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핸드폰 타자로도 한자가 써지는군요? 여태 왜 몰랐지?
덕분에 귀찮은 한자쓰기도 수월해져서 좋더라구요.
날씨가 우중충하니 힘을 더 내야겠습니다.
저는 우중충한 날이 좋더라구요. 어둠의 자식마냥...
여튼 제 모자란 글을 봐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사실 결말을 만들어놨어도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은 만만치 않거든요.
제가 필력이 좋은 것도 아니라 매번 고민빠질때도 있지만 진도는 밀어놔야 하니 지체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제 글은 활협전 본편과는 전혀 관련없는 2차 창작, 팬픽임을 말씀드리구요.
루리웹 활협전 게시판에서만 연재중 입니다.
저는 일반 회사원이라 취미로만 활동 중 입니다. 어려워요...
감사합니다!
휙! 휙! 챙! 휙! 채챙!수 많은 암기가 서로 날아들어 부딪히는 소리가 가득하니 벌써부터 대련을 가미한 원거리 공방전이 시작되었다. 극상성의 기운이 서로 부딪혀 그자리를 안개로 물들였고 모두의 형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찼을 때, 매가 먹이를 노리고 급습하는 듯 한 최속의 속도로 부딪히며 두 여협의 근접전이 시작되었다.퍽! 챙!청의의 여협이 내지른 조법이 적의의 여협의 손에 의해 손목을 붙잡혀 와해되었고, 곧바로 적의의 여협이 단검으로 찔러들어가자 청의의 여협 역시 다른 손에 든 우산으로 그것을 막아내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적의의 여협은 상대의 빈틈없는 방어에 제대로 감복하고는 도발하기 시작했고, 청의의 여협 역시 이에 질세라 자신의 각오와 함께 맞대응했다."오오... 천아의 실력을 제대로 볼 수 있다니 이것 참 즐겁구나. 더 꺼내봐! 탈백유란에게서 받은 모든 것을!!""스승님의 내력을 이어받은 자로서, 아무리 대련이라고 해도 저는 결코 질 수 없습니다!"하후란이 소리쳤다."어허! 소매! 사저다 사저!"팽팽하게 근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소매와 번소천의 대련. 최소 이십합의 격돌이 벌어졌고 용상, 위국, 욱죽, 하후란은 그간 우소매가 보였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움직임과 내력 사용법을 보고는 감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마치 새빨갛게 달궈진 송곳을 사정없이 찔러대던 공격방식에서 한결 부드러워져 붉은 동백꽃이 피어나 흩뿌려지는 듯 한 절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천문 무공의 사용법도 사뭇 달라졌다. 처음에는 출수 방법이 자신도 모르게 달라져서 소매 역시 당황했지만 금방 적응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출수하니 이는 비천문 무공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춤사위같이 느껴졌다."내력의 운용방법과 그 성질이 변화하니 소매가 마치 딴 세상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제 눈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소매의 움직임은 마치 선..."하후란이 넋을 잃고 감상을 이야기하던 위국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대고는 멈춰세웠다."음. 아서라. 그 말을 꺼내기엔 너무 멀다.""아, 하하... 그런가요?"옆에서 지켜보던 욱죽도 한 마디 거들었다."소매도 소매지만 소천도 역시 굉장하네요. 란 언니의 모습과 움직임이 판박이니 과연 탈백유란의 재림이라 할 법 합니다. 뭐, 제 시력이 그리 좋지는 않아 움직임만 보이지만요. 그래도 언니의 내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것은 이전의 탈백유란의 명성 그대로의 공력일텐데, 거기에 자신 만의 초식도 여럿 섞인 것 같고... 마치 야수랄까... 