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맥스 리스펙트, 오프닝과 뒷 이야기
[(왼쪽부터) 백승철 PD, 이준섭 AD]
백 : 8개월 동안 계속 야근을 했다(웃음). 볼륨이 커서 그런지 처음 시작했던 것보다 개발 이슈가 많았고, 온라인 모드는 테스트 도중 수정 사항이 발생해 6-7개월 가량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 원래는 2017년 1월 출시가 목표였는데, 지스타에서 연기를 발표했다. 반년 가량 지연된 이유와 작업 내용은?
백 : 당초 일정대로 진행했다가는 스펙을 떨어뜨리거나 버그를 다 못 잡을 것 같아 보다 완성도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연기를 결정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잘 한 것 같다.
● 지스타에서 꽤 호응이 좋았던 것 같은데, 관람객들의 피드백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백 :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기대한다며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또 현장에서 간섭이 생겨서인지 렉을 느꼈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이 : UI 편의성과 아날로그 노트 가이드, 폰트에 대한 피드백을 반영했고, SNS 쪽에서는 BGA 해상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BGA 이야기가 나와서 추가로 말씀 드리자면, 지스타 빌드는 후처리가 다 된 곡들만 공개했으나 현재는 기존 100여 곡 모두가 HD 화질로 리마스터 됐다.
백 : 헤드폰을 위해 기술적으로 도입한 것은 없지만, 이전 곡들을 찾아보니 음량이 들쭉날쭉하더라. 그래서 전체적인 레벨의 밸런스를 맞추었다.
● PS4는 무선 컨트롤러인 관계로 동기화 부분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또 리모트 플레이에 대한 부분도…
백 : 리모트 플레이는 음악 게임과 상극이라 지원하기 어려울 것 같고, 인풋 렉은 세밀하게 테스트를 해보아도 무선이라고 해서 특별히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 4-5-6-8키 이상 최대 몇 키까지 지원하는가? 혹시 새로운 모드가 있다면 설명을 부탁 드린다.
이 : 프리스타일이나 아케이드에서는 지원하지 않지만, 미션 한정으로 10키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백 : 전용 컨트롤러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현실적으로 퀄리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전용 컨트롤러를 만든다면 트릴로지 때보다 더 좋게 해야 할 텐데, 현 상황에서는 녹록지 않다. 다만 이 말이 미래의 디제이맥스에도 영원히 (전용 컨트롤러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 디스플레이의 종류에 따라 반응 속도가 미묘하게 다를 수 있는데, 이를 위한 옵션이 있는지 궁금하다.
백 : 많은 제품을 테스트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테스트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삼성, LG, 대만 등에서 나온 3-4종 정도이다. 그런데 반응 속도보다는 색감 차이라던가 음질 저하 문제가 더 신경 쓰이더라. 만일 음질이 떨어지는 TV나 모니터 환경이라면, 필히 헤드폰을 쓰시라고 권하고 싶다.
● 온라인 멀티플레이 시 렉에 대한 대비책은?
이 : 합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플레이 하고, 점수만 경쟁하는 방식이라 렉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백 : 앞에서 언급한 온라인 모드 문제는 렉 때문이 아니라 초대 방식이나 경쟁 요소 등이 PSN을 거치면서 발생했던 것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한 결과 온라인 모드를 안정적인 2인 경쟁 모드로 제한하게 됐다.
● 리듬 게임의 멀티플레이라면 합주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백 : 합주는 단순히 악기 소스만 둘로 분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 하는 사람 모두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그래서 합주는 콘셉트에 맞는 별도의 게임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과거 디제이맥스를 이용해서 합주 테스트를 한 적이 있는데,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다.
● 오리지널 디자인의 PS4 본체 혹은 컨트롤러를 기대할 수 있을까?
백 : 안 그래도 소니(SIEK) 측과 이야기를 했는데,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서 진행을 하지 못 했다.
● 신곡이 40곡 이상 추가될 예정인데, 작곡가 및 장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백 : 신곡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혀서 보다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라, 디제이맥스 포터블 2의 방향성과 유사하고, 작곡가는 팬들이 좋아하셨던 분들 위주로 라인업을 편성했다.
