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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C 2일차이자 마지막 타임인 18일 오후 5시, 엔씨소프트의 안종옥 PD가 신규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에서 시도한 여러 가지 오픈필드 컨텐츠 타입에 대한 소개와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프로그래머로 시작했으나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기획으로 전향한 그는 블레이드 & 소울에 매료되어 밸런스 디자인으로 시작, 던전 디자인에 이어 PD를 맡았으며, 2017년부터는 쓰론 앤 리버티에 참여하고 있다.
200명 가까이 되는 개발팀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위해 차세대 MMORPG라는 거창한 수식어보다는 지역과 세대를 초월한 게임을 목표로 삼았고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았으며, 다른 관점에서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좋은 게임은 좋은 월드를 갖고 있다는 생각에 당시 트렌드였던 오픈 월드를 연구했으나 똑같이 만들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단어인 자유도, 최소한의 규칙, 창발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오픈 월드라기보다는 오픈 필드라 할 수 있는데, 심리스 월드와 입체적인 레벨 디자인을 원칙으로 삼았다.
인구가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채널링은 커뮤니티를 분산시켰고, 일부 그룹의 콘텐츠 독점을 막기 위위한 인스턴스 던전은 필드를 텅 비게 만들었으며, 세트장처럼 불필요한 부분은 날리고 중요한 부분만 만드는 것은 게이머간의 단절을 야기했다. 그래서 필드에서 던전으로 단절 없이 연결되는 심리스 월드를 만들게 됐다.
입체적인 지형은 살아 있는 느낌, 생동감을 주기 위해 넣었다. 사람은 평평한 장소를 편안하게 느끼지만, 로프 액션과 동물로의 변신을 통해 중력을 극복,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게끔 했다.
이러한 오픈 필드를 기반으로 하여 설정한 필러는 환경, 지역 이벤트, 메모리얼의 세 가지이다.
환경은 필드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요소로 낮밤, 비, 바람을 넣었다. 낮은 4시간, 밤은 1시간으로 설정하여 밤을 특별한 시간으로 인식되게 했으며, 5시간으로 설정한 이유는 24시간에 나눠 떨어지는 경우 유저들이 매일 같은 시간대의 필드만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맑음과 비가 오는 날씨의 비율은 8:2로 설정했고, 한 번 날씨가 바뀌면 30분간 유지된다.
바람은 초기 기획보다 축소됐다. 비나 밤은 비주얼로 표현하기 쉬우나 바람은 어려우며, 백뷰 시점에서는 인지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원거리 투사체와 활공 비거리를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이 플레이어에게 미치는 변화의 첫 번째는 플레이어 스킬이다. 단검 스킬인 고스트 스텝은 밤에 이동 속도 증가 시간이 늘어나며, 베놈 블러드는 낮인가 밤인가에 따라 독의 효과가 달라진다.
라이트닝 체인은 비가 오거나 상대가 젖어 있는 상태에서 발동하면 전기가 옆으로 전이되서 여럿을 동시에 공격하고, 록시 거스트는 화살이 날아가는 방향과 바람이 부는 방향을 맞추면 추가 발사체가 날아가 피해가 더 커진다.
점령전 시 길드가 점령하는 필드 오브젝트(구조물)는 비가 내리면 낮은 지역에 물이 차올라 이 지역에서는 전투가 불가능해진다.
아크보스가 등장하는 어떤 지형은 디버프에 걸렸을 때 물로 씻어 지워야 하는데 비가 오면 분수대의 수위가 상승해 씻는 것이 용이해진다.
생태에도 변화를 미친다. 비선공 몬스턱 밤에 선공으로 바뀐다든지 비가 오면 식물형 몬스터의 재생력이 증가한다든지 하며, 강해진 만큼 보상이 상향된다. 또 낮인가 밤인가에 따라 필드 보스의 세기와 드랍 테이블이 변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동적인 플레이는 원하지 않아 소수의 플레이어에게 10분간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권능을 주었다. 하루에 2회만 사용 가능한 이 스킬은 하루 단위로 특정 랭킹 1위에 오른 단 한 사람만이 쓸 수 있다.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지역 이벤트는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의 콘텐츠를 완전히 바꾸는 돌발 사건이다. 예를 들어 늑대 사냥 대회는 초반 레벨링 지역의 이벤트로 대회 형식을 빌린 순위 경쟁 이벤트이고, PvP도 가능하다. 늑대 꼬리 수가 머리 위에 표시되는데, 죽으면 가지고 있던 꼬리를 전부 드랍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PvP가 벌어진다. 꼬리 반납 장소는 처음에 3개인데 시간이 지나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꼬리를 모아서 납품할지 아니면 조금씩 꾸준히 납품할지 선택해야 한다.
