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만에 용란무쌍전입니다.
다시한번.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혼자 검수하는 편이라 오타, 어색한 문장들이 간혹 보일 수 있습니다.
그때 그때 확인해서 수정하겠으니 이점 참고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거친 바람소리에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좋지않은 기운이 사방에 느껴지지만 아직까지는 신경 쓸 상황은 아니다. 바람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는 사실은. 조금씩 움직여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끄우읍...""극락왕생하거라..."목이 냉병기에 의해 그어져 몸과 분리되는 순간조차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마지막 숨소리조차.조용하게, 신속히, 확실하게. 암살의 기본이다. 만에 하나, 주변에 목격자가 있다면?"으윽!"소리를 내지 못하게 또다시 목을 노려 비도를 찰나의 번개와같이 날리고, 비도에 연결된 노끈과 함께 잡아당겨 목이 박힌 몸뚱아리를 끌고온 뒤 입을 틀어막고는 마지막 가는 길에 예의바르게 눈을 마주쳐 지금 상황은 마치 환상이라는 착각을 심어주어, 가는 길이 허무하다고 느끼지 못 하도록 잠들게 하는 것. 그것이 암살자의 일처리. 적어도 그녀는 수십, 수백 암기를 던진 경험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내쪽은 순조롭군. 상아쪽은..."번쩍하는 뇌우와 함께 바람을 가르는 얇은 쇳소리가 그림자를 베어내니 그 소리가 들리지않아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검을 검집에 살며시 넣으며 깊은 숨을 내쉬니 긴장이 쉽사리 빠지지 않는다. 매우 깔끔한 일합덕분에도 주변에 들키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용상이었으니 하후란도 만족의 미소를 보였다.'괜찮구나. 이제부터는 같이 길을 만들어나갈 것이니 어떻게든 내 시야 안에서만 움직이거라.'하후란이 전음을 보내니 용상이 놀랬다."어, 언니께서는 전음도 사용하십니까?"'쉿. 소리가 크다. 내가 전음을 보내면 듣기만 하거라.'그녀는 서둘러 입을 막고 주변을 살피니 다행히 목소리를 알아들은 이는 없었다. 용상은 그녀를 바라보고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깊게 심호흡을 한번하니 그 모습을 본 하후란의 다시 전음이 들렸고, 그녀들의 사냥 시작을 알리는 번개가 떨어졌다.'나중에 보자꾸나.'하후란과 용상은 빠른 발놀림으로 상호보완하며 한걸음 한걸음 옮기며 한점 한점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죽음의 숨소리조차 듣지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쓰러져갔다.차가운 칼날이 정확히 목을 가르고 고개가 뒤로 넘어가는 그 순간에도 의식과 신경은 또렷하나 뼈마디까지 넘어가니 그제서야 모든 감각이 날아간다.멀리서 날아온 비도가 미간의 두개골에 정확히 꽂히니 비명을 지를 틈도없이 몸이 툭 쓰러지고 이를 발견하면 거대하고 날카로운 검의 춤사위가 목을 베어내고, 베어내니 이 상황을 누가 알아챌 것이란 말인가. 그야말로 그들은 그녀들에 의해 사냥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다시 붙잡은 비도에 묻은 피는 떨어지는 비와 소매를 이용해 확실히 지우고 다음 먹잇감을 찾아 눈을 이리저리 굴린다.저쪽 나무 위에도 복병이 있었다. 재빨리 비도를 던져 다리를 맞추고 다리에 뜨거운 고통이 전해져 떨어지는 그를 바닥에 닿기전에 검으로 목부터 쳐내니 이마저 그들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그녀 둘의 합은 처음이었지만 마치 처음이 아닌 듯 척척 진행되었다.촥! 쐐액! 푸악!갖가지 소리들이 들려왔지만 소나기 내리는 날씨와 새까만 암흑에서는 그저 찰나의 나무 부스러기 부서지는 소리와도 같았다. 무언가 눈치를 채는 이가 있다면 차가운 검날이 커다란 궤적을 그리며 목을 노렸고, 소리를 지를 테면 재빠른 몸짓이 그에게 당도해 목을 조르고 심장을 취하니 이조차도 대응할 속도가 나질 않았다. 