움직임이 마치 개방시절 버릇이 스며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하후란도 입을 열었다."그리 봐주니 시력은 둘째치고 관찰력 하나는 여전히 날카롭구나 소죽. 소언의 무공의 기본은 설산파의 것을 가져가되, 본래 개방에서 사용했던 초식을 응용해보라 했지. 그러면 설산이라는 뿌리는 변함없을 것이나 초식은 변화무쌍할 것이니 누가 감히 너를 흉보고 덤비겠느냐고 했지. 그 방식이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구나. 지금봐도 손색이 없고 말이지. 그나저나 소매도 잠들어있던 내력을 뚫어줬다고 이리도 공력이 올라오다니... 소매는 이미 과거의 나에 필적하거나 이미 그 경지를 넘어선 것 같구나. 소언도 내 경지는 진작에 넘어섰고."휙! 챙! 촤아악! 챙!소매의 단검과 소천의 강골산이 수십번의 합을 부딪히는 소리와 공중에서의 초식 대결이 끊임없이 그 자리에서 이뤄졌다."설파장(雪破掌)!"새하얗고 차가운 진기가 소천의 손바닥에 모아져 그대로 장을 내지르니 그대로 소매에게 뿜어져 나갔다. 소매도 이에 질세라 단검에 진기를 모아 그대로 검기에 실어 날렸다."비천단수(飛天斷手)!"붉고 묵직한 검기를 출수하여 소천의 설파장을 반으로 갈라 와해시키며 사라지니 내력만큼은 서로가 비등한 수준이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곧바로 서로가 지지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다시한번 달려들었다. 소천의 날카로운 조법이 얼굴을 노리며 들어갔지만 소매는 재빠르게 고개를 비틀어 피한 뒤 손으로 붙잡았고, 뒤이어 소매가 단검을 우좌방향으로 날카롭게 휘두르니 소천 역시 그녀의 수를 재빨리 읽고 가볍게 검지와 중지로 받아내 움직임을 봉했다. 두 손이 서로 봉인되자 마음이라도 통한 듯, 서로 세차게 박치기를 하니 부딪히는 소리가 주변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으윽...!""아윽!! 머리는 또 왜이리 단단해?! 마빡에 철판이라도 박았어??""그, 그러는 매 언니야 말로!!"박치기가 서로의 간격을 떨어뜨리게 만들자, 둘은 그대로 더욱 서로의 간격을 넓혔고 공중에서 그대로 경공을 펼쳐 원을 그리며 대치했다. 공격의 우선권을 가진 자가 승리를 취할지, 아니면 반대가 승리를 취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긴 침묵을 깨고 번소천이 먼저 손을 뻗었다."설화난장(雪花亂掌)!"손바닥에 싸릿눈같은 공력을 모아 장으로 사방으로 흩뿌려 마치 안개처럼 쏘아냈다. 소매는 소천의 얄팍한 낌새를 느끼고는 슬쩍 웃으며 소천이 꾀를 쓰지 못하도록 쏘아낸 장을 맞아가며 물밀듯 자연스럽게 돌파하고 재빨리 그녀의 눈 앞으로 다가갔다. 소천은 소매의 생각치도 못한 괴팍무식하고도 재빠른 몸놀림에 자신도 모르게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앗!""준비하게 시간따위 주지 않는다! 비천각(飛天脚)!"휭!"어? 어?!"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소천의 연기였으니, 소매는 오른다리를 힘껏 휘둘러 비천각을 내질렀고, 무엇하나 맞지않아 허공 만을 가르는 소리만이 퍼졌다. 허공에 있던 소천의 형상은 비천각이 휘두른 궤적과 함께 사라졌으니 소매가 맞이한 것은 설화난장이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그것을 뒤늦게 깨달은 소매의 왼편으로 진짜 소천이 안개를 박차고 모습을 드러냈고, 두손을 정면으로 뻗은 채로 공력을 모아 그대로 소매에게 내질렀다."설파(雪破)!""야, 야!! 잠깐!!""격장(激掌)!"소매는 소천이 최근거리로 다가와 날린 장을 피할 겨를이 없다 판단했고 순간의 본능으로 그녀의 설파격장이 손에서 터져나오기 직전에 재빨리 손목을 잡아 들어올리니 마치 벽력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새하얀 기운이 하늘을 향해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그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 소천의 손목을 잡았던 손과 전신이 저릿저릿했고 자칫 그것에 당했다간 진짜 큰일 날 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대련이라고! 