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하림과 청월은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암흑 날개의 일원인 케스퍼, 그리고 에리카와 마주치게 되었다.
하림과 청월이라는 두 명의 영혼을 손에 넣기 위해, 케스퍼와 에리카는 하림과 청월 팀에게 어둠의 태그 듀얼을 건다.
첫 번째 턴을 잡은 플레이어는 케스퍼.
케스퍼는 금제 따위는 족구나 하라는 마인드로 구축한 [티아라멘츠] 덱을 통해 하림과 청월 팀을 압박한다.
케스퍼가 턴을 마친 후 턴을 받은 사람은 바로 하림.
이 구역질나는 사악함이 가득 피어 오르는 어둠의 태그 듀얼에서, 하림과 청월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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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상황)
하림&청월's LP : 8000
케스퍼&에리카's LP : 8000
케스퍼&에리카
패 : 케스퍼 5장([티아라멘츠 허프니스] 2장은 공개된 상황), 에리카 5장(정보 불명)
몬스터 존 :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ATK 3500)/[심연에 숨은 자](ATK 2200)
마법/함정 존 : [티아라멘츠 메타노이즈]/[티아라멘츠 크라임]/정보 불명 카드 1장 (세트된 상태)
엑스트라 몬스터 존 : [스프라이트 엘프](ATK 1400)(왼쪽 아래 마커 방향 몬스터 존에 소환된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와 링크 상태)
묘지 : [섀도르 리저드]/[섀도르 비스트]/[티아라멘츠 메타노이즈]/[티아라멘츠 하트비츠]
제외 존 : X
하림&진청월
패 : 하림 5장(정보 불명), 청월 5장(정보 불명)
몬스터 존 : X
마법/함정 존 : X
엑스트라 몬스터 존 : X
묘지 : [하루 우라라]
제외 존 :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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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복잡하지만 강력한 전개를 선보였던 케스퍼의 턴이 끝나자, 턴을 이어받은 사람은 바로 하림.
케스퍼의 필드에 포진된 카드들을 본 하림은, 자신이 어떻게 해서든 저 필드를 뚫고 나아가서, 청월에게 주어질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자신의 손에 쥐어진 여섯 장의 카드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과연 하림의 손에 쥐어진 여섯 장의 카드 중에, 케스퍼가 전개한 [티아라멘츠] 덱의 지독하고 단단한 포진을 뚫을 카드가 있을 것인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손에 쥐고 있는 패를 확인한 하림은, 순간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한 장의 카드를 발견하자, 이 카드라면 케스퍼의 필드를 뚫을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를 띠며 청월에게 자신이 사용할 카드를 보여 주었다.
"좋아, 이 카드라면 저 필드를 뚫을 수 있겠어!"
"무슨 카드를 뽑았길래 그래?"
"이거."
"이 카드는...?!"
하림이 청월에게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카드 한 장을 보여주자, 청월 역시 그 카드라면 저 강력하고 답답한 포진을 뚫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림에게 그 카드를 얼른 사용해 케스퍼가 만들어 낸 필드를 뚫어 내라고 하였다.
청월의 말에 하림은 자기 말대로 그럴 생각이었다며, 자신감 넘치는 말과 함께 듀얼 디스크에 방금 전 자신이 본 카드를 꽂아 넣었다.
"그럼 간다! 난 패에서 마법 카드를 발동! [명왕결계파]!!!"
"뭐라고?!" (케스퍼)
"[명왕결계파]?!" (에리카)
"좋았어!!!"
하림이 방금 전 청월에게 보여준 뒤 자신만만한 말과 모습을 선보이며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은 카드는, 바로 필드 위에 앞면 표시로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 카드의 효과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효과를 가진 마법 카드, [명왕결계파].
[명왕결계파]는 듀얼리스트들이 후공을 잡은 후 상대의 필드를 돌파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는 덱을 구축할 때 반드시 덱에 투입하는 카드 중 하나로, [금지된 일적]과 함께 상대 필드의 몬스터들이 가진 효과를 먹통으로 만드는, 이른바 후공 돌파 카드라는 별명을 가진 강력한 성능을 가진 카드이다.
