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들 잘 쉬셨는지...?
더 늦기전에 최대한 검수하고 빠르게 올립니다.
최근에 한글화가 어느정도 정상화 되었다는 소식에 희망을 갖습니다.
애타네요. 하루빨리 정리된 본작을 플레이 하고싶습니다...
소사매 만세!
제 글이 이따금 지루할 것 같아서 당문파트, 당문 이동파트를 나눴는데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제 글은 본작 스토리와는 상관없는 팬픽이며 2차창작임을 밝힙니다.
덧붙여 루리웹 이외에는 연재를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당문으로의 이동, 삼일 째. 여느 때와 같이 객잔에서 가볍게 아침을 맞이하고 서로가 얼굴을 모아 식사를 하고있는 시간. 제각각 먹는 모양새는 다르니 보는 재미가 있다. 와작. 크게 베어무는 모양. 입이 작은 모양. 먹으면서도 조는 모양. 점잖이 먹는 모양. 본성을 참기위해 천천히 먹으려는 모양. 그리고."여기 닭다리 둘 더 주시오!"하나만 먹는 모양.하후란이 식사를 하던 중, 문득 지금 이동하는 속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평소의 아침보다 진중한 기운을 풍겼다. 위국이나 욱죽 같은 경우는 당문까지 직접 왔다갔다 한적이 그리 많지 않은지라 잘 몰랐지만 우소매라던가 용상, 번소천은 현재의 속도라면 묵령과 약속한 시간까지 도착하기에는 약 이틀정도가 더 걸릴 것이라 여겨 걱정이긴했다. 하후란 역시 그녀들과 비슷한 계산을 했고 아무래도 현 시점에서 본 실력을 낼 수 없는 우소매의 상황을 염두해야했다. 하후란은 신중히 심호흡을 하고는 눈을 차분히 감고 소매를 향해 입을 열었다."그나저나 이야기를 듣자하니 소매. 분심화인이 아직도 남아있다고?""......쿨..."우소매는 그녀들의 식사하는 모양새 중, 먹다 조는 모양새였으니 하후란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와도 기본적인 욕구가 우선시된 상황이라 들릴리가 없었다. 그때 하후란의 말을 들은 욱죽이 눈치를 보며 졸고있는 우소매의 어깨를 살살 두드리니 그제서야 뉘엇뉘엇 다시 식사를 하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피곤했으니 수면이 우선순위였던 그녀의 무거운 눈꺼풀은 결국 이겨내지 못 하고 다시 서서히 감겨 내려왔다. 그때 이를 보던 하후란이 짧게 말했다."우소매.""......헉!"하후란의 낮은 음성이 들리자 본능이 그녀를 급히 다독여 깨웠다."어... 어... 란, 란 언니. 왜, 왜 불렀어요?"확실히 우소매가 피곤할 만한 것이, 그녀는 내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고, 무리하게 그녀들. 용상, 번소천의 속도를 어떻게든 따라가려 했으니 생각이상으로 체력소모가 빨랐던 것이다. 하후란은 쯧. 하며 혀를 찼지만 그녀가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딱히 뭐라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도 마침 업히고 다니는 상황이라 용상에게 미안할 뿐이었으니, 하후란은 정신차린 우소매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분심화인이 사라지지 않았다고?"우소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하후란의 말에 답했다."아. 그, 그러게요. 화룡선군도 불타죽었는데도 이게 술식이 변색되어 저주로 변해버린 것이 문제인지 쉽사리 풀리지를 않네요.""술식이 저주로 변했다라... 간혹 그런 경우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나도 처음이구나."하후란은 팔짱을 껴고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이유가 무엇이던 간에 우소매의 상황을 어떻게든 개선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익힌 무공들의 특성을 알고 있어도 이런경우는 처음이었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여겼다."음... 내가 그간 생각해온 것이지만, 이 속도라면 당문에 도착하는 시간에 문제가 있을 법 하구나."우소매는 하후란의 매몰찬 어투에, 자신이 짐짝 취급을 당한 것 처럼 느껴 아쉬움에 한숨을 쉬었다. 