날 죽일 셈이야??""저는 대련도 실전처럼 입니다!""치잇! 그럼 나도 더 안봐줄거다!"소천의 손목을 뿌리치고는 재빨리 그녀의 옆구리를 걷어찼고 그 짧은 시간에도 순간적으로 반탄했는지 소매는 정강이가 찌릿찌릿했지만 각갑덕분에 겨우 그정도 선에서 멈췄다. 다시한번 이를 악물고 소천에게 달려들어가는 우소매. 소천도 그녀의 돌진에 당황하지않고 반격의 준비를 했으나."적영(赤影)!""?!"순식간에 달려오던 소매의 모습이 붉은 연기와 함께 사라졌고 결국 당황해버린 소천이 재빨리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무슨 성분일지 모를 연기를 바람을 내어 날리고서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좌우를 빠르게 훑고는 위를 쳐다봤으나 소매는 없었다. 아차하는 순간, 밑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여기야!""윽! 파공답(破空踏)!""뭐, 뭣?"번소천의 반응이 생각이상으로 빨랐다. 공중전에서도 혹시 모를 위험에 항상 대비를 했던 그녀였으니 주변의 공기를 자신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반탄지기를 미리 둘렀었고 그것을 파(破)하여 흩뿌리니 소매가 감히 달려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소매도 여간 내기가 아니었으니."이런건 그냥 기합으로 뚫어줄게!!""윽!"파공답의 둔탁한 기운을 억지로 뚫고 들어오는 기염을 토하자 소천은 기겁을 하며 내질러들어오는 그녀의 주먹을 두손모아 겨우 막아내니 둘은 서로의 격앙스러운 기운의 격돌에 부들부들 떨 수 밖에 없었다. 두 고수의 기운은 그녀들이 있는 자리와 주변을 울렁이게 만들었고 이윽고 서로의 간격을 떨어뜨려 다시 대치하는 상황에 접어들었다."역시, 괜히 탈백유란의 재림 아니랄까. 엄청 강하구나? 너.""매, 매 언니야 말로. 천등루 자객 출신이신데 너무 과격한 것은 아닙니까? 비천의 불같은 성정을 반영한 것인가요?""글쎄? 나도 좋아서 자객을 한건 아니니까. 하지만 고작 개방출신 아이한테 지는건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억눌린 성정을 거울 삼아 열심히 인거지. 란 언니도 지켜보고 있고 말이지!""저도 좋아서 개방에 발이 묶였던 건 아니라서요. 그런점에서 스승님 덕을 많이 본 셈입니다.""칫... 부럽기는..."소매와 소천은 서로의 이야기가 끊어지자 다시 한번 눈치를 볼 새도 없이 불어닥치는 바람처럼 빠르게 근접하여 수십, 수백 합의 접전이 시작되었다. 권법과 조법, 단검과 강골산. 각법. 서로가 부딪히길 반복하니 그녀들의 주변이 회오리치며 기운을 뿜어냈다. 쉽사리 유효타가 나오지않는 자강두천의 격돌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누군가가 내지르면 고개를 돌려 피하거나 손바닥으로 움직임을 봉하고, 다른 손으로는 단검을 휘두르거나 또 다른 손으로는 강골산이 접혀진채로 크게 휘둘리면 아슬아슬하게 피해지는 표정과 눈빛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라 조금만 실수해도 커다란 타격이 있을 것이니 초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이는 곧, 대련이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커다란 파동이 울려퍼지면서 잠시 거리가 벌어진 틈을 타 소천이 다시금 초식을 가다듬고 소매 쪽으로 달려들었다."구타견권(毆打犬拳)! 설화(雪花)!""윽! 이번에도 환영이냐!... 아니야??"그러나 질러들어오는 수 많은 권장은 모두 실체였으니 뒤늦게 알아차리고 야생의 맛이 물씬 풍기는 난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여 일일이 막아냈다. 그 여파가 여간 강고한 나머지 쉽사리 방어를 풀지 못한게 문제였다. 방어가 점점 더 굳어 갈때쯤 소천의 눈빛이 날카로워짐을 느꼈고 점점 하후란의 여마두 시절의 냄새가 물씬 풍기기 시작했다. 소매는 그녀를 알고 있었기에 마치 이 앞으로 나올 초식만큼은 소름끼칠 정도로 알 것만 같았다."설백유령조(雪白幽靈爪)!""윽! 