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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사키와 신고는 마주오던 오니의 모습을 살폈다. 아무렇게나 헝클어져있는 검은 머리칼, 이마에 돋아나 있는 뿔에 예리하게 번뜩이는 붉은 눈, 입술 위로 치솟은 두 개의 아래 송곳니. 그리고 짐승의 가죽을 걸친 우락부락한 몸. 목표로 했던 그 오니가 확실했다. 오니는 자신의 모습을 훑고 있는 두 퇴치사에게 걸걸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댁들은 뉘시길래 그리도 뜨거운 눈길을 보내고 있는 거요?」 아무래도 자신의 몸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누구라 해도 기분 좋을 리 없다. 헌데, 오니는 기분 나빠하긴 커녕 피식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흐흠.. 이 몸이 좀 잘생기긴 했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누가 봐도 거지와 산적을 합쳐놓은 모습이었으니까. 오니는 갑자기 정색 하더니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설마, 나랑 오입질 하고 싶다는 건... 아무리 나라도 남자는 좀..」 「아니야!」하고 두 퇴치사가 동시에 내뱉었다. 바보다. 저 오니는 확실히 바보인 게 분명했다. 도대체 무얼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결론에 도달한단 말인가. 신고는 제자에게 눈빛을 보내고는 오니를 향해 턱짓 했다. 히라사키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선다. 상대는 강한 요괴다. 그러나 스승에게 전수 받은 운암전리는 그런 강한 요괴. 특히나 눈앞에 보이는 오니와 같이 힘만 앞세운 요괴에게 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는 퇴치술이다. 히라사키는 당당한 자세로 오니에게 고했다. 「뭔가 단단히 오해하는 모양인데. 네 앞에 있는 건 남색가가 아니라 요괴퇴치사다.」 「아. 그러신가?」 오니가 자기 턱 밑을 매만지며 말했다. 「그럼, 누굴 퇴치하려 오셨는지?」 「네놈인 게 당연하잖은가!」 히라사키는 오니의 멍청함에 슬슬 열 받기 시작했다. 한때 명문가의 자제였던 그는 글자도 못 읽는 까막눈들을 얼간이 취급하며 혐오까지 했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머리가 둔한 놈은 인간, 요괴 할 것 없이 답답하고 짜증난다. 특히, 눈앞의 오니가 그렇다. 히라사키의 눈이 매섭게 치켜 올라갔다. 자신에게 강한 적의를 내비치고 있는 그를 보며, 오니는 멍한 표정을 짓더니 바로 자신 있는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 같은 남자로서 잘생긴 내가 질투나나 보군.」 혼자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까지 끄덕였다. 더는 봐줄 수 없구만. 히라사키는 칫. 혀를 차고는 입술을 달싹여 진언을 외웠다. 이어 땅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나간다. 그러면서 진언을 외는 입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고 술법을 완성했다. 동시에 뻗어지는 오른쪽 주먹. 퇴치사라해도 고작해야 인간인데 맨주먹으로 오니의 육체에 피해를 줄 수나 있을까 싶지만, 그냥 맨주먹인 것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오니에게 가까워질수록 그의 주먹이 점차 커져갔기 때문이었다. 참 기이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진언을 외는 것을 보아 술사인 줄 알았더니, 주먹을 내지르고, 게다가 그 주먹이 공기를 불어 넣은 것처럼 커지다니. 그의 주먹이 오니의 몸에 닿았을 땐 자그마치 한 척이 넘는 크기가 되어있었다. 단순히 커진 것 만 아니라 술법으로 강화까지 되어있어 정통으로 맞은 오니를 뒤로 휘청거리게 만들어 놓았다. 오니는 당황해하는 한편, 신기해했다. 인간이 어찌 저리도 기묘할까. 자신을 퇴치하겠다며 찾아온 인간들은 수없이 봐왔지만, 방금 같은 신기한 공격은 난생 처음이었다. 오니는 자세를 바로잡고는 코에서 흘려 내리는 피를 쓸어 닦았다. 그리곤 껄껄 웃으며 유쾌하게 말했다. 「주먹이 커지다니.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이냐?」 저런 건 요괴라도 못 해. 말을 덧붙이면서 생각했다. 인간들이란 저렇게 기이한 놈들도 있구나. 「보답으로 나도 대단한 걸 보여주지!」 그렇게 말하면서 오니는 자신의 허리춤을 주섬주섬 거리더니, 아래로 확하고 잡아 내렸다. 그 영문 모를 행동에 히라사키와 신고의 눈에 황당함이 서렸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야. 