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괜찮은 비주얼,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플레이 - '신더시티' 시연
기존 LLL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공개된 바 있는 신더시티는 이번 게임스컴을 시작으로 명칭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 행사장에서는 약 30분 가량의 싱글 플레이 경험에 초점을 맞춰서 빌드가 제공되었으며, 멀티 플레이가 아닌 보스전과 총격전을 포함한 전투 양상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약 2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된 이번 신더시티의 시연은 2023년 지스타에서 진행됐던 빌드와는 정 반대의 플레이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구체적인 플레이가 MMO 택티컬 슈터로 정해진 현재와 가장 비교되는 몇 가지 요소들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이전의 플레이 경험을 비추어보면, 극단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개발에 시간을 들이면서 보완되었거나 변경된 것이기도 하다.
잠시 이전 LLL 시절의 플레이 감각을 정리하면 ‘수트를 이용하는 슈퍼 플레이가 가능한 MMO 슈터’라고 정체성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사용하는 수트는 일종의 파워 판타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형태였다. 다양한 능력들을 세팅할 수 있었고 플레이어가 조율할 수 있는 형태들을 선보인 바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적들(오크)을 상대로 전투를 하는 플레이어 캐릭터는 여기에 맞춰서 상응하는 대응력을 가지고 있었다. 조금 더 많은 체력과 방어력 그리고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고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총격전의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당시의 전투가 파워 판타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크게 보자면 전술적인 총격전이나 사실적인 총격전보다 SF에 가까운 개별 능력들과 크로스헤어 및 큰 반동이 존재하지 않는 플레이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설정이나 전투 시스템에 기반한 것이 아니었기에 템포 또한 빠르게 진행됐다. 쏟아지는 적들과 거기에 맞춰서 빠른 속도감을 보여주는 총격전이 중심이었다. 이런 특징들은 엔씨소프트가 당시에 생중계한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신더시티로 변한 현재는 보다 현실적인 템포의 움직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소 SF에 가까운 능력들을 보여주는 형태가 됐다. 이전에 속도감이 있는 플레이는 줄어들었으며, 싱글 플레이 기준으로는 신중한 움직임을 요구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전 빌드의 흔적들이 남아있어 플레이 과정에서 약간의 불협화음과 같이 맞물리지 않는 일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장 큰 차이를 보여주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0. 싱글 플레이 기준 - 일직선 진행
1. 조준점의 변화 - 기준이 아직은 일관되지 않은
2. 상대적으로 강력하지 않은 수트 그리고 강력한 적들의 공격
3. 전술적 움직임을 요구하지만 이전 기준으로 작성된 모션들
4. 몇 개 불편한 조작 체계
우선, 싱글 플레이 모드는 필드를 중심으로 전개했던 이전 빌드와 가장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필드가 아니라 하나의 도시를 배경으로 일직선으로 진행하도록 플레이어를 유도한다. 이동 과정에서 새로운 무기가 지급되기도 하고 특정 구간마다 적들의 공세를 극복하고 전진한다는 흐름이다. 진행 도중에는 임무가 하달되며 목적이 부여되는 기본적인 방식을 택했다. 이는 하나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보스전으로 완결이 이루어진다.
싱글 플레이를 시작하면서는 컷신이 재생되며, 플레이어 캐릭터인 세븐이 멋지게 상공에서 도시로 하강하는 장면으로 게임 플레이가 시작된다. 이후에는 전투와 시나리오의 연속이다. 각 구간마다 인간형 적들이 배치되어 있고 건물 내부나 콘테이너 박스 등에서 튀어나오는 등의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적들은 연막탄을 투척해서 본인들의 모습을 가리기도 한다. 이 경우 조준점이 붉게 표시되는 것으로 위치를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방패를 들고 있는 적의 경우 수류탄 등을 이용해서 방패를 파괴하고 공격하는 흐름으로 진행된다. 이런 플레이는 시작부터 전개되어 플레이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주얼은 꽤 준수하다.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이나 캐릭터 및 환경의 표현은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초기 로딩 시간을 지나서 컷신 - 게임 플레이로의 연결도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게다가 총기 애니메이션은 공이가 치는 모습까지 구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썼구나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메커닉 측면에서는 과거 LLL이 보여줬던 플레이를 기반으로 두고 있기에 어울리지 않거나 실제 플레이어가 느끼는 지점과는 다른 경험이 자리한다. 여기서 가장 큰 변화가 추가된 것이 조준점의 변화다. 아마도 3인칭 택티컬 슈터로 방향성을 좁히면서 변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준점이 좁혀지거나 넓혀지는 방식이 기존과 가장 큰 차이를 보여준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크로스헤어가 벌어지는 정도가 큰 차이가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더시티는 여기서 조준을 유지하고 있어야 크로스 헤어가 ‘점차 좁아지는’ 방식을 택했다. 기본적인 크기가 있고 사격으로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넓어진 상태에서 사격을 하면서 좁아지는 방식이다. 그것도 소총이 조준점이 다 좁혀지기까지 약 1초 정도로 조금 긴 편이다. 요 근래 했던 슈터 중에서는 가장 길게 느껴졌다.
