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LLL·G 그리고 베일에 쌓인 AAA급 IP 제휴, 글로벌 정조준한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11일(금), 자사의 2022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리니지’ IP 기반 세 작품의 꾸준한 매출 견인과 ‘길드워 2’ 10주년 업데이트, ‘아이온’ 클래식 서버 론칭 등으로 견조한 흥행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엔씨소프트 3분기 매출액은 약 6,042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4%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약 1,444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약 1,821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53%, 전년 동기 대비 83% 성장한 수치다.
이 가운데 모바일 게임 매출은 4,37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8% 감소,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리니지W’ 1,971억 원, ‘리니지M’ 1,465억 원, ‘리니지2M’ 856억 원, ‘블레이드 & 소울 2’ 81억 원 순이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리니지’ 255억 원, ‘길드워 2’ 248억 원, ‘리니지 2’ 234억 원, ‘아이온’ 175억 원, ‘블레이드 & 소울’ 59억 원 순이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3,754억 원, 아시아 1,408억 원, 북미·유럽 448억 원을 기록했다. 로열티 매출은 433억 원이다. 해외 및 로열티가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한다. 전년 동기 대비 북미·유럽 매출은 62%, 아시아 매출은 48%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견조한 성과에는 ‘리니지W’ 대규모 업데이트와 글로벌 IP 제휴 마케팅 성과가 주효했다. 이는 3분기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한다. ‘리니지M’ 또한 전분기 대비 4% 증가하며 3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길드워 2’가 전년 동기 대비 29%, 클래식 서버를 론칭한 ‘아이온’이 전분기 대비 23% 성장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2023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PC, 콘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개발 중이다. 아울러 내년 중 퍼즐, 수집형 RPG, 난투형 대전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도 함께 선보인다.
다음은 엔씨소프트 2022년 3분기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 ‘쓰론 앤 리버티’ PC, 콘솔 동시 출시 계획은 여전한지, 주요 진출 지역은 어디인지
: PC와 콘솔을 동시 지원하려는 건 변화 없다. 지역별 퍼블리싱 주체는 곧 발표될 텐데 그간 진행해온 서비스와 크게 다르진 않다. 글로벌 전체를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몇몇 국가의 특수성이 아닌 글로벌 보편성을 감안하여 BM 등을 설계했다. 그만큼 초기 매출 집중도는 낮아질 테지만 그 대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리라 기대한다.
● ‘쓰론 앤 리버티’ PC와 콘솔의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 지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
: 콘솔 플레이도 함께 준비 중이다. 최근 공개한 사내 테스트 영상에도 나온다. 콘솔 버전의 경우 현재 최적화 단계에 있다.
● 앞서 출시된 ‘리니지’ IP 기반의 여러 MMORPG와 ‘쓰론 앤 리버티’간 자가잠식 우려는 없나
: 앞서 소개했듯 ‘쓰론 앤 리버티’는 PC, 콘솔 플랫폼에 BM도 다르다. 이제까지와 다른 유저층을 겨냥하고 있기에 자가잠식 우려가 크진 않다. 또한 ‘리니지’ IP는 두터운 충성 유저층을 지녔고 게임 시스템 및 밸런스가 워낙 탁월하기에 자가잠식에 대한 저항성은 자부한다.
● ‘쓰론 앤 리버티’ 사내 테스트 영상만 보면 ‘리니지’와 BM(수익화 구조)가 비슷한 듯한데
: 그렇지 않다. 이 부분은 머잖아 추가 발표를 통해 확인 가능할 것이다. 기존 BM을 그대로 따라서야 앞선 북미에서의 시행착오를 답습할 뿐이다.
● 목포로 삼은 북미 시장의 경우 콘솔 MMORPG가 주류는 아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 ‘쓰론 앤 리버티’는 기존 ‘리니지’서 보던 PvP 외에도 PvE 콘텐츠가 굉장히 강화된 작품이다. 콘솔 게이머에게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몰입도를 높이는 내러티브 콘텐츠를 많이 넣었다. 우리가 그간 서비스해온 MMORPG와는 확연히 다르다. 북미에서 고전하는 건 MMORPG라는 장르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수준 높은 PvE, 액션, 내러티브 콘텐츠가 가미되면 MMORPG도 더 성장할 수 있다. 다음 발표에선 이러한 차별성이 충분히 드러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계속해서 PvE와 내러티브 콘텐츠를 강조하는데, PvP와의 비중이 어느정도 차이 나는지
: 기존에 공개된 영상이 너무 PvP 위주로 보여준 듯하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PvE 콘텐츠를 공개토록 하겠다. PvP와 PvE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서로 잘 조화된 게임이라 봐주기 바란다.
