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레이브 하우스 폭파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지 약 한 달.
[암흑 날개]는 민간인 살해 사건을 일으키는 것으로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들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세상에 떨치자, 각 도시의 경찰은 우주연방국 특수 경찰대 [시큐리티 포스]와 협력하여, [암흑 날개]가 더이상 사람들에게 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암흑 날개]가 숨어 있는 비밀 아지트가 위치하고 있을 법한 곳들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황혼의 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트와일라잇 시티에서도, [암흑 날개]에 소속된 조직원들이, 자기들 입장에선 사람들 눈에 띠지 않도록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었지만, 그걸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검은 로브를 온 몸에 두른 사람이 누가 봐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그들의 정체를 눈치 못 챌래야 못 챌 수가 없었다.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밤 시간대라면 이들이 은밀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지금은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이 따사로운 햇빛을 비추며 온 세상을 밝히고 있는 오전 9시 경.
밝은 대낮에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쓰고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누가 봐도 "나 [암흑 날개]에요~"라고 광고를 하고 다니는 이 상황을 지나칠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암흑 날개] 소속 조직원 한 사람이 자기 딴에는 아주 은밀하고 신속하게 움직인답시고 인파 속에 섞여서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지금 시간이 하늘에 태양이 밝게 비추는 아침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는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누가 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암흑 날개] 조직원을 발견한 사람은 바로 지나가던 한 여성 시민.
인파 속에 섞여 움직이고 있는 [암흑 날개] 조직원을 발견한 여성 시민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빠른 속도로 경찰서에 연락해, 현재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쓰고 사람들 틈에 섞여 있는 [암흑 날개] 조직원의 위치를 상세하게 알렸다.
5분 후, 여성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트와일라잇 시티 경찰은 인파 속에 섞여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던 검은 로브를 두른 남성, [암흑 날개] 조직원을 체포하는 데에 성공하였고, 이 조직원의 오른쪽 팔에 한 달 전 글레이브 하우스 폭파 테러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암흑 날개] 소속 증표가 채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자, 트와일라잇 시티 경찰은 쾌재를 부르며 [암흑 날개] 조직원의 팔에 수갑을 채운 뒤 경찰서로 압송하였다.
같은 시각, 트와일라잇 시티의 이웃 도시인 리나 시티에서도 [암흑 날개] 조직원 한 사람이 딱 봐도 수상한 복장을 입고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자, 그것을 발견한 루카스와 인제는 협동 작전을 벌여 리나 시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암흑 날개] 조직원을 막다른 골목으로 유인하였고, 이후 루카스가 듀얼을 통해 [암흑 날개] 조직원을 간단하게 제압한 뒤, 인제와 함께 [암흑 날개] 조직원이 허튼 짓을 하지 못 하도록 몸을 밧줄로 단단하게 묶어놓고 리나 시티 경찰에게 자신들이 잡은 [암흑 날개] 조직원과 자신들이 있는 위치를 알렸다.
리나 시티에서 활동하던 [암흑 날개] 조직원 역시 트와일라잇 시티에서 활동하던 조직원과 마찬가지로, 자기 딴에는 눈에 띠지 않게 은밀하고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어둠이 내려앉은 밤도 아니고 태양이 환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는 아침 9시에, 누가 봐도 수상한 검은색 로브를 온 몸에 두른 사람이 딱 봐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니 눈에 안 띨래야 안 띨 수가 있나.
이렇게 조직원 두 명이 각각 트와일라잇 시티와 리나 시티에서 검거되자, [암흑 날개]의 비밀 아지트에서 이 사실을 접한 케스퍼, 에리카, 라이카에겐 그야말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하급 조직원 두 사람이 경솔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경찰에 검거되었으니, 세 사람 입장에선 마스터 하샤신과 여덟 장로들에게 또 다시 꾸지람을 듣게 된 어이 없고 골치 아픈 상황.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나라도 더 많은 영혼을 확보해 자신들의 입장을 개선해야 했다.
