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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는 좀 넣어주지... 'PS VR2' PC 어댑터 체험
조회수 6098 | 루리웹 |
입력 2024.09.20 (17: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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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출시된 PS5 전용 VR HMD, PS VR2은 아이트래킹, 헤드셋 피드백, 반응형 트리거 등 보급형 VR 기기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기능과 함께 독점 콘텐츠인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출시 이후 PS VR2만의 매력적인 독점 콘텐츠는 커녕 서드파티 VR 콘텐츠도 제대로 끌어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였고, 그렇게 끝내 잊혀지는 듯 했다.
지난 6월 5일, 잊혀져 가던 PS VR2에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으니, 바로 PC 연결 지원이다. PS VR2를 PC에 연결해 스팀VR 대응 타이틀을 즐길 수 있는 'PS VR2 PC 어댑터'가 공개된 것이다.
PS VR2가 잊혀져 가던 주 원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콘텐츠였던 만큼, 보다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PC와 연결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희소식이다. 지난 체험기 때 PS VR2가 PC를 지원하지 않는게 가장 아쉽다고 평가한 만큼, 과연 PS VR2를 PC에 연결했을 때 잘 작동할 지 궁금하여 PC 어댑터를 구해 직접 PS VR2 PC를 즐겨봤다.
오랜만에 보는 PS VR2의 모습
PC 어댑터로 PC에 연결해서 사용해 봤다
어댑터를 통해 PS VR2를 윈도우 PC와 연결할 수 있다
스팀 VR을 사용한다
PS VR2는 눈 당 2,000x2040의 4K급 해상도를 자랑하며, HDR를 지원하고, 시야도는 110도로 꽤 넓은 편에 속한다. 트래킹은 외부 카메라 없이 헤드셋 전면부에 탑재된 4대의 카메라를 활용한 인사이드-아웃 방식으로 작동한다. 강조할 만한 특별한 기능이 있다면 바로 시선 추적, 헤드셋 피드백, 그리고 반응형 트리거다.
문제는 PS VR2를 PC와 연결해서 사용할 경우 HDR, 헤드셋 피드백, 시선 추적, 적응형 트리거 등 PS VR2의 강점으로 여겨지는 대부분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능 자체가 막힌다기 보다는, PC용으로 개발된 VR 콘텐츠는 위 기능들을 고려하여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작동하지 않는 것에 가깝다.
기능 자체를 막아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PS VR2를 PC와 연결해서 사용하면 PS VR2가 가진 장점이 대부분 봉인되어 결국 보급형 VR HMD와 기능이 비슷해진다는 것은 꽤나 뼈아픈 부분이다. PS VR2가 출시 당시 큰 기대를 받았던 이유 중 하나가 소니의 투자를 통해 PS VR2가 가진 다양한 기능을 한껏 즐길 수 있는 AAA급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는데, 소니가 VR 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선 현재, 해당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VR 콘텐츠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PS VR2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착용감이다. 삼성 오디세이, HTC VIVE CE, HTC VIVE Pro2, 파이맥스 5K+, Pico 3·4, 메타 퀘스트 2·3·Pro... 나름 다양한 VR HMD를 착용해봤지만, 개인적으로 PS VR2의 착용감이 제일 좋다고 느꼈을 정도로 쾌적한 편이다. 단, 스윗스팟이 그다지 넓은 편은 아니라 공들여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는데, 착용 시 앞뒤로 헤어밴드를 조절할 수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았다.
머리 크기에 맞게 앞뒤로 거리 조절이 가능해서 착용이 편하다
반면 큰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무선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PC 연결 지원은 무선은 커녕 더 많은 수의 연결이 필요하게 됐다. PS5와 연결할 때는 USB-C 케이블 하나로 가능했지만, PC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DP 1.4 케이블, 블루투스 동글, 전원 어댑터가 필요하다. 여기서 DP 1.4 케이블과 블루투스 동글은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아 별도 구매가 필요하기까지 한다. 구하기 어렵지 않은 물건들이지만, 작동에 필수인 부품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PC 어댑터 구성품. 뭔가 많이 부족해 보인다 싶었는데, DP 케이블과 블루투스 동글이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
음... 원래 USB-C 케이블 하나면 다 되던 제품인데...
일단 블루투스 동글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PS VR2는 처음부터 PC 연결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통 PC와 연결을 상정한 VR HMD의 경우 헤드셋 자체에 컨트롤러와 통신을 위한 블루투스를 기본 탑재한다. 비싼 브랜드 PC의 경우 메인보드에 블루투스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지만, 보통 보급형 PC에는 블루투스가 기본 탑재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PS VR2가 블루투스 동글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아 생기는 것은 비용보단 호환성 문제가 크다. 사용 중인 블루투스 동글이 PS VR2와 호환성이 좋지 못하면 블루투스 통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자의 경우 전용 블루투스 칩셋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컨트롤러 연결이 가끔씩 끊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DP 1.4 케이블은 그렇다쳐도 블루투스만큼은 호환성이 확실한 제품을 포함해서 판매했으면 어땠을까하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스팀 VR을 통해 실행 가능한 연결 안내 프로그램은 상당히 깔끔하다
...연결 선이 배로 늘어나 버렸다
그래도 안내되는 내용을 따라하기만 하면 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열받는 부분이 있었다면 블루투스 호환성 문제로 간헐적으로 컨트롤러 연결이 끊길 때가 있다는 점이다
연결이 번거로워서 그렇지 작동은 잘 된다
PS VR2를 이미 구매하여 가지고 있고, 좀 더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겨보고 싶은 사용자라면 PC 어댑터를 구매해 PC VR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몇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기는데 부족함은 없다. 당장 막혀 있는 기능은 듀얼센스 컨트롤러가 그랬듯이, 향후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서 지원되는 형태로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일단 기대'는' 본다.
PS VR2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굳이 PS VR2와 PC 어댑터를 세트로 구매해서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느껴졌다. 보통 무선 제품을 포기하고 굳이 유선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선 제품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기능이 뒷받침되기 때문인데, 현재로서는 PS VR2는 PC 연결 시 그 특별한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현재 소니가 VR 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고, PS VR2 자체가 PC와의 연결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제품도 아닌 만큼, PC 환경에서 사용성이 얼마나 더 개선될 지는 미지수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