듀얼을 시작하고 첫 패를 뽑았을 때, 처음에 뽑은 다섯 장의 카드 중 [명왕결계파] 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던 하림은, 자신의 턴이 왔을 때 지체 없이 바로 [명왕결계파]를 발동해, 상대가 필드에 소환한 강력한 효과를 가진 몬스터들을 모두 먹통으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케스퍼의 필드 위에 소환된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 [심연에 숨은 자], 그리고 [스프라이트 엘프]는 모두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몬스터 카드들.
하림이 발동한 [명왕결계파] 카드가 제대로만 먹혀 준다면, 케스퍼가 필드에 소환한 세 마리의 몬스터들은 그 턴 동안 모두 효과를 발동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신세가 된다.
케스퍼의 필드 위에 소환되어 있는 몬스터들을 본 이상 [명왕결계파]라는 강력한 카드를 안 쓸 이유도 없으니, 하림은 이번 턴 동안 케스퍼의 필드를 무력화시킬 생각으로 손에 쥐고 있던 마법 카드, [명왕결계파]를 발동한 것이었다.
하림이 발동한 [명왕결계파] 카드가 제대로 먹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청월.
그러나 청월의 이런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도 이번 턴은 청월의 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았다.
[명왕결계파]라는 강력한 효과를 가진 카드를 목격하고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이내 여유가 흘러 넘치는 사악한 미소를 선보이는 케스퍼.
케스퍼는 [명왕결계파]를 발동한 하림에게 칭찬을 건넸으나, 자신 앞에서 그런 카드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며, 세트해 두었던 3장의 리버스 카드 중 1장을 오픈하였다.
"[명왕결계파]... 상당히 좋은 카드를 패에 쥐고 있었군."
"자, 이제 네 필드에 있는 몬스터들은 모두 허수아비 신세야!"
"하지만 그 카드를 통과시킬 순 없지. 내가 전 턴에 서치한 카드를 벌써 잊었나?"
"뭐...?!"
"리버스 카드 오픈! 카운터 함정, [티아라멘츠 크라임]!"
"이런!!!"
케스퍼가 세트한 3장의 리버스 카드 중 1장의 정체는, 바로 전 턴에 케스퍼가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와 [티아라멘츠 메이루]의 효과로 묘지로 보냈던 지속 마법 카드, [티아라멘츠 스크림]의 효과로 덱에서 서치했던 카운터 함정 카드, [티아라멘츠 크라임].
[티아라멘츠 크라임]의 효과는 자신 필드 위에 [티아라멘츠] 몬스터, 또는 [비서스=스타프로스트]가 존재하고, 몬스터의 효과/마법/함정 카드가 발동했을 경우, 그 카드의 발동을 무효로 한 뒤 효과를 발동했던 카드를 주인의 덱으로 되돌리는 카운터 함정 카드이다.
자신의 패에 쥐어져 있던 [명왕결계파]를 보고 이 카드로 어떻게든 케스퍼가 만든 필드를 돌파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하림은, 자신의 패에 쥐고 있던 [명왕결계파]에만 신경 쓰느라, 케스퍼가 전 턴에 덱에서 패로 가져왔던 카드 중 하나가 바로 [명왕결계파]라는 강력한 돌파 카드를 막을 수 있는 카운터 함정 카드인 [티아라멘츠 크라임]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케스퍼의 필드 위에 세트되어 있던 [티아라멘츠 크라임] 카드가 앞면으로 바뀌며 검은 빛을 내뿜자, 하림이 발동한 마법 카드, [명왕결계파]는 아무런 힘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무력화되어 땅 속으로 스르르 가라앉았다.
찰나의 방심 때문에 [명왕결계파]라는 강력한 돌파 카드를 잃어버린 하림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분함이 묻어나는 표정을 지었고, 케스퍼와 에리카는 아주 여유만만한 자세를 취하며, 이 필드를 뚫을 수 있다면 어디 뚫어보라고 말하는 것처럼, 여유가 넘치다 못해 철철 흐르는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티아라멘츠 크라임]의 카운터에 [명왕결계파]라는 강력한 돌파 카드를 잃었으나, 그래도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자신이 쥐고 있는 패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디스크에 꽂아 넣는 하림.
하림이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하림의 필드 위에는 얼음과 같이 투명한 하늘색을 띠는 박쥐 몇 마리가 날아올랐고, 하늘색 얼음 박쥐들이 인도하는 길을 따라 나타난 몬스터는, 물처럼 흐르는 갑옷을 입고 검푸른 피부를 띤 검사의 모습을 한 몬스터, [상검사-막야]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상검사-막야], 주군의 명에 따라 등장했도다!"
