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작품은 2차 창작물이며 사심가득한 글 입니다.
제가 제 마음대로 휘갈긴 작이니 활협전 본편과는 연관없음을 밝힙니다.
이점 유의하시고 감상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음..."그들이 갔다. 자신은 잘 모르는 이야기만 늘어놓고 떠난 그들이 어느정도 지난 시점까지는 잠든 척을 해야했다. 사실 용상이 정신잃고 폭주한지 얼마나 된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시점부터 깨어나있어야 했는지가 애매했다. 최대한 도적놈들이 방심한 틈을 이용하고자 했지만, 그 시간이 다가왔을때 즈음 그분이 와서는 둘 다 끔살냈으니 괜히 머슥하게 정신차릴 필요성을 못 느꼈다.전 무림맹주 용연. 그리고 금향궁주 온부인 소영향. 갖가지 알기 싫었던 정보를 본인도 모르게 알아버린 탓에 잠든척한 와중에도 식은땀이 절로 났다. 금향궁주의 인간도. 용대협의 거취. 금향궁주의 인간도 법왕이라는 입장은 아무래도 좋았다. 하후란에게 있어서 니교란 그저 무림인들의 편협한 편견으로 생긴 일종의 화살받이라고 생각 해왔기에 그저그런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것에 놀라지않은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용대협이 딸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낼 줄은... 하후란은 성하지 않은 몸을 아직 쓸만한 오른팔을 이용해 겨우 올려 세웠지만 왼팔의 부상이 생각이상으로 심각했다."후우... 왼팔은... 안되겠군. 움직여지지 않아. 일단 상아의 상태를... 응?"쓰러져 누워있는 용상의 곁에 누군가가 있었다."오오... 깨어났는가."이미 떠났으리라 생각한 용연이 있었다. 하후란은 기척도 없이 근처에 다시 등장하리라곤 생각도 못 했었기에 그 모습을 본 그녀는 너무 놀라서 그저 망부석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대충 그대의 의중을 살펴보았네만, 조만간 깨어날 것 같아 기다렸다네. 그대가 탈백유란, 아니..."그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데 조심스러웠다. 자신이 알고 있는 그녀의 이름은, 그가 그녀를 처음 만났던 과거와는 달랐고, 이름을 억지로 고쳐써진 과거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그녀에게 폐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한 탓이었다."...하후매가 맞는가?"간만에 듣는 그 이름. 그는 자신이 알고 있던 아저씨가 맞았다. 하후란이 자신도 모르게 반응하여 답했다."...아저씨?"용연은 그녀가 서로 친밀한 사이임을 가르쳐주는 호칭을 말하는 것을 듣고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오래간만이구나. 매아야.""......저도요. 아저씨."마치 그 둘은 과거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정적이 흘렀지만 한 쪽은 미안한 기색이 깊었고, 한 쪽은 죽은 줄만 알고 있었던 사람이 자신의 앞에서 이야기 하고 있었으니 어찌보면 재회의 여운이 강렬한 모양이었다."고생이 많았구나."하후란은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떨궜다. 용연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미안한 듯, 고개를 돌렸다."20년도 더 된 과거에 몇 번 설산파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네 아버지도 뵙긴 했는데 매아도 기억하느냐? 당시 너는 네 아비손을 꼭 잡던 자그마한 꼬마아이였는데 말이지. 지금은 얼굴이 꽤나 차가워졌구나. 나를 기억하겠느냐?"하후란은 그때 당시 어릴 적이라 용연의 모습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진 않았지만 기개만큼은 지금과는 다르게 청명하고 황금같았으며 태산과도 같아보였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겉으로 풍기는 모양새는 어린 그녀가 보았어도 진정 무림인 중 으뜸이라 표현될 만큼 위풍당당했으나..."분명... 아이였을적 기억이긴하지만 제가 감히 기억하건데 지금과는 풍채가 남달랐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찌하여 이런 모습으로 살아계신지..."용연은 시선을 곤히 잠든 용상에게로 돌렸고 그녀의 흐트러진 머릿결을 비단을 만지듯 곱게 쓰다듬으며 여러가지 생각에 빠졌다."자세한 것은 말하기 어려우니 양해바란다. 나도 좀 사정이 있어 개방에 몸을 맡겼지. 더불어 상아도 겸사겸사 금향궁에 맡기고 말이지."그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의문이 드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이내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음... 