지금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퇴치사를 앞두고 바지를 내리다니. 두 퇴치사는 눈을 끔뻑이며 얼빠진 얼굴을 했다. 머리로는 저 오니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서였다. 바지가 내려가고 나자, 가리는 것이 없어진 사타구니에서 흉흉한 거근이 드려났다. 순간 히라사키의 눈가가 씰룩인다. 대단한 걸 보여주겠다더니 저런 거였나. 확실히 대단하긴 대단했다. 남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도 있는 그것이 자신의 팔뚝 만 하니 말이다. 하지만, 적 앞에 자신의 물건을 당당히 드려 내놓고 자랑이라니. 어처구니없다. 히라사키는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고함을 내질렸다. 「이 자식. 뭘 보여 주는 거야!」 「뭐가? 보고도 몰라?? 내 자지잖아.」 「그런 걸 묻는 것이 아니다!」 머리가 지끈 거린다. 저런 등신 자식, 후딱 퇴치해버리고 빨리 돌아가고 싶다. 그런 히라사키와 대조적이게 오니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때 훌륭하지?」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자신의 거근을 시계추 마냥 달랑달랑 흔들리게 했다. 어지간히도 자랑스러운가 보다. 그러다 갑자기 허리를 멈추고 어두운 낯짝이 되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읊조리는 음색으로 주절 거렸다. 「너무 커서 그런가... 아무도 나랑 하지 않으려고 해.」 뜬금없는 신세 한탄이었다. 방금 자신의 거근을 자랑해 놓고 이게 또 뭔 소리란 말인가. 히라사키는 황당하다 못해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니의 한탄은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마을의 여자를 납치했지. 근데 그 누구도 내 자지를 감당하지 못했어. 인간 여자란 참 연약해서 하는 맛은 나는데 한 번으로 금방 죽어버리더라고. 그래서 또 다른 여자를 납치했지. 그 여자도 죽어버렸어.」 히라시키는 생각했다. 저 오니는 바보인 것만 아니라 여자의 적이라고. 그는 오니에게 증오를 담은 목소리로 일침을 가했다. 「그것이 네 죄다. 네는 자신의 더러운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인간을, 처자들을 납치하여 죽게 만들었다. 그것이 네가 퇴치당하는 이유다.」 「그래? 하지만 난 남자는...」 「그런 얘기가 아니다!」 스릉-. 히라사키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저 놈의 죄 많은 거근을 잘라 버려야 성이 찼다. 땅을 두 어 번 굴려 도움닫기를 한다. 그리고는 다리의 근육을 한계 까지 수축 시키고 그 탄력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입으로 진언을 외고 손으로는 검을 휘두른다. 까앙-. 순간,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 오니의 목을 노리던 검이 둔탁한 둔기에 막혀 저지당한 것이었다. 오니는 어느새 4척에 달하는 가시 돋친 쇠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저 거대한 걸 어디서 꺼내든 것인지는 모른다. 히라사키는 오니의 완력에 못 이겨 그대로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섰고, 오니는 그에게 삿대질을 하며 외쳤다. 「적어도 바지 입을 시간은 줘야 할 거 아니야!」 「흥. 네 죄 많은 거시기를 도려낼 셈인데 바지를 입게 둘 수 없지.」 바로 비웃음 섞인 반박이 돌아왔다. 오니는 겁을 집어먹은 표정으로 허겁지겁 바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히라사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히라사키의 검극이 휘둘려진다. 노리는 건 오니의 목. 인 줄만 알았는데 갑자기 방향이 바뀌어 아래로 향했다. 오니는 바지를 올리다 말고 쇠방망이로 급하게 자신의 급소를 막아내었다. 카앙-. 불꽃이 튀어오를 정도의 부딪힘이었다. 오니가 다급하게 말했다. 「너 정말로 내 자지를 자를 셈인 거냐!」 「왜? 차라리 목을 잘라줬으면 해?」 「그래! 목숨보다 소중한 자지거든.」 「그렇다면 더 더욱 거시기를 노려야겠군.」 부딪혀서 튕겨졌던 검극이 다시 오니의 거시기 쪽으로 휘둘려진다. 정말 자르려고 작정했구나. 오니는 결국, 바지를 입는 것을 포기하고 그대로 몸을 뒤로 뺐다. 그 과정으로 내려져 있던 바지는 그 질긴 가죽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찌직-. 좌우로 찢겨져 나갔다. 