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라그나로크’ IP에 힘입은 여러 게임이 나왔고, 올 하반기 드디어 넘버링 경신까지 앞둔 가운데 자못 색다른 시도가 눈길을 끈다. 이른바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가칭)’으로, 그라비티는 13일(목) 국제게임쇼 지스타를 기해 마련된 미디어 쇼케이스서 그 최신 개발 상황을 알렸다. 이날 현장에는 백창흠 총괄, 김용남 PD가 자리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가칭)’가 다른 ‘라그’ IP 게임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핵심 소재로 평행 세계를 택했다는 점이다. 원작으로부터 이어받은 RO와 어두운 거울 차원 마(Ma)의 위태로운 공존, 나아가 확장 세계인 빈란드까지 준비 중이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원작의 두 배가 넘는 볼륨 확장을 기대할 법한 야심 찬 시도라 하겠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가칭)' 백창흠 총괄, 김용남 PD

마(Ma) 세계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다. ▲북유럽 신화 요소의 강화, 특히 거인족을 적대 진영으로 적극 활용한다 ▲어두운 다크 판타지, 원작서 체험할 수 없던 암울하고 절박한 세계에서 모험가는 세계를 구할 영웅의 지위를 얻는다 ▲거칠고 적대적인 환경, 온갖 위협이 도사리는 가운데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가 가능 ▲오염되고 퇴보하는 세계까지.

설정상 마(Ma)는 주신 오딘이 일삼은 낙원 실험의 부산물로서, 한때는 RO 세계와 완전히 똑같았다. 따라서 분기된 지금에 와서도 같은 지역, 인물이 존재해 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클 전망이다 NPC 일러스트는 물론 맵, 몬스터 모델링 역시 변경되며 마(Ma) 전용 사운드, 내레이션이 적용된다. 일러스트의 경우, 선량한 자가 악의에 물든 모습을 확인 가능하다.

RO와 마(Ma) 세계가 공존하는 구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복각과도 어느 정도 맥락이 닿아 있다. 오랫동안 쌓인 방대한 원작 콘텐츠를 거의 다 가져올 예정이기 때문. 퀘스트는 90%(5,000개 → 4,500개), 맵은 100% + α(1,000개 이상), 아이템은 98%(21,000개 → 20,600개), 스킬은 97%(1,550개 → 1,500개), 메모리얼 던전 100% + α(110개 이상)까지.

일견 상당한 작업량이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가칭)’은 이미 어느 정도 완성에 다다랐다. 내년 상반기 정식 타이틀 확정과 함께 사전 등록이 시작되고 연내 출시까지 이어간다. 그 후 첫 대규모 업데이트는 두 시공간이 충돌하는 미들랜드가 구현된다고. 세 번째 세계인 빈란드는 두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 ‘라그나로크 1.5’라는 가칭과 함께 지금의 방향성을 잡은 기획 배경에 대해 듣고 싶다

: 나로선 ‘라그나로크’를 하나의 게임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작에서 보존할 부분과 계승할 부분, 차별화를 통한 혁신에 초점을 두고 고민한 끝에 타이틀의 개발 방향을 결정했다.

● 앞서 ‘프로젝트 어비스’는 그대로 부제로 굳어졌는데, 이번에도 진짜 ‘라그나로크 1.5’가 되는 게 아닌가

: 사실 그냥 내가 프로젝트를 킥오프할 때 폴더 이름을 ‘라그 1.5’라고 지었던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물론 실제 ‘라그나로크 1.5’로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두어 달 전부터 사내에서 네이밍 앙케이트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몇 개 정도로 추려진 채다. 그 가운데 ‘라그나로크 1.5’도 있긴 하더라.

● 구체적으로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비교해 어떤 부분이 어떻게 개선돼 과연 1.5라 할 만한지 좀 더 듣고 싶다

: 그래픽 측면에서 NPC 원화는 모두 다시 제작했다. 배경 디자인 변경부터 몬스터 디자인을 추가했으며 신규 대륙도 추가할 예정이다. 시스템 면에서는 원작에서 보존할 부분, 변화를 더해 계승할 부분, 차별화할 부분으로 나누어 디자인했다. 이에 따라 원작의 모든 스킬은 보존했으며 퀘스트는 편의성을 기준으로 계승했다. 또한 거울 차원(Ma)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미들랜드, 미들랜드 던전, 신규 대륙을 추가했다.

● 오늘 발표를 들으니 스토리에 무진 힘을 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느 정도 완성도로 얼마나 되는 분량을 준비 중인지

: 스토리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 및 보완 중이다. 세계관 관련하여 정리된 스토리북이 Ver.4까지 나왔으며 분량은 A4 기준 200페이지 이상으로 상당한 몰입도를 갖췄다고 자부한다.

● 그간 ‘라그나로크’ IP는 대부분 밝은 분위기를 내세웠는데 다크 판타지로의 분위기 반전, 세계관 확장을 추구한 까닭은

: 그렇다고 다크 판타지 장르 확장으로만 세계관을 설정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마(Ma) 세계에서만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는 없다. 타깃 유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고, 그 결과 오랜만에 ‘라그나로크’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복귀 유저들도 쉽고 재밌게 플레이하기 위한 부분에 집중했다. 이러한 부분이 충족된다면 유저 타입을 넘어 ‘라그나로크’ 시리즈의 문화 아이콘으로서 저변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 두 세계를 동시에 만들어가는 기획이 개발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혹은 유저들이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 두 차원의 시간과 공간이 공존하는 세계관을 기준으로 필드, 몬스터 디자인을 변경할 계획이다. 솔직히 부담은 되지만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완성도에 대한 판단은 유저분들이 직접 하실 부분이라 보고, 우리로선 오래도록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따름이다.

● 진영 선택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 따른 유의미한 스토리 변화가 있나, 또한 진영간 대립(RvR) 콘텐츠도 계획 중인지

: 진영마다 별도의 스토리 라인으로 기획해 개발하고 있다. 진영별 스토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각 시공간의 캐릭터를 별도로 육성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또한 RvR은 진영이라기 조다 분리된 시공간이 공존한다는 설정에 따른다. 해당 시공간이 충돌하는 지역인 미들랜드를 기획하고 있으며 이는 첫 번째 업데이트 때 오픈 예정이다.

● 그렇다면 기존 RO와 마(Ma) 시공간이 충돌하는 미들랜드가 ‘라그냐로크 1.5’의 엔드 콘텐츠로 봐도 좋을까

: 출시 후에도 계속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무엇이 딱 엔드 콘텐츠라고 정해두지 않았다. 일단 각 세계에서 유저들이 각기 게임을 플레이해 나가면서 결국 미들랜드에서 부딪치게 될 거다. 요컨대 미들랜드는 대립과 협동이 가능한 콘텐츠로 구성할 예정이다.

● 자동 기능으로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던전, PVP, 공성전 등은 수동 조작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두 조작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 자동과 수동 조작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까, 보단 다른 관점에서 고민했다. ‘라그나로크 1.5’를 준비하며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다시 플레이해보니 너무 어렵고 스토리 이해가 쉽지 않았는데, 신규 개발 인원을 충원하고 비슷한 느낌을 또 받았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플레이 과정에서 피로도 감소와 몰입도 증가를 기준으로 자동과 수동 조작을 조절했다.

● 웹 버전 서비스를 예고한 바 있는데 오늘 발표서 따로 언급이 없었다. 혹시 플랫폰 전략에 변화가 있나

: 당초 웹 버전 서비스도 계획에 있었으나 일단 PC, 모바일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론칭 시점에 포함하지 않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