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BT 한 달, 나날이 완성도 높여가는 ‘다키스트 데이즈’
최근 스팀 ‘좀비 vs 뱀파이어 페스트’서 한 국산 게임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지난 4월 24일부터 글로벌 OBT가 한창인 NHN의 좀비 아포칼립스 RPG 슈터 ‘다키스트 데이즈’가 그 주인공. 좀비가 창궐한 북미를 무대로 자신만의 생존자 공동체를 꾸리고 자원과 장비를 확보하며, 나아가 다른 유저와 함께 강력한 보스에 맞서거나 서로 경쟁하는 싱글 겸 멀티 플레이 게임이다. 또한 PC, 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앞서 언론 간담회와 두 차례 CBT로 방향성을 다듬은 ‘다키스트 데이즈’는 글로벌 CB서도 꾸준히 피드백을 수용, 반영해왔다. 최근 레이드 등 주요 콘텐츠의 보상 상향, 확대는 물론 장비 강화 확률을 완화하고 모바일 편의성을 개선했으며 앞으로 주민 원정대와 아름다운 바니걸 NPC 카밀라 제인의 추가, Lv40 달성 유저를 위한 새로운 성장 시스템까지 준비 중이다. 과연 이로써 ‘다키스트 데이즈’가 반등의 전환점을 마련할지, NHN 김동선 총괄 PD와 정중재 게임사업실장에게 들어봤다.
NHN '다키스트 데이즈' 총괄 PD 김동선(좌), 게임사업실장 정중재(우)
● 글로벌 OBT를 시작하고 한 달여가 흘렀다. 초기 반응이 어떤지
정중재 게임사업실장(이하 정): 4월 24일부터 PC, 모바일 모두 글로벌 OBT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적잖다. 사실 당초 계획은 빠르게 정식 론칭까지 이어가려 했는데, 좀 더 시간을 갖고 차근히 완성도를 높이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실제로 우리 게임을 좋아해주는 분들의 피드백을 받아 난이도를 완화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등 여러모로 개선하는 중이다.
김동선 총괄 PD(이하 김): 구체적으로 답하자면 유저 체감이 나빴던 무기 강화 시스템의 완화, 그리고 Lv40을 찍은 후 PvP 외에도 재화 수급처를 늘리는 식이다. 이미 Lv40을 찍은 코어 유저층뿐 아니라 신규 유입의 정착률까지 끌어올리고자 전체적인 밸런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
● 비슷한 장르의 경쟁작과 비교해서 ‘다키스트 데이즈’가 지닌 차별점은
정: ‘달려드는 좀비를 내가 좋아하는 총을 쏴서 터트린다’는 명쾌하고 직관적인 플레이 감각 자체가 차별화된 장점이다. 요컨대 게임의 손맛, 원초적인 쾌감이랄까. 실제로 현재 Lv40까지 플레이한 분들도 첫인상은 기대와 좀 다른데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다. 그렇다 보니 Lv40까지 좀비 쏴 죽이는 재미로 올라왔는데 갑자기 PvP 위주의 엔드 콘텐츠를 접했을 때 아쉬움이 더 컸으리라. 그래서 PvE 콘텐츠를 늘리는 방향으로 업데이트 중이다.
김: 같은 좀비 아포칼립스라도 서로 다른 장르 문법이 존재한다. 하루하루 살아남는 데 초점을 맞춘 서바이벌이 있는가 하면, 스토리 중심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RPG도 있으니까. ‘다키스트 데이즈’는 본래 전자의 형태로 구상했다가 후자로 차츰 발전된 경우다. 그래서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 콘텐츠가 절반의 비중씩 공존한다는 게 나름대로 차별점 아닐까 싶다.
● 6월 업데이트로 예정된 ‘주민 원정대’가 어떤 콘텐츠인지 소개해달라
김: ‘다키스트 데이즈’는 생존자 공동체의 주민을 모으고 성장시키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현재 주민 성장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직접 데리고 다니며 사냥 경험치를 얻거나 파밍하며 얻은 교본을 주거나 일정 시간이 걸리는 파견을 보내는 거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피드백이 많아 주민 원정대 업데이트를 준비했다. 일종의 4X 보드 게임으로 원정대를 꾸리고 한 칸씩 움직이며 자동 전투를 치르거나 이벤트를 즐기는 식이다. 기존처럼 장시간 집중하는 게 아니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좋은 콘텐츠다.