아슬아슬하게 거시기를 살짝 스쳐지나가는 검 날. 오니는 섬뜩함을 느끼면서 쇠방망이를 휘둘렸다. 부웅-. 괴력이 실린 방망이질에 강풍이 몰아닥쳤다. 과연, 한 방이라도 맞았다간 뼈도 못 추리겠군. 히라사키는 냉정했다. 요괴를 퇴치하는 퇴치사들이 으레 그러하듯,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한다. 만약, 요괴를 상대로 방심을 하거나 냉정함을 잃으면 그것은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이는 예외란 없었다. 감정이 앞서 몰아붙이려 하다간 되러 저 쇠방망이에 갈려 나갈지도 모른다. 뒤로 조금 물려난 그는 입술을 달싹이며 진언을 외웠다. 「운암!」 진언이 끝을 맺었고 그의 몸은 오니를 향해 날아올랐다. 하지만, 냉정하게 행동한 것 치곤 너무나도 무방비해 보였다. 오니를 향해 솔직하게 날아드는 그 모습은 비유하자면 움직이는 표적판에 가까웠다. 오니는 옳다구나 하고 표적판이 된 그를 향해 쇠방망이를 휘둘렸다. 부웅-!. 쇠방망이는 세찬 바람을 일으키며 히라사키의 복부를 향해 호를 그렸다. 바로 그때, 히라사키의 입술이 꿈틀거렸다. 「전리!」 이것으로 술법은 완성되었다. 오니의 쇠방망이가 그의 복부에 닿지 직전, 술법을 완성한 그의 몸이 순식간에 커다란 공처럼 부풀어 올랐다. 마치 바람을 한계 가까이 주입한 가죽공을 보는 것 같았다. 이윽고 쇠방망이가 그의 복부에 닿는다. 투우웅-. 타격음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소리가 울렸고, 충격을 흡수한 그의 몸은 반대편을 향해 탄력 있게 뻗어나갔다. 그러다 뒤편에 있던 커다란 나무에 부딪혀 투우웅-.하고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그리고 곧 튀어나간 방향의 나무에 부딪혔다. 그런 식으로 여러 방향으로 튀다 이번에 오니가 서있는 쪽으로 튀어나갔다. 핫! 오니는 순간적으로 상체를 꺾어 공이 된 히라사키를 피해냈다. 바로 그 직후, 히라사키의 스승. 신고가 제자가 튀어오는 위치에 서서 진언을 외워 오른 다리를 크게 부풀렸고, 그 다리로 제자의 몸을 힘껏 걷어 차 오니가 있는 방향으로 되돌렸다. 투우웅-! 퍼억! 히라사키의 몸이 방심하고 있던 오니의 등에 직격했다. 오니는 비틀거리다 앞으로 주저앉았고 히라사키의 몸은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그 위로 신고가 기다렸다는 듯이 부풀려 거대화시킨 발로 제자를 찍어 눌렸다. 투우우웅! 오니를 향해 직각으로 쇄도하는 히라사키. 몸을 일으키려던 오니의 머리를 그대로 찍어 눌렸다. 「크어억!」 엄청난 충격이 머리에 가해져왔다. 오니는 다시 한 번 주저앉고는 통증을 호소하며 낮은 신음을 흘렸다. 허나 그것도 잠시, 맷집이 좋은 오니답게 머리를 몇번 내젖고 멀쩡한 모습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어조로 주절거렸다. 「이거 완전 요물 아냐?」 요물인 오니의 입에서 요물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그 말대로 지금의 두 퇴치사는 누가 봐도 요물 같았다. 세상에 몸을 거대한 공처럼 부풀여서 탄력 있게 튀어나가는 존재를 어느 누가 인간이라 봐주겠는가. 아무리 사이한 술법을 익혔기로서니 정도가 있는 법이다. 그 만큼 신고와 히라사키가 익힌 운암전리는 상식을 초월한 퇴치술이었다. 언제 어디서 튀어 올지 모르는 퇴치사를 주시하며 오니는 가만히 자세를 잡고 사방을 주시했다. 후웅. 자신을 향해 쇄도해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방향으로 고개를 틀 자, 곧 반대 방향에서도 후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니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부풀어 올라 공 같이 된 퇴치사의 몸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반대쪽도 마찬가지였다. 쇠방망이로 쳐내기에는 양 쪽에서 동시에 오고 있어 무리고, 그렇다고 피하기엔 너무 늦었다. 오니는 망설임 끝에 결국,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채 동시에 덮쳐오던 히라사키와 신고의 몸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짓눌려졌다. 콰득─! 뭉개지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빠드득. 중간에 끼여 짜부가 된 오니의 뼈들이 산산이 으스러진다. 운암전리로 부풀어진 그들의 몸은 단순히 가죽공처럼 탄력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암(巖). 바위와 같이 단단하기 까지 했으니. 그것이 튼튼한 오니의 몸조차 부셔놓은 것이었다. 털썩. 온 몸의 뼈가 가루처럼 잘게 부셔져 버린 오니는 힘없이 무릎을 꿇고 양 손으로 땅을 짚었다. 