물론 하후란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어투로 인해 소매가 오해를 한 것이었으니 아직은 둘이서 가까워질 필요가 있어보인다."에휴... 미안해요."오해를 한 소매는 반사적으로 그만 속에 있는 말을 뱉어버렸으니, 하후란이 그녀의 툭 던지는 말투에 의아해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이내 그녀가 자신의 언사에 오해를 하고 있음을 인지 하고는 곧바로 말을 정정했다."? 아, 아... 소매, 너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문으로 향하는 속도가 좀 아쉬워서 그렇구나. 안그래도 소매, 네가 상아와 언아를 따라가느라 체력소모가 극심한 듯 한데, 어찌하면 개선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았느니라."아쉬움에 훌쩍이던 우소매는 그런 그녀의 배려에 감동하고는 슬쩍 눈을 마주쳤다."개... 개선요?""그래. 너를 좀 편하게 만들만한..."그 이야기를 하고는 하후란이 다시 생각에 빠졌을 때, 용상이 먹던 닭다리를 잠시 접시에 올려놓고는 입을 스윽 닦고 물었다."분심화인이 뭔데 그런거죠?"용상의 질문에 위국이, 하후란이 생각에 빠져 벗어나지 않게 하기위해 대신 설명하기 시작했다."공동파 비천문 장문인 화룡선군이 소매를 뒤에서 조종하기위해 사사한 내력증강술입니다. 단숨에 내력을 증폭시켜주지만 사용할수록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과 함께 피시술자의 목숨을 갉아먹는, 말만 증강술인 저주라고 하지요. 보통 이런건 시술자가 죽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던데, 소매의 경우는 오히려 더 강력하게 옥죄여 온다고 하니, 지금껏 마음대로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경공도 소매 본래 실력의 열에 둘 수준밖에 못쓰는게 고작이구요."새삼 이야기를 듣고보니 나름 심각한 일이었음을 상기한 용상은 그저 아쉬움에 혀를 찼다."심각하군요... 본녀는 그런줄도 모르고 속도를 높이려 했으니, 왠지 번 동생이 억지로 속도를 늦추길래 왜 그런가 싶었었는데... 눈치가 없었군요. 그런데 국 언니. 내력증강술이면서 제어할 수가 없는 건 왜 그런 것일까요?"위국도 그 이야기를 듣고는 머리가 아픈 듯 눈을 감고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제어술이 존재는 합니다. 문제는 피시술자에게는 권한이 없고, 시술자에게만 권한이 있는 술식인지라... 이야기했다시피 화룡선군은 뒤에서 소매를 조종하기 위해 분심화인을 걸어놓았고 그중 제어술식은 종사(從事)의 술식만을 남겨놓았죠.""아..."다들 짧게 탄식을 하더니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다 무엇인가 대책이라도 생긴 것인지 하후란이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자. 그럼 나에게도 생각이 있으니 일단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해본다구요? 란 언니. 무, 무엇을..."하후란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일어서 우소매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녀의 어깨를 살살 쳤다."일단 식사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거라. 그리고 소언. 너도 좀 거들어다오.""네, 스승님."식사를 마친 하후란은 번소천의 부축을 받으며 밖으로 나갔다. 우소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밥 한술 더 입으로 떠넣고는 그녀를 따라갔다. 그 자리에 남은 셋은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려 하는 것인지 감히 헤아리기 어려웠다. 위국과 나머지 여협들도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하후란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객잔 밖. 넓은 공터. 그루터기를 의자삼아 앉아있던 하후란은 무언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잔뜩 긴장하고있는 우소매의 맥을 짚고있었다."흠... 맥 자체는 평이하구나. 이번에는 소언도 짚어보거라.""그... 란 언니, 분심화인은 그렇다쳐도 천아는 어째서?""