"어서 오세요, [막야]!" (림)
"웰컴!" (청월)
필드에 나타난 [상검사-막야]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하림.
[막야] 역시 두 사람에게 격식을 차려 인사를 건넨 뒤 검을 높이 들어올려 하림의 패에 있던 [상검서수-순균]을 공개하며 효과를 발동하였고, [막야]가 효과를 발동한 순간 케스퍼는 사악함이 가득 묻어나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패에 쥐고 있던 몬스터 카드, [티아라멘츠 허프니스]의 효과를 발동하였다.
"기분 좋군. 상대가 이렇게 내 카드의 효과 트리거를 만족시켜 주다니."
"무슨 뜻이지?!"
"상대가 필드의 몬스터의 효과를 발동했을 경우, 이 카드는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지. 나와라, [티아라멘츠 허프니스]!"
케스퍼가 효과 발동 조건을 만족시킨 [티아라멘츠 허프니스] 카드를 디스크에 꽂아 넣자, 케스퍼의 필드 위에는 다가가기만 해도 공포에 휩싸일 것만 같은 어두운 기운과 함께, 양 손에 보라색 칼날을 빛내는 검을 들고 있는 인어 모습을 한 몬스터, [티아라멘츠 허프니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티아라멘츠 허프니스]를 필드 위에 꺼낸 케스퍼는, [티아라멘츠 허프니스]의 후속 효과로 덱 맨 위에 있던 카드 3장을 묘지로 보냈다.
상대 턴에 예고도 없이 불쑥 튀어나와 효과를 발동하는 [티아라멘츠 허프니스]는, 그 사기적인 성능을 인정받아 현재는 덱에 딱 1장만 투입할 수 있는 제한 카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몬스터.
하지만 케스퍼는 그딴 건 [암흑 날개]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덱을 구축할 때 공식 듀얼에서 제시한 금제 리스트를 싸그리 무시하고, 자신의 덱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가진 카드라면 다른 건 다 상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덱에 다량의 금지/제한/준제한 카드들을 투입하였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듀얼리스트들이라면 케스퍼가 짠 이 덱을 보고 케스퍼를 향해 경멸과 분노의 눈초리를 보낼 것이다.
오로지, 케스퍼와 뜻을 함께 하는 동료들, [암흑 날개] 일원들만 뺀다면 말이다.
케스퍼가 방금 전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한 [티아라멘츠 허프니스]의 효과로 덱 맨 위에 놓여 있던 3장의 카드를 묘지로 보내자, 이번에는 또 어떤 카드가 묘지로 보내져서 효과를 발동할까 싶은 마음에 식은땀을 흘리며 긴장의 끈을 단단히 붙잡는 하림과 청월.
케스퍼는 이번엔 좋은 카드들이 갈려지지 않은 것처럼 썩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케스퍼의 묘지로 보내진 3장의 카드를 확인한 하림과 청월은, 케스퍼의 비열한 오만이 결국 화를 자초했다며 혀를 끌끌 찼다.
[티아라멘츠 허프니스]의 효과로 케스퍼의 덱에서 묘지로 보내진 카드들은, 바로 [고통의 선택], [천사의 자비], [욕망의 항아리].
모두 그 강력한 효과로 인해 공식 듀얼에서 사용 금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카드들이 묘지로 보내졌다는 것을 본 하림과 청월은, 금단의 힘을 탐한 자는 결국 끝이 좋지 않다는 말의 뜻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고통의 선택], [천사의 자비], 그리고 [욕망의 항아리]... 모두 공식 듀얼에서 사용할 수 없는 금지 카드들이야." (림)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딱 지금 같은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네. 사악한 힘에 사로잡혀 금지 카드까지 서슴없이 투입하더니, 결국 이런 비극적이고 꼴 사나운 결말을 맞이하는구나." (청월)
"저 건방진 꼬마 놈들이...!!!!" (케스퍼)
"그럼 [상검사-막야]의 효과로, 난 필드 위에 튜너 몬스터, [상검 토큰]을 특수 소환하겠어!"
"나오너라, 우리의 분신이여!"