예상은 했지만 진짜 절초라고??"위화감을 느낄 시간도 잠시. 이상하리만치 난잡한 권법에서 갑작스럽게 날카로운 탈백문식 조법으로 초식을 변화시키니 그제서야 소매는 감히 방어해야할 초식이 아님을 깨닫고서는 얼른 소천의 몸을 들이받아 그대로 밀어재낀 뒤, 공중제비하여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소천도 여간 끈질긴 기세가 아니었으니 곧바로 허공답보(虛空踏步)하여 거리를 벌린 소매를 재빨리 쫓아들어갔다."이도(移途)!""허공답보에 추적술은 너무 하잖아!"말 그대로 소매로의 길을 따라들어가 거머리처럼 붙어들려하니 소매도 식은 땀을 흘리며 곧장 생각을 고쳐잡아야했다. 찔러들어오는 초식엔 방어보다는 공격이라 생각했으니, 다리를 크게 휘두를 준비를 하고는 들어오는 소천을 과감하게 맞이했다."비천각(飛天脚)!"피해다니다 곧바로 뒤로 돌아서 번개같이 반격하니 소천은 부상을 염려해 설백유령조를 거두고 두 팔로 자신을 감싸 소매의 비천각을 직접 방어했다. 강철 아대가 대신 비천각을 방어했으나 소매역시 만만하지 않은 강자였다. 소천은 순간의 저릿저릿함이 전신을 지배하니 자칫 잘못했으면 크게 당했을 거라는 예상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윽!! 팔이!""아직 멀었어! 이어서 비연각(飛聯脚)!"이어지는 소매의 각법이 소천의 두 팔을 사정없이 가격했고 점차 뒤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악물고 버티는 소천의 입모양을 인지하고는 서둘러 뒤돌려찼다. 그녀가 그 피해로 뒤로 쭈욱 밀려나 등뒤를 한그루의 나무가 받쳐 겨우 멈출 즈음, 늦을세라 달려들어가 단검을 찔러넣었다.챙!소매의 단검은 강골산에 또 다시 막혔고, 강골산에 가려진 공간에서 공력이 모아지는 소리가 들리자 소매의 뒷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비천각에 이어 비연각의 연속된 공격을 방어하며 순간순간을 기회로 삼아 그녀도 모르게 공력을 모으고 있었고, 이번 것은 소마가 보기에도 정말 컸기에 식은 땀이 날 정도였다. 그리고 그 순간은 늦었다고 본능이 알려줬기에 반 포기 상태로 접어들었다."으아아... 늦었...!""설파빙옥자...!"짤랑짤랑!순간 멀리서 대련의 끝을 알리는 방울소리가 들렸고, 둘은 확인차 돌아봤더니 방울을 흔들고 있던 하후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손뼉을 치며 그녀들을 부르는 하후란."자. 그만하면 됐다. 너희들의 대련. 참으로 잘 보았다. 감탄이 절로나오던데 이제 그만 평정심을 되찾고 이리오너라. 나와 식구들이 감상을 이야기하려 하는데 잠시 시간 되겠느냐?"하후란의 이야기를 들은 둘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로 손을 맞잡았다. 그간의 대련은 온전히 잊고 서로 미소로 화답하니 비로소 언제 대련했냐는 듯 이전의 사이로 돌아갔다. 둘은 서둘러 식구들에게 돌아갔고 모두가 달려와 반겼다."소매 괜찮은거야? 꽤 힘 좀 쓰던데? 분심화인 때문에 불타오르지 않았어? 나도 이번에 당문에 당도하면 무언가를 해볼랬는데 너희 대련에서 영감을 얻었어! 기대해도 좋다!""분심화인 없이도 이리도 강고하다니. 다시봤다 매 동생! 언제 나하고도 대련해보는게 어떻나? 시, 싫다고? 우리사이에 이러기야?""소천도 소매를 상대하느라 고생했어요. 정말 전성기시절 란 언니와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니 그야말로 청출어람입니다. 아니, 그보다 더욱 강해보였습니다. 감탄스럽군요.""전 천등루 자객을 상대로 잘 했다. 자객답지 않은 몸놀림이었지만 상대로서는 부족함이 없어 배움에 어려움이 없었겠구나. 얻은 것 좀 있더냐?""거, 이전 직업은 언급 안하시면 안되겠습니까??""개방에서 쓰던 초식을 응용해서 사용해보았는데 어땠습니까 스승님??"각자 저마다 할말이 있어 그녀들에게 다가가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단지 우소매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했던 대련이었는데 의외로 누구하나 유효타를 날린이가 없었으니 서로 실력만큼은 용호상박, 자강두천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대련이었던 것 만큼 실전에 버금가되 본 실력은 보이지말라는 조건부였으니 아직도 그녀들에게 숨겨진 역량은 알 수 없이 무궁무진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끝이난 것인지 슬슬 모여 하후란의 이야기를 기다렸다."