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1 시절부터 시작해서 PS2를 거쳐 Xbox360과 PS3까지 벌써 10년째 시리즈를 이어온 스맥다운 시리즈의 최신작 스맥다운 vs. 로우 2009가 지난 11월 19일 PS3와 Xbox360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사실상 WWE 브랜드의 프로 레슬링을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선택이라 해도 좋을 스맥다운 시리즈이기에 레슬링 팬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였으며, 비디오 게임 시장이 발전하고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도 가정용 콘솔 위주로만 제작되었기에 특히나 비디오 게임 유저들에게는 큰 사랑을 받아왔던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유서 깊은 인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프로 레슬링과 마찬가지로 10년의 세월 동안 큰 인기를 모아온, 전 세계 누적 판매량 4천만 장의 스맥다운 시리즈 최신작인 만큼 이번 SVR 2009 역시 전세계 프로 레슬링 팬들에게 있어 많은 기대를 모아온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Xbox360으로는 벌써 세 번째 시리즈. |
작년에 발매된 SVR 2008. |
물론 스맥다운 시리즈는 PS2를 비롯한 PSP와 Wii, NDS 등 기종을 가리지 않고 발매되는 게임이지만 역시 주력 하드웨어는 PS3와 Xbox360이라 할 수 있으며, 그만큼 다른 기종에 비해 그래픽 부분에 많은 관심이 가게 마련입니다. 차세대기로 시리즈가 이어져 오면서 벌써 Xbox360으로는 세 번째 시리즈를 맞이하고 있으며, 그런 만큼 이전 작품들에 비해 미숙한 부분은 줄어들고 안정적인 비주얼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담백하게 표현하자면 전작에 비해서 대대적인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좀 더 사실적인 표현에 주력한 모습입니다. 지나친 근육의 번들거림이나 과장된 체격이 등장하지 않고 현실에 가까운 표현으로 선수들이 제작되었으며, 특히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설 때의 입장 연출에서는 움직임에 따른 시선 처리나 특유의 움직임 등 사실적인 움직임과 표정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처음 링에 들어선 레슬러들의 몸은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경기가 과열될수록 땀이 흘러나오면서 실제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그럴 듯하게 근육 표현이 두드러집니다. 아직도 다소 어색한 듯한 특정 움직임에 선수들과 따로 노는 오브젝트 표현이 눈에 밟히지만 게임상에서 구현되는 레슬러들의 모션은 제법 실제 경기와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다만 나쁜 그래픽은 분명 아니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차세대기로 세 번째 등장하는 스맥다운 시리즈 임에도 이전 작품에 비하면 그래픽의 수준이 눈에 띌 만큼 올라가진 않았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종이짝 표현에서 폴리곤으로 진화한 관중들이 차세대기로 발매된 최신 작품이라는 것을 표현해주지만 전작에 비해 혁신적으로 진화한 그래픽을 기대한 유저라면 그 기대감은 살짝 접어두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선수들의 표현은 당연히 시리즈 통틀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 |
이런 식의 연출을 보고 있으면 꽤 실제 경기를 보는 느낌에 가까워진 듯도. |
다행스러운 부분은, 그간 스맥다운 시리즈의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로딩 시간은 확실히 이전 작품에 비해서 굉장히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Xbox360 버전은 하드 디스크 인스톨 기능을 지원하는데, 하드 디스크에 인스톨했을 경우에는 더 이상 로딩 때문에 스맥다운 시리즈를 못하겠다는 말은 절대 안 나올 정도로 쾌적한 게임 진행을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의 입장 연출 로딩도 무척 짧은 편이며 입장 연출이 끝난 후 본 시합에 들어갈 때의 로딩 역시 기분 좋게 쭉쭉 올라가는 로딩 게이지와 함께 끝나기 때문에 이전 시리즈에 비해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의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과거 PS1이나 PS2 시절의 환장하는 로딩 지옥에서 벗어난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도 확실히 로딩이 느리다는 평은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무척 만족스러운 수준을 자랑합니다.