[상검사-막야]가 힘찬 외침과 함께 검을 높이 들어 올리자, 필드 위에는 푸른 물결이 만들어 낸 소용돌이 안에서 [상검사-막야]와 똑같은 모습을 가진 튜너 몬스터, [상검 토큰]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검사-막야]와 [상검 토큰]이 필드 위에 나왔다면, 이제 해야 할 것은 단 한 가지.
하림은 [상검사-막야]와 [상검 토큰]을 사용해 싱크로 소환을 실행하였고, 자리에서 높게 뛰어오른 [상검사-막야]와 [상검 토큰]은, 각각 4개의 녹색 고리와 4개의 별이 되어, 밝은 빛을 비추는 길이 되었다.
"소환 영창 같이 해 볼까, 청월아?"
"응!"
싱크로 소환을 실행하기 전 고개를 돌려 청월에게 같이 소환 영창을 부탁하는 하림.
청월 역시 남자친구의 부탁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 들였고,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페이스에 따라 목소리를 맞추어 소환 영창을 실시하였다.
"붉은 제왕이여! 전장으로 진격해 앞을 가로막는 적을 쓰러뜨려라!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8! [상검대사-적소]!!!"
"[상검대사-적소], 지금 이 곳에 등장했도다!!!"
하림과 청월이 한 목소리로 내는 소환 영창에 맞추어, 커다란 대검을 거세게 휘두르며 등장하는 붉은 갑옷을 입은 전사, [상검대사-적소].
싱크로 소환에 성공한 [적소]는 자신의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 검을 하늘 높이 치켜 들었고, [적소]의 소재가 되어 묘지에 보내진 [막야]가 [적소]의 뒤를 따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몬스터 효과를 발동하였다.
[막야]의 효과로 카드 한 장을 드로우한 뒤, [적소]의 효과로 덱에 있는 마법 카드, [용상검현]을 패에 추가하는 하림.
하림은 [적소]의 효과로 패에 넣은 [용상검현] 카드를 빠르게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용상검현] 카드는 밝고 화사한 빛을 내뿜으며 하림의 덱에 있던 [상검] 몬스터, [상검군사-용연]을 패에 추가시켜 주었다.
계속해서 [상검군사-용연]의 효과를 발동해, [용연]을 특수 소환하기 위한 코스트로 패에 쥐고 있던 [천위룡-비슈다]를 묘지로 보내는 하림.
하림이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천위룡-비슈다]의 가호를 받고 등장한 [상검군사-용연]은 자신의 후속 효과를 사용해 필드 위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 몬스터, [상검 토큰]을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용연]을 그대로 싱크로 소환의 소재로 사용해도 괜찮으나, 하림은 듀얼리스트로써의 긍지를 저버린 케스퍼에게 쓴 맛을 보여주기 위해, 방금 전 [상검사-막야]의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 케스퍼와 에리카에게 공개했던 몬스터 카드, [상검서수-순균]을 필드 위에 불러내기 위해 필드 위에 나와있던 [상검군사-용연]을 릴리스하였다.
[용연]이 필드 위에서 스르르 모습을 감추자, [용연]이 있던 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붉은색 갑옷을 입은 검은 용의 모습을 한 몬스터, [상검서수-순균].
필드 위에 나온 [순균]은 하림과 청월에게 인사를 건넨 뒤, 필드 위에 나와있던 [상검 토큰]과 함께 자리에서 높이 뛰어 올랐다.
"간다! 난 레벨 6의 [상검서수-순균]에, 레벨 4의 [상검 토큰]을 튜닝!"
"사악한 신을 모시는 광신자들에게, 우리가 베풀어 줄 자비 따윈 없다!"
"쳇...!!!"
싱크로 소환을 실행하며 케스퍼와 에리카를 향해 우렁찬 목소리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순균].
이후 [상검 토큰]이 4개의 녹색 고리가 되어 [순균]의 몸을 감싸자, 녹색 고리에 둘러싸인 [순균]은 6개의 별이 되어 밝은 빛을 비추기 위한 길이 되었다.
[순균]과 [상검 토큰]을 사용한 싱크로 소환을 위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맞추어 소환 영창을 외치는 하림과 청월.
케스퍼와 에리카는 저런 밝은 빛을 내는 것들이 딱 질색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인상을 찌푸리는 것을 시작으로 온 몸을 통해 불쾌함을 표하고 있었다.