● 포터블 1편과 2편 이외의 곡은 DLC로 추가될 예정인데, 이쪽의 일정 및 가격은?
백 : 아직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나, 출시 전후로 날짜와 콘셉트가 공개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패키지 형태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 될 것이다.
● DLC 이외의 게임 내 추가 과금 요소가 있는지?
백 : 하나도 없다. 개인적으로 그런 방식의 부분 유료 과금을 별로 안 좋아한다.
● 오프닝 테마도 신곡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백 : 그렇다. 제목은 ‘글로리데이’이고, 디제이맥스가 오랜 만에 다시 나오게 된 것을 긍정적으로 그리고자 했다. 가사도 디제이맥스를 기다려준 팬들을 생각하며 중의적으로 썼다. 처음에는 오프닝을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이준섭 AD가 그래도 오프닝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하여 오프닝 테마로 결정했다. 오프닝 무비는 예전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많은 의미를 담았다.
이 : 맞다. 평소 게이머들의 댓글을 많이 보는 편인데, 무덤에서 부활하는 콘셉트도 디제이맥스는 죽었다는 댓글, 관짝을 부수고 나왔다는 댓글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싶었고, 이전 작품을 해보신 분이라면 금방 눈치챌 만한 패러디도 곳곳에 넣었다.
● 듀얼쇼크가 아닌 휴대용 게임기에서 빛이 나온 것에도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예를 들면 VITA 버전이라던가…
이 : 죄송하지만, 그 휴대용 게임기의 정체는 PSP이다. 많은 분들이 PSP 시절의 디제이맥스를 좋아해주셔서 오프닝 무비에 PSP를 넣게 됐다.
● 글로리데이의 보컬이 됸 쥬로 선정된 배경은?
백 : 블랙캣이란 곡을 부른 보컬에게 글로리데이의 보컬을 아직 못 찾았다고, 혹시 주변에 좋은 분 있냐고 문의하자 추천을 받았다. 데모 곡을 들어 보니 곡과도 잘 맞는 것 같아 보컬로 결정했다.
● 요즘 PS4 프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4K 해상도를 위한 UI/UX를 지원하는지 궁금하다.
백 : 4K 해상도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전 리소스를 많이 활용하다 보니 한계도 있었고. FHD까지만 가능하다.
이 : 영상 해상도를 더 높이면 노트가 떨어질 때 랙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더라.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엔진을 교체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럼 개발 기간이 더 늘어나서…
● 해외 진출과 관련한 이야기도 들려달라.
백 :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은 소니 아시아(SIEJA), 일본은 아크 시스템 웍스가 퍼블리싱을 담당하게 되고, 북미와 유럽에는 다운로드 버전만 발매될 것 같다. 가장 먼저 출시되는 것은 물론 한국이며, 중국은 소니 아시아가 퍼블리싱 하지만 판호 문제 때문에 어떻게 될 지…
● 리스펙트가 디제이맥스 시리즈 재도약의 계기가 될 작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넘버링 타이틀을 포함한 향후 시리즈의 전개는 어떻게 되는가?
백 : 리스펙트 이후에는 넘버링 타이틀을 만들 생각이지만, 사실 이번 작품에는 DLC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리스펙트는 지금까지의 모든 디제이맥스를 PS4에 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기에, 이 작업이 끝난 후에나 넘버링 타이틀 제작에 착수하게 될 것 같다.
● 요즘 국내 개발사의 콘솔 게임 제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 발 앞서 그 길을 걸은 입장에서 이에 대한 생각은?
백 :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개발자든 기자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콘솔의 매력을 알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유난히 콘솔을 외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면서 장르를 다양화 시켰으면 좋겠다. 그래야 국내 시장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고.
●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척박한 국내 환경에서 장기간 콘솔 게임 시리즈를 제작하고, 이를 하나의 타이틀로 집대성한 경우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가 아닐 수 없는데, 제작자로서의 감상이 궁금하다.
백 : 개인적으로 처음 시작할 때보다, 만들면서 추억에 젖었고 감회가 새로운 경우도 많았다. 자칫 잊혀질 수도 있었던 콘텐츠를 새로운 기술로 부활시켜, 당시 세대와 요즘 세대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만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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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