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 무찔렀다(敵将, 討ちとったりぃ-)!” 우렁찬 외침과 함께 펼치는 일기당천 액션으로 크게 사랑받아온 ‘진·삼국무쌍’이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이에 코에이 테크모는 오늘날 시리즈를 있게 해준 ‘진·삼국무쌍 2 맹장전’을 리마스터하는 한편, 앞으로의 미래를 상징하는 ‘진·삼국무쌍 ORIGINS’ 대형 DLC도 선보였다. 본지 역시 오메가 포스를 이끄는 쇼 토모히코P와 만나 ‘진·삼국무쌍’ 25주년의 소회를 물었는데, 언제나처럼 호쾌하게 웃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해줬다. 다만 저녁 8시-기사 공개 시점과 동일- 코에이 테크모 특별 방송보다 먼저 나눈 인터뷰라 질문이 다소 두루뭉실한 점은 양해 부탁드린다.

오메가 포스를 진두지휘하는 쇼 토모히코 프로듀서

● 우선 ‘진·삼국무쌍 ORIGINS’ DLC입니다만, 프리퀄과 시퀄 중 어느 쪽인가요

: 세부 사항까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이번에는 클리어 전이나 후가 아니라 게임 본편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세력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앞서 공개된 티저 트레일러에 태평도 교주 장각이 모습을 드러냈던 게 힌트일까요

: 그렇죠. DLC는 게임 본편의 3세력 외에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장각은 그 하나의 예라고 할까요, 다른 세력도 있을지 모릅니다(웃음).

● ‘진·삼국무쌍 ORIGINS’ 본편의 아쉬움이 DLC를 통해 해소되길 기대해도 좋을까요

: 좀 멋부리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할 걸, 저걸 넣을 걸' 같은 마음은 없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현장의 모든 분들이 원래 목표했던 것만큼 해냈다고 봅니다. 다만 뭘 넣고 안 넣고 문제가 아니라 좀 더 제대로 체크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주인공과 무장들의 관계가 깊어지는 인연 이벤트의 경우, 그 내용과 대사를 전부 챙기지 못해서 이미지가 꽤 달라졌어요. 또 말장난 같은 부분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랄까, 그런 점은 앞으로 조정하고 싶습니다.

● 모처럼 오리지널 캐릭터인데, 주인공의 외형을 손댈 수 없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 애초부터 새로운 ‘진·삼국무쌍’을 만드는 게 목표였기에 주인공 역시 확실히 어떤 이미지를 정착시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커스터마이즈 기능이 없는 쪽으로 기획했죠. 여태껏 보지 못한 주인공이 나왔는데 저마다 외모가 다르면 그만큼 여러 이미지가 생겨버리니까. 새로운 ‘진·삼국무쌍’의 주인공은 바로 이 자다, 라는 이미지를 굳히려는 겁니다. 실제로 내부에서도 커스터마이즈를 넣자고 엄청 말이 많았는데 전부 반려했습니다. 다만 이제 이미지가 자리를 잡았으니 여러 복장을 바꿔 입히며 즐겨도 괜찮겠네요.

● DLC의 전체적인 볼륨은 어느 정도이며, 여포와 전투처럼 도전적인 콘텐츠가 있을까요

: 어려운 질문이네요. 솔직히 아직 개발 중이라 저 자신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정확한 볼륨을 답하긴 어렵지만 당초 기획대로라면  최소 20시간 가량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퍼센트로 답하자면 본편의 45% 정도 볼륨이겠네요. 또 도전적인 콘텐츠는 음, 어디까지 말해도 되려나. 부디 기대해주세요(웃음).

● 금번 DLC를 시작으로 앞으로 제2, 3의 대형 콘텐츠 업데이트를 기대해도 좋을까요

: 솔직히 말해서 더는 없습니다. 원래 ‘진·삼국무쌍 ORIGINS’ DLC를 만들 계획 자체가 없었어요. 그런데 본편이 많은 분들에게 크게 사랑받고 “~ 같은 것도 더 즐기고 싶다”는 반응이 많아 다소 급히 결정된 거죠. 솔직히 저는 속편을 만들고 싶다는 쪽입니다. 그런데 속편으로 진행할 경우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리셔야 하니까, 그 전에 조금이나마 빠른 타이밍에 제공할 수 있는 DLC를 택했습니다.

● 결국 적벽대전 이후의 이야기는 ‘오리진 2’ 같은 속편을 기다릴 수밖에 없겠네요

: 처음 신작을 기획할 때는 전, 후편 같은 느낌으로 적벽대전까지 한번 끊고 오장원 전투까지 또 다루려고 했어요. 그런데 실제 전편에 해당하는 ‘진·삼국무쌍 ORIGINS’을 만들어보니 나머지 후편을 게임 하나에 담는 건 무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 후편이 연수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적벽대전 이후로 각 세력마다 중요한 전투가 여럿 있으니까요. 대략 세 편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훗날 속편을 낸다면 당연히 적벽대전 이후를 다룰 텐데, ‘진·삼국무쌍 ORIGINS’과 같거나 그 이상의 밀도가 되려면 오장원까지 한 편으로 무리라는 거죠.

