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08 마지막 부분을 전체적으로 삭제, 수정했습니다. 분량을 좀 더 늘리고, 어색한 부분을 고쳤습니다.)
안녕하세요.
왜째서인지 이전화 조회수가 그 이전화 조회수를 넘은건지 감이 안오는군요. 뭐죠?? 왜죠??
여튼. 다음화가 나왔으니 올리고 또 생각하러 가겠습니다.
상당히 이야기가 이리가고 저리가고 하는데, 분위기 전환용이긴합니다. 대신에 스토리가 복잡해지는 단점도 있지만 이야기가 좀 두터워지는 느낌이라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읽는 분들께서는 지루하실지도...?
그리고 한자써서 무공만드는게 재미있네요. 이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는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언제까지나 제 사심가득한 글이라서요. 노력하겠습니다. 현실성을 위해 무공을 최대한 배제해보겠다는 노력이 깨져버렸으니 질러보겠습니다.
제 글은 활협전 본편과 상관없습니다. 사심가득한 2차창작, 팬픽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루리웹 활협전 게시판에만 연재중입니다. 참고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묵령이 깨어났다. 조운이 그녀를 간호하다 깨어난 것을 발견했고, 하후란과 나머지 여협들이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다. 다행히 건강이나 내력문제로 인해 큰일로 이어지지않아 천만다행이었다. 어수선한 무림상황이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요양이 필요하다. 묵령이 그동안 겪은 일들이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고, 무슨 일을 하든 정신머리가 없었으니 조용히 잠자코 쉬게하는 것만을 생각했다. 지금으로서는 그녀의 회복이 우선이었다."......""괜찮아?"우소매가 다가왔다."......"묵령은 여전히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상태였다."아직도 힘든거야?""......"그녀는 여전히 허공을 응시하며 입을 열지 못했다."미안..."그녀가 입을 닫게 된 것이 마치 자신의 탓인 것 마냥 다가왔다. 빠르게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늦은 탓에 일이 이지경까지 와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리 후회한들,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그녀가 회복하길 빈다.토닥토닥."토닥토닥."우소매는 그저 아무 말없는 그녀의 등을 사뿐사뿐 토닥였다. 그렇게 그녀를 곁에서 지탱해줄 뿐이었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녀를 위해 미음을 만들어 먹이기도 했고, 바깥으로 데려나가 맑은 공기를 만끽하게 했고, 맑은 물이 흐르는 강가로 데려가 물고기를 잡아주기도 했다. 그리 지내다보니 어느 덧 스스로 일어서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회복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여전히 쉽게 입을 열지는 못 했다. 약방에 누워있는 그녀를 보고있던 하후란은 마침 자신의 약을 받으러 온 상황이었고, 여전히 기력이 없어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의원. 소사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하후란에게 약을 주며 그녀의 맥을 곰곰히 살펴보던 의원이 묵령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문제는 없소.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말끔하게 사라졌지만 마음의 병은 그다지 쉽지가 않소. 계속해서 상황을 보면서 돌봄이 옳다고 느끼오만... 극복해야 하는 것은 정작 자기자신이니..."하후란은 팔짱을 껴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묵령을 바라보았다. 역시 그녀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다음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일단 이곳은 당문의 영역이었다. 