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그레이스가 플레이어와 함께 소리를 지르는 이유,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인터뷰
시연을 마친 누군가는 이를 두고 ‘아주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는 말을 전했다. 그 정도로 시연 구간은 호러라는 감정을 정확하게 찌르고 있었고 주인공인 그레이스와 플레이어 모두가 비명을 지르는 혼연일체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약한 주인공에서 시작해 시간이 지난 이후의 라쿤시티를 되돌아보는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시리즈의 아홉 번째 메인 타이틀에 대해서 주요 개발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번 인터뷰에는 나카니시 코시 디렉터와 쿠마자와 마사토 프로듀서가 자리해,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데모가 보여준 결과물과 설계 의도에 대해서 설명을 전했다.
(좌측부터) 캡콤 나카니시 코시 디렉터 / 쿠마자와 마사토 프로듀서
● 3인칭 시점에서는 그레이스가 비틀거리지만, 같은 구간에서 1인칭으로 플레이를 하면 비틀거리는 표현을 느낄 수 없도록 했습니다. 아마 이게 1인칭과 3인칭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차이를 둔 이유가 무엇인가요.
나카니시 = 3인칭 시점은 오히려 캐릭터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캐릭터가 제대로 무서워하는 모습을 통해서 플레이어도 함께 공감하며 무서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3인칭 시점에서는 그레이스의 동작에 무서워하는 반응을 넣었습니다.
쿠마자와 = 출시 시점에서는 역시 처음에는 플레이어가 기분이 나쁘지 않게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1인칭과 3인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게임 플레이 도중에 시점을 매끄럽게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 개발 측면에서 보자면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두 개의 게임을 각자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나카니시 = 처음에는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3인칭으로 시야를 가져가게 되면서 더 많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업을 더 진행하게 되었고 점점 각자에게 배정된 작업물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을 봤을 때에는 노력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데모에서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액션 장면 등에서는 시점에 따른 차이가 꽤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런 부분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 시연에서는… 뭐라고 해야죠? 할머니 몬스터가 벽을 뚫고 습격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마 AI가 이런 행동을 하는 조건이 있을 것 같습니다. 몬스터의 AI의 활용 방법론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나카니시 = 이번에는 몬스터를 스크립트대로 행동하도록 고정하지 않고 일정 부분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맞춰서 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모든 것을 거기에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러 장르에서는 타이밍과 같은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움직임에 대응하도록 두고 그 위에 상황별로 변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시연 빌드에서는 빛과 어둠을 활용하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이 장소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전체 게임 플레이가 이렇게 구성되는지 궁금합니다.
나카니시 = 역시 바이오하자드이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이나 지역이 존재합니다. 다만, 이번 데모의 진행 부분에서는 빛을 이용한 메커닉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호러 장르를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도 6까지는 했었는데, 7부터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엔딩을 보지는 못했거든요. 너무 무서워서요. 분명히 저같은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사람들이 재미있게 호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어떤 방법론과 같은 것을 채택하고 계신 것이 있을까요.
나카니시 =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방법론이 이번 작품에서 추가한 3인칭 시점입니다. 이번에는 3인칭으로 플레이를 하실 수 있으니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7편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무서운 장면만 나왔는데, 빌리지는 액션 장면도 있고 호러 장면도 있고 꽤 변화가 있었습니다.
계속 무서운 장면이 연속된다면 정말로 지치게 됩니다. 이번 레퀴엠은 호러 장면도 있지만, 액션이나 휴식 장면 같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레벨 디자인에서 리듬감을 살린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 했습니다. 이번에는 전작처럼 공포 부분만 계속되면 정말 기절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 주의를 했습니다.
●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서 가장 무서운 순위를 따진다면 7이 가장 위에 있지 않을까 하는데, 이번 시연도 여기에 비슷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혹시 이번 데모의 구간이 전체 게임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일까요?
나카니시 = 어느 정도는 7의 공포감을 목표로 삼고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데모에서 이번 구간이 가장 무서운 부분이라고 말하기는 하는데, 사실 7 만큼 무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게임 전체로 보자면 7보다는 뭐랄까… RE:2와 같은 게임 플레이나 액션 요소가 많아서 1위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쿠마자와 = 이번 데모는 공포 요소를 강조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도 즐길 수 있는 요소와 같은 것들은 이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것도 기대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시연에서는 좁고 어두운 장소를 이리저리 탐색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본편도 이렇게 좁은 길로 구성되는 것인지. 아니면 넓은 필드를 활용하게 되는지. 이후의 플레이가 궁금합니다.
나카니시 = 이번 데모는 빅마마-앞서 언급한 할머니 몬스터. 개발진은 이것이 정식 명칭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에게 쫓기는 호러 장면이 중요했기 때문에 레벨은 단순하고 미스터리 해결 요소도 간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다른 부분에서는 바이오하자드의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입니다. 플레이어가 탐험을 계획하고 아이템을 수집하거나 찾아내면서 길을 개척하는 단계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른바 오픈 필드와 같은 스테이지도 만들고 있습니다.
● 시연에서는 크리처가 빛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라이터를 켜고 다녔는데, 튜토리얼에서는 숨으려면 라이터를 끄라고 하더라고요. 이 부분이 조금 혼동이 왔습니다. 해당 기능에 대해서 조금 더 명확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나카니시 = 이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면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한데요. 말씀을 드리자면, 그 크리쳐가 취약한 것은 바로 햇빛과 같은 강한 자외선입니다. 그래서 설명을 하자면, 라이터는 크리처에게는 괜찮습니다. 눈은 오히려 잘 보이니까 발견되기 쉬워지죠. 그런 구조입니다.
● 그레이스가 내는 소리가 크리처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근처에 귀신이 있는 줄 알 정도였습니다. 이게 너무나 무섭게 느껴지는데 의도한 기능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죠? 이후에는 그레이스가 조금 더 용감해진다거나 하는 변화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카니시 = 네 그것이 의도한 부분입니다. 플레이어도 무섭고 그레이스도 무서운 그런 것들입니다. 이런 기능을 넣은 이유에 대해서 답을 드리자면, 그레이스가 이해할 수 없는 장소에서 깨어나고 아무 장비도 없이 의문의 크리처에게 공격받는다는 상황입니다. 게임 내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그레이스도 점차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익숙해지고 강해집니다. 이후에는 오히려 화를 내는 장면도 나오게 됩니다. 아마도 함께 강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항상 인벤토리가 있었고 이걸 정리하는 것이 일종의 퍼즐처럼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작품에도 역시 이런 기능이 들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쿠마자와 = 전투도 앞서 언급한 리소스 관리 부분도 이번에는 새로운 진화나 강화가 추가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 작품보다는 더 성장한 재미나 더 확장된 재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많은 팬들이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팬들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쿠마자와 = 아직 정보를 많이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초반부 호러 파트에서 정말 무서운 경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면 다른 방식의 플레이도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인벤토리 기반의 관리 측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본편이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정보공개에도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나카니시 = 최근 일본 사람들은 모두 한국을 정말 좋아하고 있습니다. 저는 K-POP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지만, e스포츠 부문에서 한국이 정말 강한 선수와 플레이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존경하고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서 게임을 기대해 주시는 것은 정말 영광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