뭐, 나쁘지 않은 대련이었다. 소매는 상태가 어떻느냐?""음... 내력에 제약을 걸어두었음에도 이정도면 더 거리낄것도 없습니다. 제가 감히 탈백유란과 대등했다니. 단순히 내력만으로도 투지가 끓어오릅니다. 분심화인도 이제는 제멋대로 날뛰지 않으니 이마저도 끌어올린다면 저는 진짜 더욱 굉장해질 것 같습니다.""매 언... 아니 매 사매의 초식이나 각종 공격법이 변화무쌍 한 것이 저에게도 공부가 되었습니다. 스승님이 말씀하신대로 저의 색깔을 적용시키는 것이 더욱 발전가능성이 있어 보였으니, 이 대련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됐습니다.""하하하!"하후란이 여간 보기어렵게도 호탕하게 웃어보이니 제자들의 역량이 자랑스럽기 그지없었다."좋아. 다들 고생했으나 마지막으로 확인 좀 해보자꾸나. 소매.""네, 넵.""이번에 네가 새로 완성한 설산음양심결을 사용해보자꾸나. 이름은... 알아서 짓도록 하고."하후란의 제안을 들은 소매는 긴장이랄 것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길게 호흡하더니 머리가 저릿저릿할 정도로 내력을 몸속깊이 채워넣기 시작했다. 분심화인을 시전하는 방법과 설산심법을 서로 교차시킨다는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으니 한번에 두 가지의 술식을 사용해야하는 고난이도였다. 물론 이름은 아직 정하진 않아 대충 붙였다."분심화인(焚心火人). 음양심화(蔭陽沁化).""이름은 별로군.""끄응..."새로운 호흡으로 내력을 더욱 활성화시켜 분심화인의 본래 기능으로 잠시 온몸이 불타오르는 느낌이 들다가도 설산심법의 효과로 인해 금방 진정이 되는 아찔한 경험을 하니 쉽사리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긴장감도 뒤이어 사라지고 편안함이 소매의 전신을 감싸니 탁월하게 효과가 있음은 분명했다. 이제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분심화인의 내력 증폭량은 굉장했고 설산심법의 조화로 인해 안정감은 배가 되니 그야말로 자신만의 심결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으아으... 아직 익숙치가 않지만 역시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 내력이 가슴 속 가득 차오른다. 이것이야말로 나만의 심법이고 심결이다. 이것으로 그 누구와 싸워도 절대 질 것 같지 않아. 나는... 정말로 해방되었구나."그 모습을 본 번소천 역시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스승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곧장 마음을 진정시키고 크게 호흡하며 설산심결의 어느 구절을 읊기 시작했다.' 설산의 정기는 깊숙한 곳에서부터 시작하니 보이지 않는 심연의 바닥조차 나의 힘 일지어다. 만년설의 영겁은 곧 나의 의지이며 내면 속 깊은 곳의 봉인이니 내 의지와 더불어 이자리에서 그 봉인을 해방할 것이다. '점차 소천의 주변 땅과 공기가 급속도로 냉기로 인해 얼어붙더니 바닥부터 시작해 회오리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후란이 감탄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시키지도 않은 행동을 한 것은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오로지 소천의 의외의 행동과 술식에 감탄한 것이었다."오오... 그토록 싫다고 극구 부인하더니 기어이 쓰는구나. 그 정도로 소매의 강함에 자극이라도 받은 것이냐?""저... 번 동생이 무얼 사용한 것이지요? 란 언니?"옆에서 지켜보던 위국이 물었다."설산심결 중에서도 가장 고결한 경지이며 심연이라 불리는 설산심심결(雪山沁深結) 무한영(無限嶺)이다. 