일을 벌이든, 무얼하든, 현 상황에서 승인권한은 그녀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리 복잡한 심경과 동시에 생각에 빠졌던 하후란은 조용 한적한 길을 걷다가 마침 눈앞에 용상이 보여 그녀를 불러세웠다."상아.""네. 란 언니.""당포의가 한 이야기는 그날의 것이 전부였더냐?""어... 그렇습니다. 확실하지 않으니 아직 손을 잡는건 무리가 있다고.""더 이야기한 것은 없고?""제가 기억하기로는 더 없습니다. 세간에는 이미 죽은 상황의 자신인데 갑작스럽게 그것을 묵령 동생에게 알리기 껄끄러워한 모양입니다. 안그래도 그녀는 복잡한 심경일텐데 갑자기 살아돌아왔다고 놀래키는 것은 오히려 그녀에게 독이 될 거라 판단한 모양입니다.""쯧."당포의의 의도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묵령의 상태는 여전히 그대로였으니 곁에 없는 그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게다가 아직 적의 진위를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상황이 그녀들에게는 그저 답답할 뿐이다. 위국의 필사적인 정보수집도 한계가 명확했다. 강호쾌보는 그저 지금 무림 상황의 정당성을 외치고 있으니, 그곳도 힘에 의해 점령당했다 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주변 문파들도 소식이 끊겼으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가 막막했고, 결국 손수 움직이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되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저 당포의의 정보수집을 기대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가 언제 다시 당도할지는 미지수이니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초조하고 급할 뿐이었다."흐음...""걱정이네요. 당 소사매가 저리 기력이 없어서...""괜찮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 그나마 저들도 그때부터 열흘이 지났는데도 별 움직임이 없는데, 이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지..."그래도 지금의 우선순위는 묵령이다. 그녀가 기운을 차리고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지금 당장은 크게 문제될 요소는 딱히 없다. 당문은 점점 안정화되어가고 있으며, 전력보강도 되었으니 당분간은 어떠한 세력이 이곳을 노리고 들어오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것이 자명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 수록 마교의 세력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니, 그것들의 헛점이 조금이라도 사라진다면 그것 나름대로 문제가 될 것이다."일단 그녀의 요양에 우선순위를 두시지요. 다들 스스로를 갈고 닦는 것을 위주로 하고 있으니 준비만큼은 괜찮을 것 입니다. 유원 사사형께서도 주변을 돌면서 정보를 가져오지 않습니까?""장사하면서 가져오는 것이 영양가가 있는 것은 드물지. 왠지 걱정되는구나. 슬슬 그놈들의 다른 한방이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그나저나 당 사사형이야기라고 하니, 이번 유원 사형의 경호인이 누구지?""번 동생입니다."어쩔 수 없었다. 당장 배를 곯을 수는 없었고, 살아남으려면 물자가 필요했으니, 유원이 직접 나서서 지금 상황을 타파해야만 했다. 고정되어 있는 장소에서는 정보수집이란 보통어려운 것이 아니다. 독자적인 정보망이 없다면 고립될 뿐. 위국의 정보수집에 언제까지 의지할 수는 없었다. 유원은 스스로 발벗고 전쟁통에 뛰어든 것이다. 그를 혼자둘 수는 없었기에 호위를 붙였고 그의 행동이 부디 효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그렇군. 알았다. 나도 이제 다음 약을 받을 시간이니 일단 그쪽으로 가보겠다. 경계, 잘 부탁하마.""네. 언니."...."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당포의 놈... 대체 어디서 뭘하는 거야... 괜히 신경쓰이게..."슥."응?"누군가가 용상의 근처에 다가왔다....' 