전작의 로딩 화면. |
로딩 게이지가 새롭게 들어간 이번 작품. |
조작 체계와 기본 시스템 등은 전체적으로 SVR 2008 버전을 베이스로 해서 약간씩만 조절을 한 인상입니다. SVR 2008에서 정리한 조작 체계를 앞으로도 밀고 나갈 생각인지 크게 바뀐 부분이 없으며, 개인적으로도 SVR 2008 버전의 조작 체계가 SVR 2006이나 SVR 2007 버전에 비해 그나마 정리된 느낌이라 익히기 쉽고 익숙한 조작 체계였기 때문에 꽤 만족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연속 공격이 가능한 타격기와 버튼 하나로 나가는 피니셔, L 버튼 조합으로 달리기와 R 버튼으로 강한 잡기,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다양한 빠른 잡기 공격이 나가며 십자키로 도발을 사용하는 등 조작 체계와 더불어 버튼까지 SVR 2008과 동일한 버튼을 사용해서 조작할 수 있습니다. 테이크다운이나 서브미션 공방 역시 버튼 연타가 아니라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한 공방이 이루어집니다.
처음 플레이를 할 때 간단한 조작 체계 설명을 볼 수 있다. |
이거슨, 소리없는 아우성. |
이번 작품에서 강조된 부분이라 하면 역시 태그팀 매치의 강화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패키지에서부터 SVR 2009의 이미지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숀 마이클과 트리플 H의 DX가 프린트되어 있으며, 시스템 역시 소소하게 변경점이 이루어졌습니다. 전작까지의 태그 매치는 그저 파트너가 등장하는 정도였으며, 실제 플레이 시에는 태그팀 매치 특유의 분위기를 그리 살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핫 태그 시스템을 도입해서 태그팀 매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공방을 어느 정도 구현했습니다. 핫 태그 시스템으로 인해 느슨하게 진행되던 시합의 긴장감을 조여줌과 동시에 게임의 향방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며 보다 화끈한 진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번 작품에서 유저들에게 가장 호응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강조점을 찍어주는 느낌입니다.
다만 많은 기대를 모았던 태그팀 피니시는 생각한 것보다는 다양하거나 신선한 연출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하디 보이즈를 제외하면 조금은 생색내기용에 가깝다는 인상입니다. 이번 작품의 중심 캐릭터라 할 수 있는 DX조차도 제대로 된 고유의 태그팀 피니시가 없을 정도이며, 태그팀 매치만을 위한 전용 피니시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반쪽짜리 태그팀 매치라는 평을 피하기 힘들게 합니다. 아무래도 이번 타이틀에서는 제작사에서 강조하는 만큼 꽉 찬 느낌의 태그팀 시스템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이전 시리즈에서는 그저 껍데기만 존재했던 & #53524;그팀 매치에 비중을 조금 실어주고 후속작에서 좀 더 발전될 태그팀 매치를 위한 디딤발 정도로 받아들여야 할 듯합니다.
적극저인 광고와는 달리 조금은 김이 빠진 듯한 태그팀 매치. |
링 주위를 화염이 둘러싸고 있는 인페르노 매치는 단순한 눈요깃거리에서 나아가 경기 진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매치 모드입니다. 수시로 온도가 변하는 링 주위에 선수들이 접근하면 물러서는 동작을 취하면서 경기장 안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로프 반동이나 모서리에서의 진행은 일반적인 경기 때와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링 주위를 둘러싼 화염의 연출이 엄청난 압박감을 줄 정도로 리얼하지 않고 조금 어색하게 타오르기 때문에 생각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임 등급이나 WWE와의 문제 등 게임 외적인 부분이 걸려서인지 몰라도 이왕 화염 연출이 들어갔는데 그저 놀라서 물러서는 연출로 끝나는 모습은 꽤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새로운 환경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데에 의의를 둘 만한 매치 스타일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Please, Don\'t try this at home. |
전작에서 나름 야심 차게 준비한 신 시스템인 파이팅 스타일은 이번 타이틀에서는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의 특색을 살릴 수 있고 파이팅 스타일에 따라 독특한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지만 파이팅 스타일에 따라 제한이 걸리면서 선수들의 기술이 갈렸기 때문에 오히려 전작보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적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부작용 때문인지 파이팅 스타일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이 파이팅 스타일의 폐지에 따라 실망한 유저들보다는 환영하는 유저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 측에 속하는 변경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대신한 시스템이 어빌리티 시스템으로, 전작의 파이팅 스타일에서 파생된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서 선수들마다 특화된 고유 어빌리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커리어 모드를 통해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해당 어빌리티를 얻을 수 있으며, 전작처럼 모든 면에서 극도로 제한적이었던 파이팅 스타일 시스템보다는 훨씬 융통성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피니셔를 유저 취향에 맞게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채용해서 