도적단에 있어서는 안되는 가장 위험하고 잔혹한 시간 이었으니, 이를 느끼는 사람은 그순간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다."허억... 허억... 암습이라니... 생각보다 정교한 기술이 체력을 갉아먹는구나... 그렇게 줄인다고 줄였는데 얼마나 줄인 거지?"전음이 들려왔다.'헉... 헉... 여태 삼십정도구나. 그렇게해도 이정도라니. 숫자가 많긴 하구나. 어떠하느냐? 조만간 해뜨는 시간대인데 우리의 자취가 발각되기전에는 최대한 숫자를 줄여야할텐데 말이다.'침을 꿀꺽삼키는 용상. 마음을 다잡기위해 용연칠절의 심법을 사용했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머릿속을 비우기위한 그녀의 심법은 용염심결이었다. 가슴 속이 불타오르는 느낌이 곧 그녀가 온전히 마음을 다잡는 결의와도 다를 바가 없었다. 두눈을 뜨니 주변이 고요하다. 움직일 준비를 다시금 했다."계속 가시죠 언니. 적어도 백은 줄여야... 어?"그때 점점 빗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해가 뜨려면 멀긴했지만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 빗줄기에 잠시 놀랐다. 이제는 더 지체 할 수 없다."란 언니."'그래. 최대한 숫자를 줄이자.'
-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비가 그치고 어둠이 서서히 밝아질 때 즈음, 바닥에 낭자한 피냄새가 서서히 그 주변을 잠식하니 도적단들은 좋지 않은 낌새를 느끼고는 경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시작했다. 그때 멀리서 아주 짧게 비명소리가 들렸고, 도적단들은 일제히 그 방향으로 돌아봤더니.쐐애애액! 퍽!무언가가 날아와 제일 선두의 얼굴을 강타했고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뭐, 뭐야 이건... 헉!"얼굴로 날아온 것은 팔이었다. 깔끔하게 베어진 주인잃은 팔이 날아와 곧바로 바닥에 떨어졌고 집단들은 일제히 그 방향을 쳐다보았지만 무엇하나 보이지 않았다. 조심히 귀를 기울인다. 느린 바람이 풀숲을 헤치니 소리가 들려온다. 인기척이 아닌 자연의 소리. 그러다 단말마의 비명이 하나 둘, 하나 둘 들려온다. 식은 땀이 온 몸을 적신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단말마의 비명은 점점 가까워진다. 무엇이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아직 해가 뜨지않아 어두운 주변이었다."적이다! 적이 나타났...!"촤아악!적이 나타났다는 잠깐들린 외침과 함께 물체가 갈라지는 듯한 끈적한 소리와 기분나쁜 기운이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었다.저벅. 저벅.발소리가 들리고 가쁜 듯한 숨소리가 들려오니 그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들고 있던 검을 덜덜 떨며 치켜들었다. 모든 신경이 그 방향으로 쏠려 주변이 보이지 않았다.그러고보니 주변에 동료들은 전부 어디 간거지?......"혼자구나."바로 뒤에서 들린 그 짧은 말과 함께 모든 의식이 날아갔고, 죽은 것인지 기절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정확히는 더이상 알고 싶어도 알 방법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무엇...? 나는... 나는... 나...철퍽.굳게 잡은 검을 검집으로 천천히 넣고 다가오는 여협과 방금 쓰러진 자의 뒤에서 비도와 손을 씻는 여협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상당히 지친 모습이었으나 숨을 천천히 고르고 고르면서 몸 안에 흐트러진 진기를 정리하는 듯 했다."후우... 이 근처는 이자가 마지막이군요. 정신집중하느라 몇을 쓰러뜨린 것인지 기억도 안나네요."손가락을 열심히 세는 용상이었지만, 자신들의 손에 사라져간 자들의 눈빛과 마지막 모습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는 하후란은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그래봤자 팔십이다. 백은 못 채우겠구나. 그렇게 줄인다고 해도 이게 최선이라니..."그녀의 소식에 힘없이 팔이 축 늘어지는 용상이었다. 슬슬 어깨에도 한계가 온 것인지 부들부들 거린다. 그러나 검을 잡은 손은 더 놓치면 긴장이 풀어질 것 같아 꾹 잡고 놓지를 않았다."아직도... 오백인가요..."