기척을 못 읽었다고? 내가? '기척을 읽지 못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하기 앞서, 지금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용상의 뒤로 얼음장같이 차가운 기운을 풍기기에 자신의 뒤를 잡은 상대가 보통 고수가 아님을 직감했다. 천천히 뒤를 돌아본 용상의 눈에는 어떠한 여인이 서있었고, 그녀는 당문의 주변에서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그 여성은 어딘가 모르게 단아, 단정한 모습을 보였기에 어느 귀족의 규수 쯤 생각했지만 그것과는 거리가 먼 기운을 풍기는 여성이었으니, 어디서 온 것인지는 용상도 대강 눈치챌 수 있었다. 눈을 날카롭게 뜨고 자신의 등 뒤를 마주한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리고는 물었다."누구시오. 그대는?"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띄던 여성의 입이 천천히 떨어졌다."본녀는 남국(枏菊)이라 합니다. 용녀협(龍女俠) 이시군요?"스릉.촉이 왔다. 용상은 직감적으로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먼저 검을 빼들었고, 임전의 준비를 했다.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지만 두 여인, 누구하나 기세에서 절대 지지않으려 온 신경을 집중하였다."당신... 공동파(崆峒派) 매란국죽(梅蘭菊竹)이군."여성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살짝 놀랐는지 동공이 커다래졌다."이름만 듣고도 잘 아시는 군요?"용상은 당문의 그녀들이 겪은 일을 곱씹으니 마치 자신의 일인 것 마냥 성질이 올라왔다. 남국이라 불리던 그녀는 나름 성질을 긁어보겠다고 이야기한 것이지만 되려 용상의 성질은 커녕, 불같은 화만 한꺼풀 치펴올렸을 뿐이었다."당신들 덕분에 우리 쪽이 신세를 많이 졌소. 우리에게 온 인물은 마교의 구 영감이란 인물과 매, 란, 죽. 넷 이었지. 당신들은 정정당당이라고는 없는, 기습만 일삼는 족속들이라는 것이고, 마침 매란국죽 중에 한명이 비오. 그리고 마침 그대의 이름은 국(菊). 차분히 헤아려보면 알수있소. 그대는 이곳에 무슨 속셈으로 왔소?"남국은 용상의 이야기가 언짢았는지, 않았는지가 얼굴로 드러나지 않는 자기관리의 달인이었다. 눈하나 깜빡이지 않는 그녀의 행동은 얼음장과도 같았고, 깊은 심연과도 같은 눈빛을 고수하고 있었다. 허나 용상의 걱정과는 달리 남국은 자신이 하려한 일을 끝까지 하려는 마음 뿐이었으니, 그녀가 내뱉는 말은 남국에게는 별 타격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이 할 일을 할 뿐이었다."걱정마십시오. 오늘은 당신들에게 선물을 드리려 온 것이니.""허튼 수작말고 덤비려면 덤비시오. 안그래도 요즘 허수아비만 상대해서 몸이 근질근질 거리는데 잘 됐군."용상은 그녀의 말은 들을 생각이 없을 정도로 적대하고 있었다. 이는 당연한 반응이었기에 남국은 그러려니 했다."생각보다 어투에 가시가 많이 돋으셨군요? 저희들이 미움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그럼, 당신들때문에 손해만 보는 무림계는 무슨 구멍뚫려 하늘만 훤히 보이는 허름한 사원으로만 보이시오? 가시눈 뜨고있는 불상도 그대들을 보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히고 있을지언데 부끄럽지도 않으시오? 그리고 기습만 일삼는 자들에게 무슨 친절한 말이 더 필요한가? 정도가 없는 자들에게 친절할 것이라는 알량한 생각은 버리는게 좋지 않겠소?"남국은 두눈을 감고 그녀의 말을 경청했으나, 오로지 직선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가짐 덕분에 용상의 말이 끝나자마자 자신이 할 말을 하는 남국이었다."기습 위주인 것은 저희들은 천등루 살수집단 출신이라서 그러니 이해해 주시지요. 정문으로 당당히 가본적이 없어서 그러니 너그럽게 봐주시구요. 그리고 본녀는 단지 선물을 드리려 왔는데 꽤나 무섭게 들어오시는 군요. 보시면 정말 놀랄 것인데 말이죠.""그러니까, 당신들 선물이란 것은 알 수도 없으며, 알고 싶지도 않소. 어서 그만 이 곳, 당문의 영역에서 사라지시오. 내 인내심을 시험하려 들지 말고. 당신들과는 언젠가 반드시 격돌할 날이 올 것이니, 그때 목을 씻고 기다리시기만 하면 되오.""흠흠. 뭐, 알겠습니다. 때가 되면 그것을 거두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분'을 놓고 갈생각이니, 부디 받아는 두시지요.""