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내일 모레부터 사실상 긴 휴일이라 미리 얼른 쓰고 올립니다.
제가 올려놓고 글을 아예 안보는 것은 아닌데, 여전히 오타, 틀린 문구가 자주 보이네요...
일단 검수를 혼자하는지라... 틀려도 그때그때 고치고는 있으니 너그럽게 용서부탁드려요
그럼 휴일 잘 지내시고 계속해서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소설은 본작 활협전 스토리와는 크게 연관없는 사심가득한 팬픽이고 2차창작임을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루리웹 활협전 게시판에만 게시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대사형은 어디로 갔다는거에요?""글쎄... 일단은 그 서란이라는 아이를 쫓아갔으니 무림맹쪽이 일단 목표로 보이는 구나. 당포의 놈... 죽으나 사나 실력믿고 건방떠는 건 여전하구나. 그나저나 여기에 계속있을 순 없으니 앞으로가 문제구나."우소매가 근심어린 하후란의 말을 듣고는 당문에서 이곳으로 떠나올 적, 묵령과 한 이야기를 그녀에게 전달했다."그래? 확실히 앞으로를 생각하면 좋은 생각이긴 하다만, 여기서 당문까지 가려면 거리가 여간 먼 것이 아니고, 지금 상황만 본다면 마차도 이용하기 어려워보이니... 게다가 나는 지금 상태로는 너희들을 따라가기도 어렵고... 응?"저벅저벅.하후란이 누군가가 입구로부터 내려오는 인기척을 느끼고는 공동의 입구쪽을 바라보았다. 내려오는 길은 호롱불이 없었기에 누군가가 오더라도 보이지가 않은 상태인지라 잠자코 숨 죽이며 기다렸다. 누군가가 위에서부터 그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뚫고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온 이가 있었으니."매 동생. 입구주변은 깨끗하다. 방해할 만한 요소들은 없으니 서둘러 이동할 채비를 하는 것이 어떠하냐? 곧 밤이 깊어질 텐데 근처 묵을 만한 곳을 봐두기는 했다만."바깥에서 주변을 감시하던 용상이 바깥상황이 점점 어두워지는 시간대에 맞추어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공동으로 막 내려온 참이었다. 우소매가 번소천을 제외한 모두가 잘 모르는 손님을 손수 맞이하러 갔다."상 언니. 수고했어요. 일단 이쪽으로...""그래."우소매의 안내를 받고 안쪽으로 들어오는 도중, 부축을 받던 백발의 하후란을 마주했다. 순간 그녀의 모습을 보고 흠칫했지만 이곳에 오기 전 당문에서 번소천에게 전해들었던 탈백유란의 상황을 떠올렸다."어... 설마 이 분이..."하후란과 용상이 마주쳤다."......응?""......어?"둘의 눈이 마주친 순간,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듯, 알 수 없는 서로 간의 각별함을 느꼈다. 무엇일까? 마치 서로가 등을 맞대고 같이 사활을 건 전투를 한 적이 있는 듯 한 끈끈함이 그녀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분명 처음 만났지만, 처음이 아닌 동료로서의 기분이 물씬 드는 착각이 들었다. 그 각별함에 몸이 반응하듯 용상은 마치 하후란을 오랜세월간 알았던 큰 언니를 대하듯 그녀에게 다가가 보다 먼저 깍듯이 예를 올리고 인사를 했다."그, 그... 금향궁 용상이라고 합니다. 혹시 탈백유란... 이신지...?"용상은 알 수 없는 어색함 때문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 어설프게 예를 올려 인사를 했고, 하후란은 그런 용상을 보고는 뭔지모를 친근감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이에 하후란도 따라서 공손히 예를 표하며 인사를 했다."설산파 하후란이라고 합니다. 매아, 언아와 함께 동행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혹시나 이 두 동생과 제자가 폐를 끼치진 않았는지 걱정이군요."용상이 그녀의 대응에 살짝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여부가 있겠습니까. 그 둘은 여기까지 당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민폐라니, 오히려 제가 민폐를 끼쳤을까 걱정되더군요. 