"영봉의 수호자여! 유영무형의 검을 높이 들고 적을 맞이하라!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10! [상검대공-승영]!!!"
"[상검대공-승영]! 지금 이 곳에 나타났노라!!!"
[순균]과 [상검 토큰]이 만들어낸 밝은 빛의 길 안에서, 매우 거대한 높이를 자랑하며 그 위에서 강력한 물줄기가 힘차게 흐르는 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강하게 흐르는 폭포를 두 갈래로 가르며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바로 붉은색을 띠는 칼날과 검은색의 화려한 장식을 두른 대검을 든 용인(龍人)의 모습을 한 몬스터, [상검대공-승영].
[승영]의 거대한 몸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이 넘치는 아우라에 케스퍼와 에리카는 순간 당황하였으나, 이내 표정을 바꾸며 그 녀석으로 뭐 어쩔 거냐는 말로 하림과 청월에게 도발을 시전하였다.
하나 그런 허세 넘치는 도발은 하림과 청월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는 말이었으니.
주변에 공포스럽고 기괴한 기운을 내뿜는 어둠이 잔뜩 깔려 있었지만, 하림과 청월은 이런 어둠 따윈 얼마든지 맞서 싸워 주겠다는 마인드로 단단하게 무장한 지 오래였다.
특히 2년 전 마음 속에 자리잡은 트라우마와, 라이카와의 어둠의 듀얼, 그리고 글레이브 하우스에서 청월을 향해 달려드는 [암흑 날개] 소속 하샤신들의 클로를 튕겨내는 과정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설 뻔했던 일로 인해, 하림의 멘탈은 마치 끊임 없는 세공과 제련을 거쳐 투명하고도 아름다운 빛을 자아내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단단한 멘탈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처럼 수많은 시련을 겪은 하림과 청월에게, 지금 이 곳에서 사악한 어둠의 기운을 내뿜고 있는 케스퍼와 에리카의 모습은, 그저 몸에 허세만 가득 찬 광신자 집단 잔당들이 헛소리만 늘어놓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으니.
이 허세만 가득 찬 광신자 집단의 잔당들을 심판하기 위해, 하림은 두 눈을 부릅뜨고 케스퍼와 에리카를 노려보았다.
두 눈을 부릅뜬 하림의 모습을 본 순간, 당황하며 자리에서 물러나는 케스퍼와 에리카의 머릿속에는, 자신들 입장에선 기억하기도 싫은 이의 모습이 맴돌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모시는 사악한 어둠의 신, [아스트라이모나드]의 배 다른 형이자, [아스트라이모나드]를 죽음이라는 운명의 길로 쳐박아 버린, [암흑 날개] 일원들에게 있어선 무엇보다 증오스러운 원수. 그 이름은 바로...
...[암흑 날개] 일원들의 입장에선 매우 가증스러운 위선자의 이름인 빛의 신, [아케루스].
2년 전, 브레이크의 몸 속에서 힘도 못 쓰던 놈이 최후의 결전 때 갑자기 뜬금 없이 튀어나와선, 자신의 배 다른 형제인 [아스트라이모나드], 줄여서 [아트몬]을 죽음이라는 운명의 길로 인도한 신.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나,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이 강해질 수록 똑같이 힘이 강해지고, 반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이 약해지면 똑같이 힘이 약해지는 체질을 가지고 태어난 빛의 신, [아케루스]와 어둠의 신, [아트몬].
[암흑 날개]의 일원인 케스퍼와 에리카의 입장에선 자신들이 모시는 사악한 어둠의 신, [아트몬]과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신이 [아케루스]라는 사실 그 자체도 혐오스럽고, 2년 전 그 날 뜬금 없이 빛의 신이랍시고 역적들과 함께 신전에 나타난 [아케루스]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아트몬]과 함께 동귀어진했다는 사실도 증오스러운데, 지금 자신들의 눈 앞에 그 [아케루스]와 같은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꼬마가 있다는 것이 두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증오의 불꽃을 불태우고 있었다.
