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게임스컴 2024에서 의외로 주목을 받은 게임을 하나 꼽자면 바로 이것을 말할 수 있겠다. 무려 개미가 주인공인 게임, ‘엠파이어 오브 디 앤츠’ 다.

마이크로이드 개발, ‘엠파이어 오브 디 앤츠’ 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다. 이미 한차례 만들어졌던 ‘개미’ 원작 전작에서 나아가 이번 작품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탄생했다. B2B 마이크로이드 부스에서 개발자 마티아스의 설명과 함께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RTS 라고 할 수 있지만, 항상 플레이어 캐릭터를 조종하는 TPS 이기도 하다. 개미의 도시 타유칸의 병정 개미로서, 몸에 상처가 남을 정도로 역전의 용사다. 타유칸의 개미들을 이끌며 여왕 개미의 명을 받아 타유칸에 들이닥친 위기를 해결하는게 주된 내용이다.

게임의 도입부와 함께 타유칸은 홍수로 피해를 입은 상태이며, 기자가 플레이한 챕터 2 에서는 타유칸 전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하면서 피난 행렬이 시작된다. 그 와중에 여왕개미는 주인공에게 사라진 자신의 딸을 찾거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임무를 맡긴다. TPS 방식으로 이동하고 월드를 돌며 퀘스트를 받고, 각 임무는 3가지 모드로 나뉜다.

가장 먼저 스트레티지 모드, 전략 모드는 가장 기본적인 RTS의 모드, 다른 게임의 스커미시 모드라고 생각하면 쉽다. 기지 건설과 영토 확장 등 이 게임의 모든 전략적 플레이를 담고 있는 모드이며 그 길이도 상당히 길다. 주어진 맵에서 기지를 건설하고 중립 둥지를 차지해 세력을 확장하고 강화한 뒤, 적의 둥지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모드다.

전술 모드는 위의 RTS 요소에서 기지 건설 및 운영 요소를 빼고 병력 운용에 집중한 모드다. 임무 시작과 함께 정해진 구성의 병력이 주어지고, 이 병력을 이용해 도달해야하는 목표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연합을 맺은 달팽이들을 피난시키기 위해 3개의 개미 군단을 동원해 그들의 앞길을 뚫으며 같이 싸워나가 달팽이들을 대피시키는게 챕터 2 택티컬 모드의 목표였다.

탐험 모드는 보다 캐주얼하고 또 플레이어 캐릭터에 집중한 모드로, TPS 스타일로 개미 특유의 높은 점프력과 근력, 지구력, 벽타기를 이용해 지도를 탐험하며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챕터 2 의 탐험 모드는 반딧불이 3마리를 추적해 포획하는 것이었다.

또한 PVP 모드도 존재하여 1대1 전투, 4인의 프리포올, 그리고 커스텀 모드가 있다. 커스텀 모드에서는 토너먼트를 생성하여 초대 코드로 다른 플레이어들을 초청해 다같이 대회처럼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PVP 모드와 스토리 미션을 포함해 모든 지역은 온도와 날씨 같은 요소를 중요하게 가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다이나믹 웨더는 아니고, 미리 정해진 조건으로 유지되는 스태틱 웨더 방식이다. 이 환경 요소는 날씨, 온도, 강우 수준 등 3개 요소가 각각 3가지가 준비되어 총 27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온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다른 곤충들의 활동도 저하되어 식량이 적어지고, 비가 오게 되면 개미는 물에 취약하기 때문에 빠져 죽거나 행군로가 제한되는 식이다.

둥지는 건설되면 5가지 요소로 업그레이드 된다. 경제, 군단, 캐릭터 능력, 정보력, 방어 로 나뉘어 각각 플레이어 세력에 강한 이점을 준다. RTS 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군단, 경제 요소, 기지 방어 외에 캐릭터 능력은 지휘관인 주인공 개체가 군단을 이끌며 다양한 버프를 제공하고 적을 약화시킬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정보력은 맵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자원, 둥지, 환경 요소를 파악하고 대처하기 쉽게 만들어준다.

마이크로이드의 개발팀은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소 다른 면모를 원했다. 이 때문에 타유칸이라는 도시 이름이 원작의 네이밍 센스를 따라가고 있는 점이나 다양하게 등장하는 곤충, 생물들의 역학 관계와 판타지 등의 특징은 온존하고 있지만, 이야기 면에서는 게임 고유의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그동안 많은 콘솔 기반, 조이패드 기반의 RTS 들은 최적화된 조작법이나 UI 정리에 실패해왔다. 그러나 ‘엠파이어 오브 디 앤츠’ 는 그런 문제를 슬기롭게, 그리고 아름답게 해결했다. 게임 특유의 아트 스타일을 살려 병력의 조작, 기지 건설, 기술 사용 등의 손이 많이 가는 문제들을 플레이어가 바라는 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게임에는 당연히 개미를 비롯해 다양한 곤충들이 등장한다. 기자는 곤충애호가는 아니지만, 주인공 세력인 개미들이 유독 귀여운 모습이 많이 강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레일러에서도 개미들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더듬이를 두드려가며 눈치를 보는 장면이나, 개미 군단이 일사불란하게 일하는 모습도 그렇다. 그러나 내가 개미가 되어서인지, 다른 곤충들, 거미나 사마귀, 잿방구 같은 곤충들도 굉장히 위협적이고 무섭게 다가온다. 재미있는 점은 개미라는 곤충이 주인공인 게임임에도 거미공포증 플레이어를 위한 비주얼 완화 옵션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

‘엠파이어 오브 디 앤츠’ 는 처음 시연을 시작할 때에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타이틀이었지만, 한번 게임을 하고 설명을 듣고나니 이 게임에 크게 매료되었다. 무엇보다 개미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매우 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비주얼이 너무나 아름답고, 개미가 되어 필드를 탐험하는 것도 의외로 상당히 재미있었으며, 무엇보다 RTS로서의 재미가 상당히 탄탄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만든 매력적인 세계관에 개미라는 군집 개체의 특성을 잘 버무린 결과, 꽤 설득력있고 재미있는 게임플레이가 완성된 것 같다.

‘엠파이어 오브 디 앤츠’ 는 오는 11월 7일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