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플레이 시간 : 48시간
난이도 : 어려움, 패링 난이도 : 쉬움
개인적으로 전작인 “고스트 오브 쓰시마”를 인생 게임 중 하나로 선택할 정도로 굉장히 좋아한다. 서양에서 제작한 동양 배경의 게임들 중에는 동양에 대하여 지나치게 왜곡된 인상을 바탕으로 하여 감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던 것과 달리, 해당 게임은 적당히 서양에서 가지고 있는 일본에 대한 환상적 면모를 첨가하면서도, 동양권에서 보기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동양 특유의 미와 감성을 드러내며 적당히 균형을 잡았기 때문이다. 해당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면서 내내 미국에서 이렇게까지 동양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때부터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후속작을 계속해서 기다렸으며, 정식으로 후속작인 “고스트 오브 요테이”의 정보와 예약 구매 소식이 뜨자마자 고민하지 않고 바로 구매하였다.
1. 중세 일본에 빠져들게 만드는 아름다운 그래픽과 아트
흩날리는 단풍과 은행잎, 스쳐지나갈 때마다 흔들리는 꽃과 풀숲, 피 튀기는 전장에서도 본래의 색을 잃지 않는 순백의 벚꽃 등 일본과 사무라이하면 생각나는 배경적 요소들을 이번 작품에서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적절하게 환경에 알맞은 식생들을 배치하면서 일본의 자연환경에 대한 로망과 현실성 간의 균형을 적절히 조절하고 있다.
미적인 즐거움은 식생들의 배치에만 있지 않다.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낙엽 등의 세세한 묘사와 야생 동물의 활동,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세한 소리 등을 통해 게임 내의 자연이 정적인 그림으로만 느껴지지 않도록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무언가 움직이고, 반응하며 소리가 나는 것을 느끼면서 충족하는 시청각적인 만족은 이 게임을 하는 이유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그 감각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게임의 최적화가 상당히 잘 되어있다. 노멀 플스5 성능 모드 기준으로 1080p와 60프레임을 대체로 잘 유지하고 있다. 근접에서의 디테일은 살짝 뭉개져 보일 수 있으나, 먼 거리에서 배경은 충분히 미적으로 즐길 수 있을 만큼 크게 거슬리는 불편함은 없었다.
2. 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아츠만의 액션
전작의 주인공 ‘사카이 진’은 원래 사무라이였으나 몽골군과의 전투를 거치며, 무사도를 버리고 닌자로 전향하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닌자로써 활동할 때는 온갖 암기를 쓰는 것과 달리, 백병전에서는 사무라이답게 카타나 한 자루로 적들을 도륙하는 액션을 선보였다. 적 병종에 따라서 상대하기에 유리한 4개의 검술 유파를 전환하며 전투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액션 양상은 사카이 진의 사무라이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에는 탁월했으나, 시각적으로 카타나를 휘두르는 방법에서 차이를 나타냈기에 카타나 액션에만 머무는 단조로운 느낌도 들었다.
이번 작의 주인공 ‘아츠’는 사무라이가 아니라 온갖 전장을 전전하였던 용병이자 낭인이다. 그러다보니 카타나를 숙달한 사무라이로서의 액션보다는 생존을 위해서 온갖 무기를 닥치는대로 다루는 낭인로서의 액션을 선보인다. 작중에서 카타나, 쌍검, 창, 사슬낫, 대태도 5가지 근접 무기를 다루며, 원거리 무기로는활 말고도 조총까지 거리낌 없이 다룬다. 각 무기는 구체적으로 각자 다른 특성을 선보이면서 전투가 한층 다채로워졌으며, 시각적으로도 더욱 직관적인 차이와 액션을 즐길 수가 있었다.
3. 서브와 메인을 자유롭게 오가게 만드는 구조
고스트 시리즈의 경우, 타 오픈월드 게임들처럼 메인 스토리를 기본 흐름으로 잡되, 주변에 흩어져있는 서브 콘텐츠를 즐기는 구조를 취한다. 하지만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처럼 지도에 표기된 곳으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탐색해서 찾아내야한다.
게임의 서브 콘텐츠로는 서브 스토리, 지역 점령, 설화, 현상금 사냥, 능력치 강화, 호부 수집 등이 있다. 대부분 전작에서도 있던 콘텐츠들이지만 최소한 미니게임 형식을 갖추거나, 약간의 변주를 주기도 하면서 크게 지루한 느낌은 들지는 않는다. 또한 탁월한 보상이 주어지기에 해당 활동을 하는 데 들은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도록 만들어 주어 탐험의 동기를 강화한다. 그러면서도 굳이 트로피를 모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전부 하도록 강제하지 않기에 언제나 자유롭게 중요 퀘스트를 하러 떠날 수 있도록 하여 심리적인 압박을 주지 않고 있다. 보상은 확실하게 주면서도 지루할 즈음에 메인으로 떠날 수 있게 만들어 메인과 서브를 자주 오가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4. 평범하지만 다소 비중 분배가 아쉬운 콘텐츠와 스토리
게임 내의 서브 콘텐츠는 다양하고 맵 전체에 넓게 분포되어 있어 탐험하는 재미가 나쁘지 않다. 스토리는 특출난 점이 없으나 전형적인 복수극의 클리셰와 구조를 적당히 차용하였기에 모난 곳 없이 수월하게 전개된다. 전형적인 무난한 AAA급 게임으로서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굳이 스토리 관련해서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보다는 즐기기가 좋았다. 인물들의 개연성이나 일관성이 없이 전개가 흘러가고, 어이없이 복수를 그만두는 결말을 그려내는 “라스트 오스 어스 파트 2”와는 달리, 복수의 길이 그릇되었다는 것은 넌지시 인지하고 있으나 최종적으로 결국 복수를 이루어내며 그 결과를 받아내는 “고스트 오브 요테이”가 전반적으로 일관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쉬워서 더 재미있었다.)
