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게임스컴 2025 현장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두 게임의 현황을 공유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이 날 소개된 것은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와 탑다운 뷰 전술 슈터 'PUBG: 블라인드스팟'으로, 인조이스튜디오 김형준 대표이사 겸 총괄 디렉터와 양명승 블라인드스팟 PD가 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것은 인조이스튜디오 김형준 대표이사 겸 총괄 디렉터였다. 김 대표는 "요즘 유행하는 AI를 이용해서 '인조이는 성공한 건가요 아니면 실패한 건가요'라고 물어봤더니 '기대했다는 얘기지 잘 만든 것은 아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며 다소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 대표는 "굉장히 그때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AI가 저에게 자극을 줬다. 아직 인조이를 낸 지 5개월밖에 안 됐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바꿔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인조이는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만큼, 게임을 직접 경험한 이들의 현실적인 피드백이 필요했고, 지난 5개월간 유저들과의 소통을 통해 기존 로드맵을 전면 재검토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커스터마이징과 그래픽에 대한 평가는 높았지만, 시뮬레이션과 캐릭터 관계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특히 유저들이 직접 투표한 개선 희망 사항에서는 '도시를 꽉 채우는 시뮬레이션 콘텐츠 확충'이 압도적이었다.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위해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조이가 더욱 사람답게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감정 시스템은 조이가 새로운 감정을 느끼면 그것을 표시하고, 특정 감정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감정이 발생하면 이유와 관련 히스토리를 제공해 플레이어의 이해도를 높이기도 한다.

연애 관계 시스템도 개선됐다. 배우자가 있는 조이와 연애할 경우 이혼을 권유할 수 있고, 불륜이 발생하면 관련 인물이 이에 반응하는 시스템이 추가됐다. 고백을 했을 때 거절 당하면 집착을 하게 돼 그 사람에게 계속 문자를 보내거나 매달리는 일도 발생한다.

도시 콘텐츠 확충을 위해 수영장, 엘리베이터가 추가됐고, 날씨 시스템도 확장돼 폭염, 폭우 등 자연재해가 도시를 덮칠 경우 상호작용에 영양을 미치도록 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식사하는 기능, 볼링이나 체스 같은 게임도 추가됐다. 현재는 게임을 하는 흉내만 내지만, 향후 진짜로 미니 게임 형태로 다른 조이와 대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개발팀의 고양이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바로 '고양이 사원'인데, 게임 내 개발자들이 실제로 집에서 키우고 있는 고양이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넣었고, 그걸 문자 메세지로 받아볼 수 있다.

최근 공개된 첫 번째 DLC '섬으로 떠나요'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DLC에 새롭게 등장하는 도시 '차하야'는 유유자적한 섬 생활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기획됐다. 김 대표는 '그 동안 인조이 주민들이 너무 부지런히 살았다."라며 "이번에는 농사도 짓고, 채광도 하고, 물고기도 잡으며 편하게 즐기며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콘셉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차하야는 두 개의 섬으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섬에는 농장과 시장이 있어 농사와 채집을 통해 자급자족하며 일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여러 수집품은 도감처럼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 번째 섬은 리조트가 있고, 각종 놀이기구와 편의시설이 있어 안마를 받거나 로봇 거북이 레이스에 참가하는 등 놀면서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다.

바다에서는 낚시와 스노클링이 가능하지만, 깊은 바다에는 상어나 해파리 같은 위험한 생물도 살고 있어 위험하며, 잘못하면 조이가 죽을 수도 있다. 악천후에는 배가 난파되어 무인도에 고립될 수 있는데, 탈출이 쉽지 않다.

대출 시스템도 도입됐는데, 김 대표는 "차하야를 만들 때 여유로운 도시로 기획하긴 했는데, 직장이 없다보니 돈이 잘 안벌리더라"며 대출 시스템 도입 의도를 설명했다. 대출을 받으면 이자가 발생하며, 빚을 독촉하는 문자가 날아온다. 파산을 면하기 위해서는 가계부 시스템으로 재정을 관리해야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아직은 실험 중인 AI 기술이 소개됐다. AI가 적용된 조이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인데, AI를 접목한 조이는 플레이어가 던져준 주제를 기반으로 스스로 사고하여 대답하는 것은 물론, 상호작용에 필요한 모션도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플레이어가 직접 목소리로 음성을 인식해서 게임 내 조이와 대화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김 대표는 "아직 실험적 단계고, 어떤 식으로 적용할 지에 대한 것은 아직 많은 물음표가 있다."라며 "인조이 팀이 멈추지 않고 계속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스팀을 통해 데모가 배포된 블라인드스팟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무대에 오른 양승명 PD는 PUBG: 블라인드스팟을 개발하게 된 계기와 특징을 설명했다.

PUBG: 블라인드스팟은 '배틀그라운드'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을까라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탑다운뷰는 한 눈에 쉽고 빠르게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전략적인 측면을 강조한 게임들이 많이 활용하는데, 지형 정보와 적들의 움직임을 파악해서 전략 전술을 펼쳐야 하는 '배틀그라운드' 같은 밀리터리 슈팅 게임에도 잘 어울릴 거라는 판단이었다.

PUBG: 블라인드스팟은 탑다운뷰로 총을 조준하는 방식이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하는 다양한 총기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손맛을 여전히 느낄 수 있도록 개발했다. 에임과 거리가 먼 탑다운뷰임에도 손떨림과 반동 시스템을 통해 슈팅 게임 특유의 반동과 손맛을 구현했다. 시야는 캐릭터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보여주는데, 탑다운뷰를 통해 팀원의 시야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아군의 공유 시야만 봐도 특정 구역, 특정 각도를 아군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이번 전투는 어떤 전략으로 싸우면 되겠다는 것을 서로 말하지 않아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특히 탑다운뷰와 아군 시야 공유가 어우러지면서 한 눈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많은 편이라 찰나의 순간에도 확신을 가지고, 아군을 믿고 더 과감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기도 하다.

양 PD는 "워낙 독특한 게임 플레이를 가지고 있다보니 PUBG: 블라인드스팟이 어떤 게임인지 잘 와닿지 않는 게이머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라며 "차차 우리 게임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는가를 전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오는 9월 2일까지 진행되는 PUBG: 블라인드스팟 데모 플레이도 그 일환이다.

또 양 PD는 "게이머 여러분들의 실시간 피드백을 받으면서 게이머 중심 개발을 해나가고자 한다."라며 "여정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들은 공식 커뮤니티에 들어오셔서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