일단 내말대로 해보거라. 해볼 수 있는 것은 일단 해보자는 것이니,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단지..."하후란의 말끝이 흐려졌다. 걱정이 담겨서일까? 해본 적이 없는 상황이라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그녀가 직접 입을 떼기전까지는 알 수가 없었다."단...지?""......아니다. 됐다. 자. 소언아. 짚어보거라.""네."번소천이 하후란의 말을 받들어 다가가 우소매의 맥을 짚어보기 시작했고 알 수 없는 침묵만이 그자리에 머물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천은 우소매의 맥을 집중해서 느끼려했으나 스승의 의도를 당최 알기가 어려웠다. 아무리 느껴도 우소매의 맥은 너무 평이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확인하다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해 손을 떼려는 순간."스승님. 맥을 아무리 느껴보아도 그..."........!.."어? 이, 이건..."순간 번소천이 무엇인가 느낀 것인지 놀라서 소매의 손목에 가져다댄 자신의 손을 황급히 떼어냈다. 하후란은 소천의 반응을 보고는 지나간 과거가 원망스러웠는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면서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지금의 나로는 감지하기 어려운가...... 바보같기는..."우소매는 소천의 반응에 놀라서 허겁지겁 물었다."무슨 일이야 대체? 왜 그래?""그...... 순간 솟구치는 듯한 열기를 느껴서... 뭐랄까... 타들어간다는 느낌이... 분심화인이란 것이 이런 저주스러운 기운이었다니... 매 언니, 설마 이 느낌을 분심화인을 사용할 때 마다 매번 느끼신다구요?"소매는 소천의 이야기에 그저 머슥하게 웃기만 했다."아하하..... 내력의 그릇이 확! 커지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마치 시한폭탄의 뇌관처럼 타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걸 억지로 참는게 일이지... 그 덕에 나는 한순간에 강해지지만 멈출 수가 없으니 서둘러 부술사가 필요했지. 그게 금오돼지였고... 생각도 하기 싫어..."우소매는 기분나쁜 과거 기억이 떠올라 표정이 슬쩍 표독해졌지만 이내 머리를 긁적이며 나지막히 쓴웃음을 보였다. 번소천은 그녀의 씁쓸한 표정을 뒤로하고 스승이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고 본인에게 직접 맥을 짚으라고 했는지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좀 더 확인을 하기위해 머리 속으로 계획을 하고는 정리된 상태에서 한 번 더 시도해 볼만한 것을 떠올렸다. 하후란이 물었다."소언아, 너라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감이 왔을 것 같구나.""......네. 그 말씀대로에요."우소매는 둘의 이야기에 의문이 들어 물어봤다."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나도 좀 가르쳐줘요.""스승님 그러면... 정말로 그러시려는 것 입니까?"하후란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을 열었다."후후... 그건 소매가 결정할 일이지.""무, 무슨 소리에요 그게. 다짜고짜. 둘이서만 아는 이야기하지마시고 가르쳐줘요!"번소천은 우소매에게 전천히 다가가서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내력을, 잡은 손에 집중시키기 시작했다."잠시만요. 한번만 더 확인 할 것이 있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 주세요.""응? 어? 뭐, 뭐야 이 기운?!"순간 우소매는 불길한 느낌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느껴졌고, 그 불안함과 동시에 소천이 자신의 안에서 분심화인을 억지로 깨우기 시작하자 식은 땀을 흘리며 순식간에 전신이 업화에 집어삼켜지는 고통으로 인해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어, 억지로 분심화인을 깨워낸다고?? 끄으으윽... 자, 잠깐...! 끄으으으악...!!"