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몬스터 헌터 와일즈' 게임스컴 시연기
이번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시연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게임 도입부를 다루고 있는 싱글 플레이 (촬영 불가). 두 번째는 네 명의 시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멀티 플레이 부문(촬영 가능)이다. 당초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 각각 1회씩 체험하는 일정이었으나, 스케줄 혼동으로 인하여 싱글 플레이 1회. 멀티 플레이 2회의 시연을 마치고 각각의 인상과 파악한 변화점 등을 전하고자 한다.
● 싱글 플레이 - 차타카브라 수렵 / 쌍검 플레이
싱글 플레이는 게임 시작부터 마을에 입성하기 까지의 플레이를 시연할 수 있도록 꾸려졌다. 여기서 플레이어들이 주목해야 하는 굵직한 지점들이 있다. 그간 시리즈에서 대략적으로 설명만이 이루어졌던 도입부가 조금 더 온전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가 음성으로 대사를 말하는 부분이나 각각의 연출들이 플레이어의 흥미를 자아낸다. 전반적으로 긴장감 있는 도입부를 보여준 싱글 플레이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큰 폭의 연출 개선 - 컷신과 이후 인게임으로 자연스러운 연결이 이루어지는 것
2. 서사의 강화 - 전체 30분 중에서 약 10분 정도는 컷신
3. 실전적 튜토리얼로 변화 - 말하고 사용하고 배운다
4. 기타 디테일 - 마을로의 진입 / RE 엔진의 비주얼적 변화
먼저 서사의 강화와 함께 연출이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이 연출의 개선은 비주얼적인 측면도 있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바로 여기서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어는 길드에서 명을 받고 이동하고 있던 도중, 소녀를 구출하기 위해 필드에 뛰어든다.
그리고 소녀가 탄 세크레트를 쫓아서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튜토리얼의 무대가 된다. 즉, 연출 - 서사 - 튜토리얼이라는 요소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맺어지고 있는 것이다. 싱글 플레이의 초반 30분 플레이 (빠르게 플레이 해서 아마 시간은 30분이 안되었을 테지만)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연스러운 연결은 바로 플레이어가 상황에 뛰어들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전 시리즈가 사건에 휘말리고 시작지인 캠프나 마을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다면, 이제는 연출과 서사 모든 것들이 필드 위에서 진행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컷신과 인게임 전환 사이에 구분은 되어 있지만, 시작 지점이 보다 이야기와 상황에 근접해 있다고 하겠다.
이와 함께 서사도 한층 강화됐다. 보다 정확하게는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강조되었다는 점이다. 전작인 몬스터 헌터 라이즈부터 강화된 이런 경향은 몬스터 헌터 와일즈에서도 건재하다. 캐릭터들이 보다 매력적으로 그려지며, 플레이어의 행동과 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당장 첫 번째 무기를 고르는 과정부터가 서사적인 일면을 가지고 있다.
첫 무기를 고르는 과정은 일종의 취향 조사다. 플레이어가 어떤 공격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방어적인 플레이를 좋아하는지를 물어보고 여기에 따라서 무기를 골라주는 방식이다. 일단 몬헌 시리즈의 대화에서 선택지가 나왔다는 점이 당황스럽게 다가오지만, 어느새 적응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후에는 한 번의 퀘스트를 더 거치고 마을에 입성하기 전까지 컷신과 전투라는 일련의 흐름을 가져간다. 성우들의 연기나 더빙도 만족스럽게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연출과 서사와 함께 튜토리얼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소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는 세크레트의 조작과 플레이를. 몬스터들에게서 소녀와 함께 도망치는 과정에서는 슬링어 조작과 사용방법을 실전적인 플레이로 알려주는 식이다.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는 슬링어가 원격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 획득한 소재가 바로 아이템으로 변환된다는 점 / 슬링어로 음폭탄 같은 요소를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을 실전에서 배울 수 있다.
