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친형과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일본, 특히 오사카를 들락날락 거렸습니다.
특히 약 10년 전 부터는 시간이 나면 티켓팅해서 일년에 두세번씩 다녀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또 약 5년 전부터는 오직 프라모델을 사러 일년에 한두번씩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도쿄는 너무 번잡하기도 하고 후쿠시마랑 가깝기도 해서 좀 꺼려지더라구요.
그래서 2002년에 배낭여행으로 도쿄를 갔다온 후로는 도쿄를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도쿄는 가본지 20년이 넘었네요.
어쨌든 이번주 월화 쉬는 날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숙소도 아예 덴덴타운에 잡고요.
저의 주 방문처는 정글, 정글메카, 히어로갱, 죠신키즈랜드, 보크스, 만다라케, 비꾸카메라입니다.
시간이 되면 우메다로 넘어가서 요도바시도 가끔 들르지만 약 10년 전인가부터는 요도바시는 굳이 안가도 되는 샵으로 바뀌어서
몇 년간 잘 안가다가 이번엔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우메다에 유명한 리커샵도 좀 있기 때문에 겸사겸사 말이죠.
결론을 말씀드리면, 레트로게임시장처럼 바뀌어가는 프라중고시장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클래식 프라 말고는 우리나라가 더 쌉니다.
심지어 반남코리아 홈에서 쿠폰먹여 사면 훨씬 싸요.
반다이 제품들이 제일 심한데요, 레트로게임점인 슈퍼포테이토나 게임탐정단같은 샵들 가보면 레트로 시세들 아주 기가찹니다.
근데 이 가게들도 십여년 전엔 그렇게 비싸지 않았어요. 저도 가끔 가서 좋은 가격에 물건들을 구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레트로 수요가 폭증하자 가격을 마구잡이로 올리기 시작하더니 국내 중고시장과 역전이 되어버렸어요.
예전에는 레어로 쳐주지도 않았던 물건들이 지금은 다 장식장 안으로 들어가서 얼척없는 가격표를 달고 있죠.
반다이 프라들이 지금 중고샵에서 그렇게 되가고 있습니다. MG 디오 같은 건 뭐 3만엔도 붙어있더라구요.
그렇게 구하기 힘든 제품들도 아닌데, 정가에 1.5배에서 2배 가격을 달고 있죠.
존버하면 언젠가는 다시 재판될 제품들인데 이게 맞나 싶더라구요.
제가 자동차 프라도 좋아해서 죠신 타미야월드를 꼭 가는데요, 예전엔 정말 시간이 없어서 한군데만을 가야한다면
주저없이 죠신을 갔습니다. 건프라부터 RC까지 저렴한 가격에 다 있었거든요.
예전에 소프맙이 합병되기 전에 프라도 같이 팔았는데 제 기억에 덴덴타운에서 죠신이랑 소프맙에서 30퍼센트 가량 상시 할인된
가격으로 건프라를 샀었던거 같습니다.
뭐, 어쨌든 그런 좋은 기억들이 무색할 정도로 소프맙은 망해버렸고 죠신 타미야월드도 그 취급품목의 가지수가 너무 줄어서
반다이처럼 기한내에 재판한 제품들 외에는 제품들이 다양하지 않더라구요. 점점 심해지는거 같습니다.
반다이가 지금의 재고관리 시스템으로 재미를 많이 보고 있어서인지 타미야도 정도가 좀 약하다 뿐이지 똑같이 따라가는거 같더라구요.
그래도 요도바시나 죠신에 아오시마, 후지미, 하세가와 같은 제품은 오토프라가 수요가 꾸준한지 항상 안정적으로 재고가 있는거 같긴합니다.
품목이 변하지 않아서 그렇지 필요한 제품이 있으면 가서 찾으면 웬만하면 있더라구요.
그래도 타미야는 한국타미야가격이 워낙에 사악해서 대형킷 죠신에서 할인할 때 사면 거의 반값이라 항상 죠신은 일단 가고 봅니다.
보크스는 프라 비중을 점점 줄이는 느낌입니다. 중고피규어 진열장은 계속 확장중인데 프라는 점점 진열갯수를 줄이고 심지어 이번에 가니
한곳에 제품들을 종류별로 쌓아놓고 필요한거 있으면 점원한테 말하라는 식으로 해놨더라구요.
IMS 때문에 항상 들르기는 하는데 좀 살만한건 멤버쉽 회원한테만 판다고 하고 물건도 너무 두서없이 진열돼 있고 하여간 정이 안가는 매장입니다.
정글본점과 히어로갱은 피겨매장이라 늘 거의 구경만 하고 세인트세이야피겨와 드래곤볼 제일복권 피겨가 필요할때만 갑니다.
구경하기는 좋습니다. 정말 피겨종류가 어마어마 하더라구요. 히어로갱 2층은 정말 볼게 많습니다.
중고 건프라를 보기 위해서는 덴덴타운에서 정글메카, 만다라케, 스루가야 이 세매장을 가는 편입니다.
가격은 거의 비슷하고 세군데 다 비싸지만, 그나마 만다라케는 온라인에서 가격을 보고 갈 수 있고 대체로 그 시세에서 튀지 않는 가격이
책정되어 있어서 만다라케가 편하긴 합니다. 정글메카는 물량에서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가격이 좀 사악하지만 한번 둘러볼 만하죠.
결론적으로 이젠 굳이 프라 사러 덴덴타운을 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건 일본에서 구하기 힘들고,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사야겠으면 그냥 만다라케온라인과 일마존을 이용하면 된다는 겁니다.
관광 간 김에 구경삼아 가는건 추천하지만 굳이 캐리어를 프라로 다 채워오겠다는 마음으로 갈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차라리 그 공간에 맛있는 프리미엄 맥주나 위스키를 채워오는 것을 추천드려요. 전 술을 못 마셔서 페트로 된 녹차와 보스프리미엄커피로 채워왔습니다.
오랜만에 덴덴타운 방문 후기 였습니다.
아, 그리고 새로운 정보인데 빅꾸카메라 프라코너가 리뉴얼되서 품목이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시간 없으면 패스했는데 이번에 가니 프라들 많이 늘렸더라구요. 시간되시면 한번 가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