지역 이벤트는 3시간 마다 발동되며, 게임 내에서 맵을 열면 일정표가 표시된다. 일정표에서 초록색이 지역 이벤트, 붉은색은 보스이고, 길드간 경쟁이 벌어지는 지역 이벤트도 존재한다.
필러는 오픈 필드에서 트리거 되는 이벤트라는 컨셉이며, 보스, 점령전, 공성전 등의 필드 콘텐츠도 이벤트 트리거 개념의 연장선상에 있다.
메모리얼은 플레이어와 월드의 직접적인 인터렉션으로 아래 사진에서 왼쪽 화면의 기념비를 누르면 메모리얼이 열리는데 플레이어가 월드를 바꿀 수 있다는 느낌을 주고(인터렉션), 순차적인 콘텐츠 조명이 이루어지며(각 콘텐츠가 특정 시점에서 최종 콘텐츠 역할을 함), 콘텐츠 독점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오픈 필드 콘텐츠는 크게 경쟁(PvP)과 도전(PvE)으로 구분되고, 대표적인 경쟁으로는 점령전이 있어 길드가 소유할 수 있는 필드 오브젝트의 쟁탈전이 펼쳐진다.
점령전이 작은 오브젝트라면 공성전은 큰 오브젝트를 대상으로 한다. 공성전은 기본적으로 수성측이 유리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플레이어가 변신하는 골렘이 등장, 성벽을 부수거나 성벽 위를 뛰어다니면서 상대방 진영을 어지럽힐 수 있으며, 사람들을 운반하는 골렘도 등장한다. 또 비가 오지 않을 때만 이용 가능한 비밀 루트도 존재한다.
도전 콘텐츠로는 필드 위 보스인 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이 시간에는 아크 보스인 퀸 블레디가 공개됐는데, 보스 디자인은 예측할 수 없는 공략 인원 및 PvP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화을 고려하여 너무 복잡하지 않게 설계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고기 방패 같은 느낌은 아니고, 클래스 별로 대형 및 운용이 필요하다. 퀸 블레디의 패턴 중 유충 뱉기는 이를 PvP 요소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모래 지옥은 빨리 주위에서 이탈해야 한다. 보스 이동은 일종의 리셋이다.
이외에 기간트리테라는 이름의 거대 비행체는 마치 지하철 노선처럼 정해진 루트를 따라 이동하는 움직이는 지형이다. 이를 이용해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 가는 것이 가능하고, 그 위에서도 전투를 할 수 있어 세력간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기간트리테는 몇 시간에 한 번씩 나와 30분간 활동한다.
이처럼 생동감 넘치는 세계, 쌍방향 인터렉션이 있는 세계, 도전과 경쟁이 공존하는 세계가 쓰론 앤 리버티가 지키고자 한 월드의 가치이다.
아래는 질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 개발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과정이 지키고자 했던 추상적인 가치가 미사여구에 머무는 경우였다. 이를 어떻게 팀원들에게 알려 설득하고 실현할 수 있었나?
구호만 있으면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개발팀에서는 오늘 내용을 주기적으로 발표하면서 우리 게임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가치를 중요시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몇 명을 붙잡아 샘플을 만들어 보여주면 뭘 말하는지 알겠다는 식으로 퍼져 나가더라.
● 메모리얼이 사람 많은 서버는 빨리 진행되고, 적은 서버는 그렇지 않을 텐데 인구 수 차이로 인해 메모리얼 콘텐츠가 열리지 않으면 유저들 간에 성장 차이가 발생하지 않나?
메모리얼은 단락을 나누어 하나의 단락이 일정 기간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2주로 정해진 기간 동안 이루지 못하면 그냥 다음 것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그리고 인구 수에 따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 모로 고려하고 있는데, 경쟁이 적은 서버로 가면 좋은 보상을 받는 식이다.
●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데, 글로벌 원빌드인 경우 리니지W처럼 번역기을 제공하거나 이모티콘을 이용한 의사 소통 같은 장치가 마련되어 있나?
다른 게임의 기술적인 부분은 전부 접목시킨 상태이며 여기에는 번역 기능도 포함된다. 그리고 글로벌 원빌드라 해도 홈 서버 개념이 있으며 3천 명~5천 명을 적정 인원으로 설정해 국가 별, 언어 별로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공유 지역도 있어서 나중에는 만나게 되는 일도 있을 것이다.
※ 루리웹 지스타 2022 기사는 우측 링크를 통해 모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