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이거 턴제인데 왜 박진감이 넘쳐요? -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시연
무엇보다 짧게 지나간 UI 전반과 리듬 요소가 가미된 전투 측면은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단순한 전투보다는 리듬 플레이가 섞인 느낌이었고. 그렇기에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싶다는 생긱이 들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게임스컴 2024, B2B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에서 ‘클레르 옵스퀴르 : 33 원정대’ (이하 클레르 옵스퀴르)의 실제 게임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번 시연은 개발 중인 빌드에서 실기 플레이가 진행되었으며, 약 30분 정도를 개발진이 플레이하고. 게임의 주요 기능과 설명을 덧붙이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몇 지점들을 건너뛰거나. 일반 필드 플레이에서 전투를 일부 스킵하는 등 간략한 형태로 진행됐다.
이전 6월에 진행된 Xbox 게임 쇼케이스에서 최초 공개된 클레르 옵스퀴르는 몇 개의 요소로 인해서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개된 게임 플레이를 보자면, 짧지만 그 특징을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그 특징은 바로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반응형 턴제 전투’라 부르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이 ‘반응형 턴제 전투’는 일반적인 턴제의 플레이를 조금 뒤틀고. 플레이어에게 즉각적인 동작을 요구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턴제지만 박진감이 넘치는 플레이를 만든다고 할까? 일반적인 턴제 전투를 생각해보자. 내가 커맨드를 입력하고 턴을 마치면 적에게 공격을 시도한다. 적의 수치를 소진시키면 승리고. 그렇지 않다면 플레이어가 게임 오버가 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지는 것은 타이틀의 방향에 따라 다르다. 약점을 노리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능력치에 따라서 동작 순서를 다르게 한다거나. 아군에게 턴을 넘기는 형태 등 전략적인 면모를 늘리는 데에 목적을 둔다. 플레이어가 내일 수 있는 명령(커맨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플레이어가 적의 패턴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늘리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하지만 클레르 옵스퀴르의 반응형 턴제 전투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이는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나의 턴과 적의 턴 사이를 버튼 입력으로 채우는 것이다. 적의 공격에 따라서 버튼을 입력하면,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이를 잘 이용하면 아예 피해 없이 전투를 마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반응형 턴제 전투는 추후 진행을 하면서 메커닉이 늘어난다. 처음에는 회피 뿐이지만,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추가적인 개방이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패링과 점프가 속해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적의 패턴을 보고 패링 / 회피 / 점프 중에서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한 다음, 화면에 나오는 노트를 보고 적절한 버튼을 입력해야 한다.
공격 시에도 마찬가지다. 일부 타이틀이 특수한 기술을 사용할 때에 버튼 입력을 하도록 만든 시도는 있었으나, 클레르 옵스퀴르는 거의 모든 공격에서 리듬을 따라 버튼 입력을 요구하고 있다. 덕분에 턴제임에도. 각 기술을 버튼으로 선택하는 커맨드 배틀임에도 전투의 긴장감이나 박진감은 꽤 부여되어 있는 편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히 전투 외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전투에서 입은 피해가 적을수록 전투 이후에 얻는 경험치에 보너스가 붙는 구조다. 시연에서는 피해를 입지 않았을 때 20%의 경험치가 더 들어오는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시연을 한 개발자가 모든 회피와 패링을 성공시키는 바람에 피해를 입었을 때에는 어느 정도의 증감이 있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전투의 골자를 보면, 이와 같은 메커닉이 게임 플레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이다. 공격과 회피에서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입력하는 것. 바로 이 개념이 클레르 옵스퀴르의 전투를 단조롭지 않고 박진감 넘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이 버튼 입력의 타이밍은 각 개별 캐릭터 / 같은 캐릭터의 커맨드(전투 애니메이션)에 따라서 다르게 진행된다.
즉, 최대 세 명의 캐릭터를 사용하는 전투로 봤을 때에는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타이밍이나 플레이 양상이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몇 가지 캐릭터별 메커닉이나 전투 스타일이 들어가면서 게임 플레이는 더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우선, 이 즈음에서 시연의 흐름을 언급하고자 한다. 시연에서는 게임 내 필드에서 컷신으로 시작한다. 클레르 옵스퀴르의 세계는 조금 기묘하다. 페인트리스라 불리는 존재가 거석 위에 그림을 그리면, 그 숫자는 저주가 된다. 그녀가 그리는 숫자는 나이를 의미한다. 거석에 페인트리스가 나이를 그리면, 그 나이의 사람들이 존재가 지워진다.
그리고 주인공은 페인트리스를 처치하기 위해서 모험을 떠나는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다. 다음 숫자인 33이 거석에 적히기까지 남은 시간은 1년. 주인공 일행은 33원정대이며, 원정을 통해 페인트리스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전에도 수 많은 원정대가 출발을 했었고. 필드 곳곳에서 이전 원정대의 흔적을 찾을 수도 있다.
시연에서의 필드가 보여주는 비주얼은 몽환적이면서 섬세한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구스타브를 조작해, 필드를 이동한다. 필드에서는 일반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이들과 마주치면 별도의 전투 화면으로 전환되는 인카운터 방식을 채택했다.