순간 서로 맞잡은 손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소매는 속이 점점 뜨겁게 끓어오르는 듯, 억지로 밀려오는 고통에 입술을 깨물고는 어거지로 버티기 시작했다. 번소천은 그녀의 고통스러운 표정에 제발 자신의 판단이 맞아 떨어지기를 바라며 자신의 내력을 슬쩍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주화입마 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지만 그렇게되지 않게 조절을 하며 그녀의 요동치는 내력에 자신의 내력을 맞춰 흘려넣기 시작했다.부우우우웅...!' 설산의 바람은 어머니의 품과도 같으니 바람은 냉기가 되어 당신의 뜨거운 기운을 안정시켜 주리라. '번소천은 그녀들이 들어본 적 없는 심법의 구절을 읊더니 우소매의 몸 속에 내재되어있던 분심화인의 불타오르는 기운을, 자신이 읊은 심법의 기운과 부딪히게 만들었고 그 결과 우소매의 온 몸에서 서서히 수증기같은 새하얀 연기가 안개처럼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우소매의 걱정과는 다르게 자신의 신체와 분심화인의 뜨거운 내력이 점차 안정되는 느낌을 받았고, 세상 편안한 기분이 온 몸을 감싸니 혼자서 무릉도원에 온 기분을 느끼며 절로 눈을 감고 길게 탄식했다."하......아......"그 모습을 본 번소천과 하후란이 서로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고, 지금 행하고 있는 행위를 거두었다. 그러자 서서히 우소매의 몸에서 연기가 살살 나오는 상태로 변화했다. 그녀는 그저 기분좋은 감각에 깊게 빠져 그것에 심취해 감히 눈을 뜨지를 못 했다. 눈을 뜨면 다시는 이 극락에 오지 못 할 것이라 여겨, 눈을 뜨는 것이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우소매의 그런 편안한 표정을 보고는 하후란이 미소짓고 그녀를 놔둔채 다른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부축을 받으며 걸어갔다."그래. 일단은 지금을 만끽하거라. 이야기는 좀 있다가 이어서 하자."그때 위국이 다가와서 겨우 안심하는 표정의 하후란에게 물었다."란 언니. 소매의 분심화인에 진전이 있는건가요?"하후란이 미소지으며 답했다."듣고 싶은게냐?""저 뿐만이 아니라 소죽도, 소상도 소매가 왜 저리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인지가 궁금하군요.""그렇구나."그녀가 짧게 입을 열고는 한결 편안해보이는 소매를 바라보며 미소짓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소매의 분심화인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극화기(以極化氣)이며 이한치열(以寒治熱)이니 극상인 두 성질을 적당히 순화시켜 음양조화(陰陽調和)를 달성한다. 결국 그것을 이룬 자는 탈태환골(脱胎换骨)할 것이다... 그런 원리인 것이지.""분심화인을 역이용... 한다는 것인가요?""그렇지. 마침 나와 소언이가 무어더냐? 나는 비록 탈백문 소속이었으나 뿌리는 설산파다. 설산의 기운이 무어라 생각하느냐?"설산파의 뿌리. 설산. 그곳은 언제나 눈덮힌, 차가운 냉기가 가득한 장소. 설산파에 대한 것은 세간에 그리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꽤 오래전에 멸문된 문파이다보니 기록으로 남은 것이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하후란이라는 불세출의 인물이 남아있었고, 내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그녀의 제자로서 번소천이 뒤를 이었으니 그녀가 곧 설산파의 정통 후계자였다. 그렇지만 위국으로서는 실제로 하후란의 설산무공을 경험한 바가 없었으니 미약하게나마 추측은 가능할 지언정, 그 정체를 명확히 알 수가 없었다."설산파의 무공은 무림에 그렇게 알려진 바는 거의 없죠. 제가 현공문에 있었을 때에도 묘하게 설산파의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이 없어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설산파에 대한 기록만 소거해버린 것처럼... 하지만 설산파의 뿌리는 차갑고 냉혈하다고 일컬어지는 설산이니 란 언니의 그동안의 행보로 보았을 때는..."..."설마..."위국은 그녀의 의도를 파악한 모양인지 짧은 탄식과 함께 염려어린 표정을 지었다."