집에 당도하고 나서는 지인들께서 핏자국만 남기고 시체도 없어 둘 다 크게 동요하며 걱정했는데 탈백유란과 나머지 지인분들을 뵈니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보여 제가 다 고마울 뿐 입니다.""후후... 그렇군요. 그런데..."하후란이 말끝을 흐리고는 용상에게 다가가 귀띔을 했다.' 우리... 언제 한 번 본적이 있던가요? '' 분명 처음뵙는 것 같습니다만... 낯이 익고 보이지 않는 실이 미세하게 서로를 잡아당기는 착각이 드니 보통 인연은 아니라고 느껴지는군요. '' 후후... 저도 그래요. 처음봤는데 마음이 서로 통한다라... 괜찮으시다면 이것도 인연인데 친하게 지내는게 어떨지요? '' 하하. 좋습니다. 저도 가까이 지내는 언니 한 명쯤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란 언니. '' 그래. 후후... 든든하구나. '서로가 가까이 다가가 아는 척을 하고 금방 친구가 되어버리니 나머지 여성들이 보았을 때는 정말이지 이상하고 괴기스럽게만 보였다. 그중에 욱죽과 우소매, 위국 만이 둘의 사이에 오해를 하곤 서로 숙덕였다.' 뭐, 뭐야. 둘이 아는 사이였어? '' 설마 숨겨놓은... '' 우왓, 일이 그렇게 간단 말이야?''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 주제네요. 창작의 욕구가... '' 뭐야. 반대취향이 아니었어? 설마 둘 다였어?? '' 이건 또 무슨 헛소리야. 하나만 해 좀. '..."거기까지. 소국, 소죽, 소매. 다 들리는구나.""아...하하..."하후란은 뭔지 모를 기류를 금방 끊어내고 다시금 지금 상황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했다."지금 가장 문제는 본녀이니라. 오히려 우리들이 이동할 때에는 짐짝일테니 나를 놓고가는 것도 방법인데 어찌 생각하느냐?"번소천이 스승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보고는 한 숨을 푹 쉬며 감히 그녀의 말에 반박했다."스승님... 어찌 제자를 불초제자로 만드려 하십니까.""이미 한번 언급했잖느냐.""스승님!!"입을 쯧쯧 차며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한번 부린 것이 되려 제자에게 꾸중을 들으니 살짝 당황하기도 했고, 다행이라고도 여겨지고, 섭섭하기도 하니 가지가지 감정이 들던 하후란이었다."농이다. 농... 어찌되었든 이동하려면 서둘러 나가야한다. 언제 또 그놈들이 쳐들어와 이 비좁은 땅을 비집어댈지 모르니..."뭔 문제이고하니 천천히 상황을 둘러보던 용상은 그저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당차게 입을 열었다."운송문제...라면 걱정안해도 됩니다.""우... 운송?""네. 란 언니. 제게 업히시지요. 이래뵈도 힘은 자신있습니다. 아니면 뭔가 더 문제가 있을까요?""어......"용상을 제외한 나머지 여성들이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니 어째서인지 자신감의 근원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여타 여협들에게서 보기힘든 건장한 체격과 약 오척(1척 = 약 33cm)을 넘기는 큰 키로 보아 하후란을 업고 이동한다는 선택지는 그리 문제가 되어보이진 않았다. 어찌보면 이중 가장 강한 전력이었으니 하후란을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무리없어 보였다. 하후란은 감탄하며 용상에게 물었다."오... 오... 가능하겠느냐?""? 물론입니다. 일단 나가시죠. 식량문제도 있으니 차라리 출발하기 전에 이자리에서 처리하고 가실까요?"용상이 주변 여협들을 살펴보니 다들 현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랄 것이 없는 모양새였는지 한 명, 한 명 눈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용상은 그녀들의 반응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후란이 업힐 수 있게 등을 보이며 앉았다."그럼 천천히 출발하겠습니다. 당문까지는 길이 멉니다. 가는 길 중간에 봐둔 객잔이 있으니 일단 서둘러 그곳으로 가시지요. 