전신과 주변의 모든 것을 설산의 온도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술자의 잠재된 내력을 끌어내주는데 저 아이는 추운건 질색이라더니 기어이 쓰는 것을 선택했구나. 이를 기특하다고 봐야하는가... 후후... 과연, 좋은 자극이 되었구나."하후란은 그녀들의 강해진 모습을 보고는 지난 과거에 저지른 일을 후회하게 되었다. 그녀들을 가르치며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 생각하게 된 것이었다. 비록 자신의 그릇된 생각때문에 모든 내력을 잃고 힘을 버리게 되었지만 그녀 역시 무림인이었다. 그녀들과 자신의 건강한 신체로 서로를 맞대어 절차탁마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굴뚝같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어 그저 한으로만 남을 일이니, 가슴 속 깊이 지난 날을 후회하게 되었다. 홀로 입술을 깨물며 과오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이내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포기하고 옅게 미소짓고는 손에 들고있던 방울을 흔들어 그녀들의 주목을 끌었다.짤랑짤랑."자. 그만. 소매도, 소언도. 거기까지 하자꾸나. 끓어오르는 청춘도 보기 좋지만 아직 우리가 해야할 일이 남아있지 않더냐. 소매도 이제 본 실력 이상을 낼 수 있으니 이를 제시했던 나로서도 기쁘기 그지없다. 앞으로 당문으로 가는 길도 훨씬 수월하겠으니 다들 준비토록하자. 당 소사매께서 기다리고 있을 게다."그렇게 이야기를 하고는 쓸쓸히 뒤돌아 이동할 채비를 하니 위국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고 자그맣게 입을 열었다."분하지요?"결코 조롱이나 비웃음, 멸시와 같은 말이 아니었다. 위국 역시도 한 때 현공문의 장문인이었으니 그 끓어오르는 기분을 하후란과 똑같이 느꼈고, 그녀의 뒤늦은 후회의 표정마저 읽었으니 자신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흥."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으니 눈시울만 붉어질 뿐이었고 그녀의 약해져버려 축 늘어진 어깨만을 안아줄 뿐이었다."너도 분한게냐?""그럼요. 분해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이."..."후에 같이 이야기나 나누자꾸나. 술과 함께.""후후... 그래요 언니."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비보가 왔다.비가 내린다. 주륵주륵 내린다. 마음을 추스려보려 하지만, 새까맣게 멍든 가슴은 쉽사리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당문이 멸문한 이래로 쉴새없이 달려왔고, 이제 겨우 안정되나 싶었지만 여전히 하늘은 그녀에게 절망감만을 주는구나. 이겨보려했지만 연속되는 상처에 감히 나을 시간을 주지를 않는다. 비는 여전히 주륵주륵 내린다.주변의 모든 풍경을 볼 수 있게 최대한 높은 자리로 와서는 묫자리를 잡고 무덤을 만들었다. 어깨가 축 늘어지니 감히 누구도 그녀를 쉽사리 위로해주기 어렵다. 그녀의 표정은 그리좋지 못 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던 청년은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당 사저. 삼사형의 일은 죄송합니다. 제가 이자리에 더 있어 주어야 하는데 받은 의뢰가 있으니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침묵 만이 그녀를 감싸다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그이가.""...네?"..."그이가 보고 싶어요...""......미안합니다."그녀의 말 한마디에 그저 굳어버렸다. 위로 할 수가 없었다. 입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그녀의 아픔이 최고조가 되어버린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위로가 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럴 때. 