......'이분' 이라고? 그 무슨..."남국이 손을 들었고 알 수 없는 자객 둘이 나타나 무언가를 자루에 넣은 상태로 용상의 앞에 나타났다. 선물 치고는 컸고, 뭔지 모를 불안한 모습의 자루였으니, 그 모습을 본 용상은 자신도 모르게 식은 땀이 났다. 무언가가 자루에 기괴하게 넣어진 모습을 보고 할 말을 잃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뭐, 뭐요. 이건 대체...""말 그대로 선물입니다. 내용물은 제가 사라진 뒤에 보시지요. 그럼.""자, 잠깐!! 어딜 그냥... 어?"남국은 용상이 알아채지도 못 할 정도로 조용히 사라졌다."저리도 재빠르다니. 저 자는 대체... 아니, 그것도 그것이지만, 방금 뭐라했지? '이분' 이라고?"순간, 무언의 두려움이 느껴졌다. 남국이 말한 불안한 표현과 선물이 담긴 자루의 형상을 봤을 때는 마치 사람...같아 보였다."뭐, 뭐야. 이 자루, 설마... 사람... 이야??"용상은 천천히 위아래로 숨 쉬듯 움직이는 자루를 풀어서 확인을 하니 웬 여성이 땀에 흠뻑젖어 정신을 잃은 상태로 있었다."헉!! 뭐, 뭐야 진짜 사람이야?? 누, 누구지??"용상은 너무 놀라 말이 계속해서 헛나오자 자신의 굳어버린 입을 풀어주듯, 어루만지고는 쓰러져있는 여성을 서둘러 품에 안아들고 의원이 있는 약방으로 달려갔다. 약방에는 의원이 달여준 탕약을 막, 받고 있는 하후란과 의원이 있었다."어, 어, 언니! 아니, 의, 의원님!! 아, 아이!!"용상이 다급한 마음에 계속해서 말이 헛나오는 모습을 보이자, 하후란이 용상을 다그치며 시선이 점점 신경쓰이는 그녀의 몸 쪽으로 옮겨갔다."음? 상아, 무슨 일이냐? 왜 이리 허둥...지...둥 뛰어...오고...? 어?""그, 그... 어떤 여성분이 쓰러져있길래..."잠시 굳어있던 하후란은 마침 따뜻하게 데워진 약을 받은 참이라, 일단은 마시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고는 입에 머금었다."잠깐 기다리거라. 약 좀 먹고... 일단 의원님께 여쭙거라. 근데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음음."약을 꼴깍꼴깍 입에 머금고도 용상에게 업혀온 여성의 모습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하후란."의원님! 저, 죄송하지만 일단 이분의 상태 좀..."그때 하후란의 기억 속에 기분이 나쁠정도로 안좋은 인상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그렇다고 그것이 누구였는지까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탕약을 입에 머금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쓰러져있는 여성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으음...? 뭐지 저 기분나쁜 얼굴이 비치는 것 같은 얼굴은? 기분이 나쁜 것을 보면, 내게있어 결코 좋은 인물은 아닐지언데, 누구지? 왜 기분이 묘하지? '마침 의원도 본 적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음... 이 복장... 이 얼굴... 어디서 본적있는 것 같은데..."그녀의 얼굴... 그녀의 복장... 미간이 찌푸려진 모습이 마치... 누군가를 닮았다. 그리 생각하니 순간 머리속을 스쳐지나간 어떤 원수의 얼굴이 떠올랐으니."푸으으으읍!!!! 콜록! 콜록!! 뭐, 뭐, 뭐라고??"하후란은 쓰러져있는 여성의 얼굴이 누군가와 겹쳐 보이더니, 놀라서 입에 머금었던 탕약을 그만 뿜어버리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의원도 쓰러져있는 그녀가 누구인지 기억이 난 듯 했다. 용상은 하후란의 아까운 탕약을 뿜어버리는 모습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물었다."어, 언니?? 왜, 왜 그러세요??""저, 저, 저...!!""잠깐, 이 분은..."하후란은 쓰러져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의원도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이 기억이 떠오른 듯 눈이 번쩍였다........"사, 사, 상관의 딸??""상관형 아가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여전히 말문을 닫은 그녀는 그저 홀로 바깥 길을 거닌다. 