[암흑 날개] 3인방 중 행동대장 포지션을 맡고 있는 라이카가 자신이 나서서 영혼을 확보하겠다고 하자, 케스퍼는 라이카가 지난 번에 하림과 청월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렸다가 빈 손으로 돌아온 것을 꾸짖으며, 이번엔 자신과 에리카가 소수의 조직원들만 데리고 나설 테니 라이카는 비밀 아지트에 수상한 자가 보이지 않는지 경계하는 임무를 맡으라며, 사실상 이번 임무는 너에게 맡길 수 없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케스퍼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알아낸 라이카는 하림과 청월, 두 사람을 동시에 노렸다가 실패한 건 어디까지나 우연이었을 뿐이니 자신도 작전에 나서겠다고 강하게 어필하였지만, 케스퍼와 에리카는 그러다가 또 실패하면 라이카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로 라이카의 의견을 묵살하였다.
덕분에 라이카는 이번 임무에선 비밀 아지트 경계 임무라는 시시한 임무를 맡게 되었고, 케스퍼와 에리카는 지난 번 라이카가 놓친 두 사람, 하림과 청월의 영혼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케스퍼와 에리카가 하림과 청월의 영혼을 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 학교를 마치고 귀갓길에 오르는 하림과 청월을 발견한 케스퍼와 에리카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임을 실감하며 신속하게 두 사람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림과 청월을 발견했다는 쾌감에 젖어 케스퍼와 에리카가 잠시 망각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지금 시간이 어둠에 깊게 잠긴 밤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 시간은 아직 해가 하늘에 걸려 있는 오후 3시.
그 사실을 잠시 망각한 채 하림과 청월을 발견했다는 쾌감에 젖어 두 사람의 뒤를 추격하는 케스퍼와 에리카는, 자신들 입장에선 매우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바로 하림과 청월이 밝은 대낮에 아주 대놓고 자신들의 뒤를 쫓는 [암흑 날개] 사람들이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을 눈치챈 것이었다.
하림은 자신과 청월을 뒤쫓고 있는 거 다 알고 있으니 얼른 모습을 드러내라고 큰 소리로 외쳤고, 하림의 우렁찬 외침에 케스퍼와 에리카는 속된 말로 X됐음을 알고 어쩔 수 없이 하림과 청월 앞에 모습을 드러 내었다.
"하, 젠장... 완전히 X됐구만." (케스퍼)
"저 녀석들이 어떻게 우리가 쫓아오고 있다는 걸 알아챈 거지?" (에리카)
"야, 이렇게 밝은 대낮에 검은 로브를 입은 수상한 사람이 우리 뒤를 쫓고 있는데, 우리가 눈치 못 채면 그게 이상한 거지."
"그러게 말이야. 쟤네, 이름이랑 하는 짓은 사악한데 그 과정이 완전 허당이다."
"자기 말이 맞아. 이렇게 밝은 대낮에 그런 복장으로 우리 뒤를 쫓아오다니. [암흑 날개]라는 이름이 아깝다, 야."
"뭐가 어째?!"
"너희들, 솔직히 얘기해. 너희들이 하는 짓은 진짜 역겹기 짝이 없거든? 근데 말이야, 너희랑 같은 패거리에 있는 사람들도, 너희들이랑 똑같이 죄다 허우대만 멀쩡하게 생긴 허당들만 모인 집단 아냐?" (청월)
"저 건방진 X이!!!"
청월이 [암흑 날개]를 허우대만 멀쩡하게 생긴 허당들만 모인 조직이 아니냐고 디스하자, 저런 하찮은 소녀가 감히 [암흑 날개]를 깎아내리는 말을 내뱉었다는 사실에 격분해 그 자리에서 청월을 향해 튀어 나가려 하는 에리카.
화를 터뜨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는 에리카를 케스퍼가 간신히 제지하였고, 이후 케스퍼는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라며 라이카가 뿜어냈던 으스스하고 기괴한 기운이 서리는 아우라를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주변에 흩뿌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으스스하고 소름 끼치는 어둠의 기운이 네 사람을 둘러싸자, 케스퍼와 에리카의 입가에는 미소가 절로 지어졌고, 하림과 청월은 지난 번에 라이카가 뿜어내려 했던 어두운 기운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알자 하는 수 없이 듀얼 디스크를 꺼내 팔에 착용하였다.
