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레플리칸트 ver.1.22474487139… 가장 큰 변경점
● 이번 리마스터 버전에서 전투 시스템을 많이 고쳤다고 들었다. 그 중 플레이어가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변경점은?
이토 : 검술과 마법을 자유롭고 다채롭게, 그리고 빠르게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일까. 예를 들면 대시하면서 '검은 창'을 쏘고 그대로 옆으로 슬라이딩하거나 무기 공격 후에 '검은 손'을 쏘면 적을 위로 쳐올릴 수 있는 어퍼 펀치로 변화한다. 이렇게 마법이 자신의 행동에 맞추어 세밀하게 변화하여 상쾌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또 니어의 최고의 매력 중 하나인 '마음에 상처를 새겨넣는 이야기'가 마음에 스며들 수 있는 몰입감을 만들기 위해, 주인공과 이입할 수 있도록 검과 마법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전투 시스템을 만들었다.
● '니어 오토마타'에는 '니어 레플리칸트'와 이어지는 요소가 가끔 등장하는데, 반대로 오토마타의 영향으로 '니어 레플리칸트 ver.1.22'에 변화가 발생한 부분도 있나?
사이토 : 세계관적으로는 변화가 없으므로, 딱히 변한 부분은 없다. 다만 게임으로서의 퀄리티는 오토마타에서 좋았던 부분을 반영하여 플레이가 아주 즐거워졌다고 생각한다.
사이토 : ver.1.22가 300만 장 팔리면 뭔가 생각해보겠다.
● 추가 요소가 아니라 역으로 원작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삭제한 부분도 있는가?
이토 : 원작의 매력을 현대에 재현하기 위해 어떠한 요소도 삭제하지 않았다. 필요 없다고 생각되어도, 가능한 한 의미가 있는 형태로 다시 만들었다. 다만 한 가지, '벽 차기' 액션은 정말 용도를 알 수 없어서 삭제했다. 전 세계 벽 차기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 본작에서 DLC로 구입할 수 있는 추가 콘텐츠가 있나?
사이토 : 무료 DLC(4 요르하)가 나온다.
사이토 : 많이 팔리면 그 때 가서 생각해보겠다.
● 코로나19 상황에서 발매일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작업했나?
이토 : 토이로직은 사내의 정보 시스템을 빠르게 재택근무로 전환한 덕분에 비교적 마찰 없이 대응한 쪽이 아닐까 싶다. 이후에는 리더 역할의 스태프 이외에는 모두가 재택 근무로 마지막까지 개발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괴롭고 마지막까지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는 모두와 마시러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제가 술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팀원들 사이의 벽을 허물고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쌓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 ver.1.22의 개발에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이토 : 요코씨, 그리고 플래티넘 게임스의 타우라씨가 원하는 퀄리티를 맞추는 것이었다. 오토마타는 비주얼과 게임 디자인 모두 멋진 게임이었는데, 본작이 그와 비등하거나 그 이상의 퀄리티를 내길 원하셔서 팀 전체에 큰 압박이 되었다.
이토 : 일단 매우 많은 부분이 프로그램으로 직접 만들어져 있어서 원작의 프로그램 코드를 읽어 들여 파악해야 했던 양이 많았다. 다행히도 토이로직에 원작을 개발했던 오리지널 멤버인 프로그래머가 있어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질문하고 조사를 의뢰할 수 있었는데, 개발 마지막까지 계속 조사할 부분이 있었다.
게임 플레이 면에서는 나 자신의 '미화된 원작의 기억'과의 차이를 메우는 부분에 절치부심했다. 개발 중인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어라, 이런 느낌이었던가'하고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을 구분해내는... 계속 개발만 하다 보면 최신 게임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되므로 가끔 최신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또 개발로 돌아가고, 오토마타도 가끔씩 하고... 아무튼 계속 비교하면서 진행했다.
● 본작에 넣고 싶었지만 넣지 못한 요소가 있나?
이토 : 어떤 게임이든 그런데, 본 작품에도 많이 있다. 너무 많아서 다 기억해낼 수가 없으니까. 팀의 아이디어 노트를 보면서 생각해보니 '엔딩에 슈팅 게임을 넣고 싶다'는 게 적혀 있었다. (게임 내에는 안 넣어서) 조금 아쉽다.
● 제약 없이 새로운 게임을 지금의 개발 팀 멤버로 제작할 수 있다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이토 : 지금의 멤버라면 액션이나 배경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으니 '바다의 고대 도시를 무대로 백상아리와 우정을 쌓아가는 해양 액션 어드벤처'나, '광대한 자연을 가진 일본의 시골 마을을 무대로 '디트로이트' 같은 현장감 있는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으로 한 여학생과 가까운 사이가 되는 노스탤직 어드벤처'가 만들고 싶다. 시골이니까, 귀여운 고양이도 나오는.
예상하신 대로 저는 여자 아이와 고양이와 상어를 좋아한답니다~
이토 : 오토마타에도 있었던 자동 전투 기능을 탑재했다. 내버려 두면 자동으로 스타일리시하게 싸워준다.
