자서 패드를 잡고 플레이를 한 시간이 약 1시간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조금 이상한 수치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상이다.
와일즈에서는 수렵 외 시간을 스토리 진행으로 채운다. 초반부 스토리를 시작부터 몰입감 있는 연출을 제공하고. 아이루가 대화를 하게 된 것도. 이야기와 연출에 한껏 힘을 쏟은 것도 이러한 이유다. 수렵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NPC들과 이동을 하거나. 연출을 보거나 하는 것들이 자리한다.
컷신으로 나오는 경우 스킵자체가 가능하지만, 인게임에서 대사가 나오는 경우라면 컷신 자체가 스킵되지 않는다. 당장 게임 초반 시작부터 컷신과 이벤트를 다 보고 진행한다고 하면, 그냥 쭉 진행했을 때를 기준으로는 케마트리스와의 조우까지 약 40분 정도가 걸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 중에 수렵 시간은 약 10~15분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후 진행도 마찬가지다. 언급했던 세크레트를 받고. 원주민 마을까지 가서도 추가적인 이벤트 컷신이 재생된다. 케마트리스 수렵 이후 마주하는 해당 이벤트의 경우, 음식을 먹는 기능을 선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 이후가 되어서야 자유 행동이 주어지고. 추가적인 파밍을 하거나. 다음 지역으로 떠나는 구조를 택했다.
주홍빛 숲도 같은 방향에서 진행된다. 라바라바리나 이전까지 플레이가 강제되거나. 스토리 컷신이 나오는 부분들이 꽤 많다. 물론, 그렇다고 스토리 컷신의 퀄리티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델링이나 비주얼 자체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컷신은 충분한 몰입감을 보여주고 있기에 만족스럽다.
다만, 수렵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조금 길어 보인다. 이전에는 퀘스트를 수주하고 출발하는 방식이었기에 목표가 명확하거나 필드 진입 자체가 수렵을 시작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모든 것들이 필드 위에서 진행되기에 더 길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시연 이전에 우드 투나까지 가능하다고 언급을 했던 것은 모든 이벤트 컷신 등을 스킵하고 수렵에 집중했을 때에 가능한 시간으로 보인다. 2 시간 이내에 해당 진행까지 가능한 것은 이벤트 컷신을 전부 다 감상했을 때를 기준으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이런저런 추가 수렵 및 장비를 만드는 과정까지 수반되면, 무조건 2시간은 더 거릴 것이 분명하다.
● 이외 변경된 점들 - NO 2기단 / 추가 액션 변경사항 등
추가적으로, 무기 제작의 경우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특정 재료들을 요구한다. 무기는 이전에 알린 것처럼 무기마다 공격적인 스킬이 붙어 있다. 전체적인 파생도를 확인했을 때에는 13~15개 정도 파생 무기군이 배치되어 있다. (※주 : 무기마다 다를 수도 있고 수정될 수도 있는 지점이라, 확실하지는 않다. 일단 12개는 넘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파생도 우측이 가려져 있으므로, 이는 상위 콘텐츠를 위한 구역으로 추정된다.
무기 비주얼 관련해서는 적어도 ‘2기단’ 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초반부 무기들은 2기단의 흔적이 조금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나, 공개된 무기 비주얼 등을 봤을 때에는 고유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무기들이 자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다. 초반부 차타카브라 무기는 뼈 무기 베이스에 가죽을 얹은 것과 같은 2기단의 흔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전보다는 개선이 되기는 했다.
추가적으로 조충곤의 경우에는 공중돌진 이후 무답도약이 가능한 액션이 추가됐다. 점프 이후 한 번의 공격 파생에 그치지 않고 이전 작품과 같이 더 많은 액션을 구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후 개발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오픈 베타 이후 피드백을 받아들여 무기의 액션을 수정 중이라고 했던 만큼, 다른 무기군도 연계나 액션 등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리하자면, 이번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시연은 명확한 즐거움을 제공했다. 우리가 왜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사랑하는지. 그렇게 오랜 시간 플레이를 하는지. 그리고 새로운 변화에 맞춰 나오는 플레이와 새로운 몬스터들이 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지를 증명했다. 아직도 발매까지 세 달 가까이 남았다는 사실이 서글프게 느껴질 정도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는 오는 2025년 2월 28일 PC / PS5 / Xbox Series X|S로 발매를 예정한 상태다. 더불어 이번 작품은 기종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여, 다른 플랫폼의 플레이어들과도 함께 수렵을 진행할 수 있을 예정이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