그래. 뜨거운 분심화인과 차가운 설산심법. 이 둘이 만났을 때는 어떻게 작용할까?""분명... 서로 다른 극상의 속성이 만나 균형을 이루게 조절한다... 이런 것이겠군요?"하후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여기서 문제는 두개가 있다. 균형감있는 양을 어떻게 조절 할 것이냐인데, 나는 소매가 아니니 분심화인의 영향력을 직접 느낄 수가 없다. 결국 본인이 직접 조절해야 하는 부분이다. 만에하나 실패한다면 극심한 고통과 함께 주화입마 하겠지. 그리고...""그리고?"하후란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는 말을 이어나갔다."이건 좀 재미있는 상황이 되겠구나. 우소매. 듣고 있느냐?"우소매가 어느새 눈을 뜨고서 장황히 이야기하고 있던 하후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웃기는 상황이라니. 설마 설산심법을 전수하기 어려운 것이에요?""설마. 그것이 재미있는 상황일까?"그때 소죽이 소매에게 닥친 상황을 눈치 챈 모양인지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킥킥. 설마 란 언니. 소매를 제자로라도 삼으실 생각인가요?"우소매는 욱죽의 이야기에 어찌나 황당했는지 말을 다 더듬기 시작했다."뭐, 뭐? 제, 제, 제자?? 언, 언, 언니 서, 설마."하후란은 둘의 반응을 보고는 웃으며 지팡이를 짚고는 자리에서 일어서 당황한 소매에게 다가갔다."그래. 설산비급은 함부로 전수할 수 있는게 아니지. 어딜 감히 아무 대가 없이 가져갈 생각을 하느냐? 너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어찌하겠느냐 소매? 지금 이대로 변함없이 살 것이냐. 아니면 세번째 설산의 제자가 되어 설산파의 재건에 힘쓰겠느냐?"고민이 있을 수는 있었으나, 지금에와서 고민은 당문으로 도달할 시간만 지체시킬 뿐이었다. 그리고 한번 맛본 해방감은 놓칠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 선택은 누구보다도 빨랐다."아니, 어찌하고 자시고...".....우소매가 하후란의 앞에서서 당당한 표정과 함께 무릎을 꿇고 제자의 예를 올렸다."제자가 스승을 뵙습니다!""하하하! 역시나 재미있구나."우소매가 맛본 해방감은 결코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 가슴 벅차오르는 얼굴을 보던 하후란의 얼굴에는 평소에 보기힘든 미소가 가득했으니, 그때 번소천이 그녀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는 가슴 속에 박혀있던 걱정거리가 순식간에 풀리는 것을 느꼈다.' 스승님이 저리 웃는 것은 처음보는구나. 다행이다. 그때 이후로 또다시 목숨을 버리려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마음 속 깊이 남았건만... 저 미소를 보아하니 안심이 되는구나. 정말 다행이야. '번소천은 설산에서의 그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그녀를 향한 걱정이 하루하루 끊이질 않았지만, 그녀의 하늘같은 미소에 그녀의 맹세도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제는 걱정하지 않으리라 여기고는 하후란에게 다가갔다."그럼 스승님. 설산파비급은 매 언니께 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잠깐!""......?"하후란이 무언가 생각한 것이 있는 듯, 눈을 감고 번소천의 행동을 멈췄다."소언아. 언니라니. 당치않다. 사매다 사매. 너보다 입문이 늦었는데 언니라니. 순서를 지키자꾸나."번소천이 놀란 표정으로 하후란을 쳐다보았으나 그녀는 소천이 어떻게 다가올지 뻔하였기에 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린채였다. 어찌할 줄 몰라 그리 허둥대다가 이번에는 우소매를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하후란의 나몰라라 하는 모습에 왠지 무덤덤한 모습으로 있었다. 그럼 그렇지...' 역시... 그냥은 넘어가지 않는구나... 뭐, 상관없어. '왠지 알것같던 소매의 시선은 천천히 소천에게 옮겨졌고, 혼란스러워 아둥바둥 어쩔 줄 몰라하니 그제서야 하후란이 고개를 돌리고 입을 열었다."뭣하느냐. 어서 사매의 예를 받거라 소언아. 소매도 저리 준비가 되었지 않느냐.""