그녀의 주변언니들이 와서 돌보고 위로해준들, 마음 속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그녀는 여전히 과거에 사로잡혀 함부로 거닐 수가 없다. 왠지 이전의 자신이 되어버린 것 같다.과거의 묵령. 말 수가 적고 장문인의 딸이라는 명패 덕에 즐겁게 거닐 수가 없던 시절. 은근히 자신을 어렵게 대했던 제자들이 많았었다. 그녀의 소심한 성격도 한 몫했다. 천지무성세를 사사하여, 그 탓에 열심히 뛰놀아야 했던 나이대에 성정이 너무나도 조용했고, 어딜가든 자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던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친구 한 명 없다고 느껴 외롭던 그녀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 날.' 같이 냇가에 가지 않겠습니까? '남들이 외모때문에 함부로하고 괴롭히던 그가 자신에게 먼저 다가왔다. 처음에는 그에게 별 생각이 없었고, 무덤덤하게 응했다. 그러자 그가 함박웃음을 하고는 자신을 데려갔고, 그만 아는 어느 한적한 냇가에 도착했다.' 여기는 나만 아는 공간이라오! 그 누구도 오지 않는 곳이니 이곳에서 홀로 물고기를 잡고, 굽고, 먹는 자유로운 곳이지! 이제는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왔으니, 이젠 우리는 우리만의 비밀을 공유하는 관계이오, 소사매는 언제든 와서 쉬어도 좋소! '' ...... '그곳의 물은 맑고 청아했으며, 태양빛이 강해, 그 빛이 물의 흐름에 따라 하얗게 깨져 흩어지는 그 모습에 그만 넋을 잃었다. 소사매의 기억 속 가장 충격적이고도 인상깊은 모습이었다. 눈이 휘둥그레져 놀란 소사매는 사형의 얼굴을 보았고, 남들이 봤을 때는 기괴하기 짝이 없던 얼굴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아무 것도 아닌, 그런 얼굴이었다. 어린 소사매가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보이자 사형은 생각했다.' 소사매가 웃으면 어찌 이리 고운데 항상 무표정일까? 이 표정은 그 누구도 보지 못 한 장면이니, 내, 죽을 때까지 이 광경을 잊지 않으리라! 이곳이 비록 나를 괴롭히고 억압한다 하더라도 그녀의 웃음, 미소만이 나를 치료한다. 강해지고, 강해져서 그녀를 아내삼아 항상 웃게 만드리라! '"......"그리고 그녀의 기억 속에 스쳐지나가는 또 다른 기억.' 이름이 뭐야? 난 운상! 엽(葉)가 운상(雲裳)! '그것이 그녀와 친구의 첫 만남이었다. 사형이 데려온, 유언비어의 피해자였던 엽가 남매가 당문에 몸을 의탁했다. 당시 그녀가 믿을 만한 사람은 몇 없었는데, 또래의 다른 문파 소사매가 그녀의 앞에 나타나 이것저것을 같이 하고, 다니며, 마치 어릴때 부터 알고 지낸 죽마고우(竹馬古友)와도 같았으니 그때부터 소사매는 그녀의 옆에 붙어다니며 웃음과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묵령! 넌 왜 그렇게 조 오라버니를 따라다니는 거야? 되게 못생겼는데 웬만해서는 떨어지는 걸 못 본것 같은아? '소녀는 입을 열지 못 했다. 그 감정을 당시에는 몰라서 가슴만 두근거리는 병에라도 걸린 듯 착각했다. 말이 없는 그녀를 보고는 살짝 눈치를 보더니 놀라는 것이 아닌가?' 너 설마... 말도 안돼. 그냥 물어보기만 한건데 말도 못 할 정도라고? 흐음... 이거 안되겠는데... 조 오라버니는 보통 추한이 아니라서 경쟁자는 없을 줄 알았는데, 근처에 어마어마한 경쟁자가 있었잖아?? '소사매는 친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당최 이해하지 못 했다. 이해하지 못 한다는 그녀의 얼굴을 읽은 친구는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히히. 아직 모르는 건가? 다행인건지 모르겠네. 조 오라버니는 굉장한 추남인데 그것도 모르는 것 같고, 추남인거 말고는 장점 뿐인 그를 내가 그냥 덥썩 데려가고 싶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 거대한 경쟁자가 있었다니. 묵령! 내가 너에게 제안하나 하겠어. 우리 같이 내기나 할까? '그마저도 이해 못 한 소사매는 얼떨결에 당한 경쟁자 선언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지만 소사매는 친구의 한없이 밝은 웃음과 미소만 보아도 자신도 따라 기분이 좋으니 그저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그런 그녀도, 그런 그도, 모두 자신을 떠나갔다. 홀로 남겨진 기분이 묵령을 휘감았다. 