● ‘아이온 2’의 경우 굳이 모바일에 국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크로스 플랫폼을 준비 중인지
: ‘아이온 2’는 출시까지 시일이 많이 남은지라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하긴 어렵다. 그저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차세대 MMORPG로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한다고 답하겠다. 플랫폼은 PC, 모바일로 준비 중이다. ‘아이온’이란 IP는 이미 10년 전에 북미, 유럽서 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그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몇 배나 더 큰 시장이 존재한다. RPG도 라이브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가 다가온다. ‘아이온 2’는 그러한 시장 변화에 잘 맞춰서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 최근 깜짝 공개한 ‘LLL’은 TPS(3인칭 슈터) 장르로 보이는데, 어떤 경쟁력을 지녔나
: 슈터는 PC, 콘솔서 대중성을 갖춘 메이저 장르다. 라이브 서비스화하여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가 작동한다면 굉장히 큰 시장이 될 것이다. 이 장르의 전통적인 강자들이 콘솔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변형해야 라이브 서비스화하여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가. 바로 그 지점을 공략하는 게 라이브 서비스에 강점을 지닌 국내 게임사가 추구해야 할 전략이다. ‘LLL’은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잘 살려낼 방법을 찾아낸 차별화된 작품이다. 오는 14일에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이다. 단순한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아니라 다양한 내용을 선보일 계획이다.
● 또다른 신작 ‘프로젝트 G’는 AAA급 모바일 게임이란 것 외에 정보가 거의 없다
: 내부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가운데 매우 중요도가 높은 작품이다. 그간 우리가 그렇게 많은 수익을 창출했음에도 글로벌로 볼 때 MMORPG 시장 규모는 여전히 작은 편이다. 반면 ‘프로젝트 G’는 앞선 ‘LLL’처럼 메이저 장르다. 거기서도 남들과 똑같이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닌 강점을 어떻게 녹여낼까 고민한 게임이라고만 해두겠다. 그 설계가 제대로 작동만 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 얼마 전, 소니와 협력하여 ‘호라이즌 제로 던’ IP로 신작을 만든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 우리의 오랜 MMO 업력과 개발력 덕분에 해외서도 많은 협업 제안이 온다. 곧 정식 발표가 있을 텐데, 아주 훌륭한 글로벌 파트너와 손을 잡는 프로젝트가 많이 진척되었다. 지금 당장 상대가 누구라고 밝힐 순 없지만 분명 투자자 및 주주들이 ‘아, 이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구나’하고 만족하리라 본다. ‘쓰론 앤 리버티’가 퍼블리싱 측면에서 그러하듯, 신작 개발에 있어서도 글로벌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고자 많은 논의를 진행해왔다. 이제 결실을 맺는 시점이 다가온 것.
● ‘길드워 2’를 통해 쌓은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 엔씨 웨스트가 보유한 노하우는 당연히 계속해서 활용하고 개선해갈 것이다. 다만 금번 ‘쓰론 앤 리버티’는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와의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이 엔씨 웨스트를 통해 해외로 나갈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 MMORPG 명가로서 엔씨소프트가 콘솔 시장에 투구하며 바라보는 비전이란
: 우리 스스로 MMORPG가 엔씨소프트의 정체성이라 한 적은 없다. 그저 워낙 MMORPG를 잘 만들어왔기에 그렇게 된 듯하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자 굉장히 많은 고민과 논의가 오가는 건 맞다. 그러한 측면에서 ‘멀티플레이 게임의 대중화’가 우리의 비전…이라긴 거창하니 추구하는 바라 하겠다. 그 와중에 MMORPG뿐만 아니라 슈터 등 다른 모든 장르에도 진지하게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