하늘을 바라보니 서서히 파랗게 태양빛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비에 젖어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살살 빗어내리고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시체가 군데군데 있고 저만치 멀리서 불빛이 보이는 것을 보아하니 그녀들을 찾기에는 아직 시간이 있어보였다. 피냄새가 낭자하지만 이 넓은 숲속을 뒤지기에는 시간벌기 안성맞춤 이어보였다."시간도 슬슬 해가 뜨는 시간이다. 근처에서 쉬고.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것같구나."용상의 몸에 긴장이 슬슬 풀리니 비에 맞아 젖은 몸이 한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용염심결을 운용하고 있었으나 자연이 주는 한기는 그녀에게 슬슬 무력화를 주고 있었다. 하후란은 다행히도 음의 기운이 극한인 내력 덕분에 아무렇지 않았지만 상극의 기운을 가지고 있던 용상에게는 치명적으로 보였다."상아. 괜찮느냐?""으으... 역시 이런 적은 처음이라, 떨리네요. 콜록콜록."용상의 이마에 손을 대니 아니다 다를까, 그야말로 그녀의 체온은 솥에 기름이 펄펄 끓는 수준이었다. 하후란은 힘없이 쓰러지려하는 그녀를 안고는 주변을 찾아보았다. 방금전까지 소나기로 죄다 젖은 땅이어서 메마른 땅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조금만 참거라. 근처에 숨을 만한 곳이..."그때 숲 한 가운데 솓아오른 거대한 바위를 발견했고, 그곳으로 용상을 업어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일단 저 장소로 가봐야겠구나."그 장소에 도착하니 마침 다행스럽게도 튀어나온 바위를 지붕삼은 장소에 도착했고, 용상을 조심히 눕혀 놓고는 주변에 떨어진 젖지않은 잔가지들과 나뭇잎을 잔뜩모아놓기 시작했다."그나마 다행이구나. 소나기를 이렇게 막아준 장소가 있었다니. 아직 죽을 때는 아닌 듯 하군. 허나..."이제 막 도착해서 겨우 숨을 돌리는 중이었다. 바로 불을 피운다면 금방 발각될 것이 분명했다. 덜덜 떨리는 용상의 몸에 손을 가져다대니 역시나 불덩이였다. 땀이 비오듯 쏟아졌고 안색도 점점 창백해지니 용상에게 추위가 온몸에 덮혀 사시나무 떨리듯 겨우 견뎌내고 있었다. 곰곰히 생각하던 하후란은 그녀의 이마를 무심한 듯 만지고는 강골산을 가지고와서는 활짝 펴고 그녀의 곁으로 눕혔다."어쩔 수가 없구나."쓰러뜨려 넓게 펼친 강골산 뒤로 두개의 그림자가 겹쳐졌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 까.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른 아침시간대가 되었고, 저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두령! 저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흠. 모두들 집결시켜라. 인원을 보자."그의 호령에 도적단들이 하나 둘 모여 숫자를 헤아리고보니 아직도 많지만 상당히 많은 피해를 입은 숫자를 그보고 받았다."크윽... 오백이십하나... 많이도 당했군. 하다못해 불이라도 질러서 몰아붙이려 했건만, 하필 비가 쏟아지다니... 그럼에도 그녀들의 암습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말인가."쾌적단 두령 오룡민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커다란 도를 꺼내들고는 날카로움을 다시한번 확인하였다. 여전한 듯, 날아들어온 낙엽이 부딪히니 깔끔하게 잘려 날아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숨을 깊게 들이 쉬고는 말했다."자. 더 이상 시간을 주면 안된다. 이미 서하와는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 인원으로는 그놈들 눈에는 턱도 없겠지. 고작 여자 둘을 잡지 못해서 이 사단이 되다니..."커다란 칼을 어깨에 올려놓고는 모인 인원들에게 이야기했다."이번엔 나와 무오송이 직접 움직인다. 오늘 반드시 그 두 년들을 작살내겠다. 아마 많이 지쳐있을 것이다. 한꺼번에 덤빈다면 괜찮겠지. 오송아."허리 춤의 검을 빼어들은 무오송이 그의 말을 경청했다."말씀 주시지요.""저 바위산을 포위한다. 궁수들을 준비하여 매복시키고, 퇴주로를 봉쇄하고, 우리는 정면으로 들어간다.""알겠소. 자, 가자."