● 앞서 언급한 PvE 엔드 콘텐츠는 아닌 셈인데, 따로 업데이트를 준비 중인지
김: 그 부분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일단 다음 업데이트로 최고 레벨인 40부터 얻는 경험치가 누적되도록 고친다. 그리고 오는 7월에 새로운 성장 시스템을 넣으며 게임성 전반을 진화시키는 수순이 될 듯하다. 레벨 상한 자체가 올라가는 건 아니고 ‘디아블로 3’ 정복자 시스템과 비슷한 구조다. PvE 재화 수급의 경우, 기존 멀티 플레이 분쟁 지역의 컨셉을 유지하며 싱글 플레이를 위한 공간으로 추가하려 한다. 싱글 보스, 이벤트 보스에게서 최상위 성장 재료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소 미비한 파티 시스템 역시 여타 게임과 준하는 수준으로 고치겠다.
● 메인 스토리의 향방과, 앞으로 남녀 주인공이 만나지 될지 살짝 귀뜸해달라
김: 도입부 영상에서 유저를 구해준 지미란 친구의 행방불명된 부인을 탐색하는 것이 시즌 1 메인 스토리다. 즉 스토리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주인공은 지미이고 주인공은 조력자에 가깝다. 그리고 현재로선 남녀 주인공의 만남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 슬슬 날이 더워진다. 아직 OBT지만 올 여름 시즌 이벤트를 기대해도 될까
김: 수영복 정도로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라이브 서비스서 시즌 이벤트가 갖는 중요도가 상당히 높지 않나. 그래서 관련 스토리를 지닌 NPC를 넣는다든지 여러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는데, 아쉽지만 일단 게임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 판단했다.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 초기 동시접속자가 14,000명 가량이란 보도가 있었는데, 실제로 비슷한가
정: 우리가 직접 그러한 수치를 밝힌 바는 없다. 스팀 데이터를 디깅하는 서비스로 추산한 듯한데, 사실 전체 유저 가운데 PC 비중은 약 24% 정도다. 나머지 3/4는 모바일로 즐기고 있고 신규 유입 역시 상당히 많은 편이라 긍정적으로 판단 중이다.
● 모바일 유저가 3/4 가량이라면 그에 맞춰 사용성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정: 아무래도 PC, 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다 보니 그러한 요청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서 모바일 UX를 중심으로 한 편의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작업 중이다.
● 모바일 UX를 개선할 좀 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들려주면 좋겠다
김: 한 가지 좋은 예가 5월 업데이트로 도입된 자동 사격이다. 해당 기능이 키면 조준만 유지해도 알아서 사격을 해 플레이가 상당히 편해진다. 다만 PvP의 경우 상대 움직임을 따라가기 벅찰 수 있는데 그렇다고 보정이 너무 강하면 또 역차별이 되어버리니. 현재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중이다.
● 특히 모바일의 경우 시야 회전이 어렵다. 퀵 턴 기능에 대해 검토 중인지
김: 개인적으로 퀵 턴 추가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이다. 혹은 앞으로 달리면서 시야만 뒤로 돌려 본다든지. 그렇지만 관련 피드백이 계속 들어온다면 내부 검토 후 공지 등을 통해 업데이트 여부를 전하도록 하겠다.
● 역으로 PC 버전이 너무 모바일 게임스러워 보이는 것도 문제가 된다
김: 물론이다. 당장은 모바일 비중이 커 그 쪽 UX 개선을 최우선 작업 중이지만 중장기적으로 PC 버전의 퀄리티 상향도 준비 중이다. 가령 터치 조작을 전제로 화면 좌우에 배치된 기능을 키보드, 마우스에 맞춰 재배치한다든지, 에셋 품질을 PC 기준으로 끌어올리는 등이다. 다만 그렇게 작업한 에셋이 기존 것들과 이질감을 줘선 곤란하므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모바일, PC 키보드·마우스, 컨트롤러에서의 경험을 어떻게 조율하는가
김: 아무래도 내부 테스트 시 PC 중심으로 진행하려는 경향이 분명 있다. 그래서 모두에게 의식적으로 모바일 플레이를 늘리라고 항상 강조한다. 나 역시 하루 1시간 이상은 꼭 모바일로 테스트하고. 우리가 먼저 어디가 불편한지 알아야 개선할 수 있으니까. 이번에 모바일 자동 사격이 들어갔는데 앞으로 자동 이동까지도 지원할지 검토 중이다. 다만 타사 작품을 보면 모바일임에도 PC와 대등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실력자가 존재하지 않나. 그래서 너무 보정에 의존하기보다 실력, 장비 기준으로 유저 레이팅을 잘 나누는 게 핵심이라 본다. PvP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비슷한 실력끼리 겨뤘을 때 진짜 재미를 느끼는 법이니까.