다만 각 장마다의 스토리와 콘텐츠의 비중 분배 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전반적인 콘텐츠의 양과 질, 스토리의 전개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초중반에 몰아서 나타났다가 중후반에 힘이 빠져 용두사미로 보일 수가 있는 문제가 나타났다. 그래서 전작보다는 못한 것 같다는 타 유저의 반응을 보기도 했다.
좌: 전체적인 스토리와 콘텐츠 비중, 우 :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전체 맵 구조와 스토리 분포
이 문제가 왜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추측했다. 전작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경우, 메인 스토리의 진행 상황에 따라 활동 가능 지역을 제한해두었다. 쓰시마 섬은 게임 내에서 구조적으로 남부, 중부, 북부로 나뉘었는데 이전의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으면 북상하지 못하는 식으로 막아두었다. 스토리가 한 지역에서 한 장씩 스토리가 적절하게 배치되었으며, 서브 콘텐츠도 초반에 몰아서 할 수 없도록 하여 소비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 그래서 콘텐츠와 스토리가 적절하게 마름모꼴로 지역에 분배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한 지역이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 일은 없었다.
좌 : 전체적인 스토리와 콘텐츠 비중, 우 : 고스트 오브 요테이의 전체 맵 구조와 스토리 분포
반면에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여러 지역을 이어놓은 비선형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1장부터 다닐 수 있는 지역을 많이 풀어주면서 초반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스토리가 굉장히 많아지게 되었다. 그 덕분에 초반에 느낄 수 있는 몰입도와 콘텐츠의 물량은 전작보다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때문에 2장이 콘텐츠의 양이 적게 보이고, 스토리도 급전개 되는 느낌이 들게 된다. 사실 2장 자체의 콘텐츠는 지역 하나가 할당된 만큼 전체적으로 보면 마냥 적지는 않은 편이다. 스토리도 지나치게 짧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4개의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1장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초라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3장은 결말 직전부터 시작되기에 매우 짧아 마지막이 너무 초라하다는 인상을 남기고 말았다.
결국 스토리와 콘텐츠의 품질과 양 자체는 괜찮으나, 각 장과 지역 간의 비중 조절 문제에서 실수하여 중후반인 2장부터 상대적으로 맥빠지게 느껴지게 되었다. 1장의 범위를 다소 제한하여 1장 내의 스토리와 콘텐츠의 비중을 다른 장과 나누었어야 한다고 본다. 아니면 2장에 지역 하나를 더 할당했어야 했다.
다시 말하자면 스토리와 콘텐츠 자체는 괜찮으나 지역 간 비중 조절 문제에서 실수하여 지금의 비판이 있다고 본다.
5. 결론
“고스트 오브 요테이”가 올해 최고의 게임이냐고 하냐면, 단연코 절대 그렇지는 않다. 전작과 큰 골자는 대동소이하며, 콘텐츠 비중 조절 실패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서커 펀치 스튜디오’에게 있어서는 호재로 작용하는 작품이라고 본다. 가끔씩 1편이 흥행하여 후속작을 제작하였지만, 그 후속작이 실패하여 IP 자체가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걱정을 이번 작품으로 통해 해소했으며, “고스트 시리즈”가 PS 브랜드의 대표 신생 IP 중 하나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전작의 장점들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이해하고, 이를 탁월하게 유지하거나 발전시키며 앞으로의 “고스트 시리즈”의 방향을 확고하게 정하기 시작했다. 이 점은 앞으로도 해당 게임 시리즈 팬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신작이 꾸준히 나올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큰 변화는 없으나 앞으로의 시리즈의 지속력과 ‘서커 펀치 스튜디오’의 개발 실력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후로도 나올 또다른 ‘망령’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한다.
아츠 이후의 망령은 누가 될 것인가?
점수 : 7/10.
전작을 좋아했다면 이 작품 역시 재밌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면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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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으면 왜 재밌는지 정리해두었다가 끝나고 열심히 쓰게 됩니다. | 25.11.27 03:4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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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차라니 굉장하시네요. 저는 그렇게까지는 못 하겠더군요... 다른 게임 얼른 하고 싶어서... 그래도 1회차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좋았습니다. | 25.11.27 03:5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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