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 한국어화 후일담
백수현 지점장(왼쪽)과 강희순 사원
2002년도에 대학 졸업 후 기자를 하다 2003년 판사소프트웨어에 입사, 2004년 사이버프론트코리아로 옮겼다가 2010년에 일본에 들어가 PSP와 VITA용 '디제이맥스'를 발매했다. 아크시스템웍스에는 2013년 1월에 입사했고, 2016년 여름 한국으로 돌아와 아시아지점을 설립했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웃음)
●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이 개설된 지도 만 4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설립 당시에는 메인 타이틀인 길티기어가 SIEK, 블레이블루는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에 라이선스 된 상황이라 정작 우리는 발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드파티 퍼블리싱을 알아보게 되었고, 마침 같은 해 드래곤볼 파이터즈가 발표되어 화제를 모으면서 계약이 한결 용이해졌다. 또 지점이 설립되기 직전에 있었던 '크루세이더 퀘스트'와 '세븐나이츠'의 콜라보 결과가 좋다 보니 한국 업체들과의 협업을 모색하게 됐는데, 그러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개발 소식을 들어 길티기어 곡을 수록했으며, '화이트데이'에는 블레이블루 코스튬을 삽입했고, 이후 '소녀전선', '에픽세븐', '데스티니차일드' 등과도 콜라보를 진행하게 됐다. 이처럼 업무량이 증가하면서 인원도 증가하여, 사옥 이전도 두 번 가량 했다.
현재 9명으로, 크게 국내외 마케팅과 로컬라이즈로 업무가 양분되어 있어 반반씩 배치되어 있다.
● 초기에는 주로 콜라보레이션에 주력하는 느낌이었으나 지금은 퍼블리싱 에 매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사업 전략을 전환하게 된 배경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본사 타이틀이 이미 라이선스 되어 있었던 점과 아시아 시장 개척이라는 지점 설립의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서이다. 다만 이미 국내 거래처가 있는 곳에는 연락을 지양했고, 아시아에 파트너가 없는 곳들을 위주로 사업을 제안했다.
● 2019년 10월의 라인업 발표회에서 공개된 타이틀 중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천수의 사쿠나히메'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 마벨러스 실적 발표 자료에는 2020년 연내로 예정되어 있던데?
개발 기간이 이미 4년이 넘었는데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며,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농사 모드의 보강을 위해 개발자 본인이 스스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개발 중인 빌드를 플레이 해봤는데, 게임성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 4월 28일 '옥토패스 트래블러' 한국어판 패키지 출시를 발표했다. 이미 일본어 버전이 발매된 상태였는데,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작년 라인업 발표 후 싱가폴 게임쇼에 참가했는데 바로 옆에 도쿄 RPG 팩토리 부스가 있었다. 거기에서 우연히 '반숙영웅'의 토키타씨를 만나 인사를 했더니 다음에 만나자고 해서 이후 일본에 출장 갔을 때 직접 찾아뵈었다. 반숙영웅의 한국 발매 과정 및 패러사이트 이브에 종사했던 한국 개발자들 때문에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이 많은 분이라 그런지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옥토패스 트래블러 팀도 소개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 게임은 한국어화가 꼭 되어야 할 것 같아 한국어화를 도와드릴 수 있다고 제안했는데, 개발진이 이를 흔쾌히 받아 들여 한국어화에도 직접 참여하게 됐다. 덧붙여 우리는 이미 발매된 타이틀이라 할 지라도 좋은 게임이라면 항상 한국어화를 검토하고 있다.
● 이후 '오니가 우는 나라', '제물과 눈의 세츠나', '로스트 스피어' 한국어판도 발표됐는데, 혹시 또 다른 게임을 준비 중인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지만, 왜 이 질문을 하신지는 알 것 같다. 당연히 이후의 타이틀도 생각하고 있고, 스퀘어 에닉스도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상태라 협업의 여지가 있다 정도로만 말씀 드리고 싶다.