● 아예 PvP 매치메이킹을 나눈다든지, PvE 난이도를 세분화하는 방법은
김: 결국 끝까지 해답을 못 찾으면 매칭을 플랫폼, 인터페이스별로 분리하겠지만 일단은 다 함께 게임을 즐기도록 지원하고 싶다. 난이도의 경우 특정 플랫폼, 인터페이스에 따라 밸런스를 조정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대신 보스 레이드처럼 어려운 콘텐츠의 난이도를 세분화하는 방안은 검토 중이다.
● 컨트롤러를 지원하는데 진동이 있으면 좋겠다. 나아가 콘솔로의 확장까지
김: 실무진으로선 지원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개발력이 한정되니까. 우선 커스텀 키 매핑부터 추가하고 그 다음으로 고려하고 있다.
정: 콘솔로의 확장 계획은 아직 없다. 일단 어느 정도 서비스가 궤도에 올라야 판단 가능하다.
● 국가별 성적의 추이도 궁금하다. 어느 지역서 가장 반응이 오고 있나
정: 전체 유저 가운데 미국, 인도, 브라질이 10% 전후로 비슷하고 국내가 7%로 그 뒤를 잇는 중이다. 앞서 말했듯 PC보다 모바일 비중이 큰데 인도, 브라질이 모바일 위주의 시장이라 반응이 큰 듯하다. 유저 성향은 국내가 거의 사흘만에 Lv40을 찍어버린다면 그 외에 지역들은 좀 더 천천히 레벨업 구간을 소화하는 모양새다.
● 언어 지원을 늘려갈 계획인가. 인도는 지역마다 언어가 꽤 다를 텐데
정: 인도 유저 비중이 크다고 그쪽 시장만 파고들자! 는 전략을 취하려는 건 아니다. 인도의 경우 영어 구사자가 많아 당장은 괜찮다고 본다. 그보다 독일과 태국에서도 반응이 나쁘지 않아 독일어, 태국어 지원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의 경우 초반 유입이 많았음에도 몇 가지 문제로 일단 서비스를 닫았는데, 슈터 장르가 잘 되는 시장인 만큼 앞으로 더 잘 준비해서 진출하려 한다.
● OBT는 패스형 상품이 주요 BM(수익화 구조)이다. 같은 기조를 유지할지
정: 앞서 말했듯 ‘다키스트 데이즈’는 생존자 공동체를 잘 키우는 게 중요한데, 그걸 위한 주민을 커뮤니티 패스로 영입 가능하다. 물론 과금 없이 인게임 재화만으로 얻는 경우도 많다. 어쨌든 커뮤니티 패스의 핵심 보상이 주민이고 그가 합류했을 때 백스토리에 대한 서브 퀘스트까지 함께 열리는 식이다.
● 올해 NHN 목표가 게임 매출 30% 성장이라, 그 부담이 게임에 끼칠까 걱정된다
정: 그 30%가 전부 ‘다키스트 데이즈’ 몫은 아니지 않나. 무기 등급, 강화 같은 요소 때문에 오해를 많이 샀는데, 이제와 Lv4을 찍은 유저들에게 우리 게임이 P2W이냐,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분은 아무도 없을 듯하다. 앞으로 꾸준히 잘 운영한다면 초기의 받은 오해는 차츰 잦아드리라 본다.
김: ‘다키스트 데이즈’가 좋은 게임이라 평가받는다면 매출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그런 믿음으로 계속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중이다.
● 앞으로의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위해 핵(Hack) 근절 또한 중요하다
정: 안티 치트 프로그램을 통한 검출과 유저 제보를 바탕으로 매일 제재하는 중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완벽히 근절되진 않겠지만 차츰 실효성이 커지리라 본다. 왜냐하면 ‘다키스트 데이즈’는 캐릭터 생성 후 즉시 PvP로 뛰어들 수 있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주일 걸려 PvP 진입 레벨인 30까지 찍고 핵을 쓰다 하루만에 제재되는 경험을 그들이라고 원할까.
● 끝으로 ‘다키스트 데이즈’ 정식 론칭을 기다리는 뭇 유저에게 인사를
정: “글로벌 OBT가 시작되고 한 달이 좀 넘게 흘렀습니다. 그간 꾸준히 ‘다키스트 데이즈’를 즐겨준 분들께 우선 감사드립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채팅창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요. 신규 유저가 무언가 질문하면 채팅창에 상주하는 분들이 친절히 답해줍니다. 사실 질문할 필요가 없도록 잘 만들어야 하는데 저희가 잘못한 거죠. 참 여러모로 감사드리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나아갈 테니 모쪼록 응원하며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 “지난 한 달간 정신없이 개선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다키스트 데이즈’를 정말 좋아해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걸 깊이 느꼈고,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거든요. 앞으로 서비스를 이어가며 적극적인 피드백 반영은 물론, 보다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