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방금 전까지만해도 언니라 불렀던 분이십니다. 갑자기 사저가 되라뇨. 소녀는 복잡하기만하니 감히 이래도 되는지 염려스럽습니다.""괜찮습니다. 대사저! 예를 받으시지요!""대, 대, 대, 대, 대사저...??"우소매는 덤덤히 하후란의 말마따나 소천을 '대'사저라 칭해불렀고, 그녀의 말에 소천은 너무 놀라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아무리 상황이 급하다지만 소천은 그 흐름을 따라가기 벅찼으니 서로의 시선만 흘끗 쳐다보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스승의 눈치에 그저 소매로부터 사매의 예를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식은 땀을 흘리며 사저의 예를 사매에게 행했으니 하후란은 그제서야 만족의 미소를 보였다."후후... 좋다. 그럼 소언은 우소매에게 사저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하고, 소매는 사매로서 우러름을 품고 행동하거라. 이는 비록 약식이지만 너희들과 나의 관계는 확실히 하는 것을 잊지마라. 물론 이것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한정할 것이니 두 사람의 관계는 알아서 결정 짓도록. 그럼 이로서 우소매가 설산파 직계제자가 되었으니 설산파비급을 사매에게 건네주거라. 소언."하후란의 이야기를 들은 번소천은 그제서야 끝이 났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소매의 시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미안한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 이정도는 어느정도 예상한 것 같았다. 이래나 저래나 이제는 같은 문파인이 되었으니 번소천이 할일은 하나뿐이었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던 허름한 행낭안에서 고이 엮인 비급서를 꺼내고는 펼쳐서 가장 필요한 구절을 갈무리하여 우소매에게 가져다 주었고, 소매도 사매의 예를 다하여 그것을 받았으니 서둘러 설산심결, 설산심법의 심오함을 머리와 눈을 이용하여 가슴 속 깊이 새기기위해 정독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고 새김작업을 하던 중 문득 의문이 생긴 우소매는 하후란에 묻는다."어... 사부님. 설산심결의 운용법의 원리에 대해서 이해하겠으나, 저는 내력이 부족할 경우에 해당되는 겁니까? 분심화인 이전부터 내력의 양은 나름 자부하던 수준이긴 했는데 기준이 없어서 좀 헷깔립니다만?""그것이라면 애초부터 네가 기초내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니 괜찮을게다. 설산심결은 탄탄한 내력량이 기초가 되는 것이 우선이니 그 그릇이 클수록 융화되기 쉬울 것이다. 반대로 이전에 딱 한명. 내력이 부족해서 요상한 수련법을 적용시킨 제자가 하나 있긴 했다. 뭐, 지금은 행방불명이긴 하다만... 그정도가 아니면 굳이 그 수련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구나. 소매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하후란이 이야기한 그 제자가 누군지는 다들 눈치챈 모양이었다. 소천이나 소매, 위국, 용상, 욱죽은 그저 고개를 떨굴뿐이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은 가슴 속에만 묻어놓아야 할 것이었으니 그 누구도 그를 잊지 않았다. 그녀들은 한걸음을 보다 더 가치있게 내딛기위해 스스로가 저마다 목적의식을 분명히 했다. 해방을 위해.우소매는 설산심법의 구절을 읊기 전에 분심화인의 구절을 읊기 시작했고 자신의 몸에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오기 위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붉게 타오르는 짙붉은 화룡의 기운은 내 가슴 속 생명을 불태우는 굵은 심지가 될지니, 오늘은 그 심지를 남김없이 불태우리라...!! '..."끄으으으윽...!!"우소매는 가슴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이악물고 참아내며 분심화인 최대 내력의 해방 구절을 읊었다. 소매가 읊은 구절은 자살 또는 동귀어진의 상황이 아니면 절대 사용하지 않는 최후의 수단급 해방구절이었다. 