"이런...!!! 이 기운은...!!!" (림)
"지난 번에 만났던 그 덩치 큰 남자가 뿜어내던 기운이 바로 이거였구나...!!!!" (청월)
"흐하하하...!!! 이제 여기선 도망칠 수 없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바로 우리와 듀얼을 해서 이기는 방법 뿐이다." (케스퍼)
"마침 남자 하나, 여자 하나로 밸런스도 딱 맞으니까, 태그 듀얼로 너희의 영혼을 한꺼번에 거두어 주지." (에리카)
"태그 듀얼?!" (청월)
"그래! 우리한테 이기면 너희의 목숨은 잠시 동안이나마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너희가 듀얼에서 진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 (케스퍼)
"그야 당연히... 죽음이겠지." (림)
"그게 무슨 소리야, 림아?!"
"오, 그 쪽 꼬마는 우리가 하려는 듀얼이 뭔지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네?"
"그래. 지난 번 그 덩치 큰 남자를 만났을 때, 내 몸으로 확실하게 느꼈지."
"그렇다면 얘기가 빠르겠군. 어둠의 태그 듀얼, 시작이다!"
하림이 지난 번에 마주쳤던 라이카와 어둠의 듀얼을 했던 일을 떠올리자, 긴 말은 필요 없다며 듀얼 디스크를 전개하는 케스퍼.
에리카 역시 진작 듀얼 디스크 전개를 마치고 듀얼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하림과 청월은 하는 수 없이 이 태그 듀얼에 임해 케스퍼와 에리카에게서 승리를 쟁취해야 했다.
""듀얼!!!!"" (림&청월/케스퍼&에리카)
림&청월's LP : 8000
케스퍼&에리카's LP : 8000
마침내 하림과 청월, 그리고 [암흑 날개]의 케스퍼와 에리카의 피할 수 없는 어둠의 태그 듀얼이 시작되었다.
선공에는 모든 플레이어가 배틀 페이즈를 실행할 수 없기에, 첫 패가 어떻게 쥐어지느냐에 따라 듀얼의 과정과 결과가 좌지우지된다.
하림과 청월은 좋은 패가 나왔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케스퍼와 에리카 역시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며 사악함이 물씬 묻어나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선공을 잡은 사람은 바로 케스퍼.
케스퍼는 자신들이 가진 힘을 물씬 느끼게 해 주겠다며, 패에 쥐고 있던 카드 한 장을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그럼 나부터 시작하겠다. 우리가 가진 어둠의 힘을 잘 봐 둬라."
"크윽...!!!!"
"난 패에서 이 카드를 소환하겠다. 나와라,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
케스퍼가 손에 쥐고 있던 카드 한 장을 듀얼 디스크에 꽂아넣자, 어두운 기운을 물씬 풍기며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어두운 보랏빛의 갑옷을 입은 밝은 하늘색과 보라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남성 인간형의 몬스터,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
케스퍼가 소환한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를 보자 케스퍼의 덱이 [티아라멘츠] 덱이라는 사실을 직감한 하림과 청월은, 이 듀얼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아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며 케스퍼의 전개를 지켜 보았다.
케스퍼가 소환한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는 필드에 나오기가 무섭게 효과를 발동하였고,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의 효과로 덱에 있던 [티아라멘츠] 카드, [티아라멘츠 크샤트리라]를 묘지로 보낸 케스퍼는, [레이노하트]의 효과로 묘지에 보내진 몬스터, [티아라멘츠 크샤트리라]의 효과도 추가로 발동해 전개를 이어 나갔다.
[티아라멘츠 크샤트리라]가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는 효과는, 바로 자신의 덱 위에서 카드 2장을 묘지로 보내는 효과.
[티아라멘츠 크샤트리라]의 효과로 덱 맨 위에 놓여있던 카드 2장을 묘지로 보낸 케스퍼는, 현재 상황에 딱 맞는 카드들이 갈린 것을 보자 입가에서 미소가 절로 새어 나왔다.
"오호, 이것 봐라? 오늘 덤핑 운이 아주 좋은데?"
"대체 뭐가 갈렸길래 저러는 거지...??" (청월)
"난 묘지로 보내진 2장의 카드의 효과를 발동하겠다. [티아라멘츠 셰이렌]! 그리고 [섀도르 리저드]다!"
"뭐라고?!"
"지금 타이밍에 저 두 장이 갈렸단 말이야?!"
너무나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적절한 카드들이 덤핑된 케스퍼의 운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하림과 청월.
케스퍼의 이 기가 막힌 덤핑 운에 에리카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케스퍼는 [티아라멘츠 셰이렌]을 체인 1, [섀도르 리저드]의 효과를 체인 2에 놓아 효과를 처리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걸 두 눈 뜨고 보고 있을 하림이 아니었으니.