- ◇ -불을 피우니 필연적으로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모닥불의 따뜻함은 필시 용상의 기운을 북돋는데에는 부족함이 없으리라. 한참을 누워 쉬던 용상이 깨어났다."어...라...? 여긴..."모닥불앞에서 젖은 몸을 말리고 있는 하후란. 용상이 깨어난 것을 보고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일어났느냐. 열은 좀 내린거 같던데. 추우니 이리오너라.""어어... 란 언니. 여긴... 어?"하후란에게 다가가려하니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이 스르르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용상은 너무 놀라서 그만."꺄...! 읍읍!?"소리지르려는 용상의 입을 손으로 막고는 큰소리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는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가서는 신호했다."쉿. 지금 소리지르면 놈들이 들이닥칠게다.""읍읍?""아, 미안하구나. 자."용상은 발가벗은 몸이 되어있었고 옷가지가 그저 걸쳐진 수준밖에 안됐었다. 그런 모습을 보아하니 그만 장난기가 발동한 하후란이었고 자신을 멍하니 쳐다보는 용상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후후. 네가 하도 많이 추워해서 몸의 열을 좀 나눠줬다. 참으로 탄탄하면서도... 깨끗한 몸이더구나. 경험은 아직인게냐?""무,무,무,무,무,무슨 말이세요, 그게!?!"용상의 너무나 놀란 모습에 그저 웃기만 하는 그녀였다."하하하하!! 농이다, 농. 제법 귀엽구나. 그래도 지금은 소리지르지 말거라. 불 피운지 얼마 안됐으니 곧 놈들이 몰려올거다. 너도 어서 준비하거라.""아... 그렇지 참... 후우... 준비라... 어라?"어제의 어지러운 몸 상태가 거짓말같이 말끔히 사라진 몸이 된것을 느끼니 참으로 이상했다. 몇 날 며칠을 쉰게 아니라 겨우 반시진에서 한시진정도 쉰것 같은데 몸이 말끔해진것을 느끼고는 의아해했다."몸이 이상한게냐?""아, 아뇨. 그게...""뭐, 네가 쓰러지고나서 얼마 되지도 않고 회복된게 이상한거겠지. 별거없다. 너의 내력이 나의 내력과 상극이란 점을 이용해서 슬쩍 네 단전 쪽으로 내 내력을 흘려넣은 것 뿐이다. 다량의 내력이 들어갔다면 주화입마했겠지만 극히 미세한 양의 내력을 단순히 충격주듯 흘려넣으면 그 자극으로 네 안의 내력을 요동치게 할 수 있지. 그렇게 요동치고나서는 시간이 짧게 지나도 금방 내력의 순환이 이루어지니 자연스레 너의 몸 내부적으로는 안정화를 되찾는 것이다.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너와 나의 살을 맞대어 열교환을...""그,그,그,그,그말은 아, 아, 안 들을게요. 어, 언니?"용상이 다시 화들짝 놀라니 재미를 느낀 듯 하후란은 미소지으면서 점점 더 그녀에거 다가갔다."후후후. 볼장 다 본 사이인데 어떠냐. 이쁜것. 얼굴만 고운게 아니라 몸매도 볼만하더구나. 후후후.""아이!! 란 언니!? 그, 그만!"용상은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히고 두눈을 꾹 감은채로 바닥으로 고개를 떨궜다."하하하!! 그래그래. 농은 이쯤 하자꾸나."그러고는 용상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그녀는 그저 불가항력으로 고개숙여 바닥만 바라보았다. 그 누구도 자신을 희롱한 적이 없었는데 난데없는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용상의 기분을 새빨갛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자. 준비하자. 슬슬 발소리가 들려오는것 같구나.""앗, 네 언니."용상은 일어서서 슬려내려간 옷매무새를 가지런히하고 정돈하여 하의, 상의 순으로 착복했고 두손을 들어 헝클어진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어 정돈하고는 입으로 물었던 머리끈으로 묶어 말총머리를 만들었다. 