● 니어 시리즈를 제외하고, 본작을 만들면서 가장 영감을 많이 받은 작품은?
이토 :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이다. 그리고 '세키로'와 '애스트럴 체인'도 많이 참고했다.
● 아버지 니어 등 게슈탈트의 요소가 나오는가?
이토 : 원작의 DLC였던 '15 나이트메어스'에서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플레이할 수 있는데, 그 때만 아버지 니어를 조작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새롭게 모델링을 했다. 그리고, 타이틀 화면을 계속 방치해두면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토 : '자기만의 검술과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주인공'이 '소중한 것을 위해 마물을 학살하는 이야기'를 주인공에 감정 이입해서 자신의 체험처럼 느낄 수 있는 게임 플레이를 목표로 플레이어 액션의 개조에 많은 공을 들였다.
● 그래픽과 배틀을 빼면 원작으로부터 어떤 업데이트가 있었는지?
이토 : 가장 큰 업데이트는 새로운 시나리오이다. 원작 개발 시에 어쩔 수 없이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환상의 시나리오를 드디어 게임 내에 넣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재플레이 요소'를 매번 신선한 기분으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요리에 뿌리는 조미료 비슷한 요소를 이것저것 추가했다.
● 리메이크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듯하다. 단순한 리마스터나 업데이트가 아니란 생각이 드는데, 오리지널 버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위치인가?
이토 : 비유를 들자면 왕년의 명차를 복원했다는 느낌이다. 그리운 느낌이면서도 아름답게 뽑아낸 프레임, 기억 속의 느낌과 같은 승차감. 하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드라이버가 지금의 도로에서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즈되어 '미화된 그리운 기억'을 재현한 차. 이처럼 원작의 데이터를 그대로 복원하면서도 지금은 낡게 느껴지는 파츠를 교체, 추가하여 중심이 되는 부분을 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살려서 제작한 버전업이다.
● 토이로직에 소속된 몇 분은 원작 개발 경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다고 하나?
이토 : 이번 작품의 메인 프로그래머(원작에서는 적 몬스터를 담당)에게 물어봤는데, 다음과 같이 대답하더라.
"약 10년 전의 일이라서 역시 잊어버린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시대의 개발 작업은 정말로 즐거웠고,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만든다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에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다시 다듬어가는 작업이 정말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예전의 미숙했던 자신이 만들었던 부분을 다시 마주해야만 하는 부끄러움, 그 시절에는 실현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방법에 도전할 수 있는 것 등,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가 젊은 시절을 다시 겪는 듯한 기분으로 개발하였습니다."
이토 : PS5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다. PS5에서는 PS4 Pro처럼 그림자의 퀄리티 업과 더욱 단축된 로딩 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 ver.1.22와 오토마타는 어느 쪽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나?
이토 : 역시 '니어 레플리칸트 ver.1.22' 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시대에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게임으로 조정하긴 했지만, 11년 전의 에센스를 제대로 남기고 개발했으니 옛날 게임다운 어려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에는 자동 전투를 추가하였으므로 액션을 어려워 하는 분도 안심하고 플레이 할 수 있다.
● ver.1.22의 사운드트랙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이토 : 'Kainé / Escape'이다. 대범하면서도 유리 같이 섬세한 카이네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 작품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의 음악으로 이 곡을 선택했다.
이토 :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튀란일까? 선을 믿지 않는 비뚤어진 성격이고, 놀리는 걸 좋아하면서도 사실은 순수하고 일편단심인 점. 그리고 태양 빛을 받으면 증발해서 죽는 점에서. 나는 기본적으로 방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 ver.1.22에 온라인 멀티플레이 요소가 존재하는가?
이토 : 없다.
● 캐릭터의 재디자인은 어떻게 진행됐나? 디자인을 그리운 느낌이 들면서도 참신하게 만드는 노하우는?
이토 : 캐릭터에 그리움과 참신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 오토마타 등 다른 니어 시리즈의 작품을 참고하여 'NieR다움'을 의식하면서도 피부의 질감이나 눈동자의 빛 같은 디테일을 향상시키고, 캐릭터의 감정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베이스부터 얼굴 모션을 다시 제작했다. 덕분에 생동감 넘치는 인간다움을 느끼실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 캐릭터 모델 리메이크에서 어떤 캐릭터가 가장 크게 변했는지?
이토 : 주인공의 청년 시절이다. 카이네는 2B, 소년 시절의 주인공은 9S라는 참고 모델이 있었는데, 청년 주인공에 가까운 캐릭터가 없어서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생각하는 게 힘들었다.
사이토 : 특별히 없다. 어느 쪽부터 플레이 해도 문제가 없도록 만들었다.
● 원작을 플레이 했던 사람과 이번에 처음으로 레플리칸트를 접하는 사람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토 : 본 작품은 미화된 과거의 기억을 현실로 가져와 추억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나를 포함하여 원작을 플레이 하신 분들에게는 신선한 추억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친구들과의 동창회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플레이 하시는 분들께는 원점의 재미를 지금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지 않나 하고 싶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11년 전의 유저가 체험한 것을 그대로, 혹은 그 이상의 감동으로 맛볼 수 있게 해주는 게임이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