이 지점이 조금 이질적이었는데, 정조준을 하면서 카메라 줌인과 함께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느낌보다는 먼저 줌인이 이루어지고 조준점이 좁아지기를 기다린다는 느낌에 가깝다. 게다가 총기를 사격하면 크로스헤어가 조금씩 넓어지기는 하지만, 일부 총기는 그럼에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적들의 공격이 거세게 다가오고 빠른 반응을 요구하는 플레이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결정처럼 느껴지는 지점이다.
달리기나 이동 과정에서 크로스헤어가 넓어지는 것은 슈터에서 당연한 문법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넓어지는 보정이 큰 편이다. 약간의 뒷걸음질 만으로도 크로스헤어는 태평양처럼 넓어지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꽤 긴 시간을 조준점이 정렬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1인칭 시점에서 사격하는 것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3인칭 플레이와 어울리는 것인지는 생각할 거리다.
조준점 정렬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과 반대로 적들의 공격력은 강력한 편이다. 특히, 시나리오 구간에서 만나는 로켓을 발사하는 적이 특히 그러했다. 다른 적의 공격과 비교해서 강력하게 설정되어 있어, 그 무엇보다 빠르게 제거해야 하는 위험도를 보여줬다. 이는 저격총도 마찬가지이며, 로켓은 1회 직격 / 저격총은 2회 직격 정도에 사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싱글 플레이 기준으로 여차하면 사망하는 난이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수트를 착용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과는 상반되는 플레이를 낳는다. 2년 전 파워 판타지를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고 쉽사리 접근했다가 초반부에 몇 번을 사망했을 정도다. 이 지점에서는 이전 빌드와 가장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적들의 공격이 강력하게 다가오는 상태이므로 은엄폐나 각종 아이템들의 활용도가 중요해진다. 이와 관련해서는 적의 공격을 막는 방패 형태의 아이템이나 수류탄 또는 섬광탄과 같은 아이템들이 자리한다. 이러한 아이템은 각자 사용 횟수를 가지고 있기에 시기 적절하게 사용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세이브 포인트를 지나더라도 별도로 충전되지 않기에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동시에 은엄폐를 사용하는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오브젝트를 곳곳에 배치한 것을 볼 수 있으며, 적들의 강력한 공격을 최대한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해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일부 모션이나 애니메이션 등이 이전 빌드를 기준으로 제작되어 약간의 적응 또는 어색함을 낳는다.
또한 엄폐 이후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도 아직 개발이 필요한 부분들이 남아 있다. 이전 LLL 빌드에서도 동일한 액션이 출력되었는데, 엄폐 이후 사격을 할 때 정직하게 서서 사격하는 모습이 그대로 유지됐다. 정조준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션에 큰 조율이 없었으며, 서는 모션이 정조준 상태보다 먼저 출력되는 경우가 있어서 어색함이 생기기도 했다.
또한, 달리기 이외에도 이루어지는 회피 조작이 방향키를 두 번 연속 입력하는 것으로 유지되어 있는데, 이것이 의도치 않은 조작과 액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갑자기 어느 방향으로 대시를 해버린다거나. 앞으로 튀어나가 버리는 등의 플레이다. 별도 키로 구분했어야 하는 동작이 연속 입력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 들이다.
기본 키 배치 또한 조정을 해야할 것 같다. 이동과 조준을 동시에 해야 하고 빠른 조작을 요구하는 플레이 에서 퀵슬롯 교체 등을 Z와 X에 배정했기에 조작이 개인적으로는 힘든 편이었다. 교체를 위해서는 멈춰서 진행을 하거나 해야만 했기에 키 매핑 등의 부가 기능도 반드시 지원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패드 조작은 다를 수 있기는 하다)
이와 같은 것들은 아직 개발 중인 상태라면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싱글 플레이 슈터 기준으로는 즐거운 경험보다는 어색한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수정할 필요가 있다. 싱글 플레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연출이나 전체적인 전투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다. 적들은 여기저기서 등장하기도 하며, 방패나 연막 등으로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대응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채우는 건플레이 측면에서는 아직 조율을 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부분들이 명확하다. 새로이 추가한 요소들로 인해서 과거의 빠른 템포 전투를 찾아볼 수 없게 됐고 플레이의 어색함이나 불편함과 같은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정리를 하자면, 아직까지는 게임 플레이 측면 또는 건플레이 측면에서 조율해야 하는 것들이 더 많아 보인다. 시나리오나 매력적인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플레이를 구성하는 것들이 3인칭 슈터 관점에서는 그리 좋은 결과물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물론, 신더시티는 현재 개발 중인 상태이기에 이번에 지적한 것들은 멀티 플레이 기반의 메커닉에 싱글 플레이 콘텐츠를 보여주며 나온 시행착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오랜 기다림이 있었던 만큼, 한 번에 시선을 모을 수 있는 플레이 구성이 아닐까 한다.
신더시티는 현재 개발 중인 상태이며 PC와 콘솔에서의 플레이를 예정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도시의 비주얼과 컷신. 그리고 매력적인 설정들은 보여줬다. 그렇기에 단순 비주얼이나 설정을 강조하기 보다는 그 내부를 채우는 게임 플레이를 더 심도 있고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나오기를 희망한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