자, 란 언니께서는 제 등으로...""아, 잠깐. 혹시 모르니 이것도 좀 챙기자."하후란은 자기 손바닥만한 흰 돌을 하나 챙겼다. 용상은 그것을 보고는 무언가 생각하다가 이내 그것이 무엇인가를 깨달았다."왠 돌을 가지고... 아... 암염이군요.""음식은 간이 생명이지. 이 정도 양이면 두고두고 써먹기 좋을 것이다. 자. 얼른 출발하자."용상은 그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후란을 등에 업고 먼저 동굴입구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그녀를 따라 나머지 여협들도 따라나서기 시작했다. 이곳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들이었지만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상황에 서둘러 당문으로의 여정을 시작하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챙! 챙! 슈욱! 촤악!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그 공간 안에서 쩌렁쩌렁 울려퍼지고 불꽃이 용암분수 튀듯 튈 정도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었다. 한 수라도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날아갈 것만 같은 대치가 수도없이 진행되었고 둘은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을 세도 없이 계속해서 검을 부딪혔다. 그와중에 묵령은 자신의 몸에 문제라도 생긴 듯, 얼굴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묵령보가... 더 이상 나오질 않아. 방울소리만 계속나. 진짜 천지무성세가 이리 무너졌다고? '..."으윽!"갑자기 묵령이 뻗어들어간 팔을 타고들어오는 살기가득한 쾌검이 얼굴을 스쳤다. 이에 늦을세라 내력을 집중시켜 그대로 반탄하여 팅겨내도 다시 찔러 들어오는 그의 쾌검은 방어하기가 어지간히 까다로운 점창의 초식이었다. 그가 점창파로부터 직접 파문당했다고는 하나 무공을 허투루 익힌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이던 손오무는 그저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젠장... 이쪽은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저리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모습은 마치 들어오라고 끌어당기는 것 같군. 정말이지, 경공만큼은 정말 경이적이구나. 만약 방울소리가 없고 완벽한 몸 상태의 당 소저였다면 나는 진작에 죽었겠군. 지금 상황이라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하나. 아직 나도 배울 점이 많구나...! '손오무는 다시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채 출수자세를 잡고서는 찌를 순간을 초 단위로 재기 시작했다. 그것을 눈치챈건지 묵령은 다시한번 반탄하여 그를 팅겨냈고 그 자리를 공중으로 빙글빙글 돌며 뒤로 물러나 바닥으로 착지했다. 그때 묵령이 착지한 자리에는 땅에 박힌 그의 검집이 보였으니 순간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그가 미소짓고 있었다.' 저 불안한 미소. 설마...! '"걸렸다!"손오무는 그대로 왼손을 자신의 몸 쪽으로 강하게 잡아당겼고 그의 손짓에 발맞춰 검집이 딸려와 묵령의 발목을 때리고는 휘휘 감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꺄아악!!"순간적으로 검집에 달려있던 보이지 않은 미세한 실이 묵령의 발목을 휘감아 상처를 냈고 그대로 바닥에 넘어지게 만들었다. 치명상은 아니었으나 붉은 색의 선혈이 바닥으로 줄줄 흐르기 시작했고 움직이려 하면 할 수록 더욱 조여드니 고통만이 그녀의 신경계를 장악하기 시작했다."으...으윽..."상처로 인해 바닥에 쓰러져있는 묵령의 앞으로 그가 다가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휘유... 드디어 잡았다. 나를 고생시키다니. 