[티아라멘츠] 덱의 특성상 덱에서 카드를 묘지로 보내는 일이 많기에, 현재 하림이 패에 쥐고 있는 카드, [하루 우라라]를 사용하기에 아주 적당한 타이밍이었다.
지금 케스퍼의 전개를 막을 수 있는 카드를 패에 쥐고 있는 이상 안 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하림은, [섀도르 리저드]의 효과에 체인을 걸어, 패에 쥐고 있던 [하루 우라라]를 묘지로 보내는 것으로 효과를 발동하였다.
강아지 귀를 가진 흰색 복장을 입은 소녀가 케스퍼의 묘지로 날아가 [섀도르 리저드]가 뿜어내고 있는 검은 빛을 거두자, 케스퍼는 [섀도르 리저드]의 효과가 막힌 것을 안타까워하며 체인 1에 놓은 [티아라멘츠 셰이렌]의 발동 효과를 처리하였다.
[티아라멘츠 셰이렌]은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묘지에 존재하는 융합 소재 몬스터를 플레이어가 정한 순서대로 덱 아래로 되돌리는 것으로 엑스트라 덱에서 소재에 맞는 융합 몬스터를 융합 소환할 수 있는 효과.
케스퍼는 묘지에 있던 [티아라멘츠 셰이렌]과 [티아라멘츠 크샤트리라]를 덱 아래로 되돌리고, 엑스트라 덱에 있는 몬스터 카드 1장을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으며 소환 영창을 읊기 시작했다.
"끝 없이 깊은 심연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여! 서로 소용돌이치는 빛 속에서 하나가 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라!"
"과연 어떤 몬스터가 나올까...!!!"
"융합 소환! 나오너라, 레벨 5! 심연 속 세계를 다스리는 여왕!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
"뭐?!" (림)
"뭘 꺼낸다고?!" (청월)
소환 영창을 읊던 케스퍼의 입에서 나온 몬스터의 이름을 듣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경악하는 하림과 청월.
잠시 후, 여러 색이 섞이며 빛을 뿜어내는 소용돌이 안에서 고결하고 아름다운 인어의 모습을 한 몬스터,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밝은 하늘색과 보라색이 섞인 머리카락을 빛내며, 머리에는 반짝반짝 빛을 내는 티아라를 쓴 인어의 모습을 한 몬스터,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하림과 청월은 이 듀얼에서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를 꺼낸 케스퍼를 향해 질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봐, 잠깐 스톱!!!" (림)
"뭐지?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당연히 문제가 있지!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는, 현재 듀얼에서 공식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카드 중 하나라고!!! 이 듀얼에서 금지 카드를 소환하다니...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하! 웃기는군. 우리 [암흑 날개]는 그딴 시시한 것 따위에 관심 없다. 그 분의 영정 앞에 바칠 제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금지 카드든 뭐든 최대한 써먹을 거다!"
"뭐라고...?!"
"자, 그럼 [키토칼로스]의 효과를 사용하도록 하지. 난 덱에 있는 [티아라멘츠 허프니스]를 고르고 패에 넣겠다. 계속해서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의 효과! 난 [키토칼로스]의 효과 대상으로 [키토칼로스] 본인을 지정하고, 패에 있는 [티아라멘츠 메이루]를 특수 소환하겠다!"
케스퍼가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의 효과를 발동해 패에 있던 [티아라멘츠 메이루]를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하고, 효과 대상으로 지정한 [키토칼로스]를 묘지로 보내자, 필드 위에 나타난 [메이루]와 자신의 효과로 묘지로 보내진 [키토칼로스]의 효과가 차례대로 발동하였다.
먼저 묘지로 보내졌던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의 효과로 덱 위에 놓여있던 카드 5장을 묘지로 보낸 뒤, 필드 위에 특수 소환된 [메이루]의 효과로 덱 위에 놓여있던 카드 3장을 묘지로 보내는 케스퍼.
덱에서 무려 8장이라는 다량의 카드를 덤핑한 케스퍼는, 현재 상황에 딱 맞는 매우 좋은 효과를 카드들이 묘지로 갈려나간 것을 확인하자, 입가에서 미소가 가시지를 않았다.
