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작품은 2차 창작물이며 사심가득한 글 입니다.
제가 제 마음대로 휘갈긴 작이니 활협전 본편과는 연관없음을 밝힙니다.
이점 유의하시고 감상바랍니다
용란무쌍전 뒷 이야기는 다음 편이 마지막입니다.
감사합니다!
"...간만이구나.""후후. 스승님도 그간 변고없으셨는지요?"그렇게 간만은 아니지만 썩 좋은 재회는 아닌 두 사람.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스승과 제자사이 인듯 하지만, 어째 스승인 쪽은 그렇게 달갑지 않은 표정이니 보통사이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였다. 안부를 묻는 제자의 표정은 그저 천진난만한 것인지 꿍꿍이가 가득한 것인지 모를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승은 한숨쉬며 말한다."변고는 상아가 치뤘지. 지금은 쉬게 놔둘 참이구나.""어라? 무언가 있긴 했나보네요? 역시 제 예상대로 용대협의 따님 분은 생각이상으로 강한 모양입니다."제자의 말을 들은 스승은 먼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상아는 강한 아이다.""부럽군요. 용녀협. 이름 값은 톡톡히 하는 듯 하니 저도 무공이나 익혀볼까 싶습니다. 전 너무 나약합니다."알게모르게 싸늘한 바람이 그녀들의 주변을 가득메우니 긴장감이 흘러 넘친다. 그저 싸라기눈같이 차갑고 표독하고 매서운 눈빛을 보이며 그녀를 떠본다."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라고 할 참이더냐?""글쎄요. 정확하게 짚자면 요 이틀간 일어난 일들은 저희와는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습니다. 저흰 그저 밤 하늘에 떠오른 달. 먹구름이 앞을 가려 한치 앞을 살펴보기 어려웠으니 저도 의아한 참입니다."스승은 제자의 정말 모른다는 눈치를 읽은 모양이다. 그녀는 차분히 몸가짐을 다잡고 비파를 어루만지고는 물었다."그래서 상황을 살피러 직접 왔다?""그렇습니다. 저도 괜히 피의자의 오해를 살까, 주변을 살펴보러 왔지만, 스승님을 뵐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소녀를 못 믿으시겠습니까?"스승은 눈을 감고 답했다."...그건 네 행동에 맡기겠다."스승은 비파를 쥐어들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현을 튕겨 음을 만들어낸다. 구슬픈 음이 사방에 퍼져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니 주변에서 숨 죽였던 자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치 이 두 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모습이었고, 누구 하나 친절해보이는 얼굴은 아니었다. 스승은 질색인 듯, 한 숨을 쉬니, 얼마안있어 그들 중 하나가 감히 입을 열었다."금향궁주 온부인 소영향. 행화림 행화선. 네년들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당도하였느냐. 썩 물러나거라!"그저 비파만 연주할 뿐이었는데 칼날을 세워 위협하니 온부인의 심기가 좋지 않아보였다. 행화선이 입을 열었다."스승님 그다지 반기는 모양새가 아닙니다만. 어찌하시렵니까?"제자의 물음에 무언의 생각이 있는 듯 말했다."......귀 닫거라.""후후. 알겠습니다."행화선은 미소지으며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온부인도 눈을 감고 크게 호흡하였고 비파를 켜는 손가락을 더욱 분주히 했다. 주변이 싸늘해지고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칠흑같은 어둠. 칼날을 세워 겨눴던 그들은 주변에 변화가 생기자 웅성웅성대더니 이윽고 무엇인가에 홀린듯 눈이 풀리고 서로가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온부인이 더욱 박자를 빨리하여 음산한 선율을 표현하니 그들도 점점 머리 속에 위화감이 차오름을 느꼈고 답답하지만 몸이 제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었다. 그들은 그녀의 연주가 끝나자마자 바닥으로 고꾸라져 쓰러졌다. 숨소리가 여기저기 나는 것을 보니 제압만 한 것으로 여겨지고, 그 숨소리로 인해 그녀의 한 없이 깊은 자비가 느껴질만 했다 ."건방진 것들..."온부인께서는 나지막하게 눈을 뜨고 허공의 무엇인가를 대하며 말했다."꺼림칙한 기척 하나가 숨겨져있는데, 네놈은 누구냐."기분 나쁜 기척. 마치 언젠가 느꼈던 기척인지라 낯설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시간을 거슬러 좀 오래된 기억이 머리 속을 휘저어 눈앞에 펼쳐질때즈음 듣기만해도 신경이 곤두서는 말투와 목소리가 들려 기분이 매우 언짢아졌다."허허. 이거참 신기하구만. 내 기척이 느껴지시는 것인가?"