당문의 사람들이 떠나갔다. 아버지는 사라졌고, 대사형은 죽고, 이사형은 배신했다. 삼사형도 이젠 없다. 남은 것이라고는 더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령아.""......"그녀의 곁을 지키던 우소매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넋 놓고 하늘만 바라보던 묵령을 불러세웠다." 기분은 좀 나아?""......""어? 지금 우는 거야...? 어엇!"우소매의 목소리가 묵령의 귀에 들어왔고, 그제서야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녀의 곁엔 아직 이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눈물은 주륵주륵 내리는데, 어디 몸둘 곳을 몰라 그녀의 품을 잠시 빌렸고, 원망 가득담긴 목소리로 드디어 입을 열었다."왜 이리 늦었어요..."우소매는 묵령의 말에 얼어버렸다."그... 어... "쭈뼛쭈뼛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 하고 머뭇거리다 다시한번 나온 원망의 목소리에 입술을 굳게 깨물어버렸다. 자신도 모르게."왜 이렇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떠나가나요... 어째서...""......미안."어떤 말이 그녀에게 의미있게 들릴까? 어떤 위로가 그녀를 진정시킬까? 머리 속이 온통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을 굴리는 우소매였으나 묵령의 강하게 들어오는 포옹에 더는 생각을 안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저, 지금에 충실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떠나가지 않아. 우리들, 여기에 있잖아. ""그 사람이 보고싶어... 운상이... 보고 싶어요..."굳게 다문 그녀의 마음 속에 자물쇠를 걸어 잠궈놓고 잃어버린 열쇠 두 조각. 우소매는 그것을 되찾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자신도 없었고, 설령 찾는다 해도 그것이 과연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 일지도 알 수 없는 안개 속의 그림자일 뿐이었기에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그것을 찾을 것이고, 설사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끼워맞출 수 있는 쇳조각이라도 되어주리라, 그리 마음 먹었다."우리, 그를 찾으러 갈까? 지금 모인 인원들이 생각보다 강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분명 괜찮다고 생각하는데.""......네.""옳지."......그 순간.우우우웅!"!?""!! 자, 잠깐. 이 힘은....! 아앗...!".....{{{ 여기 있었군. }}}[ 귀를 송곳으로 쑤셔대는 듯한 꺼림칙한 기운의 전음이 머리 속의 뇌를 찢어버릴 듯, 사방에서 울려퍼져 들려왔다. ][ 의도가 너무 새까맣고 한 없이 무거운 압박감이 그녀들의 주변을 감쌌다. 그 중압감에 그녀들은 감히 몸을 움직일 수, 가눌 수가 없었다. 심연에서 튀어나온 듯 한 공포가 온몸을 짓눌렀으니, 만약 움직이게 된다면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가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 ][ 주변의 공기는 뜨겁게 메말라 목젖의 안까지 타들어가는 것 같고, 정신마저 흐릿해질 정도로 온몸이 이미 불타고있는 감각이 지배를 하기 시작했으니, 과연 이러한 이질적인 기운이 이세계에 존재하는 지도 의문스럽고, 그 괴기스러운 울렁임이 그녀들을 덮치고 있었다. ]...{{{ 여기 있었구나. 우소매. 그리 찾아다녀도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었건만, 시심충의 손아귀에서도 벗어나고, 분심화인까지 스스로 잠재우고, 탈태환골의 경지까지 들어오다니. 제법 잠재력이 있는 아이였구나. }}}우소매는 오래간만에 듣는 꺼림칙한 목소리에 식은 땀이 온몸을 적시는데도 애써 썩은 미소를 지으며 깔보려는 의도를 품은 채로 입을 겨우겨우 열었다."젠...장... 윽...! 마, 마존(魔尊)... 아니, 극락교주 이인...우... 시여...!"우소매에게 있어서 철천지 원수. 사지를 쥐어 뜯어도 시원치않을 존재. 하지만 함부로 대적할 수도, 반항할 수도 없는 드높은 심마의 존재. 두려움의 대상. 극락마존(極樂魔尊).