소저도 대단하군. 이만큼 몰아세웠는데 고작 발목잡는게 전부라니... 허나. 이제 그것도 끝이오. 춤사위는 끝났소.""윽!"묵령은 재빨리 손을 뻗어 독묻은 암기를 날렸지만 그것을 이미 알아챈 듯 손쉽게 검으로 쳐내고는 천천히 묵령에게 다가갔다. 묵령은 다가오는 그의 그림자에 불안함과 공포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었다. 발목을 인질로 잡혀서 조금만 움직여도 그것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아 두려움이 섞였다. 그의 눈빛은 오로지 사냥꾼의 기세로 가득찼고 난생처음 먹잇감이 되어버린 묵령은 그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올가미에 걸린 토끼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듯 바닥의 흙을 한 움쿰 쥐어 던져도 검의 풍압으로 그것을 단숨에 날려버리니 무엇을 하든 무용지물."이야... 얼굴표정이 보기 좋군. 이래서 내가 당문 사냥꾼 짓거릴 하는 이유지. 아주 좋아.""으으...""령 언니!!"그때 이를 지켜보고 있던 조운이 외성을 뛰쳐나와서 묵령 쪽으로 막무가내로 달려오고 있었다. 순간 묵령의 머리 속에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의 미소가 더욱 찢어졌기 때문에."운아!! 오면 안돼!!""하하하하!! 싱싱한 먹이다!!"조운은 움직임을 멈출 생각이 없었고 오로지 묵령을 향해 달려갔다. 손오무는 부리나케 달려오는 그녀를 보고는 검을 잡고 크게 휘두를 준비를 시작했다. 묵령은 어떻게든 그를 멈추려 일어서려 했지만 이미 고통이 그녀의 몸을 굳어버리게 만들어 차마 움직일 수가 없어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이자식...!""?!"퍼어억!!손오무는 조운에게 휘두르려던 손이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멈췄다는 것을 알고는 그에게 시선을 가져가니 얼굴이 박살나는 것 같은 통증과 함께 저멀리 날아가 쳐박혔다."아아...!""언니...!"조운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하나도 생각안하고 그대로 달려와서는 묵령을 붙잡던 검집과 보이지 않는 실을 이빨로 물어뜯어 버렸고, 묵령의 발목에 흐르는 피와 벌어진 상처를 자신의 소매를 뜯어서 묶고 지혈하기 시작했다."언, 언니. 괜찮아요??""......아."묵령은 손오무를 날려버린 누군가의 뒷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리운 친구의 모습도 겹쳐보이니 그가 누군지 못 알아챌리 없었다. 말이 쉽사리 나오질 않아 옹알이하듯 입만 뻥긋했다."아아...""제가 좀 늦었습니다. 당 소저."그가 뒤를 돌아보니 전혀 생각치도 못한 얼굴을 마주한 지라 묵령은 아무 말도 하질 못했다. 조운은 그의 얼굴과 모습을 보고는 저 멀리 떨어진 손오무와 비교해가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와 비슷한 점이 그에게도 보였기 때문이었다."가, 같은 도복?? 당신 누구에요??"그때 멀리 처박혔던 손오무가 일어서서 그를 바라보곤 사색이 되어 함부로 움직이지 못 했다. 손오무는 그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가졌었는지, 그의 눈빛만 보고는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고 주저앉아있을 뿐이었다."사, 사, 사형...? 죽은 거 아니었어?""......언제까지 이렇게 쓰레기로 살거냐!!"그의 일갈에 손오무는 생존본능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검을 잡고 자세를 잡았다. 갑자기 나타난 공자는 그의 의미없는 움직임에 다시한번 빠르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걷어찼고, 손오무는 반항 한 번 못 해보고 다시 뒷편의 나무기둥에 처박혀 각혈을 할 뿐이었다."크...크엑..."그를 걷어차고는 한심한 모습을 보듯 한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일갈하며 쏟아부었다."내가 왜 널 살려뒀는지 아느냐? 