어둠 속에 숨어있던 기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귀와 눈을 막았던 행화선이 손을 거두었고 자신들의 앞에 나타난 자의 기운이 그 깊이를 헤아릴수 조차없이 꺼림칙하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그의 탁한 기운에 얼굴을 찌푸렸다. 온부인이 말했다."...당신이 어떻게든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이렇게 보는군요. 지긋지긋하기도 하지..."온부인은 그를 다시 마주하니 여간 꺼림칙한 것이 아니었다. 위험한 기운을 술술 풍기니 그녀의 이마에는 식은 땀이 절로났다. 마치 이십년전의 그날을 떠올리게하니 괜스레 그녀가 사모하던 옛 정인이 떠올랐지만 이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녀를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그가 섬뜩한 미소를 짓고는 온부인에게 말했다."뭐, 지금은 완벽하게 강림한것도 아니니, 너무 경계마시오. 소영향. 비파를 잡은 손이 너무 강하잖소. 더 하면 부러지겠군."힘을 준 그녀의 손은 그의 말을 듣고 깨달은 듯 이내 안정을 되찾고 비파의 현을 쓰다듬었다."이십년만인가... 이렇게 기분나쁜 기운은... 역시 그들의 뒤에서 암약하고 구전윤회해서 이렇게 살아돌아온 것 인가?"그는 두 손을 펴, 양쪽으로 가로되고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야, 아니야. 아직 완벽하지 않아. 내 숙주가 아직은 반항이 심해서 말이지. 그리고 이들은 그냥 빌린거라네. 나는 그냥 놀러나온거라 치세나. 나 역시도 간만에 제대로 붙고 싶지는 않거든. 그대도 피보기 싫은 것은 매한가지 아니겠나. 하하하!"행화선이 기분나쁜 모습으로 그를 말없이 쳐다보고 있자니, 그는 그저 크게 웃어버릴 뿐이었다."하하하! 그만, 그만하지. 내가 너무 겁을 준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 처음뵙는구려. 행화림의 공주."탁탁 내뱉는 말투가 심히 기분 나쁜 것인지 행화선의 한결같던 미소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예의라곤 없군요.""내가 워낙에 격식차리는 것에는 서투니 용서하시오. 자자, 더 볼일 없으면 그대들은 이만 가지 않겠나. 오늘은 싸우러온 것이 아니니, 이정도면 경고정도는 되겠지."온부인의 비파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으니 무언가 분노했음이었다. 하지만 단지 탐색전일 뿐이니 그저 참을 인을 곱씹을 뿐이다."탈백유란과 내 제자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당신의 사주요?"그는 씨익 웃으며 답했다."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하겠소. 이쪽도 시기상조라. 그녀들의 실력을 떠보는 것이 내 계획의 일환 중 하나였지만, 그둘이 그렇게 그것들과 만날거라곤 생각 못 했지. 역시 세력만 많은 촌것들이라 숫자만큼은 쓸만은 했지만 거기에 그칠 뿐이었소. 이제 그들도 와해되고 없으니 더 볼장 없지 않은가. 더불어 그녀들도 성장했고 말이지.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소?"온부인은 그의 말과 어투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대로 눈을 감고 심호흡하였다."하하하! 그래, 그래. 얌전해야지. 비록 나를 한번 죽인 용연이 지금은 없다는 것이 좀 크지만 역시나 아직 모자라. 더 즐거운 무대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당문의 못 생긴 조가 외성제자놈이 싹수가 제법 보기 좋던데, 어찌할까 궁리 중이다는 것만 일러두지. 잘 생각해보시오. 그를 떠볼 것인지, 말 것인지. 공주도 그를 주시하는 듯 하니 부디 잘 생각해보시구려."그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신경이 곤두선채로 있었지만 그가 사라진 후 긴장을 풀고는 한 숨만 쉬었다."구전윤회대법.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인가. 불쌍하군 저 숙주도.""저 숙주라는 사람은..."온부인은 손을 들어 턱을 괴고 그의 옷가지와 어딘가에서 본 듯한 외형에 기억을 더듬었다."남청의 옷가지를 보니 청성의 도복이며, 청성에서의 젊은 도인의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데... 일진...도자...?"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한 숨을 깊게 내쉰 행화선은 주변을 둘러보곤 누군가를 불렀다."만리 어르신 계십니까."그녀가 부른 인물이 부름에 응답하고는 그녀의 앞에 하늘에서부터 떨어져내려와 무릎을 꿇고는 모습을 드러냈다."공주께서는 하명하십시오.""서하의 동태를 확인부탁드립니다. 은밀하게요."그녀의 조심스러운 요구에 노인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호탕하게 웃었고, 꿇은 무릎을 펴 제대로 일어서고는 작게 예의를 차렸다."하하! 좋소. 