동생이라면 무슨 말을 꺼냈을까. 아니, 동생도 위로보단 울었을 것 같다. 그녀가 의지하던 또 하나의 이름. 당승 삼사형이었기 때문에........."삼사형은 좀 어떻습니까 의원님? 제가 구해온 장백산삼은 잘 듣습니까?""......""의원님?"묵령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당유원은 엽운주의 부름에 자리를 교대하고 의원에게 온 시점. 의원은 표정이 어두웠다. 그의 표정에 의아한 모습을 보인 유원이었지만, 순간 좋지않은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니 재빨리 당승의 모습을 보았다. 안색이 실시간으로 하얗게 번지기 시작한 것. 유원은 너무 놀라 의원에게 물었다."의원님! 사, 삼사형이 왜이러시오?? 아니, 오후쯤에는 멀쩡했는데... 아니, 엽 공자의 얼굴표정에도 이런 상황은 읽지도 못 했소! 대체 무, 무슨 일이??"침묵을 지키던 그가 겨우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엽공자가 밖을 나간 후, 잠시 당승이 깨어났었다네. 힘을 겨우겨우 짜내어 조그맣게 이야기를 하더군.""삼사형이??"고개를 떨군 의원은 땅이 꺼져라 한숨 쉬었다. 손에는 아직 약으로 쓰여지지 않은 장백산삼이 쥐어져 있었다."이 뿌리를 쓰지말고 필요한 사람에게 주라더군. 나는 극구 유원이, 자네가 살려준 목숨을 왜 스스로 버리려하는가 물었으나......"...' 의원. 제 몸은 제가 더 잘 압니다... 제 몸의 한계는 진작에 왔었습니다. 부디 유원이가 가져온 약은 필요한 사람에게 주시지요. 어찌저찌 유원이의 목숨을 담보로 구원받은 목숨이지만 더 버티지 못 하여 미안하다 전해주십시오... 유원이가 늦은 것이 아니라 저의 늙은 몸이 버티질 못 했다고 전해주십시오... 제가 잠든 통에 소사매가 돌아온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눈을 뜨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여 그녀를 다시한번 보지 못한 것이 한 스럽습니다만, 이것도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지요. 그녀에게도 미안하다 전해주십시오. 궂은 날, 시집보내려던 저의 억지도 부디 용서해주길 바란다고 전해주십시오... 살아서 장문인을 뵙고 싶었습니다만 결국 먼저 가는 군요. 아니면 저세상에 먼저 가셨을지... 그런데 아무래도 살아계실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런 확신이 드는 군요. 아아... 이제야... 부모님과 제 아내를... 만나러 가는... 군요. 혼자 살아남아... 미안함이 태산과도 같... 습니다... 그들의 억울하게... 빼앗긴 수명을... 짊어지고 오래... 살아보려 했지만 너무... 짧아... 한이 맺히오... 나는... 더... 배우고 싶었... 다... '......아쉬운 바람이 당문을 스쳐지나갔고 슬쩍 열려있는 대문을 흔들고 가니 현세에 남겨진 그의 한이 마지막으로 주먹질하고 흩어져 사라졌다. 그의 촛불은 꺼졌고 남은 자들이 뒤를 이어 불타오르기를 염원했으니 부디 걱정말고 편안히 눈을 감기를............."응?"누워 잠들어있던 당중령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를 본 양유시는 놀라서 옆에 두었던 하얀 천을 들고 그의 눈가를 닦아냈다."내력은 슬슬 회복되셨는데 표정도 안 좋고 눈물을 흘리시다니... 슬픈 꿈이라도 꾸시는 걸까...?"...양유시는 비가 쏟아지는 바깥 풍경을 보며 짧게 탄식했다."그이가 늦는구나..."
월영전(月鍈傳) (14) 끝.
일반 무협에도 없는 무공을 써내려가는 것도 재밌네요?
한자는 한번씩 글에서 복사하셔서 그 뜻을 확인하면서 보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아마도...
저는 재밌는데 남들은 아닐 수도 있어서 이 발언은 조심스럽습니다...
항상 스토리에 대한 고민은 많은 편이지만 이 편 역시나 고민 많았습니다. 이게 맞는건가... 늘 혼잣말만 합니다.
등장인물은 점점 늘어나는데 늘어나는 만큼 머리 아파지는군요. 이래서 작가들이 작중 사람들을 막 죽이는가봐요. 고민거리 털어내려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