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퍼즐과 액션의 조율 그것이 가장 어려웠다, '프래그마타' 인터뷰
뇌를 굴리는 퍼즐과 반사신경이 필요한 슈팅을 실시간으로 그것도 동시에 진행한다는 메커닉은 어느 하나가 도드라지는 순간, 상정한 플레이가 망가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독일 게임스컴 2025 현장에서 시연한 프래그마타는 섞이지 않을 것 같던 플레이를 완벽하게 하나로 구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정말 질문할 것들이 많았다. 이를 조율하면서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 분명했으며, 그 사이에서 어떤 고민들을 했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캡콤이 개발 중인 프래그마타의 인터뷰에는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와 에드윈 에드소 (Edvin Edsö) 프로듀서가 자리해 국내 미디어들의 질문에 답을 전했다.
(좌측부터) 캡콤 오야마 나오토 프로듀서 / 에드윈 에드소 프로듀서
● 퍼즐과 액션은 어떻게 보면 상반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퍼즐은 정적이고 액션은 동적입니다. 두 요소를 하나의 게임 플레이로 구성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들은 무엇인가요.
= 먼저, 현재의 시스템이 되기까지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여러 번 시도하고 수정했었습니다. 원래 컨셉으로 휴의 액션과 다이애나의 해킹을 통해서 두 사람이 협력해 게임을 진행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 액션과 해킹을 어떻게 게임에 구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를 고민했습니다.
게임 플레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실험한 결과, 현재의 시스템에 이르렀습니다. 그 이후부터 계속해서 개발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 긴 기간 동안 수많은 도전들이 있었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 또한 그 도전의 일부였습니다. 시스템이 확정된 이후에도 퍼즐과 슈팅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추는 조정 작업에도 오랜 시간을 투자해 가다듬었습니다.
액션과 슈팅만 강해지면 퍼즐이 필요가 없을 수도 있고. 반대로 퍼즐이 많으면 게임 플레이가 번거롭게 다가갈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즐길 수 있고 밸런스 있게 추구하는 것이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였습니다.
● 휴의 기본 무기를 재장전이 아니라 재충전으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전 모션을 삭제한 이유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 이는 슈팅과 퍼즐의 균형을 맞추기 우한 조정 중 하나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탄 수에 제한을 두거나 색상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퍼즐과 액션 모두를 밸런스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현재와 같이 재장전을 하지 않고 재충전이 되는 시스템으로 결정이 됐습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플립건만으로는 공격 측면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의는 의도적인 결정이기도 합니다. 플립건이 유일하게 탄약이 자동으로 회복되는 표준 무기로 설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화력이 높은 무기나 특수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무기는 십자키의 좌우에 각각 할당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탄약이 한정되어 있는 일회용 무기이며, 더 높은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이와 같은 무기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사용할지에 대한 전략성도 프래그마타의 액션에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 약한 적은 퍼즐의 크기가 작고 큰 적은 퍼즐의 크기가 큽니다. 보스 몬스터는 5X5의 크기였는데요. 제품판 기준으로는 퍼즐 크기가 얼마만큼 더 커질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 구체적인 크기는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아시다시피 적의 종류와 퍼즐의 크기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본편에서는 더 다양한 종류의 적과 퍼즐을 등장시킬 예정입니다. 다만, 퍼즐 요소를 너무 크게 만들 경우에는 퍼즐과 슈팅의 비중에서 퍼즐이 너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밸런스 있게 즐기실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향후 추가 소식을 통해서 이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본편에서는 퍼즐이 어떻게 제공되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형태로만 퍼즐이 제공되면 지루함이나 반복에 가까운 플레이가 될 것도 같거든요. 지루하지 않도록 어떤 변화들이 적용되나요?
= 현재와 같은 형태로 게임 시스템을 완전히 개편한 것이 질문주신 것과 같은 이유였습니다. 2020년 시점 트레일러에서는 다른 게임 시스템이었지만, 그것을 제품판의 규모로 장기적으로 유지하면서 구현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 이유였습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게임을 끝까지 즐기실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 액션과 퍼즐 장르를 섞으면서 컨트롤러 측면에서 고민한 점은 없으셨나요. 지금은 컨트롤러의 모든 버튼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뭔가 새로운 것이 추가된다고 하면.. 이제 더는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서 조작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네. 버튼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설계를 했습니다. 말씀주신 것처럼 해킹을 하는 것 만으로도 LT 버튼을 홀드하고 있는 상태이고 퍼즐을 풀기 위해서 오른쪽 버튼들을 사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제약 면에서 보자면 상당히 빠듯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플레이를 해보시면 알겠지만, 직관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해킹 또한 그렇고 시연의 마지막에 있는 다이애나의 오버드라이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L3 + R3로 플레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누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조정 역시 게임 시스템이 결정된 이후, 매우 긴 시간 동안 세심하게 다듬었습니다. 따라서 안심해주셔도 괜찮습니다.