다양한 단계의 동작으로 구현된 개성 넘치는 피니셔를 제작할 수 있게 된 것도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다만 이런 피니셔 제작 시스템 때문에 기존 슈퍼스타들의 피니셔에 어느 정도 칼질이 이루어졌으며, 숀 마이클의 대표적인 피니셔인 즉시 시전 노핀 스윗친뮤직이 삭제되어 버린 것은 꽤 불만스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방대하게 준비된 다양한 공격이나 도발 등의 움직임들을 자유로이 조합해서 보다 실제에 가까운 기술을 재현하거나 반대로 전혀 현실성 없는 복잡한 단계의 기괴한 피니셔를 생성해낼 수 있다는 것은 날이 갈수록 자유도가 중시되는 최근 게임 추세에 어울리는 흥미로운 시스템이자 유저로 하여금 오랜 시간 매달릴 수 있게 하는 실험적인 요소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움직임을 조합해서 플레이어 취향에 맞는 피니셔를 제작할 수 있다. |
Xbox360 버전과 PS3 버전은 다른 버전과는 달리 경기 전체를 녹화한 후 자유롭게 감상이나 편집을 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릴 기능이 제공되며, 유저가 만든 영상을 온라인에 업로드해서 다른 유저와 경기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럴 듯한 표지까지 만들어서 포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가상 경기 모음 DVD를 제작하는 듯한 느낌의 시스템입니다. 솔직히 익숙해지기까지는 무척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한 모드이며, 실제로도 간단하게 보이는 아이콘과는 달리 간단한 편집을 하기에도 꽤 어려운 모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맥다운 시리즈 전통의 CAW 시스템과 함께 이번 작품에서는 피니셔 제작과 하이라이트 릴 모드를 제공해서 유저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창작과 참여를 유도한다는 의미를 생각하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모드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멋진 경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실제 경기에 가까운 시합을 만들어낼 수 있기도 한 하이라이트 힐 모드. |
싱글 플레이를 주로 플레이하는 유저를 위한 모드이자 실질적인 스토리 모드라 할 수 있는 로드 투 레슬매니아 모드는 WWE 소속의 선수를 선택해서 선수마다 다르게 주어지는 미션을 클리어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선수들마다 확실하게 개성을 살려주는 스토리 라인을 보여주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그리 볼륨이 크지도 않고 선택 가능한 선수도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전작의 24/7 모드에 비하면 감질맛 나는 모드라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로드 투 레슬매니아 모드는 이전 시리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토리 하나하나의 개성이 살아 있고 많은 정성이 들어간 모드이지만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선수들의 이야기를 한 번에 담아내기에 벅찼던 게 사실이며, 어쩔 수 없이 볼륨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는 것이 무척 아쉽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플레이어가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유명 선수들과 계약하거나 시합을 주선하던 GM 모드가 이번 작품에서는 사라졌는데, 온라인 매치를 즐겨 플레이하지 않거나 주변에 같이 플레이할 친구가 없는 싱글 플레이 유저들에겐 GM 모드의 부재는 SVR 2009의 다른 모든 장점을 잊게 만들 정도로 아쉬운 변경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드 투 레슬매니아 모드와는 별도로 선수 선택 제한이 없는 커리어 모드가 존재하긴 하지만 커리어 모드 역시 그저 스케쥴에 따라 시합에 참가하는 식으로 특별한 스토리 라인 없이 무미건조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밋밋한 감이 듭니다. 왜 유저들이 중요시하는 GM 모드를 뺐는지 이해가 안 가는 한편으로, 다음 작품에서는 이전작 만큼의 방대한 볼륨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드시 GM 모드를 부활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게다가 부분 한글화를 했던 PS3용 SVR 2008과는 달리 이번에는 PS3와 Xbox360 버전 모두 영문판 그대로 출시된다는 것 또한 한국 유저에게 꽤 큰 걸림돌로 작용할 듯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전작보다 나으 모습을 보여주는 SVR 2009이지만 싱글 모드 만큼은 후퇴한 느낌. |
사실 스맥다운 시리즈는 일종의 캐릭터 게임이라 해도 좋은 게임입니다. 허나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면서도 마땅한 대형 신인의 등장은 뜸하고 오히려 예전의 인기 선수들이 이런저런 근황 상의 이유로 빠지는데다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세상을 떠난 선수들까지 생각하면 몇 년 전과 같은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선수들의 구성입니다. 플레이어가 선수를 직접 제작할 수 있고 네트워크 모드에서는 다른 유저들이 만든 선수 데이터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어딘가 허전한 감은 감출 수 없는 듯합니다. 한국에서의 프로 레슬링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도 적어도 한국에서의 스맥다운 시리즈의 입지는 그리 탄탄해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2009부터는 DLC 쪽으로 적극적으로 추가 선수와 추가 복장 등을 지원해서 즐길 거리를 늘릴 계획입니다.