이인우도 그다지 싸움을 원하는 눈초리는 아닌 듯 하니 적당히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 그럼 말씀 받들겠소.""감사합니다."노인이 사라지고 정적이 흐르니 그 흐름을 깬 것은 온부인이었다."이제 어찌하려는 것이냐."제자가 답했다."일단 제 계획에 차질이 없어야겠지요. 저는 저 나름대로 계획을 이끌어나가겠으니, 스승님께서는 부디 무림맹 재결성의 계획을 무리없이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다음번에 뵐 때는 금향궁이겠지요?""......다시 보자꾸나."행화선은 몸을 가지런히하고 제자의 예를 하고는 신기루처럼 일렁이더니 사라졌다. 온부인은 무언의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감고 묵묵히 앞으로의 계획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거진 반시진쯤 지났을 무렵 온부인이 입을 열었다."설아."그녀의 뒤에서 기척을 숨기고 있던 여검사가 나타나 온부인에게 예의를 차렸다."네. 궁주. 하명하시겠습니까?""무림대회가 조만간이구나.""어찌 하시려는것 입니까?"온부인은 굳게 감았던 눈을 뜨고 설 이라는 제자에게 다가가 말했다."당문으로 가서 무림대회 개최시기보다 이르게 그들을 초대하거라. 금향궁의 예우를 다해서.""괜찮으시겠습니까? 그리하신다면 주변 문파들이 이상하게 보게 될텐데요? 최악으로 간다면 당문이 재결성한 무림맹의 표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물론 그렇게 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전에 당 장문인에게 입은 은혜도 있고, 그리고 지금의 당문인들은 당 장문인의 기개를 이어받은 자들이다. 그들이 진정 현 무림의 중심이다. 내게 생각이 있다."설 이라는 제자는 궁주의 의도를 완벽히 파악하지는 못 했지만, 감히 스승의 결단에 불허하거나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자그마하게 미소 짓고는 스승께 예를 표하고는 사라졌다."중선아. 게 나오거라.""어머. 알고 계셨구려?"땅에서 안개가 피어오르고 그 안에서 사람의 형태가 나오더니 소매로 안개를 흩뿌려 자신의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등장하니 마치 그림의 한 폭처럼 생긴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여기까지 와서 화려할 필요가 있더냐?""언니도 참. 천면인마의 등장은 자고로 화려해야 한답니다?""......암살자가 그리 화려해서 되겠느냐."입을 편손으로 가려 호!호!호! 하며 웃고는 자신의 손의 손톱을 깔끔히 정돈하고 옷가짐을 바르게 하고는 궁주의 앞에서서 가볍게 예의를 차렸다."그래서 언니. 이번에는 무얼하면 되오?""딱히 할 것은 없구나. 그러고보니 네가 천면인마이니, 그 무엇이라도 변장 할 수 있으렸다?""그렇소만... 어쩌시려는 거요?"온부인은 화중선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너무 놀라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따스한 손길에 뒤로 빠르게 벗어나버렸다. 눈이 휘둥그레지고 가슴이 쿵딱쿵딱 뛰니, 실로 말도 안되는 상황에 사로잡혀버렸다. 온부인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미소지었다."뭐, 뭐, 뭣이오. 갑자기.""나로도 변장할 수 있겠느냐?""그...야... 가능하오만... 무슨 속셈이오...?"온부인은 그녀가 본적 없는 미소를 보이고는 말했다."비록 너와 나의 그간의 골이 깊다는 것을 알겠으나, 우리 자매는 서로 화해했다. 변함없지?"화중선은 그녀의 의도를 파악이라도 한 듯, 순간 얼굴색이 파래졌다가 다시 본래색을 찾았고, 서둘러 당황함을 벗어나 보통 상황이 아닌지를 깨닫고는 진중한 얼굴로 온부인을 바라보았다."언니... 무슨 생각을 하려는 것인지 내가 알 수 있겠소?"......."무림대회를 대비해 보험 하나를 들어 놓으려 한다. 그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겠지만, 백만, 천만 중에 하나다. 네가 변장의 달인이라는 것을 좀 이용해야겠다."뒷 이야기_배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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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협전에는 의외로 비어있는 시간대가 많죠. 이게 미완성이라는 특성이 크게 작용해서인데, 대신에 그만큼 뭔가를 끼워 맞추기에는 너무 좋더라구요. 그중 하나가 무림맹재결성이었는데 딱히 염두해두고 만든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이야기 흐름상 떡밥같은걸 던지는게 쉽더라구요. 물론 실제 나올 스토리와는 다르겠지만 개인적인 해석넣는게 재밌겠다싶어서 넣었습니다. | 25.02.20 08:06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