이후에는 아이루와 함께 사냥을 시작하며, 차타카브라를 수렵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는 이전 작품의 전투 튜토리얼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기본적인 무기의 공격 방법을 화면에 띄우는 한편, 몬스터가 특정한 상황에 빠졌을 때 집중모드와 같은 기능을 사용하도록 이끈다. 이를 통해서 전투 한 번 만으로도 기초적인 조작과 거기서 파생되는 신규 시스템을 한 번은 체험할 수 있도록 해뒀다.
마지막으로는 기타 디테일한 부분들을 언급할 수 있다. 이는 멀티 플레이 시에서도 일부 요소가 그대로 적용된다. RE 엔진의 성능에 힘입어 안경 도수까지 표현한 디테일이라거나. 건랜스 포격 이후 풀이 불타는 디테일. 부위 파괴와 상처의 표현 등에서 보다 실감나는 전투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 수렵의 흐름 - 넓은 필드를 한껏 활용하는 사냥
시연 빌드에서는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 모두 하나의 필드에서 수렵이 이루어지는 구조임을 볼 수 있다. 여전히 다른 플레이어의 난입을 요청하는 구조요청은 건재하며, 플레이어들이 드넓은 필드를 이리저리 누비며 사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흥미로운 것은 이제 마을과 사냥터가 하나의 필드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멀티 플레이의 경우 사전에 4인 파티가 세팅이 되어 있는 상태였고 누가 마을에 있는지에 상관없이 파티원 누군가가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티가 퀘스트를 시작하면 나머지 파티원들에게 임무가 하달되며, 모두가 마을에서 필드로 로딩 없이 내려가 사냥을 하는 구조가 됐다.
싱글 플레이의 경우에는 마을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잠깐이나마 그 일부를 볼 수는 있다. 마을이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플레이어는 마을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세크레트로 활강하여 필드에 착지하는 플레이를 마주하게 된다. 드넓은 필드가 바로 사냥터이자 채집 장소로 변화하는 셈이다.
여기에 사냥 도중 기후가 바뀐다는 점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그간 영상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필드의 날씨가 변화하며 식생 일부나 이전에 없던 이펙트가 자리하기도 한다.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번개가 내려치거나. 플레이의 분위기를 순간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특히, 시야가 흐려지는 모래폭풍이 조금 난감하게 다가오는데, 가뜩이나 시야에 몬스터가 가득한데 여기에 흐림을 더 강조하기 때문이다.
필드 자체가 꽤 넓고 이리저리 몬스터가 이동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임시 거점과 같은 요소를 선보인 것은 당연한 결정으로 보인다. 멀티 플레이에서 몬스터가 이동하는 동선 등을 보면, 전작들보다 더 자주. 그리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외 전투 전반의 플레이는 시리즈가 보여줬던 가치를 그대로 계승한다. 몬스터와 상대하면서 나오는 긴장감. 그리고 환경을 이용하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환경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채집 이후 아이템으로 바로 변환되는 요소도 있으며, 나무에 있는 덩굴을 쏴서 함정을 만들거나 하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 멀티 플레이 - 알파 도샤구마 토벌 / 대검, 태도, 라이트 보우건, 건랜스
멀티 플레이의 경우 본인이 스케줄을 착각하여 졸지에 두 번의 시연을 할 수 있었다. (천운이었다) 따라서 한 번의 수렵에 두 개의 무기를 들고 갈 수 있는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특성상, 총 네 개의 무기를 사용해보게 됐다. 이래저래 고민은 많았지만, 기본 플레이 세팅인 대검 + 라이트 보우건 / 태도 + 건랜스의 플레이 경험을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도샤구마의 경우 정확하게는 ‘알파 도샤구마'를 토벌하는 것이 목표다. 이 ‘알파'는 곧 우두머리 도샤구마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수렵을 해야 하는 대상은 하나인데, 도샤구마가 여러마리 있다는 이야기다. 멀티 플레이 환경에서는 이게 꽤 번잡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도샤구마가 여러마리 있는 상태에서는 정신이 없는 수렵이었다. 다른 도샤구마가 화면을 가리기 + 나를 공격하는 상황 + 기상 상태 급변 (모래먼지) + 남의 세크레트도 화면에 보임 등으로 인하여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정신없음이 급습했다. 아. 물론 그렇다고 수렵 자체의 맛은 어디 가지 않는다. 여전히 무기와 아이템을 사용해서 몬스터를 잡아내는 경험은 각별하다.