그래도 이대로 굴복하는 것은 보기 흉한 노릇. 오니는 요력을 쥐어 짜 빠르게 자신의 몸을 수복해 나갔다. 허나, 그것을 기다려 주고 있을 퇴치사가 아니다. 몸을 원래대로 되돌린 히라사키는 검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는 술법을 외웠다. 마지막 일격을 위한 진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히라사키의 검이 아래로 내려졌다. 츄악-! 술법으로 파마의 기운이 깃든 검이 오니의 두터운 목을 그대로 양단했다. 투욱. 약간 경사가 진 곳이라 땅에 떨어진 목이 데굴데굴 구른다. 옆에서 지켜보던 신고가 자신에게로 굴러온 오니의 머리채를 짚어들고, 유심히 그 얼굴을 살폈다. 「나 참. 이런 얼굴로 잘도 잘생겼다 우겼었군.」 「너무 멍청하기에 자기 주제를 몰랐던 것뿐이죠.」 히라사키가 맞장구치며 엎드린 채 굳어있는 오니의 몸을 발로 차서 뒤집었다. 그리고 노출된 오니의 성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피 묻은 검으로 자비 없이 도려냈다. 되도록이면 살아있는 상태에서 잘라 내버리고 싶었지만, 어찌됐던 이것으로 목표는 완수한 셈이다. 히라사키는 싱겁게 웃으면서 스승에게 걸어갔다. 「그나저나. 어휴... 상당히 지치네요.」 긴 숨을 내쉬고는 기운 없이 주저앉는다. 운암전리는 매우 강한 퇴치술이지만, 그 대신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는 단점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장기전으로 갈수록,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급속도로 커져 불리해진다. 그 탓에 히라사키는 오니가 살아있는 동안거시기를 베어내는 여유를 부리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이 상태다. 코에서 단내가 진동했다. 목도 바싹 마르는 것이 물이라도 한 모금 마시고 싶지만, 아쉽게도 물주머니 안에는 물이 한 방울도 남아있지 않았다. 히라사키는 올라오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인상을 팍 찌푸렸다. 「이놈아. 겨우 그런 걸로 지친다고 하니, 아직 멀었구나.」 제자를 질책하는 스승 역시 상당히 지친 안색이었다. 히라사키는 피식 웃으면서 응수했다. 「그러는 스승님도 죽을상인데요?」 「뭐야? 이놈아!」 「피곤하니까. 그만 내려갑시다.」 「쯧쯧. 제자란 놈이 참 싸가지 없군.」 제자는 높은 신분이었던 몸답게 건방진 모습을 종종 보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신의 퇴치술을 잘 이해하고 부릴 줄 아는 제자라곤 저 녀석뿐인 것을. 신고는 혀를 차는 것으로 불만을 집어 삼켰다. 그래도 다행히 목표로 했던 오니의 퇴치는 성공이다. 아까만 하더라도 허탕 칠 줄 알았는데. 내려두었던 짐을 풀고 그 안으로 퇴치한 오니의 머리를 집어넣는다. 요괴답게 절단된 부분의 피는 이미 다 말라 있어서 안에 있던 다른 짐들이 더럽혀질 염려는 없었다. 머리를 넣은 짐을 다시 꽁꽁 싸매서 등 뒤로 묶어 매었다. 이것으로 하산 준비를 마친 신고는 축 쳐진 채 퍼져있는 제자에게 재촉의 눈길을 보냈다. 「뭐하느냐!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야 하지 않느냐.」 「네~. 알고 있다고요.」 불만이 들어난 얼굴로 몸을 일으키는 제자. 신고는 그런 제자가 영 못마땅했다. 언제쯤이면 겸손해질까? 어쩌면 영영 저런 태도일지도 모른다. 에휴. 생각을 말자.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산을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 하산하는 신고와 히라사키의 발걸음은 흡사 무언가 쫒기는 것처럼 빨랐다. 행여나 올라오면서 봤던 그 괴물들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그들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재주 없으면 뭔들 못 만나겠는가. 「아...」 빠르게 산을 내려가던 두 퇴치사는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와 정면에서 마주치고야 말았다. 그 상대라는 게 집채만 한 바위를 가볍게 집어 던지던 두 오니 중 작은 쪽. 이부키 스이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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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저녁에 올렸던 상하편 탈고해서 재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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