자기 아비가 죄를 저질렀는데 그걸 대를 이어 뉘우치지 못 할 망정, 또 같은 짓을 반복한다고? 그것도 이번에는 몰살? 그토록 어린 네가 안타까워 목숨만큼은 유지토록 그리 부탁드렸건만, 이젠 그것을 후회토록 만들다니...!"피를 흘리는 얼굴을 어루만지고 소매로 닦아내던 그가 사형의 모습을 보고는 한껏 썩은 얼굴로 쳐다보았다."차, 차라리 그때 죽었다면 일평생의 후회가 없었을텐데 거참 잘됐수다! 네놈들이 뭐라했든 유일하게 나의 강고한 무공을 칭찬하고 살펴주었던 아비를 죽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아무리 당시에 당문이 적이라고 하지만 일반인까지 휘말리게 만든 것은 지극히 처벌받아 마땅한 법이다! 그걸 알면서도 감히 지금에 와서 아비보다도 더 한 짓을 벌이다니, 제정신이냐?!""나에겐 아비가 전부였소! 그걸 앗아간 것은 당신들이지 않았소! 그래서 당문이 멸문하고 모든 것이 어수선할 때가 가장 살육하기 편했지! 복수의 땅이다! 당문을 포함한 영역은 아비를 죽인 원인이오, 점창은 원수로다! 엽 사형! 당신을 포함해서...!?"그의 의미없는 반항은 그리 오래가지 못 했다. 그의 사형이 또다시 순식간에 다가와 검을 크게 휘두르니 목에서부터 밑까지의 감각이 순간적으로 사라짐을 뇌로부터 느꼈고, 온몸의 제어권을 상실한 그는 단 한 마디만을 남기고 말았다."제... 젠장..."손오무는 감히 손도 쓰지도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신체는 미동도 없이 머리만 데굴데굴 굴러떨어졌다. 그의 사형은 검에 묻은 피를 세차게 휘둘러 흩뿌린 뒤, 검집에 유유히 집어놓고는 눈을 감고 그의 명복을 빌었다."바보같은 놈. 어린 것이 불쌍해서 어떻게든 살려줬건만... 결국 스스로 타락하여 이렇게 되다니... 지옥에 가서 평생 불타버리거라. 네 아비와도 같이."그리고는 주변에 고했다."모두들 다 죽고 싶지않으면 지금 당장 당문의 영역을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들도 이놈과 같은 꼴을 면치 않을 것이다! 두 번 언질하지 않는다!"그 이야기를 들은 무뢰한들은 어쩔 줄 몰라하다가 결국 모조리 도망가기 시작했고, 그들의 자취는 어느 덧, 당문 주변에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으니 비로소 당문의 영역은 더 이상 참변이 일어나지 않았다."후우... 이것 참..."상황을 살피던 점창의 공자는 주변이 조용해진 것을 확인하고는 묵령과 조운의 곁으로 다가가 무릎꿇고 능숙하게 묵령의 상처를 보기 시작했다. 묵령의 기억으로는 의술에 관해서는 그리 능숙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으나 지금의 모습을 보아하니 많은 일이 그에게도 있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엽 공자님.""아무 말 마시고 쉬고 계시지요.""......"그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품에 보관하고 있던 금창약을 지혈이 끝난 상처에 바르고 다시 헝겊으로 정성스레 동여맸다."일단 응급처치는 끝났습니다. 다행히 깊은 상처는 아니니 주변에 의원이 있다면 살펴보면 될 것입니다. 그나저나 행방불명이라더니 이리 살아계신 모습을 보아 참으로 다행이군요. 조 형께서도 다행이라 여기실 겁니다.""......"묵령은 그저 고개숙인 채 눈물만 흘렸다. 그녀가 친구와 헤어진 순간부터 그렇게나 편지를 보냈건만, 단 한 번의 답장이 없어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지내왔었다. 하지만 이렇게 그의 오라비와 다시 재회했으니 궁금한 것이 한 둘이 아니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부터 확인해야 했다."운상은... 어떻게 지내나요...?""......"그는 쉽사리 입을 열지 못 했으니, 묵령은 그저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공기가 무거워졌지만 곧 바로 익숙해진 듯 고개를 흔들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묵령을 안아들고 일어섰다."아앗...!""일단 이야기는 들어가서 하시죠. 이제 곧 당 사사형께서 올 겁니다.""사사형이...?""네. 사정이 있어서 저와 동행했습니다. 