실제 선수들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
강마에를 만들려고 했지만 결과물은 고이즈미;;; |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꾸준히 불만점으로 제기되던 어색한 동작의 연출은 이번 타이틀에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자랑하지만 이전 시리즈에서 지적받았던 문제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사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끝없이 화려하거나 대단한 연출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합 상황에 따른 자잘한 동작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어째 시리즈가 누적되고 개발 환경이 크게 바뀌어도 굳건하게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한편으로는 의아스럽기까지 합니다. 때로는 비주얼적인 부분이나 사운드적인 연출이 엄청나게 강화가 되는 것보다 작은 모션의 차이가 해당 시리즈를 오래 플레이해온 유저들에겐 더 크게 와 닿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스맥다운 시리즈의 보폭은 너무 더디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 경기처럼 피니셔 적중 시에 확실하게 강력한 공격이 들어온 표현으로 누워주는 모션의 추가나 반격 모션의 배리에이션을 조금 더 늘리고 로프 브레이크 시에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벌떡 모션의 수정 등은 굳이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쪽 유저들에 의해서도 몇 년 동안 꾸준히 요구해오던 부분인데 큰 개선점 없이 시리즈가 이어져 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물론 해마다 꾸준히 새로운 시리즈를 다양한 하드웨어로 전개해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다 선수들의 수도 많고 방대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타이틀이다보니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겠지만, 바꾸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은 바꾸어서 유저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한편 바꾸었으면 하는 부분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시리즈 10주년을 맞이한 브랜드로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확실히 비주얼적인 부분은 발전하고 있지만 지독히도 바뀌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왜일까. |
스맥다운 시리즈는 인기 시리즈 임에도 타이틀마다 널뛰기가 심한 편입니다. 10년 동안 이어온 시리즈치고는 다양한 시스템의 도입이나 게임 디자인 변경에 굉장히 적극적이며, 이러한 스타일은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때 무척이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오히려 바꾸지 않아도 될 부분을 무리해서 바꾸다가 도리어 안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게 최근 몇 년 간 스맥다운 시리즈의 고질적인 불안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이번 작품은 스맥다운 vs. 로우 브랜드로 넘어오면서, 그리고 차세대기로 영역을 넓히면서 이어진 시리즈 중 가장 안정적이고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버전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로드 투 레슬매니아 모드는 볼륨 면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제한된 선수만을 선택하는 강수를 두면서 고농도의 스토리 라인을 보여주었으며, 피니셔 제작과 하이라이트 힐 모드의 도입을 통해 유저가 직접 제작하는 부분을 넓혀서 참여도를 높였습니다. 이름뿐이었던 태그팀 매치에 시선을 돌려서 이전 시리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박력 있는 태그팀 매치의 영역을 상당히 크게 다지기도 했습니다. 이전 시리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로딩 속도를 자랑해서 쾌적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도 이번 작품의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나 SVR 2006부터 이어져 오던 많은 불만점과 문제점을 상당 부분 개선해서 스맥다운 시리즈에서 SVR 시리즈로 변경된 이래 가장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되었음엔 이의를 제기할 유저는 없을 것입니다.
이전작보다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SVR 2009. |
선수 정렬이나 입장 연출 ON/OFF 기능은 확실히 편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