케스퍼가 덱 위에서 묘지로 보낸 카드들은 다음과 같았다.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덱에서 카드를 1장 드로우하는 효과를 가진 몬스터 카드, [섀도르 비스트].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자신의 패/필드/묘지에서 융합 소재가 되는 몬스터를 덱 맨 아래로 되돌리는 것으로 융합 소환을 실행하는 효과를 가진 몬스터 카드, [티아라멘츠 메이루], [티아라멘츠 셰이렌].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자신을 특수 소환하고, 패에 있는 [티아라멘츠] 카드 1장을 골라 묘지로 보내는 효과를 가진 몬스터 카드,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덱에 있는 [티아라멘츠] 몬스터 카드 1장을 패에 넣을 수 있는 효과를 가진 지속 함정 카드, [티아라멘츠 사리크].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덱에 있는 [티아라멘츠] 함정 카드 1장을 패에 넣을 수 있는 효과를 가진 지속 마법 카드, [티아라멘츠 스크림].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묘지에 있는 [티아라멘츠] 함정 카드 1장을 패에 넣을 수 있는 효과를 가진 속공 마법 카드, [티아라멘츠 하트비츠].
효과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묘지에 있는 [티아라멘츠] 몬스터 1장을 패에 넣을 수 있는 효과를 가진 함정 카드, [티아라멘츠 메타노이즈].
언뜻 봐도 묘지로 보내지면 덱을 구축한 플레이어에게 이득만 잔뜩 챙겨주는 카드들이 묘지로 보내진 것을 확인하자, 하림과 청월은 저런 카드들만 갈린 것이 말이 되냐며 경악을 금치 못했고, 케스퍼는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묘지로 보내진 카드들이 발동한 효과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먼저 [섀도르 비스트]의 효과로 덱에서 카드를 1장 드로우한 뒤, [티아라멘츠 스크림]의 효과로 덱에서 카운터 함정 카드, [티아라멘츠 크라임]을 패에 추가하는 케스퍼.
이어서 묘지로 보내진 함정 카드, [티아라멘츠 메타노이즈]의 효과로 묘지에 있는 [티아라멘츠 셰이렌]을 회수한 케스퍼는, 묘지로 보내진 속공 마법, [티아라멘츠 하트비츠]의 효과를 사용해 방금 전 묘지에서 효과를 사용했던 함정 카드, [티아라멘츠 메타노이즈]를 패로 회수하였다.
이후 현재 케스퍼의 필드 위에 존재하는 몬스터와 같은 [레이노하트]가 자신의 효과를 사용해 필드 위에 수비 표시로 모습을 드러냈고, 묘지로 보내진 지속 함정 카드, [티아라멘츠 사리크]의 효과로 케스퍼는 덱에서 [티아라멘츠 허프니스]를 패에 추가하였다.
이제 남은 건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융합 소환을 실행하는 효과를 가진 몬스터, [티아라멘츠 메이루]의 효과 뿐.
묘지로 보내진 [메이루]는 케스퍼의 묘지에 있던 [키토칼로스]를 엑스트라 덱으로 보낸 뒤 자신도 덱 맨 아래로 되돌아갔고, 케스퍼는 이제 거리낄 것이 없어진 듯이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융합 소환을 실행하였다.
"끝 없이 깊은 심연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여! 서로 소용돌이치는 빛 속에서 하나가 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라!!! 융합 소환! 나와라, 레벨 8!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
"하앗!!!"
케스퍼가 소환 영창을 마침과 동시에 소용돌이에선 강렬한 빛이 일어났고,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바로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가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던 힘을 되찾은 모습을 한 몬스터,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였다.
케스퍼와 에리카를 상대하는 하림과 청월 입장에서 상당히 골치 아픈 카드가 모습을 드러내자, 하림과 청월은 듀얼리스트로써의 긍지 따윈 바닥에 내던져 버린 케스퍼를 보며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하림과 청월이 자신을 경멸하는 눈빛을 보내는 것을 느낀 케스퍼는, 얼마든지 그런 표정을 지어 보라며 두 사람을 도발하였고, 이후 필드에 나와 자신의 역할을 마친 [메이루]와 [레이노하트]를 사용해 다시 전개를 이어 나갔다.
"그럼 계속 진행하도록 하지. 난 필드에 나와있는 일반 소환된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와 [티아라멘츠 메이루]를 링크 마커에 세트!"
