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아블로 3] 죽음이 남기고 간 상처

[지나가던 ??]

BGM : 디아블로 3 - Reaper of Souls

추락하는 디아블로.

형제들을 흡수하여 역대 최강의 악마가 됐지만

마찬가지로 최강의 영웅으로 각성한 네팔렘에게

패했습니다.

평화가 찾아올 거라고 잠시나마 기대한 티리엘이었지만...

디아블로가 죽어도 검은 영혼석은 남아 있었죠.

검은 영혼석에 의해 균열이 일기 시작한 대천사들.

일반 영혼석만 해도 주변을 타락시키고 고결한 영웅도

굴복시켰는데 일곱 악마가 모두 봉인된 검은 영혼석의

악영향은 타에 추종을 불허했죠.

기껏 봉인된 지옥 군주들이 해방될 수도 있으니

파괴할 수 없고 천상에 둘 수도 없던 티리엘은

결단을 내립니다.

천사들도 모르게 검은 영혼석을 훔쳐 다른 곳에 두기로 하죠.

천상을 벗어나,

성역 깊숙한 곳에 있는,

라키스의 무덤으로 가져갑니다.

마법으로 잠긴 고대 도시 아래에 있으니 안전하리라 믿었죠.

이를 도운 게 신생 호라드림입니다.

탈 라샤나 졸툰 쿨레 같은 선대들에 비하면

영 어설픈데다 티리엘도 필멸자가 된지라 너도나도

고생했지만 기어코 사명을 다했죠.

제단 위에 안착되는 검은 영혼석.

티리엘은 부디 이것으로 충분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영혼석의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봉인이 약해지고

주변을 타락시키겠지만 워낙 외진 곳에 있으니 그 만큼

악영향도 적을 테죠.

"잘해주었다, 너희의 임무는 끝났다. 이제...."

뭔가 쎄함을 느낀 티리엘.

불길함에 다들 전투 태세에 들어가는데...

"도망쳐...!"

전투도 아니고 도망을 지시합니다.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상대가 오고 있음을 직감했죠.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 천사.

"말티엘?"

수십년 전(디아 2) 세계석 파괴 후

종적을 감췄던 지혜의 대천사가 갑툭튀했습니다.

이제는 지혜가 아닌 죽음을 관장하고 있죠.

냅다 호라드림 둘을 살해한 말티엘.

네팔렘에 비할 바야 안 되도 제법 실력자였을

텐데 죽음의 대천사에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이어서 죽음의 안개가 퍼지고 이를 맞은 이들도

생명을 빼앗기죠.

뭐 해볼 틈도 없이 하나둘 죽어나가는 신생 호라드림.

티리엘은 급히 배리어를 만들어 옆에 있던 로라스라도 지킵니다.

"가라, 가! 네팔렘을 찾아라!"

티리엘 덕에 로라스는 간신히 현장을 벗어나지만...

나머지 호라드림은 몰살당합니다.

그냥 죽는 것도 아니고 말테일에게 영혼을 수확당하죠.

살려달라는 듯 손을 뻗는 게 애처롭기 그지 없습니다.

엘드루인을 겨누는 티리엘.

하지만...

말티엘은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해버립니다.

정의로운 의도를 가지지 못한 존재라면

무엇이건 벨 수 있는데 말티엘은 타락했다하여도

자신만의 정의를 위해 움직이는 중이라 안 통했죠.

말티엘의 낫질 한 방에 검을 잃고,

들어 올려지는 티리엘.

"형제여... 왜...?"

말티엘은 눈앞의 필멸자가 형제였던 티리엘임을

알아차립니다.

그는 악마와 그들의 피가 섞인

인간을 전멸시키려는 거지 천사까지 노리는 건 아니죠.

내동댕이나 다름 없지만 티리엘을 풀어줍니다.

"네팔렘이 널 막을 거다!"

"누구도 죽음을 막을 수 없다."

싸늘하게 일갈하는 말티엘.

그렇게 검은 영혼석을 얻고 인류의 반을 몰살시켜버리죠.

극후반에 이르러 네팔렘과 격돌하는데

예상을 넘는 강함에 검은 영혼석까지 흡수하며

싸웠지만 결국 토벌당합니다.

하지만 이 일로

티리엘은 네팔렘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죠.

그 혹은 그녀는 불가능을 가능캐 하고 무고한 이들을

구한, 사상 최강의 영웅이지만...

타락 가능성이 높은 필멸자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타락하면 막아낼 방법이 없기에

인간과 성역에 우호적이던 티리엘마저 불안을

느끼며 3가 종료됐죠.

말티엘은 언제봐도 할 말이 없게 만드네요.

디아블로를 필두로 악마들은 성역에서 은밀히

악행들 벌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마의 존재조차

몰랐는데 말티엘의 대학살은 성역에 사라지지

않을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의 휘하 천사들은 동족상잔까지 벌여서

인간을 그리도 싫어하던 임페리우스가 말티엘

토벌에 한 몫 거들었을 정도죠.

성역이 본격적으로 황폐화 된 건 말티엘 퇴장 후

인간끼리 동족상잔을 벌여서라는데 그 계기를

만든 게 말티엘이니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막판에 검은 영혼석 흡수하는 것도 최소한의

대의조차 저버린 행동으로 보였죠.

-PS-

3에선 막내였으나 4에선 노장으로 등장한 로라스.

대천사에 못 미친다지만 자기보다야 훨씬 강할

이나리우스에게 전혀 안 쫄았는데 한창 젊을 때

3의 난리통을 겪어서 그런 거라는 설이 흥미로웠죠.

그가 모신 게 필멸자가 되었음에도 정의를 위해

열일하던 티리엘, 동료들을 순삭 및 학살한 말티엘,

인간을 싫어하지만 티리엘에겐 츤츤대며

이따금씩 막강한 힘을 보여준 임페리우스,

이들을 작살내고도 남을 네팔렘과 조우했습니다.

이쯤되면 이나리우스가 안 무서울 만도 하죠.

거기다 천사이자 성역의 어버지 라는 놈이

사이비 교주 노릇이나 하니 더욱 기가 찰 겁니다. 

[서태지9]

디아4에서 티리엘 행방이 제일 궁금함

[Jenu]

간만에 보니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