{{{ 제법 괜찮구나. 이제 막 힘을 깨우친 네가 지금 당장 무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제법 욕심이 나는 아이로다. 어떠냐? 무림제패의 꿈도 현실이 아닐 지언데 다시 본좌의 밑으로 들어오는 것이? }}}우소매는 온몸이 터져나갈 것 같은 중압감을 억지로 버텨가며 겨우 무릎을 펴고 당당히 일어서 보였다."으으윽... 엿...이나... 까, 잡수라고... 윽...!!"{{{ 호오... 못 본사이에 많이 당당해졌구나. 보기좋다. 본좌의 힘이 두려워 한마디 반항도 못하던 아이가 이리 장성하다니... 내가 키운 아이지만 싹수는 있어서 잘 자란 모양인데, 괜히 욕심까지 나는구나. }}}우소매는 자신의 답답한 가슴을 주먹으로 쾅쾅 치고는 숨을 골라 깊게 호흡하기 시작했다."음양결(蔭陽結). 음양쌍화심법(蔭陽雙花沁法). 후우... 흡!"우소매의 몸 안에 상반된 두개의 성질, 분심화인의 불의 성질과 설산심법의 냉의 성질이 흑화(黑花),백화(白花)하여 주변가득 피어오르더니, 그 꽃 봉오리에서부터 나온 기운이 서서히 우소매의 입안으로 들어가 폐안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 기운은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 압박감을 이겨내고 서서히 안정된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얼굴색은 그나마 붉은 빛이 돌기 시작했지만, 그 압박감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애꿎은 입술만 깨물고 있었다.{{{ 오오... 못보던 경지구나. 감히 내 영역에서 벗어나다니... 과연 탈태환골한 기지가 이토록 강고하니 참으로 욕심나는 구나. }}}"이건 란 언니와 다른 형제들과 만든 나만의 경지이오! 이전의 나는 더는 없소. 더는 그 더러운 과거로 가지 않을 것이오!"{{{ 재밌지만, 당 소저는 어찌할 것인가? }}}처음겪는 중압감과 온몸이 타들어가는 괴기스러운 기운에 맥없이, 무기력하게 바닥에 무릎꿇고 간신히 버티고 있던 묵령을 우소매는 어떻게든 어깨에 팔을 걸어 가까스로 다리를 펴고 일어섰다. 호흡이 어려워보이는 그녀에게 자신의 기운을 폐속 깊숙이 보내주니 서서히 얼굴빛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괜찮아??""......네."묵령은 온몸이 후들거려 그녀의 부축에도 겨우 서있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우소매의 악받친 대응에 결코 질수 없다 생각했는지, 그녀 역시 자신의 호흡법을 차분히 골라가며 쉬었고, 겨우 스스로 안정화를 하며 덜덜 떨리는 다리로 어떻게든 서있을 수 있었다. 우소매는 그런 묵령의 대처에 미소지으며 같이 서 있을 수 있었다.{{{ 못 보던 사이에 당문과 이리도 우애가 깊은 모습을 보아하니 실망감이 크구나. 어디, 과거, 네 스승이었던 나의 가르침을 받아보겠느냐? 지금의 나는 그때의 본좌가 아니니, 네가 감히 나의 기운을 받아낼지 궁금해지는 구나. }}}"막는다면, 여기서... 끝내겠소?"우소매의 눈빛에 확신에 찬 기운이 넘쳐나자 그녀의 당돌함에 절로 폭소가 나왔다.{{{ 하하! 거참 재밌는 소릴 하는구나. 그래. 막는다면 내, 오늘은 이대로 넘어가주마. 대신에 막지 못 한다면, 강제로 네 목숨을 취할것이니 각오하거라. }}}"큭... 주, 죽을 까보냐...!"우소매는 더욱 강고해지는 기운을 그저 이빨을 드러낸채로 악물며 견디고는, 묵령을 옆으로 뉘어놓았다."어, 언니...!""걱정하지마. 안죽어. 새로 만든 나만의 경지야. 음양결의 기초는 얼마전에 완성했어. 설산파 탈백유란의 제자이면서, 설산무원공(雪山霧源功)에 뿌리를 두고 분심화인(焚心火人)의 특성과 설산심법(雪山心法)의 특성을 어떻게든 조화시켜 흑(黑)과 백(白)의 특질로 만든 나만의 경지야. 이곳이야말로 나자신을 시험해볼 절호의 기회야. 절대 물러서지 않아!"{{{ 하하! 좋다. 당돌하니 보기 좋군. }}}부우우웅! 콰드득! 콰직! 콰직! 으직!우소매의 주변으로 이상하리만치 깨지고 찢어지는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지기 시작했고, 그녀의 주변을 이질적이고 검고 어두운 기운이 둘러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츰 그녀를 둘러싼 기운이 그녀를 짓누르기 시작했으니, 표정이 점점 일그러져가는 것이 얼마나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감히 예상하기 어려웠다."으으으윽...!!"{{{ 무겁게 짓누른다. 너의 그릇을 시험해보지. 