저와 마주치지 못 했다면 이곳에 다시 돌아오기 어려웠을 듯 했습니다만... 건강히 잘 돌아왔으니 걱정마시지요."그렇게 상황이 끝난 조운과 묵령 그리고 점창파 창송검객 엽운주는 다친 그녀를 안아들고 외성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그들을 기다리던 의원이 뛰어나와 묵령을 돌보기 시작했고 그녀는 그대로 누워 힘을 전부 소진한 듯, 자그맣게 들릴 듯, 말 듯, 코를 골며 자기 시작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타닥타닥타닥."......으...응."불에 장작이 메말라 타들어가는 따뜻한 소리에 묵령이 눈을 떴다. 묵령은 상체를 일으켜 세워놓고 주변을 둘러보니 당문 본원의 자신의 방에 들어와있었다. 모닥불이 기분좋게 타들어 소리가 나는 장소는 건물의 바깥이었고 그 소리를 가까이서 듣고싶어 서서히 몸을 일으켜세워 발을 딛고 걸으려는 순간."꺄앗! 아..."순간 묵령은 쓰라린 통증이 느껴지는 발목 덕분에 휘청거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때 그 소리에 놀란 누군가가 묵령이 있는 곳으로 허겁지겁 달려왔고."아......"간만에 보는 통통한 그림자에 그만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소, 소사매. 괜찮아? 많이 다쳤어? 오늘은 그냥 누워서 쉬지 그랬어."손을 내밀며 다가오는 그림자는 그녀를 부축해 들어올렸고 묵령은 그저 그의 포근한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릴뿐이었다. 묵령의 작은 몸이 갑자기 안겨오자 잠시 놀라 굳어버린 그는, 시간이 잠시 지나자 간만에 보는 자그마한 여동생의 모습에 슬쩍 미소지으며 그대로 포근히 안았다."분명 나보다도 훨씬 조그맣고 작은 소녀였는데, 어느 새 이렇게 컸구나. 그래도 소사매를 안아 들을 근력정도는 있으니 다행인건가? 하하...""사사형. 어떻게 살아 있는거야...?""엇! 죽길 바랬던거야? 아얏! 아얏! 아, 알았어! 하하."사사형 당유원은 간만의 재회 치고 그녀의 의중은 생각을 안하고 농을 했더니 바로 들어오는 묵령의 주먹은 통통한 그의 뱃살을 다지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유원은 제대로 걷지 못하는 묵령을 안아들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 모닥불이 살살 타오르는 곳으로가 그녀를 통나무를 뉘어놓은 곳에 사뿐히 앉히고는 그 옆에 자리잡고 앉았다. 타닥타닥. 가까이 다가가 좀 더 기분좋게 소리내며 타오르는 모닥불 위를 쳐다보니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을 느끼고는 그날의 기억을 더듬었다."거래를 했어.""......거...래?""응. 내가 장사치잖아. 조활이 그렇게 끌려가고 다음은 삼사형 차례였지. 난 그때 다 죽어가는 삼사형을 부축하고 있었는데 다른 생각을 한거야. 일단은 살아야겠다고. 부끄럽긴하지만, 당문의 마지막이 이리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 그놈들이 삼사형을 죽이려 했을 때, 내가 생각한 건 나 자신과의 거래였지. 제발 삼사형만은 살려달라했어. 그러다가 재미가 생겼는지 이번에는 내 목숨을 가지고 저울질하더라고. 그러다가..."당유원은 지금은 안대로 가려진 왼쪽 눈을 묵령에게 보였다."왼쪽 눈을 대가로 삼사형을 살려주겠다나... 대신에 그 이후로는 알아서 살아가보라며 그냥 돼지짐짝 내려놓듯 걷어차더라고. 그렇게 얻어 맞은 옆구리가 아직도 얼얼하네. 여튼 나는 애꾸가 되었고... 삼사형을 살렸지만 나를 치료해줄 사람이 없어서 과다출혈로 그대로 죽는가 싶더니, 의원님이 오셔서 도와주신거지. 그는 생명의 은인이야."묵령은 그 말을 듣고는 유원의 왼쪽 눈을 자그마한 손으로 살살 어루만졌다."괜찮아?""나는 괜찮아. 조활을 챙겼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어. 소사매한테는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어. 시신이라도 못 가져가게 내 나머지 눈이라도 거래해서 잡았어야 했는데...""그런소리하지마! 살아있으면 됐어...... 나는 이제 괜찮아. 시간이 많이 지났더니 단단해졌어.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아.""