연유를 물어도... 대답은 안하시겠군요.""일방적이어서 미안하구나.""아닙니다. 아저씨께서 말하지 못 할 사정이 있다라는 것을 알았으니 감히 떠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헤아려주니 고맙구나. 왼팔은 좀 괜찮느냐."하후란은 아직 멀쩡한 오른팔로 겨우겨우 움직이려하니 용연이 서둘러 근처 나무로 그녀를 옮겨 뉘어주곤 왼팔을 차근히 살펴보았다. 다행히 큰 문제로는 보이지 않았으나 새파랗게 멍이든 모습을 보아하니 안쓰러울 뿐이었다."후우... 감사합니다. 아직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이긴합니다만 아까 이야기들으니 누군가에게 저희를 맡기신다고..."용연은 아주 잠깐이지만 과거에 잠시 만나게 되어 인연이 된 사내와, 개방에서 인연이 되어 구타견권을 가르쳤던 아이를 떠올렸다."한 명은 우리 상아하고는 지기라고 하더구나.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과거 개방에서 잠깐 데리고 다녔던 내 제자이기도 하고. 왜 둘이 같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너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나저나..."용연이 무언가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고는 하후란에게 물었다."매아야. 혹시 네가 봤을 때는, 상아가 어떻게 보이더냐?"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잠시 의아한 표정을 보였지만 느낀 그대로를 말했으나 그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음... 상아는 강합니다. 멀리서 보셨지 않습니까?""아... 아니 그게 아니라...""네...? ...... 아..."하후란은 처음에는 정확한 의도를 몰라봤으나 다른 의도가 있음을 간파하고는 그제서야 용연의 질문에 숨은 뜻을 헤아렸다. 아버지로서의 걱정이 담긴 것이었다."확실히... 강한 것과는 별개로..."용연은 하후란의 얼굴 표정을 보고는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해 그저 그녀의 이야기를 고개숙여 들을 뿐이었다."아직 세상물정에 너무 어둡습니다. 그녀가 그나마 무림인이라는 것이 다행일 정도더군요.""끄응... 그리 심각하더냐?"하후란은 용연의 걱정을 알아챘지만 그렇다고 숨기며 이야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거리낌없었다."심각합니다. 의협을 최우선으로 판단하는데 주변을 돌보는게 어려워 보입니다. 본인도 자각은 하고 있으나 상아의 본능적인 특성이라 결국은 자기 자신의 행동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하아... 못난 아비 탓이지. 좋지않은 부분만 아비를 닮아버렸구나. 제 어미의 반이라도 닮았으면 좋으련만... 비록 온부인에게 맡겼어도 이 아이가 이리 성장할 줄은... 걱정반 안도반 이었으나 어찌 그리 된 것인지..."용연의 심란해보이는 얼굴을 보고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하후란이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했는지 입을 열었다."허나. 그리 걱정은 안해도 될 법 합니다. 일단 첫번째로 상아는 확실한 강자의 반열에 들었습니다. 그 또래 중 상아를 이길 실력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로 성정이 맑습니다. 이는 쉽게 물들기 쉽다고도 들릴 수도 있지만 상아가 가진 신념이 맑고 투명하고 스스로가 자정작용하니 흔들림이 있어도 결코 스스로의 길을 잃지는 않을 것입니다. 세번째로 착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점 중의 장점이지요. 아마 그 천성덕에 그녀가 가고자 하는 그길은 결코 잃지 않을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딸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용연은 하후란의 진심어린 이야기에 눈이 동그랗게 된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꽤나 박정한 평가를 듣긴 했지만 긍정적인 그녀의 평가도 들어보니 나름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아저씨?"용연이 일어섰다. 머나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새파란 하늘에 시원한 설산바람이 불어오니 역시나 점점 그리워지는 마음이 든다. 뒤돌아 하후란을 마주했다."사실 용연칠절의 진정한 완성은 설산심법의 내력이 필수이다. 뜨거운 기운의 용염심결과 차가운 기운의 설산심법의 조화를 이뤄내야 진정히 그 위력을 낼 수 있지. 내가 설산파에 방문한 이유는 용연칠절의 완전한 완성 때문이었다. 