전투에서의 플레이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다. 적절한 버튼 입력과 기술 선택.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플레이가 중심이 된다. 전투에서 캐릭터들은 각자의 능력치에 따라 행동 순서가 결정된다. 좌상단에는 턴 순서가 표기되어 있고 여기에 따라서 각자 행동을 하는 방식이다.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할 때 소모되는 마나는 총 9개로 설정되어 있으며, 각 기술마다 소모치가 다르다. 그리고 캐릭터마다 고유한 메커닉을 더해, 난관을 풀어나갈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예를 들면, 구스타브는 스킬 사용 시에 에너지가 증가하고 에너지가 다 찼을 때에 강력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
더불어, 일종의 직업군이 다르기에 각각의 캐릭터가 고유한 운용 방식을 가지기도 한다. 주인공인 구스타브는 검과 총을 사용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으며, 여성 동료인 륀(Lune)은 마법을 사용하는 메커닉이다. 구스타브의 동생인 마엘(Maelle)는 공격 / 방어 스탠스를 오가며 전투하는 플레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것들은 앞에서 언급한 캐릭터마다 설정된 유니크한 메커닉이 되며, 각자의 역할로 전투를 이끌어나가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각 캐릭터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 +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버튼 입력식 전투 + 적의 공격을 회피 / 패링 / 점프하는 것 등 복합적인 조작을 수행하게 된다.
이외의 흐름은 필드 - 컷신 - 대화 - 전투 - 컷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이야기를 따라서 진행을 하고. 그 과정에서 전투를 하고. 궁극적으로는 캐릭터 육성과 엔딩에 도달하는 플레이다. 이전 원정대의 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곳곳에 있는 깃발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러한 깃발에서는 장비를 교체하거나. 성장 같은 육성 시스템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시연의 후반부에서는 큐레이터라 불리는 중요한 NPC와의 전투가 벌어지기도 하며, 고블루(Goblu)라 명명된 보스와의 전투도 진행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반적인 적과 달리, 독특한 패턴과 대응을 요구한다는 점에 있다. 고블루와의 전투에서 플레이어는 고블루가 소환하는 꽃들을 우선적으로 파괴할 필요성을 가진다.
이 경우에는 주인공인 구스타브를 조작할 때에 공격을 진행해야 한다. 총기로 무기를 전환한 다음, 실제 조준을 통해서 꽃을 파괴해야만 고블루의 다음 공격에 버프가 부여되지 않는 구조다. 이를 고려하면, 클레르 옵스퀴르의 보스전은 다이나믹한 반응형 턴제 전투 + 보스의 추가 기믹을 파악하는 형태로 예상할 수 있다.
분명히 액션이 강화되기는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격과 플레이어의 대응에만 그친다. 수려한 UI와 전투 시스템 등은 액션의 강화보다는 턴제에서 어쩔 수 없이 동반되는 정적인 순간들을 최소화 하는데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 그리고 나의 공격을 적에게 넣는 것. 이 모든 과정에 리듬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전투에는 더 큰 몰입도가 생겼다고 하겠다.
더불어 패링 / 점프 / 회피가 각기 다른 버튼 입력을 요구하도록 만들어져 있고, 적절하게 수행했다면 스킬을 사용하는 마나가 차오른다. 결국에는 리듬 입력을 성공하고 반격하는 것을 통해 전투의 템포가 강력한 기술을 자주 날리는 방식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이외에도 클레르 옵스퀴르는 게임 내 필드에서 조작 캐릭터를 교체하거나 / 외형을 바꾸는 등의 활동도 가능하다. 이야기 진행에 중점을 두면서도 필드를 탐사하며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관련 육성 체계 등도 제대로 갖춰 선보이고자 한다.
리듬 타이틀에 가까운 플레이가 들어가기에, ‘박치인 나도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시연 이후 이와 관련하여 옵션 조절과 같이 타이밍을 맞추는 동작을 완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지를 질문을 했을 때에, 개발자는 그러한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전했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일종의 빌드를 구성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판정 등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QTE 같은 리듬에 맞춘 버튼 입력을 도입한 타이틀은 꽤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일정한 부분 정도에만 적용을 한 상태였다. 클레르 옵스퀴르는 이보다 더 나아가, 게임 시스템 전반과 플레이에 지루함이 유발될 수 있는 구조에 이를 적용했다. 생각보다 더 적극적으로 쓰이고 제대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자리한다. 이러한 발상은 궁극적으로는 지루할 수 있는 타이밍을 제거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클레르 옵스퀴르의 매력적인 비주얼 + UI 디자인과 합쳐지면서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클레르 옵스퀴르 : 33 원정대’는 현재 PC와 PS5 및 Xbox Series X|S로 발매를 예정한 상태다. 이외 구체적인 발매 시점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단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음은 분명하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클레르 옵스퀴르가 보여줄 새로운 정보를 기다리는 것도 나쁜 선택이 아닐 것이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