정돈을 끝내고 고개를 흔들어 목 근육을 풀고, 허리띠를 메고 착검하니 그제서야 다시 늠름한 여협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후란의 장난 어린 눈빛은 끝날 줄을 모르고 그 광경을 쳐다보고는 감탄을 했다."후후후. 보기 좋구나. 선녀가 따로 없군.""언니도 참... 농은 끝난거 아니었나요?"하후란은 두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고는 다시 눈을 뜨고는 일어서서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고 주변을 주욱 둘러보았다. 역시, 생각대로 모든 인원을 데리고 온 느낌이었다. 바닥에 펴진 강골산을 두손으로 잡아들고 어깨에 올려 비를 피하는 듯 모양새를 잡았다.용상도 하후란과 마찬가지로 주변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을 느꼈고, 검을 천천히 뽑아들어 왼손에는 검집. 오른손에는 검을 쥐어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둘다 심호흡을 하고 본인들의 호흡법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하후란의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어 새하얗게 보이는 냉기가 그녀의 입을 지나 폐속으로 들어가니 피부색이 창백해지고 눈빛이 파래져 매서워졌다. 용상의 가슴 속은 타오르는 투기가 가득히 고였고, 한번 숨을 내쉬니 고요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불을 뿜는 주작과도 같이 그녀의 뜨거운 투기는 하후란이 풍기는 냉기를 밀어낼 정도였다.'이 아이는 정말 강하구나. 잠깐 내력을 건든것 뿐인데 투기가 이리도 강고해졌을 줄이야... 추측대로 이 아이는 용대협의 딸인 것이구나.'용상은 자신의 투기가 이전보다 강고해짐을 느낀 것인지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지난 날의 피로는 아직 남아있지만 그것을 덮을 정도로 강인해짐을 느꼈다.'이게 나라고? 뭐, 뭐야. 왜이래? 몸에서 힘이 솟는다고? 어... 이, 이정도 내력이라면... 좋아. 해볼만 하겠어.'하후란이 그녀를 보고는 미소짓고는 곧바로 그녀의 앞으로 나가 심호흡을 하고는 성파공을 내질렀다.[그대들은 들으라. 네놈들의 이야기는 어제 새벽에 들어서 대충 알고는 있느니라. 그러니 네놈들을 그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나라가 어찌되든 관심이 없다. 허나. 나를 건든 것들은 그냥 놔두지 않는 것이 내 신념이기에 이자리에서 공표하마. 살고자하는 놈들은 도망가도 좋다. 하지만 내가 놓치지 않으마. 이미 마음먹었고, 지금 순간 이자리에 있는 모든 것들의 피를 보아야 내 직성에 풀리겠다. 우리 둘은 이제 동귀어진의 자세로 네놈들을 살펴보겠으니, 자신있다면 덤비거라. 그리고 나의 목을 취해보거라. 반드시 지옥끝까지 가서 죽여주마. 그날, 객잔에서의 첫째날과 같이 시작부터 너희들에게 친히 친절을 베풀어 주겠다.]용상의 눈빛도 더는 죽음을 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변해있었고 더 이상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투기가 그녀를 감싸안았으니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고, 한기마저 회오리치니 수증기가 피어오르듯 바닥에서는 아지랑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지금부터 열을 세겠다.]쐑! 슈슉! 쐐액!그 말과 함께 순식간에 사방에서 화살들이 하늘을 뒤덮어 그녀들을 덮치기 시작했고 둘은 두 눈을 감아 자세를 다잡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숫자가 그들의 뇌리 속에 깊게 박혀 그 누구도 그날을 기억 못 하지 않으리라. 물론, 살아남는다면...[하나.](7)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