● 아크시스템웍스의 지점인 만큼 모회사 게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팬들이 가장 기다리고 있을 '길티기어 스트라이브'의 진행 상황은 어떤가?
연기가 된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재택 근무로 인해 여러 가지 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원래는 올 연말 아크 레보 월드 투어의 결승전에 맞춰 일정을 짜고 있었는데, 팬데빅으로 인해 모든 계획이 틀어졌지만, 실력 있는 팀인 만큼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 퀄리티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현재 오프라인 이벤트가 거의 다 취소된 상태라 공식 채널을 통해 새로운 정보가 지속적으로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 4월 17일에 시행된 길티기어 스트라이브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에 대한 국내 참가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의견으로는 그래픽과 연출이 뛰어나다라는 것이 있었고, 부정적인 의견으로는 온라인 로비의 환경과 게임 밸런스, 조작성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이러한 피드백은 모두 개발진에 전달된 상태이며, 특히 로비의 경우 많은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길티기어 스트라이브'의 발매 연기가 결정됐다. 혹시 그 외에도 생산, 물류 및 게임 제작과 관련하여 영향을 받은 점이 있었나?
물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지만 물류, 그 중에서도 해외 물류 쪽이 가장 영향이 컸고, 해외 출장을 못 하다 보니 상담이 필요한 안건은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개발 역시 길티기어에서 알 수 있듯이 영향을 받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는 어떤 식으로 근무했는가?
회사에서 지급한 노트북으로 재택 근무를 하면서 화상 회의, 사내 메신저 등으로 연락을 취했다.
● 올해 초에는 봄맞이 세일, 스페셜 세일, 가정의 달 세일 등 다양한 가격 인하 프로모션이 실시되었는데, 이런 경우 판매량은 어느 정도 증가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할인율은 50%가 넘어가야 소비자의 지갑이 열린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50%가 넘으면 몇 십배가 상승한다. 그리고 본사에서 코로나19 기부를 위해 100엔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는데, 당시 반응이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들었다. 다만 우리 같은 경우 유통사에 재고가 있으면 큰 폭의 세일은 자제하는 편이다.
6월 25일에 '릴 피싱 로드 트립 어드벤처'가 나오는데, 이 타이틀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피쉬 아이즈' 시리즈 최초로 한국어화가 진행된 작품이다. 이후에는 공지된 바와 같이 옥토패스 트래블러, 오니가 우는 나라를 여름, 제물과 눈의 세츠나를 가을, 로스트 스피어를 겨울에 순차적으로 발매할 예정이고, 천수의 사쿠나히메도 연내에 발매된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서 스위치로 3만장 이상 판매된 '버블보블 4 프렌즈'의 PS4판을 포함하여 내년 5월까지 십여 종의 타이틀 발매를 추진하고 있다.
● 최근 게임 회사에서 굿즈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시아지점에도 관련한 구상이 있는지?
굿즈 비즈니스는 AT 게임과 협업해서 진행해 왔는데, 이 부분을 좀 더 강화해서 조만간 새로운 상품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굿즈 수입 뿐만 아니라 한국 오리지널 굿즈 제작도 검토 중이다.
●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이 미래에 어떤 회사가 되기를 바라는가?
본래는 아시아지점이 아니라 유라시아 지점을 생각했던 만큼, 유라시아 대륙을 모두 커버 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그에 앞서 지점이 위치한 한국의 게이머들부터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끝으로 루리웹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 드린다.
홈페이지를 리뉴얼 하면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인데, 오늘 자리를 함께 한 강희순씨도 실은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 발매 기념 대회 우승을 하신 뒤 연이 닿아 입사하게 된 케이스라, 게임을 좋아하시는 루리웹 독자분들 중 관심 있는 분들이 지원을 해주시면 좋겠다.
백수현 지점장(오른쪽)과 강희순 사원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