"이번엔 링크 소환?!"
케스퍼의 필드 위에 링크 서킷이 나타나자, 일반 소환된 [레이노하트]와 [메이루]는 두 줄기의 빛이 되어 각각 왼쪽 아래 대각선 방향과 오른쪽 아래 대각선 방향에 세트되었고, 이후 필드에 나타난 몬스터의 정체를 목격한 하림과 청월은, 방금 전 필드 위에 나타났던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를 보았을 때와 똑같은 표정을 보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링크 소환! 나와라, 링크 2! [스프라이트 엘프]!!!"
"뭐?! [스프라이트 엘프]라고?!"
"이번에도 금지 카드잖아?!"
케스퍼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낸 링크 몬스터, [스프라이트 엘프]의 모습을 확인한 하림과 청월은, 공식 듀얼에서 사용이 금지된 몬스터가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모습을 드러내자, 듀얼리스트로써의 긍지와 자존심 따위는 바닥에 내팽개쳐 버린 케스퍼를 향해 다시 한 번 경멸의 눈빛을 내보냈다.
"방금 전에 나왔던 [티아라멘츠 키토칼로스]에 이어, 이번엔 [스프라이트 엘프]라니...!!!" (청월)
"저 자식, 듀얼리스트로써의 긍지가 있긴 한 거야?!" (림)
"하! 그런 것 따윈 애시당초 내팽개친 지 오래다. 어둠의 듀얼에선 주어진 수단과 방법을 모두 사용해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 오직 그것만이 전부니까 말이야!"
"뭐라고?!" (청월)
"아-하하하하!!!! 기분이 매우 상쾌하구만!!! 이런 강력한 필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역시 어둠의 힘은 굉장해!!!"
"완전히 미쳤어...!!!"
"그래, 얼마든지 떠들어 봐라. 너희가 아무리 뭐라고 하던 상관 없어. 이 듀얼에선 이기느냐, 지느냐! 오직 그 두 가지만이 전부니까 말이야!"
"크윽...!!!!"
"자, 그럼 계속해서 진행하도록 하지. 난 패에서 마법 카드를 발동한다. [티아라멘츠 그리프]!"
케스퍼가 패에 쥐고 있던 마법 카드, [티아라멘츠 그리프]를 발동하자, 필드 위에 나타난 [티아라멘츠 그리프] 카드에선 이 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소름이 끼칠 정도로 불길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티아라멘츠 그리프]의 효과는, 바로 자신의 덱 또는 묘지에서 [티아라멘츠] 몬스터, 또는 [비서스=스타프로스트] 1장을 특수 소환할 수 있는 효과.
케스퍼는 불길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마법 카드, [티아라멘츠 그리프]의 효과로 방금 전 묘지로 보내진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를 필드 위로 다시 되살려 냈고, 케스퍼는 필드에 나온 두 체의 [레이노하트]를 사용해 엑시즈 소환을 실행하였다.
"그럼 간다! 난 레벨 4의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 2체를 오버레이!!!"
"이번엔 엑시즈...!!!"
케스퍼의 엑시즈 소환 선언과 함께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거대한 블랙홀.
당장이라도 이 곳에 몸을 들이는 자들을 빨아들일 것 같이 회전하는 블랙홀이 나타나자, 케스퍼의 필드 위에 있던 두 명의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는 망설임 없이 블랙홀 안으로 뛰어 들었고, 두 명의 [레이노하트]를 빨아들인 블랙홀은 큰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케스퍼의 필드 위에 새로운 몬스터를 불러 내었다.
"엑시즈 소환! 나오너라, 랭크 4! [심연에 숨은 자]!!!"
"크아아아!!!!"
케스퍼의 소환 영창을 듣고 모습을 드러낸 엑시즈 몬스터는, 검은 몸체를 가진 드래곤의 모습을 한 몬스터, [심연에 숨은 자].
[심연에 숨은 자]는 물 속성 몬스터인 [티아라멘츠 레이노하트] 두 체를 오버레이 유닛으로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효과로 자신을 포함한 모든 물 속성 몬스터들의 공격력을 500 포인트 올리는 지속 효과를 아주 간편히 사용할 수 있다.
거기다가 현재 하림과 청월의 입장에서 상당히 위협적인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는 융합 몬스터,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 역시 [심연에 숨은 자]와 같은 물 속성.
