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함으로 완성되는 해양 탐사 - '데이브 더 다이버' 정식 버전
데이브 더 다이버가 보여준 게임 플레이의 핵심은 해양 탐사와 타이쿤의 조합이었다. 자칫하면 어그러질 수 있는 두 요소가 자연스레 맞물리게 구성되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해양 탐사 - 초밥집 경영 - 자동화 - 탐험이라는 흐름이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반복 플레이를 조정하고 오랜 시간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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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 8개월의 시간이 지나 정식 버전을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기존에 보여줬던 방향성을 그대로 따르는 한편, 콘텐츠를 이전보다 심화할 수 있는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즉, 뼈대는 여전히 같고 시작부터 엔딩까지 이르는 과정을 선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더 깊은 곳으로. 그리고 더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는 것이 주안점이 된 것이다.
정식 버전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가 선보이는 굵직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1. 새로운 탐험 구역 (빙하 지대) / 2. 바다 속에서 물고기 정보를 볼 수 있는 기능 및 인양 드론의 추가와 같은 편의 기능 / 3. 신규 무기와 무기 교체 변경점 등 / 4. 돌연변이 물고기 피쉬몬 등 콘텐츠의 추가 / 5. 미니 게임의 추가 / 6. 상점과 농장 등 콘텐츠의 고도화’다.
이러한 변경점을 통해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상부터 연안. 블루홀의 심부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그려낸다.
● 더 깊은 곳으로 - 심해를 넘어서 펼쳐지는 모험 그리고 변화
정식 빌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탐사할 수 있는 무대가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얼리 액세스 빌드가 심해를 넘어서 어인족 마을까지 도달하고 있었다면, 정식 빌드는 어인족 마을에서 더 나아간 빙하 구역을 무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지역을 선보인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다. 특히 콘텐츠의 확장 측면에서. 그리고 분위기 환기 측면에서의 정체성이다.
그간 얼리 액세스 빌드의 플레이가 심해 지역 중심으로 구성되었기에 어쩔 수 없이 답답한 것들이 있었다. 크게 보자면 어두운 배경으로 인한 답답한 분위기와 이에 맞춰 제공되는 수집물-물고기- 등의 변화다.
심해는 다 좋은데 너무 어두워서 답답한 면이 있었다. 물고기도 그리 많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심해로 갈수록 플레이어가 채집할 수 있는 물고기의 수는 줄어든다. 생물이 활동하기 가혹한 환경이기에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플레이어가 심해로 도달할수록 물고기의 수는 적어지고 거대한 물고기나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이 다가오게 된다.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위험들. 그리고 제한된 시야였다.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서 긴장감은 유지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초중반의 플레이와는 상반된 분위기가 자리했다.
반대로 빙하 구역은 어둡지 않고 밝다. 가장 깊은 곳에 있음에도 밝은 빛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또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이와 같은 구성을 생각하면 어인족 마을은 중간 거점과 같은 위치가 된다. 어인족 마을의 상점이 정식 버전에서 개방된 것도 이러한 이유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정식 버전의 플레이는 '보트 - 블루홀 / 심해 - 어인족 마을 - 빙하 구역 및 이후 지역'과 같은 형태로 구분된다. 얼리 액세스에서 중간에 끊긴 이야기는 어인족 마을에서 다시 시작하여 모험을 하도록 하고, 새로운 장비와 업그레이드를 빙하 구역부터 만나며 더 깊은 곳으로 탐색하는 경험을 마주한다.
일각 고래도 있는 빙하 구역. 심해보다 밑인데, 더 밝다
구체적인 목표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탐사 외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한다. 단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퍼즐’이다. 얼리 액세스 빌드 이후 콘텐츠들은 퍼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거할 수 없는 적들을 선보이기도 하며, 이들을 피해서 퍼즐을 조작하며 긴장감과 다른 층위의 플레이를 선보이는 형태다.
빙하 구역까지 가는 과정은 퍼즐의 연속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하면 필연적으로 반복적인 측면이 나오기도 한다. 얼리 액세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타이쿤이나 경영의 요소는 조금은 번거로운 요소로 다가오기도 한다. 업그레이드 등도 무한정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한계가 있기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개발진은 플레이를 보완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는 한편, 점차적으로 관리의 측면으로 해당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정식 빌드의 상황이다. 심해나 어인족 마을을 중심으로 탐험하게 되는 시점에서, 타이쿤 콘텐츠는 존재감이 조금 흐릿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돈을 모으는 것 이외에 유의미한 결과를 남기기 어렵다. 이는 빙하 구역 이후에 더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콘텐츠가 중간에 마무리된 얼리 액세스에서도 타이쿤은 중간부터 힘이 좀 빠지긴 했다
수면에서 심해를 거쳐 빙하 구역으로 직접 가도록 하는 것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어인족 마을에서 시작을 하기도 하며, 더 나아가서는 빙하 구역 입구에서 탐사를 시작하는 것까지 이어진다. 즉, 한 번의 잠수에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도록. 플레이에서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들을 줄이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하지만 해양 탐사 외부에 있는 타이쿤 / 경영 측면의 요소다. 무엇을 하던 간에 강제적으로 플레이할 수 밖에 없는 요소이기도 하며, 직접적인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하지만 업그레이드와 시설물의 확장을 생각하면 포기하기도 어려운 콘텐츠처럼 다뤄진다. 개발진은 이러한 탐사 외적 콘텐츠를 미니 게임과 시스템의 고도화로 해결하려 했다.