우소매는 곧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그것을 발동하니, 그 기운이 가슴 속부터 시작해 목구멍을 타고 고통 속에 이를 악문 입술까지 도달하자, 곧바로 입가에서부터 뜨거운 연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모두가 고통에 굳어버린 그녀를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녀 스스로가 과제를 성취하길 바랬기에 큰일이 벌어질 경우만을 대비하고는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으으으...윽...아활...!!"소매는 한때 잠깐동안이었지만 같이 즐겁게 세상을 휘젓고 다녔던, 그리운 그의 애칭을 부르고는 혼란된 마음을 바로잡았다. 괜히 생각난 것인가 싶었어도 그녀 역시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잠들어있던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 문제라고 속으로 탓했지만, 그가 늘 가지고 싶던 그녀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의 곁에 같이있지 못한 분한 기분은 아무래도 좋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생사의 행방도 모른체 무림맹에 빼앗겼으니 하루빨리 그를 되찾아오는 것을 목표로 삼은 그녀였다. 그런 목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앞으로 한걸음 내딛어야 했고, 한발짝을 더 나아가기 위해 곧바로 설산심결의 심법 구절을 차분히 읊기 시작했다.' 들이쉬는 한숨은 설산의 기운이요, 내쉬는 한숨은 정제된 기운이다. 설산은 뿌리의 어머니이니 부디 나를 감싸주오. 곁에 머물러주오. '그러고는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쉬기 시작하자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변화하여 새하얗게 응결된 공기가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고, 그 공기는 들숨을 따라서 서서히 우소매의 입속으로 스멀스멀 들어가 목구멍을 지나 폐로 들어갔다. 연기가 한참을 입을 통해 들어가다 가득찼는지 공기의 움직임이 멈췄고, 이윽고 소매 안의 열기와 냉기가 뒤섞이면서 커다란 변화가 시작됐다."으으으... 하아...악..."서로 상극인 기운이 소매의 속에서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어느 한쪽의 기운이 감히 지려고하지 않으니 끊임없는 고통이 소매를 괴롭혔고 그저 이를 악 물고는 온몸을 휘몰아치는 칼날을 견뎌낼 뿐이었다. 하후란은 겉은 냉정함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속으로는 그런 그녀에게 무모한 방법을 제시했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었다. 고통에 힘겨워 하는 우소매의 발버둥에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고는 새빨간 선혈이 입술과 턱을 따라 흘러내렸으니 하후란 역시 그녀와 고통을 함께 하려했다."집중하고 견디거라 우소매. 음양조화하여 탈태환골한다라는 것은 그리 쉬운 단계가 아니다. 극상의 성질들이 갑자기 서로 모여 융화하려고 시작한다면 너의 집중력을 갉아먹을텐데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그 상태로 주화입마하여 너의 신체가 갈갈이 찢겨나갈 것이다. 어찌 죽는지도 깨닫지 못 할 것이니 어찌보면 편안히 눈은 감을 수 있을 것이나, 그것마저도 네 선택이다. 어찌 할 것이냐 우소매. 이대로 죽을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 나아가겠느냐?""끄으으으윽...... 나, 나는...! 아아아아악!!!"고통섞인 함성과 함께 우소매의 전신이 마치 활처럼 휘었고, 냉기와 열기가 한데 뒤섞여 그녀의 주위를 소용돌이쳤다. 그리고 시간이지나 소용돌이가 점점 커져 용오름으로 승천하니 그녀의 주변은 마치 폭풍이 휘몰아치듯 거센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저마다 그 강고한 기운에 휘말리지 않게 나무 뒤에 숨고, 제자의 부축을 받기도 하고, 되려 그 기운을 직접 받아들여 물러서지 않고 그녀의 목숨을 건 도박을 함께 하였다. 