소사매......"묵령은 강한 척, 그리 이야기 해놓고는 단단해졌다는 가슴을 꿰뚫려버린 고통을 아무도 모르게 견디고 있었으나, 유원은 그녀를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가만히 입만 다물고 타오르는 불꽃 위로 검게 타들어가는 연기만 바라보았다."그나저나 내가 올때까지 당문을 지키고 있었다며? 고생많았어. 왠지 너만큼은 무림인으로서 이쪽세계에 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결국 상황이 너를 억지로 끌어와 버렸구나. 야속하기도 하지...""이젠 나도 모두를 지킬거야. 그러려고 배운 무공이야. 내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아."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유원은 깜짝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했으며, 안타까움도 공존하고 있었다. 부디 이 작고 소중한 아이는 무림과는 관련없기를 그토록 바랬지만 결국은 이리되었으니 절로 한숨만 쉬어지더라."한숨쉬지마. 사형. 나만 놓고 어디 가려고 했다면 그걸로는 나를 납득시킬 수 없을테니까. 나도 당문의 일원이고 장문인의 딸이야. 보호만 받지 않을거야. 그러기위해 아버지에게 천지무성세를 사사한 거니까. 어릴 때는 몰랐지만 당문의 이름을 등에 지고 산다는 의미를 깨달은 순간 약속했어. 나도 당문의 일원이고 그 이름에 걸맞게 살아 갈 거라는 걸..."마냥 보호만 받던 소사매가 이리 이야기를 하니 한번 더 세상이 무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맹세를 헛되게 만들 수는 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주워담을 수 없이 시간이 흘러 증발했으니, 당문이라는 책임감 속에 그녀도 일원으로서 성장했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충분히 장문인의 딸이었고 무림인이 되었다."그 작던 아가씨가 이리 크다니. 오빠는 감격했어. 눈물이 나려하네. 흑흑.""......응."묵령은 자신이 한 이야기가 다시 생각났는지 그저 얼굴을 붉히곤 부끄러워할 뿐이었다.그때 밖에서 엽운주가 그들에게 다가왔다."아, 여기계셨습니까? 당 사사형. 의원님께서 잠시 보자고 하십니다.""아. 벌써 그리 됐나. 알겠소."유원은 그렇게 일어나고는 묵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녀의 빈 옆자리를 엽운주가 들어와 앉아 타오르는 모닥불을 만끽했다."듣자하니 당 사매께서 거진 열흘간 주변을 청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텐데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내일부터는 별일이 없을테니 안심하고 쉬시면서 둘러보시지요.""엽 공자님..."무언가 어색함이 감도는 두 사람. 애초에 둘은 말을 아끼는 성격이었고, 남들 앞에 나서서 말을 하는 적성은 없었기에 그냥 앉아만 있어도 어색한 사이였다. 하지만 그녀의 하나뿐인 친구의 오라버니였다. 병이 깊어 당문을 떠났지만 그녀에게는 여전히 친구의 오라버니였다. 잘 살아있어서 다행이라 여겼다."운상은 역시...""......"차마 입을 떼지 못 하는 엽운주. 그런 운주의 말 못할 상황을 읽고 체념하고는 곧바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그... 찾으신다던 의원님은 찾으셨나요?""아... 네. 다행히도...""다행입니다. 공자님... 정말... 최선을 다하셔서 다행입니다."친구를 살리기위한 마지막 관문. 바로 그들이 떠나기전 수소문했다는 금나라 출신의 의원. 묵령은 그나마 의원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겨우 안도 할 수 있었고, 친구의 끝이 어찌되었든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가 없길 바랬다. 그것이야말로 당문을 떠나간 이유를 의미있고 가치있게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끝이 좋지않은 종점이었더라도 묵령은 가슴에 손을 얹고 그것이 다행임을 속으로 삼키며 안심하였다. 