[심연에 숨은 자]의 효과로 공격력 500 포인트를 얻게 된 [루루칼로스]는, 공격력 3500이라는 무시 못 할 수치를 자랑하며 필드에서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심연에 숨은 자]까지 꺼내 자신만의 필드를 완성한 케스퍼는, 패에 쥐고 있던 카드 3장을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였다.
숨이 턱 막힐 듯 한 덤핑과 서치, 전개를 보여 준 플레이어 케스퍼의 턴이 끝나자, 턴을 넘겨받은 사람은 바로 하림.
카드를 드로우한 하림은 케스퍼가 만들어낸 포진을 뚫어낼 방법을 머릿속으로 쥐어 짜내기 시작했다.
현재 케스퍼의 필드 위에는 자신의 링크 마커 방향에 놓여있는 몬스터에게 상대의 카드 효과 대상 내성을 부여하며, 1턴에 1번 자신의 묘지에 있는 레벨 2의 몬스터를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할 수 있는 링크 몬스터 [스프라이트 엘프], 자신의 필드 위에 존재하는 모든 물 속성 몬스터의 공격력을 500 포인트 올리며, 1턴에 1번 상대의 묘지에서 발동하는 효과를 틀어막을 수 있는 엑시즈 몬스터 [심연에 숨은 자], 그리고 1턴에 1번 상대가 몬스터를 특수 소환하는 효과를 포함하는 효과를 발동했을 경우, 그 효과를 무효로 하고, 패 또는 자신의 필드에 앞면 표시로 존재하는 카드 중에서 [티아라멘츠] 카드 1장을 고르고 묘지로 보낼 수 있는 까다로운 퍼미션 효과를 가진 융합 몬스터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가 존재하고 있다.
특수 소환은 물론이요, 묘지에서 발동하는 효과까지 틀어막아 버릴 수 있는 케스퍼의 이 숨이 막힐 듯 한 지독한 느낌이 한 가득 전해져 오는 필드에, 하림은 이 포진을 뚫을 수 있는 카드를 찾아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하림의 눈이 움직이는 모습을 본 케스퍼와 에리카는, 그만 항복하고 어둠의 신의 영정 앞에 바쳐질 제물이 되라며 하림을 협박하였고, 하림은 누가 항복할 것 같냐며 소리를 질렀으나,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카드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금지 카드가 2장이나 모습을 드러낸 어둠의 태그 듀얼.
과연 이 불순하고 사악한 의지가 가득 담긴 어둠의 태그 듀얼에서, 하림과 청월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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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편 연재 완료!
이번 편은 하림과 청월 커플이 케스퍼와 에리카 팀과 태그 듀얼을 펼치는 에피소드를 적어 보았습니다.
이 태그 듀얼 에피소드를 쓰면서 듀얼 로그를 어떻게 짜야 하나 고민하다가, 어떤 유저 분께서 제가 쓴 글에 댓글로 "오룡즈에서 플라시도가 어둠의 카드를 준 것처럼 금지 카드를 출연시키면 어떨까요?"라는 의견을 내 주셔서, 그 의견을 적극 반영해 이번 에피소드를 썼습니다.
당연하지만 암흑 날개 애들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애들이기 때문에 "금제? 족구나 하라 그래!"라는 마인드로 금지/제한/준제한 가리지 않고 온갖 카드를 다 넣어서 덱을 구축했습니다.
비록 지난 번에는 금지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라이카도 금제 다 족구나 하라는 마인드로 덱을 구축했기에, 금지 카드도 당당히 덱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역시 악의 조직 설정 짜는 데엔 금지 카드만한 것이 없죠!
그나저나 케스퍼한테 티아라멘츠 덱을 쥐어 줬더니 듀얼 로그가 정신 없이 흘러가네요.
현실 티아라멘츠랑 마듀 티아라멘츠도 금제를 먹었어도 정신 없는 로그를 보여주는데, 여기서 무금제 티아라멘츠로 듀얼 로그를 써야 한다니...
으으으... 무금제 티아라멘츠 덱으로 듀얼 로그 쓰기가 너무 힘들고 무섭습니다...ㅠㅠ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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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림이와 청월이는 무금제 티아라멘츠를 상대로 승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 그와는 별개로 무금제 버전 티아라멘츠 덱으로 듀얼 로그를 짜려니 진짜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 23.04.14 18:58 | |