"저 꼬마에게서 기분 나쁜 기운이 느껴지는군... 그래, [아케루스]...!!!" (케스퍼)
"뭐...?!" (청월)
"[아케루스]...!!! 어딘가에서 굴러먹던 말뼈다귀 같은 놈이 위대하신 분께 대항하는 신이랍시고 튀어 나와선, 2년 전 그 날 우리의 위대하신 그 분을 돌아가시게 만든 불구대천지원수...!!!" (에리카)
"저 녀석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림)
"아, 그래... 꼬마 넌 지금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 우리의 눈에는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 우리의 위대하신 어둠의 신, [아트몬] 님의 목숨을 빼앗아간 [아케루스]...!!! 이 세상을 구했다고 잘난 척 떠들고 다니는 구세주이자, 빛의 신이라고 불리는 그 가증스러운 위선자 자식의 모습이 말이야...!!!" (케스퍼)
"[아케루스]...?!"
"그래, 보인다. 꼬마 네 얼굴에서, 자기 스스로를 빛의 신이자 세상을 구한 구세주라고 자랑스럽게 지껄여 대는, 아주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그 위선자 자식의 모습이 말이야!!!"
"대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제 이 듀얼을 계속 하는 건 의미가 없어. 거기 있는 그 꼬마 아가씨의 영혼과 함께, 네 영혼을 우리의 위대하신 그 분의 영정 앞에 놓아 주겠다!!!"
"뭐야?!"
"지켜봐 주십시오, [아스트라이모나드] 님! 저희 [암흑 날개]가, 저 꼬마들의 수급과 영혼을 당신의 영정 앞에 바치겠나이다!!!"
분노와 증오라는 감정에 휩싸여 듀얼을 중단하고, 하림과 청월의 영혼을 자신들의 손 안에 넣기 위해 사악한 기운을 내뿜는 케스퍼와 에리카.
사악한 기운이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자, 하림과 청월은 깜짝 놀라며 [암흑 날개]가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을 피하기 위해 다급한 발놀림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케스퍼와 에리카는 이 곳에선 절대 도망칠 수 없다며 계속해서 사악한 기운을 내뿜었고, 하림과 청월이 [암흑 날개]가 내뿜은 어두운 기운에 먹히려는 그 순간, 어딘가에서 신성한 기운을 내포하고 있는 강렬한 빛이 나타나 두 사람을 감싸 주었다.
하림과 청월을 지켜주고 있는 이 빛은, 마치 포근한 부모님의 품처럼 따스한 느낌을 주는 신성한 기운이 가득한 빛.
자신들을 지켜주는 이 빛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하림과 청월의 몸을 감싸며, 구체 형태를 띤 빛은 그 자리에서 강렬한 섬광을 일으키며 케스퍼와 에리카 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어딘가에서 갑자기 강렬한 빛이 나타나 자신들을 방해하자, 하림과 청월을 놓친 케스퍼와 에리카는 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의 영혼을 놓친 분통함을 표출하는 케스퍼와 에리카 앞에 나타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정령계에서 [암흑 날개]의 야망을 막기 위해 인간계에 찾아온 붉은 머리의 능글맞은 인상을 가진 사내, [알베르]와, 하얀색 장발을 휘날리는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미녀 듀얼리스트, [마리아]였다.
"이런, 두 사람을 또 놓치셨네? 이거이거, [암흑 날개]라는 이름을 가지고 모인 녀석들이 하나같이 헛바람만 든 녀석들 뿐이라니까."
"넌 또 뭐야?!" (케스퍼)
"나 말이야? 흠,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그래, 이거면 되겠다! 너희들을 막기 위해 인간계로 찾아온 정령이라고 말해두지."
"정령이라고?"
"그래. 우리 정령계 쪽 사람들도 너희들에게 빚을 아주 많이 져서 말이야. 내 옆에 있는 이 아리따운 아가씨도 그렇고. 아, 참, 참. 이 아가씨는 나랑 친하게 지내고 있는, 인간계에 사는 인간이라고 말 해 둘게."
"말 끝에 쓸 데 없는 사족은 왜 붙여요? 사족 붙일 시간 있으면 얼른 저 녀석들이나 처리하고 여기서 떠나자구요."
"미안, 미안."
알베르가 말을 마치며 쓸 데 없는 사족을 붙이자, 그런 사족은 안 붙여도 된다며 알베르에게 날카롭게 쏘아 붙이는 마리아.