그리고 마침 떠오른 궁금함 중 하나. 항상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그토록 없었으니, 마침 괜찮겠다 싶어 운주에게 물었다."그럼 제가 보낸 편지는 받으셨었나요?""편지...?"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문득 그의 동생이 편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아아, 상아가 받았다던 편지 다발 말씀이시군요. 받기는 했습니다만... 당시에 상아가 답장을 할 겨를이 안되서... 그점은 죄송할뿐입니다."묵령은 그저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짐을 느꼈다."그럼 괜찮습니다. 저는 제가 손수 보낸 편지를 못 받았을까봐 걱정이 되었는데, 공자님 덕분에 마음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감사드려요.""아, 아뇨. 큰 도움이 되질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그래도편지를 읽는 상아 표정을 보았을 때는 고통이 덜해보여서 오빠로서 당 사매께 감사드릴 뿐이지요."그녀의 유일한 친구인 엽운주의 동생 엽운상. 편지로나마 고통이 덜했다는 그의 이야기가 그나마 묵령에게는 위로가 되었다. 비록 지금은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면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묵령이었다."사사형은 어떻게 만나셔서 동행하신거에요?""아, 그거라면 당 사사형께서 당문에 거의 다와갈 때 그 영역에서 돌아다니던 무뢰배 패거리들을 만난 것을 제가 우연히 발견했지요. 그래서 주변에서 못 보던 놈들이길래 사사형을 발벗고 호위한 것입니다. 그간 받은 호의가 있었으니 눈 감고 무시하면 의협에 반하는 것이지요. 그러다 외성부근에 비슷한 놈들이 빼곡히 보이기 시작하자 먼저 뛰어왔고, 그 다음은 아시는 대로 입니다.""그렇군요... 사사형을 도와주셔서 감사드려요.""과찬이십니다."둘은 최대한 예를 갖추어 감사의 인사를 했고 어느정도 어색함이 많이 사라진 분위기를 자아냈다."예전 생각이 나는 군요. 조 형과 제가 냇가로 가서 물고기를 잡아오면 상아와 당 사매께서 불을 피우고 구워 먹던 때가 말이죠. 그때는 정말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미래를 이리 당해보니 정신이 없군요. 그날로 돌아가고 싶은데... 가까운 미래에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묵령은 가만히 하늘만 바라보았다. 소중한 이들을 잃은 슬픔이 무뎌져갈까 걱정도 되었고, 지나간 세월의 추억이 머리 속에서 맴돌아 떠오르니 계속 흘러만 가는 시간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저는 일단 내일 아침부로 떠나야 합니다. 부탁받은 일이 있어서 말이죠. 아쉽지만 나중에 다시 뵙는 것으로 하시지요. 그때는 아마...".....' 령아에게는 내 이야기 하지마 오라버니! 아마... 묵령은 괜찮을거야! '엽운주의 머리 속으로 들려온 동생의 말이 잠시 떠오르자 알까모를까 싶은 미소가 지어졌다."...그때는 아마 괜찮을 겁니다."엽운주와 묵령은 모닥불이 자작자작타는 한가한 자리에 걸터 앉아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은하수라고 했던가. 별무리가 한데 모여 마치 강물처럼 흐르는 것같은 형상을 보여주는 밤하늘만이 밝히는 장관. 그 드넓은 장관 속에서 서로는 서로다른 생각만을 하며 밤을 보냈다. 한 명은 마주하게 될 아주 먼 미래를 떠올려보고, 한 명은 야속한 동생의 한 마디를 떠올리니 참으로 안타까웠다......"이걸로 된 거냐. 당 사매께 너의 빈 소식만 전하라니... 오라비가 아주 질 나쁜 동생을 두었구나."
월영전(月鍈傳) (12) 끝.
중간에 하후란과 용상의 알 수 없는 관계를 눈치채신 분이라면?
그분은 용란무쌍전을 보신 것입니다.
모르겠다면? 용란무쌍전을 보시면 되니 뒤로가기!
또는 용란무쌍전 1화를 링크를 드립니다!
https://ruliweb.com/game/86690/read/2539122?pag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