어디한번 견뎌보거라. }}}검고 어두운 이질적인 기운이 사방으로 점점 우소매의 몸을 짓누르는데, 그녀는 그 어두운 기운의 압박감에도 사방이 막혀있는 사지 속에서 어떻게든 약한 곳을 찾아 계속해서 호흡하고 있었다. 그녀는 음양쌍화심법(蔭陽雙花沁法) 을 시전하고 있었기에 주변의 흑과 백의 꽃이 지속적으로 피어나 우소매의 기운에 계속해서 보탰고, 그녀는 무언가 하려는 듯, 두손을 모아 그 안으로 흑백의 기운을 모으고 있었다."으으... 흥이다! 뭐가... 윽! 짓누르는 것이냐! 으윽...!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 아니야...! 내 무공도 한번 보여드리겠...소!"우소매의 두 손에 모인 흑백의 기운은, 마치 작고 생명이 깃들어 있는 듯, 통, 통 튀며 움직였다. 그리고 내력을 더욱 불어넣자, 마치 씨앗이 물을 흡수하여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듯, 흑백의 껍데기를 까고 새하아 기공의 꽃이 피어났다. 그저 그녀를 바라만 볼 수 없던 묵령이 그것을 보고는 놀라서 쳐다보고 있었다."......아름...다워."우소매는 씨익 웃으며 두 손 위에 핀 기공의 꽃을 들어올렸고, 그것은 주변이 압박하는 기운에 전혀 흔들림없는 모습으로 우뚝 솟아있었다.{{{ 호오? 멋진 공력이다. 음양의 기운을 꽃으로 형상화하다니. 아름답기 그지 없구나...! }}}"이것은 나와 스승님이 만든 무공이오. 잘 보시오 마존양반!! 이것이... 음양결의 음양봉연화(蔭陽峰蓮火) 다!!"공력의 꽃이 서서히 주변의 검은 기운을 빨아들이기 시작했고, 그것을 연료삼아 하얀 꽃이 하얀 불꽃으로 변화해 점점 커지며 타올랐다. 그리고 우소매를 감싸던 막 안으로 새하얀 불꽃이 소용돌이치며 빠져나가기 위해 이리저리 요동쳤고, 결국 그 기운을 견디지 못해 극락마존의 기운이 깨지며 하늘로 드높이 용오름쳐 솟구쳤다.콰아아아아!!하얀 불꽃의 소용돌이는 하늘로 솟아올라 주변의 구름들을 순식간에 기화시켜 없애버리고는 훅, 하는 소리와 함께 단숨에 사라졌다. 그녀의 주변에 압박감와 중압감의 기운이 사라졌고, 다시 평온의 상태로 되돌아왔다. 우소매는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겨우 완성한 음양결의 기운에 그녀의 내력이 불타 소진되어버린 것이었는지 힘없이 쓰러지기 시작했다."어, 언니!!"묵령은 재빨리 쓰러져가는 그녀를 등뒤로부터 부축했고 서둘러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맥은 빠르게 뛰고, 몸은 뜨거운 열과 차가운 냉기가 맴돌며 조화를 겨우 유지하고 있었지만 내력소모만 컸을 뿐,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저 정신을 잃고 눈을 감은 상태로 잠들어있었다. 다시 소름돋는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졌다.{{{ 좋다. 오늘은 이만 하지. 본좌가 마존이라도 약속은 약속이다. 당 소저. 들어가서 그녀를 잘 살펴주게. 우리가 다음에 만날때는 무림대전의 때 일테니, 그때까지 잘 갈고 닦길 바라오. 후후. }}}...."극락...마존... 무림대전..."묵령은 쓰러져있는 우소매의 손을 꼭 잡고는 그의 별호를 곱씹으며 이 다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에 빠졌고, 정리가 끝난 듯, 그저 아무말 없이 쓰러진 그녀를 등에 업고는 외성방향으로 달려갔다.이미 여러번 무릎꿇은 다리였다. 그리 다짐해도 주변이 자신을 뒤흔들어 정신을 놓은 것도 한둘이 아니었으니 당문의 책임자로서 막중함을 느꼈다. 아버지와 사형이 느꼈던 사명감을 또다시 헛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다시는 번복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그녀는 여자이지만, 무림인이었다. 지켜야할 것이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했다. 놀랄 일이 있어도 놀라지 않아야겠다. 그것이 당문 장문인인 아버지였고, 마지막까지 필사하여 이자리를 지키던 사형이자 부군이었다. 힘을 가졌으니 그것에 책임을 지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약해질 지언정, 무너지지 않으리라. 그것이 당문과 무림계를 지켰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 정신을 더욱 가다듬고 단단해지리라. 그리 마음먹었다.월영전(月鍈傳) (18).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