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편하고 아름다운 메트로바니아로 발전, '엔더 매그놀리아' 인터뷰
그리고 시간이 지난 2024년 3월. 개발사 바이너리 헤이즈 인터랙티브는 엔더 릴리즈의 후속작인 ‘엔더 매그놀리아’를 스팀을 통해서 얼리 액세스로 선보였다. 약 2~3 시간 정도의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엔더 매그놀리아는 호평을 받았던 얼리 액세스에 이어서 약 1년이 지난 1월 23일 현재, 정식 출시를 진행했다. 더 완성된 플레이와 콘텐츠. 전작보다 나아간 플레이 완성도와 스토리 전달. 여전히 독특하고 아름다운 비주얼. 편의성을 올리는 등 모든 면에서 완성도 있는 플레이를 제공하고자 한다.
타이페이 게임쇼를 맞이해서 진행된 이번 엔더 매그놀리아 인터뷰에는 개발사인 바이너리 헤이즈 인터랙티브의 ‘고바야시 히로유키’ 대표가 자리해 국내 미디어들의 질문에 답을 전했다.
바이너리 헤이즈 인터랙티브, 고바야시 히로유키 대표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10개월 간의 얼리 액세스를 끝마치고 정식 출시가 됐다. 호평도 있지만 혹평도 있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들어보고 싶다.
= 좋은 평가로는 플레이 하는 것이 쉬워졌다. 그래픽이 좋아졌다. 전작과 달리 인간이 존재해서 서글픔과 절망감이 없어졌다는 것이 사라졌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안 좋은 평가로는 난이도가 쉬워졌다. 인간이 많이 등장해서 전작의 애절함이 없어졌다는 평가였다. 이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코멘트는 긍정적인 것들이 많았다.
● 얼리 액세스 피드백에서 전작보다 난이도가 여유로워졌다는 말이 많았다. 메트로바니아가 고난이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어떤 심경 변화가 많았는지 궁금하다.
= 개발 당시에 엔더 릴리즈보다 어렵게 하자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엔더 릴리즈 플레이어 중에는 메트로바니아를 플레이 하지 않지만, 세계관에 매력을 느낀 플레이어들이 많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이 플레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그렇기에 세계관에 매력을 느껴 플레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변경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작품에서는 난이도를 설정할 수 있다. 노멀 난이도는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하드 모드는 전작을 클리어 한 사람들에게는 플레이 하는 맛이 있는 난이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얼리액세스 버전과 정식 출시 버전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DLC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 얼리 액세스는 2~3 시간만 플레이가 가능했었다. 정식 릴리즈 버전에서는 20~25 시간 정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난이도 변경 같은 추가 요소는 정식 버전에서 들어가며, 게임 안의 재화는 모든 난이도에서 입수가 가능하지만 하드 난이도에서 더 많은 수량이 드랍된다.
해당 재화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코스튬이나 설정을 개방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좋아하실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유료 DLC 계획은 없으며, 무료 대형 업데이트를 계획 중이다. 보스 배틀을 연속으로 할 수 있는 보스 러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 전작 대비 지형이 입체적으로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를 의식해서 설정한 측면이 있는가.
= 이번에는 엔더 릴리즈의 개선점에서 온 것이기도 하다. 전작은 평지에서 액션을 했었다. 그래서 맵 디자인도 평탄하고 각진 인상이 있었다. 분위기와 몰입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각진 인상을 받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경사면에서 액션을 하는 등 각진 움직임을 가지지 않는 디자인이 됐다.
다른 이유로는 이번 작품이 전작과 비교해서 더 많은 예산과 시간이 있었다. 엔더 릴리즈는 후반에는 파츠를 조합해서 만든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컨셉 아트부터 설정하고 작업을 했기에 퀄리티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 일반적인 메트로바니아 장르에서는 능력을 획득한 뒤, 추후 돌아와서 맵을 반복 플레이하도록 설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엔더 매그놀리아는 이른 타이밍에 대부분의 어빌리티가 풀린다. 난이도를 완화한 것과 별개로 이런 구조를 취한 설계 의도를 들어보고 싶다.
= 이는 엔더 릴리즈에서 이어지는 설계이기도 하다. 전작을 플레이한 분들이 빠른 단계에서 전작과 같은 액션을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게임을 플레이한 지 20분 정도면 그런 액션을 얻을 수 있다. 이후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후에도 다양한 액션을 추가했다. 맵에 맞춘 새로운 이동 방법이 나오고 이를 조합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구간이 많다는 것을 말씀을 드린다. 빨리 맵을 탐험하는 덕분에 놀라움을 끊이지 않게 만들 수 있게 됐다.
● 전작은 중세풍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스팀펑크의 느낌도 난다. 세계관의 분위기를 다르게 가져간 이유가 궁금하다.
