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운상-소사매 피폐물 쓸거라 말을 꺼냈으니
부끄럽지만 주워담을 수 없어서 올려봄.
결과물을 보니 이거 피폐물 맞나싶긴하지만.
클릭하여 펼쳐 보기
그 날까지만 해도 소사매는 몰랐다.
자신이 사형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과
가장 친한 친구인 그녀가 자신을 질투하고 있었단 것을.
그녀가 질투에 미치면 무슨 짓을 벌일 수 있었는지도.
"..."
경공에 능숙한 소사매가 엽운상의 함정에 걸린 일은 처음이었다.
거꾸로 매달린 시간이 1시간 지날때마다 그녀와 말하지 않을 날짜가 하루씩 늘어날 쯤
어두워지기 직전에야 교활한 엽가는 사냥감을 확인하러 나왔다.
"왜 소리지르지 않았어?"
뭔가 기대하는 목소리로 녹색 빛의 소녀가 다가올 때에서야
붉은 옷의 소녀는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 생각했지만
몇시간동안 물을 먹지 못했던 몸은
입과 입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려하고있었다.
조활이 승급시험 치른 이후 이사형이 마시게 했던 그 물을.
"나 드디어 깨달았어. 오라버니는 내가 아니라 너만을 바라보고 있었단 걸."
"이대로면 나는 누구에게도 기억에 남지 못할거야."
"그럼 하다못해 너에게라도 나를 남기고 싶어."
이러지 않아도 나는 널 잊지 못할거야란 말을 하고싶었지만
몽롱해진 몸은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거꾸로 매달렸던 그녀는 이제 바닥에 누인채 묶여있었고
평소의 그녀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줄을 끊고 빠져나올 수 있었을거다.
그녀가 익힌 천지무성세는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게 만들었고
사냥꾼은 사냥감에게 하나씩 가르쳐줄 생각이었다.
해가 져서 누군가가 찾아오기 전에
막을수도 피할수도 없이
머리를 넘어 영혼까지 그녀를 뒤흔들어놓아
그녀의 심계를 조활이 아니라 자신으로 고정해
오라버니가 평생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하게 만들어
둘의 간장을 일방적으로 토막내리라.
결과만 말하자면, 그녀의 사냥은 반만 성공했다.
당문천금은 남은 평생 점창명주를 사랑하면서도 미워했으나
부평초같이 덧없던 명주가 예상 못한 일이 있었으니
그녀의 오라버니는 당문천금과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라버니도 세상의 물결과 바람 앞에서는 부평초에 불과했을 뿐인데
덧없던 나뭇잎의 눈에는 그저 태산의 꿋꿋한 나무로 보였던걸까.
나무는 사람이 되지 못한채 쓰러졌고
당문의 마지막 핏줄은 무림맹주 옆의 산송장으로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