알베르 옆에 있던 마리아의 얼굴을 본 에리카는, 지금 자신의 두 눈동자에 비춰지고 있는 여성, 마리아의 얼굴을 어딘가에서 보았던 기억을 떠올렸고, 얼마 후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마리아라는 여인이, 과거 [애프터라이프]의 간부, [신의 일곱 눈] 중 한 사람인 [마카리아]였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에리카는 마치 한 번에 여러 발의 총알을 쏠 수 있는 속사포처럼, 마리아를 향해 자신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분노라는 감정이 가득 담겨져 있는 말을 빠른 속도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넌, 설마...!!! [마카리아]...?!"
"그 이름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 나한텐 지금 당장이라도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은 끔찍한 이름인데 말이야."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 우리 [애프터라이프] 단원들 중 그 누구보다도, 우리의 위대하신 그 분께 뛰어난 충성을 바치고, 또 그만큼 우리의 위대하신 분께 헌신을 아끼지 않은 여자를, 내가 쉽게 잊을 것 같아?!"
"하아... 이래서 알베르 씨랑 여기에 같이 오기 싫었는데."
"뭐 어때? 덕분에 2년 전 같은 조직에 있었던 동료들이랑 같이 회포도 풀고 좋잖아?"
"그런 기분 나쁜 농담은 집어 치우시죠. 듣는 사람 입장에선 불쾌하기 짝이 없으니까요."
"그건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말이야! 동료는 무슨 얼어죽을 놈의 동료! 우리의 신을 등지고 역적들의 편에 붙어먹은 배신자 X 주제에!"
"우리의 신을 등지고 역적들의 편에 붙은 대역적 배신자를, 우리 [암흑 날개]는 절대로! 단 한 순간도 동료로 생각하지 않아!" (케스퍼)
"그래? 그렇다면 오히려 잘됐네. 나도 너희 같은 어중이떠중이들, 떨거지 집단 잔당들이 모여서 만들어 낸 조직이랑 같은 레벨로 취급 받는 게 싫거든."
"뭐가 어째?!"
"저 배신자 X이 감히!!!" (에리카)
마리아가 자신을 두 사람과 같은 어중이떠중이, 떨거지 집단 잔당들과 같은 레벨로 취급하지 말라며 케스퍼와 에리카가 몸 담고 있는 악의 조직인 [암흑 날개]를 비난하자, 차마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불쾌한 욕설을 퍼부으며, 마리아를 향해 자신들이 모시는 어둠의 신, [아스트라이모나드]를 등진 배신자이자 대역적이라는 이름으로 비난하는 에리카와 케스퍼.
마리아는 이제 볼 일은 다 끝났으니 얼른 두 사람을 처리하고 떠나자고 하였고, 알베르는 마리아의 말에 능글맞은 표정으로 격식을 갖추며 인사한 뒤, 방금 전까지 마리아를 향해 배신자, 대역적이라는 단어로 비난을 쏟아부은 케스퍼와 에리카를 향해 어두운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알베르가 일으킨 어두운 기운에 휩쓸리자 이게 대체 뭐냐고 말하며 당황하는 케스퍼와 에리카.
알베르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너희들 기지로 가면 높은 사람들에게 안부나 전해 달라는 말을 하며, 어차피 너희가 자신과 마리아를 봤다는 기억은 사라져 있을 거라는 말도 덧붙이며 케스퍼와 에리카를 하늘 저 멀리 날려 보냈다.
케스퍼와 에리카가 하늘 저 편으로 날아가자, 일을 끝낸 알베르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았고, 마리아는 이제 돌아가자는 말을 하며 알베르를 두고 자신이 가야 할 곳을 향해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리아가 자신을 두고 혼자서만 움직이자,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외치며 마리아의 뒤를 따르는 알베르.
과연 이 세상에서, 이번에야말로 구역질나는 사악한 의지를 행하려 하는 자들을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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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편 연재 완료!
32편에서 시작되었던 듀얼은 결국 그냥 노 콘테스트로 끝나고 말았네요.
무금제 티아라멘츠로 듀얼 로그 짜기 너무 힘든 것이어요...ㅠㅠ
아무튼 이번 편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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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 23.04.15 15: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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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비상 식량 취급 받는 어둠의 신... | 23.04.15 15: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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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은 에헤가 뭐냐고 하셨다... 그분은 현질을 하라고 하셨다... 파산...! 모든 지갑이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 23.04.15 15: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