= 속편을 개발하기로 했을 때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개발 쪽에서도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스팀펑크를 좋아하기도 했기에, 게임 내에서 표현하는 문명 레벨을 올려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이어지는 세계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세계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문명이 발전된 상황을 그려냈다고 보시면 된다.
● 본작은 전작인 '엔더 릴리즈'로부터 수십년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스토리 시놉시스를 보면 여전히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다. 트루 엔딩으로 취급받는 C루트에서 죽음의 비를 포함한 모든 오염을 정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매그놀리아는 여전히 아포칼립스 세계관인지 들어보고 싶다.
= 이번 작품은 C루트 엔딩에서 이어지는 세계가 맞다. 전작에서는 비였지만 이번에는 연기가 재앙을 가져왔다는 설정이다. 전작의 릴리가 노력을 해서 비를 멎게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여기라는 형태로 찾아오게 됐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이번 작품에서 찾아주시면 좋겠다.
● 전작 엔더 릴리즈와 비교하면, 공격 방식이나 능력이 호문쿨루스로 한정됐다는 느낌이다. 호문쿨루스를 게임 내 주요 요소로 활용하면서 전투 / 스토리 측면에서 가져가고자 했던 방향성을 들어보고 싶다.
= 이것 또한 엔더 릴리즈의 반성점에 온 것이다. 전작은 동료 하나에 스킬 하나라는 구성이라 25명의 동료와 스킬을 입수할 수 있었다. 동료가 많아서 스토리를 자세하게 그릴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엔더 매그놀리아에서는 동료의 수를 줄여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하고자 했다.
동료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한 캐릭터 당 세 종류의 무기를 장비할 수 있어서 쓸 수 있는 스킬은 늘어나기도 했다. 또한 동료에 애착을 가질 수 있게 했기에, 보스가 동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범위를 좁힌 형태가 됐다고 이야기를 드린다.
● 스팀과 메타 크리틱 등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예상한 반응인가.
= 스팀 버전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서 많은 유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난이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접촉에서 피해를 받는 것이 아니라 공격 궤도에 피해를 입게 된다. 박력있는 전투를 위해서 보스를 크게 만들었는데 접촉 만으로도 피해를 입는 것이 전작의 피드백 중 하나였다.
전작의 불만으로 여겨졌던 UI도 개선했고 얼리 액세스에서 얻은 평가를 제품판에서도 가져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게임 회사들이 그렇지만, 출시 시점에서 많은 긴장을 하기도 했다. 난이도를 변경한 것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 신경을 썼다. 미디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 디모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Mili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그룹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OST를 제작함에 있어 주문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어떤 분위기를 바랐는지 궁금하다.
= Mili와 같이 작업을 한 것은 전작 부터였다. 음악을 만들 때에 안 될 것 같지만 부탁이라도 해보자고 이야기를 건네기 시작했다. 게임 화면을 보고 마음에 들어 했었는데, 이것이 연을 이어나가게 된 계기가 됐다. 거기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갔고.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리게 되어, 전 곡을 맡기게 됐다.
엔더 매그놀리아의 세계가 조금 더 발전한 형태로 설정되어 있기에, 이번 작품의 작업을 할 때에 안 쓰던 악기를 쓰게 되기도 했다. 드럼 베이스의 곡을 도입한다거나 해서 Mili 씨도 즐겁게 작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엔더 시리즈에는 설정상 6개의 나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릴리즈에서 나온 '죽음의 나라', 매그놀리아의 배경인 '그을음의 나라' 외에도 다른 국가들을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를 앞으로도 계속 제작할 예정인지 들어보고 싶다.
= 나라 하나를 가지고 게임을 만든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엔더 릴리즈와 엔더 마그놀리아의 세계를 잘 받아들여 주셔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메트로바니아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까. 아니면 그만둘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여기까지만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매료된 유저들이 많다고 했었는데, 이러한 세계관을 활용해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 등 미디어믹스를 전개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 엔더 릴리즈 때에 그런 오퍼가 많았는데 거절을 했다. 이 타이틀은 저희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작품이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수 많은 IP 중 하나일 뿐이다. 대략적으로 만들 그런 것들이 나올 바에야 아무것도 없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팬들도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후에 소중한 파트너가 나타나면 이런 생각은 바뀔지도 모른다.
● 엔더 매그놀리아를 기대하는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부탁 드린다.
= 엔더 릴리즈 때부터 저희 게임을 플레이 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 엔더 매그놀리아 얼리 액세스도 플레이한 분들이 많다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 엔더 매그놀리아는 지난 작품에서 하지 못한 것을 포함해서 발전시킨 작품이고, 최고의 액션 게임을 만들자는 방향에서 제작했기에 꼭 플레이를 해주셨으면 한다.
전작을 플레이하지 못한 분들도 이번 작품부터라도 플레이를 해주시면 좋겠다. 전작 대비 많은 점을 개선했기에 엔더 매그놀리아를 플레이한 다음에 관심이 생기신다면, 전작을 플레이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