신규 시스템인 ‘집중모드'의 경우 이전 액션과는 별도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 적이 약해진 상황을 노려서 별도의 액션을 수행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대검의 경우 나를 노리고 있을 때 + 적에게 집중모드를 사용할 수 있을 때에는 힘겨루기가 발동하며 잠시 별도의 연출과 함께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타이밍이 나온다.
집중 모드를 가동한 상태에서는 붉은 색으로 빛나는 부위가 보이게 되며, 여기를 공격해서 부위 파괴를 하거나 상처를 입히는 등의 플레이를 용이하게 가져갈 수 있다. L2로 집중 모드를 발동한 상태에서는 R1으로 별도의 액션을 수행하게 되는 방식이다. 무기에 따라서 액션의 형태가 다르고 몇 개의 주요 액션 등은 집중모드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이 이루어졌다. (쌍검 리바이 베기가 집중모드에서 나갔던 것 같은데, 한 번의 시연만으로는 명확한 확인이 어려웠다)
대검의 경우 플레이 경험 자체는 이전 작품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동작 사이사이에 빈틈이 조금 줄어든 느낌이다. 공격 이후 방어로 적에게 대응하거나. 다음 액션으로 연결되는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큰 피해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거리를 잡기에는 테크닉과 적응이 필요한 상태다.
라이트 보우건의 경우 무기 소개 영상을 떠올리면 편하다. 원거리에서 공격하고 대응하는 형태가 유지되어 있으며, 기본적으로 조준하고 있을 때에 집중 모드가 활성화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재장전 등에서 이점이 부여되어 있기에 이리저리 적의 패턴을 피하고 공격을 넣는 재미는 쏠쏠하다.
태도는 액션 체계가 조금 바뀐 느낌을 받았다. 이전까지의 액션은 귀인 게이지가 노란색일 때까지는 동일하다. 대신에 동작 사이사이의 연계가 더 부드러워진 상태다. 무기 소개 영상에서 이미 확인을 했듯이, 횡베기와 이후 연계가 더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꾸준하게 공격을 넣을 수 있는 상태다.
대신 귀인 게이지가 붉은 색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기 소개 영상에서 처음 보여줬던 액션들은 기인 게이지가 붉은 색이 될 때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같은 공격이라도 모션이 달라지며, 더 많은 타수와 늘어난 피해 수치가 나오는 구간이다. 여기서 검을 수직으로 올린 뒤 접근해 베는 모션 / 개선된 횡베기 등으로 보다 폭발적인 공격이 가능해졌다.
건랜스의 경우 모션과 모션 사이의 자연스러운 연결이라는 지향점을 그대로 가져간다. 포격 레벨 대신에 포격력이라는 요소가 새로 생겼는데, 이게 어떤 수치에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인지는 시연 빌드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확실한 것은 굼뜨다는 이전의 느낌보다는 거의 모든 무기가 빠르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모션간 연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종합하자면, 조금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넓은 필드 + 거의 끊임 없는 모션들 +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액션들(집중 모드 등) + 다수의 이용 가능한 자연 환경 등을 생각했을 때에는 ‘본편에서 어떤 몬스터 패턴을 선보일 예정이기에 이런 좋은 것들을 전부 다 주는가?’하는 두려움이다. 자연스러운 연결이 이루어지는 수렵은 분명히 각별한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좋아서 불안감이 나오는 상태다.
모든 무기를 시연해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각 시연 당 30분의 시간 제한 + 아직 테스트 빌드이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크래시 등도 있어서 온전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액션 체계 전반과 드넓은 필드.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 등이 플레이어에게 인상 깊은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점이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는 현재 개발 중인 상태이며, 오는 2025년으로 발매일을 예정한 상태다. 이번 게임스컴 시연에 이어서 9월에 진행되는 TGS 2024에서도 시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조금 더 많은 정보와 확인 등은 이후 시연과 방송 등을 기대해 볼 만 할 것이다. 지금 상상하고 있는 것 이상의 수렵을 보여줄 테니 말이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