본래 설산내력을 전수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같이 살아가는 무림인으로써 기꺼이 도와주겠다던 네 아버지의 도움 덕에 비전서를 얻을 수 있었지. 그 이후엔 폐관수련하여 용연칠절을 완성해 그 보고를 드리고자 설산으로 돌아갔지만 너무 늦었더구나. 미안하다. 내가 조금만 더 빨랐어도 매아, 네가 이지경이 되지는 않았을텐데..."용연의 이야기에 하후란은 그저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자신의 고향, 문파, 가족이 사라지는 큰 고초를 겪었다. 만일 용연이 좀 더 일찍 당도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텐데...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희망고문이다. 시간은 눈깜빡할 사이에 흘렀고, 계절이 바뀌며 여러해가 지났다. 지금은 지금의 삶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괜찮습니다. 아저씨. 이미 시간은 흘렀고, 제 아비의 원수는 갚았습니다. 게다가 만약 그런 기이한 운명이 흘러가지 않았다면 저는 상아를 만나지 못 했을 것입니다. 이는 좋은 인연이니 너무 선심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충분히 좋은 인연들을 만나 잘 살고 있으니 부디 아저씨 탓으로 돌리지 않길 청합니다."그저 미안할 뿐인 용연이었다."미안하구나. 매아야."하후란은 그저 미소지으며 용연을 바라보았다."상아는 좋은 아이입니다. 가르칠 것도 많구요.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아이입니다. 비록 세상물정은 얕다고 하지만 학습력이 뛰어나니 아저씨께서 걱정하는 일은 그리 크지는 않을 것 입니다. 염려놓으시지요.""그래. 고맙구나."하후란은 물었다."그나저나 상아에게 우연이라곤 하나 설산내력을 나누어준 것은 정답이었군요?""정답이었지만 나도 당시에 상아와 마찬가지로 고생 좀 했었지. 설산내력을 몸에서 바로 받아주지는 않았다. 주화입마 직전까지 가서 폐관수련동에서 며칠을 고생했다. 융화되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었으니, 조금만 어긋나도 문제가 생기더구나. 폭주해버린 상아에게는 용염심결 쪽의 영향력이 더 강한 상황이었지. 나는 그저 부족한 설산내력을 맞춰 넣은 것 뿐이다. 매아가 주입한 내력이 부족했던 것이었지. 지금 상아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겠지? 편안한 얼굴이 그 증거이다. 보기좋구나."용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시려는 겁니까?""그래. 상아도 걱정됐지만 매아, 너도 눈에 밟혀서 그냥 갈 순 없겠더구나. 이리 이야기도 했고 그간의 응어리를 풀어냈으니 한결 낫구나.""다시... 뵐 수 있을 런지요?"용연이 미소지으며 답했다."개방에 들르거라. 운이 좋다면 날 찾을 수 있겠지. 단, 혼자오거라. 상아는... 아직 볼 낯이 없구나.""네. 아저씨."그말을 하고 떠나가려는 찰나 무엇인가 생각이 난듯 뒤돌아 하후란에게 이야기 했다."우연히... 들은 이야기였지만, 매아야. 공동파에서의 일어난 일들에 너무 집착하지 말거라. 목숨은 소중한 것이다. 설령 네 목숨이라고 해도... 지금은 너에게 세상을 바꿀만한 힘도 있지 않느냐. 혹여나 죽으려 마음 먹지 말거라. 분명... 상처받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는 나도 있단다. 그러니 다시한번 생각해보거라."용연은 그 이야기를 하곤 자리를 떠났다. 하후란은 그의 이야기에 자신의 속내를 들켰다는 것을 알게되니 그저 벙쪘다. 하후란이 설산에 온 이유는 단순했다. 그녀는 죽을 장소를 찾는 것이었으니... 용연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간 고민에 빠졌던 마음이 결국 흔들려버렸다."그 날이 오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죽기를 바랬건만... 어째서 아저씨께서는 죽지말라 하시는 건가요... 이제와서... 저를 흔드시는군요..."그렇게 되뇌이고는 지친모양이었는지 그대로 그들이 도착할 때까지 잠들었다. 그리고 자는동안 용연의 말이 머리 속에 아직 남아있는 듯, 한편으로는 그런생각이 들었다........나는 과연 삶의 이유가 더 있다는 것일까.뒷 이야기_하후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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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파라는 존재가 그냥 하후란스토리에서만 언급이 되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어서 오히려 창작하는데 자유로웠습니다. 용란무쌍전에서 인물들간의 상관관계를 어떻게하면 좀 재밌게 맞춰놓을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습니다. | 25.02.16 19:4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