얼리 액세스 세이브 파일이 있다면, 대략 이 시점부터 시작한다
● 타이쿤 플레이의 변주 - 미니 게임과 시스템의 변화 등
정식 버전 타이쿤 콘텐츠의 변화는 시설의 확장이 중심이 된다. 즉, 더 많은 확장 가능한 시설물을 선보이는 것이 중심이다. 그리고 시설물의 확장은 소소한 미니 게임 및 새로운 이벤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확장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미니 게임과 이벤트이고 결과물은 새로운 재료와 소소한 미니게임인 셈이다.
예를 들면, 차와 맥주를 넘어서 디스펜서가 추가된다거나. 농장에 추가되는 텃밭과 닭(계란) 등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퀘스트 / 이벤트를 클리어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돈으로 시설물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아니고 무조건 퀘스트나 이벤트를 클리어한 이후에 보상으로 주어지도록 설계했다.
보상은 확실한 초밥집 운영 측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어느 정도 플레이를 하면서 타이쿤 측면의 존재감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양식장이나 농장을 통해서 재료의 수급도 원활해지며, 후반부로 갈수록 잠수와 탐사에 더 비중이 실린다. 필연적으로 타이쿤은 콘텐츠 중요도가 조금씩 줄어들 수밖에 없다.
농장이나 양식장은 경영보다는 관리나 수집에 더 가깝다. 그래서 존재가 흐릿해지기도 한다
갑작스레 나오는 미니 게임이지만, 타이밍은 아주 적절하다
다 콘텐츠 개방과 연결되는 이벤트인 셈이다
더불어 초반부의 바다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도 눈에 들어온다. 이와 관련해서는 얼리 액세스에도 있었던 야간 잠수가 대표적이다. 야간 잠수는 영업 시간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낮에는 볼 수 없던 환경을 탐사하는 콘텐츠였다. 그리고 이번 정식 빌드에서는 의도적으로 과거 플레이어가 탐사했던 장소를 되돌아보는 ‘피쉬몬’을 추가했다.
피쉬몬은 단적으로 ‘돌연변이 물고기를 잡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의뢰의 형태로 제공되며, 기간 제한도 있다. 다만, 이전처럼 물고기를 작살로 잡거나 혹은 죽여서 채집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전략을 취하도록 한다. ‘살려서 가져와야 하는 것’이기에, 작살이나 무기로 죽이면 실패다. 어떤 물고기는 얼음 총으로 얼리거나. 다른 물고기는 수면을 걸거나. 이러한 방식으로 여러 공략법을 사용하도록 해뒀다.
탐사의 중심이 옮겨간 뒤에는, 지나온 바다를 돌아보게 하는 피쉬몬도 추가된다
결국, 타이쿤 및 탐사 측면에서 추가된 콘텐츠들은 장기간 플레이를 위한 발판이 된다. 세이브 파일이 얼리 액세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에 재화가 잔뜩 쌓여 있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진행한다고 했을 때에는 얼리 액세스 시점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꽤 긴 시간을 들여서 목표를 제시하고 적당한 타이밍에 새로운 콘텐츠와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이 데이브 더 다이버가 가장 빛나는 부분인 셈이다. 플레이어가 지루하거나 반복감을 느끼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는 것. 코스 요리가 계속해서 다음 디쉬를 내놓는 것처럼, 빈 틈 없이 콘텐츠가 구성되어 있다.
업그레이드는 정식 버전에서 더 유의미해졌다
미니 게임은 분위기를 환기하지만, 일부는 버그가 있다.
4K 해상도 / 패드 조작 기준으로 해당 미니 게임이 클리어가 안되면 해상도를 창모드로 바꾸면 해결된다.
● 고봉밥을 넘어서 - 다양한 반찬으로 완성된 ‘데이브 더 다이버’
이전 얼리 액세스 버전의 리뷰에서 고봉밥 한상차림이라고 언급을 한 바 있다. 그 당시에는 데이브 더 다이버가 가지고 있는 뼈대와 콘텐츠 플로우가 유의미하게 다가왔기에 해당 표현을 사용했었다. 콘텐츠 볼륨도 충분했고 분량이 제한되어 있음에도 더 플레이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를 달성했다.
그리고 지금 게임이 오롯이 완성된 시점에서는 ‘다양함’을 더했다는 평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콘텐츠의 흐름과 실질적인 플레이 자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얼리 액세스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사이드 콘텐츠들과 이전 콘텐츠의 심화 과정을 통해서 게임 플레이가 더 즐거워지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 메뉴의 맛에는 변함이 없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반찬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몇 번이고 리필된다.
조금 질릴 것 같으면 새로운 것들이 나온다.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다
초기 프로토타입에서 지난해의 얼리 액세스. 그리고 현재의 정식 버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일이 있었음에도 우직하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결과물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 금일(6월 28일) 오후 6시에 스팀에서 만날 수 있는 데이브 더 다이버의 정식 버전. 아이디어와 구성이 빛나는 타이틀로 게임을 완성한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자들에게 찬사의 말을 보낸다. 이후 스위치 버전까지 빠르게 만나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