그렇게 한참을 소용돌이치던 우소매의 주변이 서서히 안정되기 시작했고, 무언가 해답을 찾은 듯, 두 눈을 감은 우소매의 모습이 서서히 모래먼지 폭풍 속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안정된 주변 공기 속에서 우소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고, 바닥에서 두 발이 살짝 떨어져 공중에 떠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화되어 해방된 힘이 그녀를 떠안은 것 같은 모양새가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소매의 주변에는 포근한 바람이 살살 주변으로 열번 퍼지고, 알 수 없는 따뜻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그녀의 입을 통해 폐로 들어갔다가 다시 바깥으로 나오고를 반복하였다. 소매는 새로 만들어진 심법을 자신도 모르게 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차분히 두 눈을 뜬 소매의 곁에 모두가 둘러싸 걱정된 모습으로 그녀를 응시했다."소, 소매 괜찮은거야?""매 동생. 기분은 어떻지? 좀 나아졌나?""......"그녀들이 물어봐도 소매는 마치 넋나간듯한 표정으로 그저 허공만을 응시할 뿐이었다. 잠깐전까지만 해도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녀의 전신은 조금 더 가벼워지고 해방감에 고취한 인상으로 변한 모습이었다. 하후란이 다가가 가볍게 그녀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의중을 물었다."우소매. 지금 상태가 분심화인과 설산심법이 뒤섞인 상태가 맞느냐?"하후란이 묻자. 소매가 자그맣게 입을 열었다."둘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심법은 두개의 기운을 하나로 만들었고, 더이상 분심화인의 저주도, 설산심법의 기운도 없어지고 하나만 남았어요. 이건... 새로운 심법입니다. 내력을 이리도 끌어올렸는데도 피곤함이 전혀 없습니다. 더이상 속이 분심화인때문에 불타오르지 않아요. 편안합니다. 설산의 냉기도 잘 모르겠어요. 따뜻합니다. 그야말로 음양조화..."소매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하후란이 다행이라 느끼며 가슴을 쓸어내렸고,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좋구나. 설산심법과 분심화인이 융합하여 음양조화를 달성했으니 그것은 설산음양심결이니라... 설산파비급에도 이정도 경지는 없었는데... 이참에 이것을 기준으로 무공을 편찬해보는게 어떻겠느냐? 비천문의 무공과 설산파의 무공을 섞는 것은 본가 설산파인 나로서는 그리 달갑지는 않다만, 나도 탈백의 무공을 섞었으니 너라면 내가 눈감아줄 수 있겠구나."우소매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하하... 과찬이에요. 하지만 흥미는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지금의 상황을 타파해본 뒤에 생각해볼게요. 당장 당문으로의 일도 있고.""그래. 일단 그전에... 소언아."하후란이 소매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생각이 난것이 있는 모양인지 소천을 불렀다."네, 스승님. 하명하시겠습니까?""그래. 내가 알고싶은 것이 있구나."..."첫째. 소매의 상태를 알고싶다. 이제 막 새롭게 생긴 내력이 전신의 맥을 정리하여 꿰뚫었는데, 소매의 안에 진정 잘 어울러졌는지 알고 싶구나. 본래 두 가지 성질이 함부로 뒤엉킨다면 주화입마하기 쉬우나, 아직 멀쩡해 보이니 이를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가 무공과 소매가 사용하는 음양기운의 비천무공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알고싶구나. 따라서."..."소매와 대련해보거라."월영전(月鍈傳) (13) 끝.
요즘 무협소설을 딱히 본 적이 없어서 '구절' 이라고 부르는 설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들어본 것인데.
저는 원래 판타지파였어서 마법의 주문같은 요소를 넣어봤습니다.
괜찮은건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