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카몬,
좁은 세상을 넘어 "다움"이라는 내일을 찾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다움」이라는 건 뭐야
-본작의 오프닝 "다움"-
평지풍파 없이 자라 정석적인 작품을 써내던 천재 서예가, 한다 세이슈.
판에 박힌 글씨를 쓴다는 혹평에 주먹이 먼저 날아가 버린 그는
정이 가득한 섬마을에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요?
성장물은 보통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그 소재가 예술이라면 통상적으로 입문자나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미숙한 인물이 주인공을 맡게 되죠.
하지만 이미 20살이 넘어 성인이 된, 자신의 영역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이 성장물의 주인공이 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어른의 성장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바라카몬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주인공 한다 세이슈는 외적으로 볼 때 거의 완벽한 인물입니다.
서예계의 저명한 거장인 아버지 밑에서 배워 고등학생 때 이미 프로에 등단했고, 대회에서 심심치 않게 상을 탈 정도로 인정받고 있죠.
게다가 키도 크고 날씬한데다 잘생기기까지 한, 20대 초반의 젊은 예술가가 가질 수 있는 거의 모든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한다가 미술 평론가에게 받은 평가는 “아직 젊은데도 판에 박힌 글씨를 쓴다,”였습니다.
작가 자신의 기호나 개성을 담아낸 것이 아닌 그저 상을 타기위해 정석적이고 평범한 글을 써냈다는 것이었죠.
순식간에 이제껏 걸어왔던 모든 길을 부정당한 한다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이 날아가 버렸고 머리도 식힐 겸 시골로 귀향을 가게 됩니다.
예술가에게 개성이란 굉장히 중요시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상업적 성과를 내기 위해 제시되는 왕도가 분명 존재하고 그런 왕도를 따른 많은 작품들이 세상에 나오고 있지만,
결국 차별화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런 작품에서 나타나는 매력이 있어야만 진정한 예술가로 인정받을 수 있죠.
그런 관점에서 초반부의 한다는 뛰어난 서예가일지언정 예술가는 아니었습니다.
평범함이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는 결국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고 더 나은 무언가, 스스로의 개성을 찾고 담아내려하지 않았다는 말이거든요.
그리고 개성, 다시 말해 남들과 다른 나만이 가진 무언가는 보통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삶에서 자연히 나타나게 되는 법입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한다가 가게 된 섬마을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그런 곳이 아닙니다.
이사 간 집은 공실이었던지라 주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고 뭐만 하면 옆집 뒷집 할 것 없이 놀러와 이런저런 일이 생기는지라 한다가 생각하던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정작 얼마 안 되죠.
하지만 이런 새로운 일상이야말로 예술가 한다를 깨우고 성장시키는 중요한 초석이 됩니다.
이런 것이 꼭 예술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도 살다보면 의외의 지점에서 깨달음을 얻고 마음을 다잡거나 변화하는 일이 생기곤 하죠.
한다가 시골이라는 낯선 장소에 가 많은 것을 배웠듯 우리도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며 세상을 넓혀가고 그런 경험들을 통해 성장하게 됩니다.
바라카몬을 보며 자연히 떠오르는 문구인 “아이가 어른의 스승이다.”라는 말 또한 이런 이야기의 연장선입니다.
20살이 넘은 어른이자 이미 서예계에서 자리를 잡은 한다는 앞서도 말했듯 외적으로 거의 완성된 인물이죠.
하지만 그렇기에 자신과는 완전히 반대인 아직 성장을 마치지 않은, 아이들에게서 배움을 얻게 됩니다.
아이는 이미 많은 것을 경험하고 관성적으로 움직이는 어른과 달리 사물이나 현상을 보는 관점이 순수하고, 비교적 단순합니다.
그렇기에 본질을 더 잘 파악할 수도 있고 지레짐작으로 지나치는 부분들을 캐치할 수 있습니다.
섬마을 소녀인 나루가 한다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는 것 또한 이런 부분에서 나타나는 것이죠.
마지막화에서도 한다는 여전히 충동적인 행동을 하고 뼈아픈 일을 겪지만 1화에서 봤던 시야가 좁고 사교성이 마이너스인 한다와는 다릅니다.
서예, 스스로 작품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평범함이라는 벽을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게 되었으며 가족이나 몇 없는 친구 이외의 소중한 이들이 생겼죠.
그렇기에 서예전에서 상을 타지 못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서예전이라는 작은 세상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한 한다는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들을 깨달았거든요.
‘나다움’이란 무엇일까.
남들과 차이를 두라고 말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준에 맞춰 걷게 되어 버린 우리에게.
좁은 세상을 벗어나 다른 시선을 가진 이들과 함께 진정한 나다움을 깨달아가는 “바라카몬”이 말합니다.
「나다움」이라는 건 뭘까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 있으니까
변해가는 생활은 옳은 거야
변하지 않는 소중함이 있으니까.
-본작의 오프닝 "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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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드라마판은 주제곡이 좀 튄다는 것만 빼면 잘만든 작품이니 한번 보시길. (티빙이나 왓챠에서 시청 가능) | 25.11.29 17: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