● 그러고 보니 시리즈 전통의 확장팩 부제 ‘맹장전’는 이제 사용하지 않는 건가요

: 본래 ‘맹장전’은 지금처럼 인터넷 환경이 빠르지 않던 시대에 디스크로 팔고자 붙인 이름이니까요. 요즘처럼 다운로드 콘텐츠가 보편화된 시대에 이제와 디스크 형태로 팔거나 ‘맹장전’ 이름을 붙일 생각은 더이상 없습니다. 대신 해당 DLC가 어떤 내용인지 제대로 전달되도록 각각의 명칭은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 다음으로 구작 리마스터입니다만, ‘진·삼국무쌍 2 맹장전’을 고른 까닭이 무엇인지

: 또 너무 솔직한 답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원작 ‘진·삼국무쌍 2’도 과거에 나 자신이 만든 작품이니까요. 그걸 직접 리마스터든 리메이크든 하고 싶지 않달까. 역시 저는 가능한 한 신작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데 스팀으로 이식된 건 ‘진·삼국무쌍 6’부터라 이제와 1~5편을 플레이할 환경 자체가 없다는 요청이 정말 많이 들어와서요. 리메이크는 정말 큰일이 되니까 그럴 바에야 ‘진·삼국무쌍 ORIGINS’를 만드는 편이 낫고. 그렇다면 리마스터가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2편인 이유는 가장 많이 요청 받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 단순히 해상도 개선을 넘어 액션이 부드럽고 적들 머릿수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만

: 보통 리마스터는 외관을 꾸밀 뿐입니다만 이번에는 그보다 꽤 많이 공수를 들였습니다. 액션의 모션뿐 아니라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손봤어요. 보다시피 적들도 많아졌죠. 그러면 밸런스가 완전히 바뀌므로 자연스레 AI부터 모든 걸 재조정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역시 과거에는 기술의 한계로 먼 곳이 전혀 보이지 않아 서구권서 “Fxxxing Fog’라는 말도 들었는데, 이제 아주 멀리까지 잘 보입니다. 요컨대 평범한 리마스터가 아닙니다. 정말 알기 쉽게 답하자면 최근 ‘진·삼국무쌍 ORIGINS’를 즐긴 분들도 위화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 그렇다면 콘텐츠적으로도 크게 개선되거나 새로이 추가된 요소가 있을까요

: 기본적으로 원작을 따라갑니다만 조금은 새로운 콘텐츠도 추가했습니다. 일단 본편에 없던 전투가 추가되고요. 또 하나는 앞서 공개된 발표 영상 막바지에 힌트가 숨겨져 있으니, 아니 숨겼다기에는 뻔합니다만 그걸 주목해주세요.

● 이렇게까지 바뀐다면 클래식 모드나 에뮬레이트 버전을 따로 넣어도 좋을 듯합니다

: 당초 리마스터 계획을 세울 때는 그런 게 있었어요. 모던, 클래식 모드를 선택 가능하게 만들자는 거였죠. 하지만 액션으로 봐도 게임 전체로 봐도 역시 원작을 지금 시대에 플레이하긴 여러모로 부족하다 싶어서요. 게임은 역시 지금 시대에 걸맞은 만듦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일이 커졌습니다. 다만 클래식 모드에 대한 요청이 반드시 나올 거라 예상돼 추후라도 지원을 검토 중입니다.

● ‘진·삼국무쌍 2’는 한국어 더빙을 지원했었는데, 이걸 리마스터에 적용할 순 없나요

: 맞아요. 한국어 더빙이 있었죠. 만약 그럴 수 있다면 한국 팬 여러분께 큰 서프라이즈가 되겠습니다만. 솔직히 답하자면 한국어 음성뿐 아니라 ‘진·삼국무쌍 2 맹장전’ 데이터 대부분을 정말 찾기 힘들어서. 사내에서도 행방이 묘연한 실정입니다. 네, 회사로서 이상하죠(웃음).

● 끝으로 ‘진·삼국무쌍’ 시리즈를 성원하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 한국에는 PS2 시절부터 오랫동안 ‘진·삼국무쌍’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진·삼국무쌍 ORIGINS’도 크게 성원해 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늘 이야기 나눈 DLC와 리마스터는 물론 그 이후의 작품들 모두 앞으로도 반드시 한국 팬 여러분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어가겠습니다. 부디 응원 부탁드리며, 혹시 현지화가 미묘하다 싶으시면 꼭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