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감성 정조준! 기획 폐기된 ‘진 슈퍼로봇대전’
기자를 비롯한 아저씨 세대의 가슴을 뛰게 할만한 기획이 아쉽게 거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사령탑으로 잘 알려진 테라다 타카노부 프로듀서는 9일, 슈퍼로봇대전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한때 자신이 밀다가 반려된 환상의 신작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했다. 이른바 ‘진 슈퍼로봇대전(真スーパーロボット大戦)’이다.
본 기획은 참 진(真)이라는 수식어처럼 슈퍼로봇에 완전히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슈퍼로봇대전’은 마징가, 겟타로보와 같은 슈퍼계와 건담을 위시한 리얼계가 함께 참전해왔으나 여기서는 오직 슈퍼로봇만이 등장할 예정이었다.
참전작은 약 15개 전후로 전부 쇼와 시대(1926년 ~ 1989년) 작품으로만 구성한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작품은 1972년작 ‘마징가Z’, 1974년작 ‘겟타로보’, 1975년작 ‘강철 지그’, 1976년작 ‘대공마룡 가이킹’, ‘초전자로보 콤바트라V’, 1977년작 ‘혹성로보 단가드A’, ‘초전자머신 볼테스 V’, ‘무적초인 점보트3’, 1978년작 ‘투장 다이모스’, ‘무적강인 다이탄3’, 1979년작 ‘미래로보 달타니어스’, 1980년작 ‘무적로보 트라이더 G7’, ‘우주대제 갓시그마’, ‘우주전사 발디오스’, ‘철인 28호’ 등이 있다.
이 시기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대규모 전자전 등이 없어 슈퍼로봇과 파일럿의 뜨거운 싸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테라다 프로듀서의 설명. 적의 침략 목적 또한 최근작처럼 역사 개변이나 이종족간 소통 등 복잡한 것이 아닌 지구 정복 혹은 인류 말살로 한다. 게임 시스템 역시 시리즈의 기본 틀은 지키면서 가능한 간단하게 덜어낸다.
대표적인 쇼와 슈퍼로봇 '무적강인 다이탄3', 사진은 '슈퍼로봇대전 V'
대신 타겟층인 40대 이상 남성이 향수를 느낄 만한 요소는 최대한 살린다는 전략이다. 우선 슈퍼로봇 발진 장면이나 합체 동작은 데모 영상으로 출력해준다. 여기에 합체 전 기체도 개별 유닛으로 구현하고 합체 시스템을 통해 원작처럼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참전작을 15개로 제한한 만큼 개별 작품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진 슈퍼로봇대전’인만큼 주인공 기체도 오직 슈퍼계뿐이다. 그것도 쇼와 슈퍼로봇의 분위기를 살려 열혈 소년으로 성별도 고정. 대신 여성 히로인을 말괄량이와 얌전한 타입 중에 고를 수 있다. 시나리오 분량은 총 70화가량으로 클리어 특전으로 적측의 입장을 체험할 수 있는 단편 스토리가 제공된다. 끝으로 원작의 주제가(OP, ED)는 물론 각종 OST까지 총망라한 ‘슈퍼 프리미엄 애니송 사운드 에디션’을 출시하고 싶었다고.
테라다 프로듀서에 따르면 환상의 신작 ‘진 슈퍼로봇대전’ 기획은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까지 올라가기도 전에 B.B.스튜디오 내부 회의에서 걸러졌다. 과연 이러한 기획대로 신작이 만들어졌다면 어땠을지, 혹은 이를 계기삼아 프로젝트가 회생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