● 다이애나의 외형적인 면이나 모션이 너무 귀엽습니다.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신경을 쓰신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프래그마타의 특징적인 점은 휴와 다이애나까지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처음 보면 휴가 로봇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휴가 인간이고 여자 아이처럼 보이는 다이애나가 안드로이드라는 이 갭이 놀라움과 재미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징 속에서도 다이애나는 안드로이로서의 존재감이 드러납니다. 인간이 아닌 듯한 불편함을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해킹 중에 눈이 빛나는 것도 그렇게 어린 소녀가 왜 이렇게 화려한 재킷을 입고 있는지. 왜 맨발인지. 그리고 우주 공간인데 어째서 우주복을 입지 않았는지 하는 점들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금발과 파란 재킷과 같은 것은 노란색과 파란색이라는 캡콤의 컬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캡콤을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상징적인 캐릭터가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여담이지만, 파란색이고 손에서 뭔가를 쏘는 것 같은 동작 때문에 한국에서는 누군가가 ‘어? 이거 완전 메가맨 아닌가?’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 그러고보니 메가맨이라는 댓글은 한국에서 나온 것이었죠. 메가맨 배틀 네트워크 레거시 컬렉션의 프로듀서도 맡고 있기 때문에 메가맨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프래그마타에도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 완전히 새로운 IP를 제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신규 타이틀에 한정된 이야기만이 아니라, 어떤 타이틀이든 결국에는 최종적으로 플레이어가 만족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타이틀이든 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편에서 레벨 디자인은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레이저 벽과 같은 오브젝트와 약간의 플랫포밍 정도로만 확인이 되는데요. 본편에서는 어떤 형태로 제공하고자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컨셉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휴와 다이애나의 협력을 통해서 게임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것은 첫 번째 스테이에만 한정되지 않고 탐색 과정에서도 이어집니다. 휴의 우주복을 이용한 이용과 다이애나의 시설 해킹을 결합해서 탐색이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두 명의 조합을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스테이지를 제품판에서 선보이고자 합니다.
● 게임 플레이가 달 기지에서 진행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흥미로운 장소인 것은 맞지만, 다른 장소와 같은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아직은 알 수가 없어서요.
= 각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비주얼의 임팩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첫 번째 공개 트레일러에서 공개한 뉴욕 타임스퀘어 스타일의 스테이지가 있습니다. 이건 본편에서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기서 이제 달 기지까지 가는 것이죠. 이 부분부터 게임 플레이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초기 트레일러가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의 플레이 방식은 업데이트 된 것이라 이해를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시연에서 나온 거대 로봇 같은 경우는 등에 약점 포인트가 존재했습니다. 추후 제품판에서 볼 수 있는 적들도 각각 약점이 있는 형태로 설계가 되어있다고 보면 될까요.
= 사실 보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적들도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간형 적이라면 머리가 약점이고 땅을 때리는 적은 사실 다리를 들 때 발 아래에 숨겨진 약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관찰하고 그곳을 노려서 쏘는 슈팅 장르의 요소도 프래그마타의 액션 요소 중 하나입니다.
●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해킹을 먼저 한 다음 타격하는 것과 먼저 쏘고 그 다음에 해킹을 해도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본편에서는 이 규칙이 바뀌기도 하는지 궁금합니다.
= 시연 버전에서는 스테이시스 넷이라는 적의 이동을 제한하는 무기가 있었습니다. 이 무기를 먼저 사용한 다음 해킹을 하는 순서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단순히 퍼즐을 풀고 슈팅을 반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에 다양성과 전략성을 더하고자 합니다. 본편에서도 다양한 플레이 방식과 전략을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퍼즐이 생성될 때 뭔가 규칙이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끝나는 지점이 무작위로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경향성은 있는 것 같습니다. 기준 같은 것들이 있을까요.
= 퍼즐의 변형은 적을 종류별로 구분합니다. 작은 적이라면 3X3, 중간 크기라면 5X5처럼 적의 종류에 따라서 퍼즐 전체의 크기가 달라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약한 적이라면 3X3 안에서 목적지인 녹색칸이 고정되어 있게 됩니다. 하지만 강한 적이라면 녹색칸이 달라지도록 설정을 했습니다. 이 칸의 이동 방식과 그 과정에서 어떤 칸을 통과하는지도 머리를 굴리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 추가적인 노드는 난이도가 추가되서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종류가 너무 많아지면 뇌가 따라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난이도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 이번에 공개한 플레이에서는 노드 하나가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적의 방어력을 낮추는 칸입니다. 이후에는 이 해킹 노드의 종류가 점차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무기와 마찬가지로 보유할 수 있는 해킹 노드의 수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노드를 가지고 전투에 도전할 것인지 고민하도록 만드는 구조입니다.
● 보스전에서는 일부 패턴 등은 해킹이 불가능하고 바닥 전부를 공격으로 뒤덮기도 합니다. 이 경우 퍼즐에서 액션만을 하는 파트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이러한 적들의 패턴을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어떻게 설계하고자 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이번 보스 전투에서는 강력한 기술을 사용한 이후에는 약점이 노출되도록 조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턴과 같습니다. 명확하게 우리가 공격을 시작하는 턴과 회피에 집중하는 턴. 그리고 틈을 찾아서 해킹과 공격을 진행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다른 액션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공격과 방어의 전략적 대결에 해킹이라는 요소가 추가되면서 더 바쁘고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게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프래그마타를 기대하고 있는 팬들이 많습니다.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신 것이 있을까요.
= 이번 프래그마타의 디렉터는 한국 출신의 조용희라는 분이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본편에는 한국어 음성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플레이어 분들도 이 작품을 즐겨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디어 2026년에 출시를 하게 됐습니다. 많은 기대와 함께, 기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